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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2) 왕자님과의 만남!

瓚禧 |2004.05.19 12:18
조회 4,871 |추천 0
 

(2) 왕자님과의 만남!


 



그래....왕자인줄 알았다. 왕자.... 적어도 그때는 눈에 콩깍지가 씌였는지 뭐가 씌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당시에는 왕자님인줄 알았다.



그게 내 첫 번째 최대 실수였다.



때는 고 3으로 올라오고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공부량은 급격하게 많아지고 고 3 스트레스는 고 2말 겨울방학때부터 나를 짓눌러왔었다. 그러니 고3 올라가면서 나의 스트레스는 위험수위를 지나 경고의 경지까지 올라왔다.



물론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공부하라고 스트레스를 주진 않았다. 부모님은 항상 내가 하는대로 봐주기만 하는 관망자의 역할이였으니깐...

문제는 내 성격이였다. 남한테 지독히도 지기 싫어하는 내 성격상....

나는 공부에 목을 매는 여는 고3일 뿐이였다.



어찌됐든 그날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때 느껴지는 진동



[미진아. 우리 오늘 스트레스 풀러 가잣! ㄱ ㄱ ㅑ 오]




설아였다. 날라리 설아!

뭐 나야 워낙 성격상 그러다 보니 범생으로 찍혔지만 설아는 아니였다. 날라리와 범생의 만남이라....

하루쯤은 스트레스 푸는것도 나쁘지 않을꺼란 생각에 야자 빼먹고 설아와의 약속장소로 향했다.




롯데리아 앞에 서있는 3~4명의 무리들...




설마했지만 설마가 사실이였다. 설아였다. 짙은 화장에 높은 하이힐! 정장까지! 정말 누가 이들을 고3이라고 하겠는가?!!!‘이들은..이들은...사회인이다‘라는 이상한 상상을 해대며 어리버리하게 서있는 나를 향해 손흔드는 설아를 향해 다가갔다.




“미진이 오랜만이다!”


“그러게! 중학교 졸업하고 처음이지?!”


“그렇지 뭐...”




다들 중학교 친구였다. 나는 많은 인간 관계를 만들지 않는다! 꼭 한 학년에 한명씩 친한 친구 한명! 따악 한명! 그게 다 여서 이들과도 별로 친하게 지내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미움받을 상도아니기에 상관은 없지만....




“근데 어디가는거야?!”




나의 말에 설아는 ‘너 이럴줄 알았어’ 라면서 나를 끌고 근처 지하철 역 보관함으로 갔다. 거기가 지네들 옷장마냥 보관함안에는 족히 3~4벌의 옷이 빼곡히 접혀져 있었다. 설아는 그중 이것 저것을 꺼내더니 입고 오라고 했다.




누가 알았겠는가! 천하의 이미진이 역에서 이런옷을 입고 있을 줄을.....



아프다는 말 한마디에 몸조리 잘하라며 끝내 걱정스런 눈빛으로 쳐다보던 담임의 얼굴이 떠오르자 울컥 했다.는 거짓말이고 조금 양심에 찔리기는 했지만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일단은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중요했다.


옷을 입고 화장을 얼추 하고 거울을 보았을때, 난 처음으로 나도 꾸미면 꽤나 괜찮은 얼굴인걸 알았다.


너무 자화 자찬인가??!


어찌됐든 설아무리들과 내가 향한곳은 제우스라는 나이트였다.



“설마....여기 들어갈려고 하는건 아니겠지?!”



솔직히 잔뜩 겁이 먹었다는 표현이 맞을것이다. 난생처음 가보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난 그래도 꽤나 알아주는 범생이다.

습관이라는것과 세뇌는 아주 무서운 것이다.

유치원이후 초등6년 중학3년 고등2년까지 철저한 범생으로 교육받은 나로써는 처음부터 당당히 들어가기란 무리가 있었다.




“괜찮아! 여기 내가 아는곳이라서 단속 뜨면 말해주고! 그리고 이런곳도 한번 가봐야지! 안그래?!”




라며 주춤한 나를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십시오!”



라며 우렁찬(?) 삐끼들의 환호를 받으며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쿵쿵대는 음악소리에 정신이 없어지고 여기저기 번쩍이는 통에 난 솔직히 제정신이 아니였다.

뭐랄까??! 마약을 한 기분이랄까??

아무튼 그때는 그랬다.

분위기는 황홀했으며 내 안에 숨겨진 또 다른 나를 찾아내기에는 적합했다.



설아무리들과 나는 플로어 근처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시켰다.




“맥주 먹어본적 있어?!”


“응...”




사실 엄마 몰래 가끔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맥주먹으면 시원하다는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한두번 목을 축인일이 있었다. 마셨다고 하긴 모호하지만 왠지 설아외에 다른 친구들의 놀림감이 될까봐 일부러 강한척 한 것이 화근이였다.




알싸한 맥주가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




난 이미 제정신이 아니였다. 이미 설아의 얼굴은 뿌옇게 변해버렸고 분위기에 취해 난 광분의 길로 들어서려는 참이였다.



그렇게 몇 잔의 맥주가 나의 몸에 들어갔을 때 쌍둥이라는 닉넴을 가진 삐끼가 우리 테이블로 왔다.




“설아 왔네?! 얜 누구야?! 처음 보는데?!!”


“아! 얘 내 BF!!! 이쁘지?!”


“그렇네! 그나저나 부킹! 어때??!!”


“얜 처음이라 단체로 해야 할꺼 같은데?!!”




나는 희미해지는 눈을 애써 똑바로 뜨며 설아를 바라 보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집으로 가지 않은 것이 내 인생 두 번째 최대 실수였다.



설아와 나 그리고 내 중학교 친구들은 3번룸으로 향했다. 사실 난 그때 무얼 하러 가는지 몰랐고, 그냥 분위기에 취해 애들이 가는데로 따라갔다.

난 그때 처음으로 나이트클럽에도 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고 보면 난 꽤나 순진한 대한민국 고3학생이였고, 그날 나에게 다가온 것은 온통 내가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남자 5명이 앉아있었다.

밖에 엉거주춤 들어가길 망설이고 있는 나를 삐끼가 애써 밀어놓고 ‘좋은시간 보내십시오’라는 말과 함께 육중한(?) 문이 닫혔다.

남자와 이렇게 마주하는 것은 초등학교 이후 처음이였고, 그당시 술취한 나는 꽤나 깡따구가 올라와 있었다.


가장 가운데 앉아있는 남자애 한명이 대뜸 ‘앉아!’ 라고 말했다.



-어따 대고 반말이야!



난 있는대로 눈을 게슴츠레 뜨고 그를 보았다. 멋진 녀석이였다. 물론 그 룸 안에 있던 남자들이 다 멋있었지만 유독 그 녀석! 가운데 폼 이빠이 잡고 있던 그 녀석이 가장 잘났었다.

앉으라는 그의 말에 설아는 가장 가운데 있는 그의 옆자리에 폴싹 앉았다.



이어서 나머지 애들도 다들 짝을 찾아서 앉고 앉지 않고 뻘쭘하게 서있던 사람은 나 뿐이였다.



그런 나를 향해 여기 앉으라며 옆자리를 톡톡 대는 남자는 나를 향해 싱긋 웃고 있었고, 설아는 어서 앉으라고 눈짓을 줬지만 난 이건 아니란 생각이 번뜩 들었다.




“나 갈래......”




내가 뒤돌아서 문 손잡이를 잡은 그 순간 뒤에서 그 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서!”



라는 말과 함께 그 녀석은 가운데 있는 탁자를 가볍게 뛰어 올라 건너 나에게 다가 왔었다.


나가야 했었다. 그때! 그녀석의 마수에 끌려들어가면 안됐었는데....



아무튼 나는 말 잘 듣는 어린아이처럼 그 몇 초간 거기에 발이 붙은 것 마냥 서있었고, 그가 내 앞에 와서 나의 팔을 잡았을때 나는 그제서야 사태를 눈치챘다.




“어딜가?!...”


묘하게 비웃는 듯 한 그의 표정.... 시그니컬 하다는 말을 난 그때 알았다. 저런 표정을 말하는 군......



그 녀석은 나의 팔을 잡고 자신의 자리로 가려 했고, 난 그 순간 손잡이를 붙잡고 끌려가지 않기위해 바둥대고 있었다.

그 모습이 처량해 보였을까??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 파트너로 남은 한 사람 눈에만 처량해 보였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키득대면서 사태추이를 지켜보는 방관자였으니깐...



그때 나를 구해준건 그 였다.




“그만둬! 여자가 싫다잖아. ”




그의 말에 그제서야 그 녀석은 내 팔목을 놔주었다. 빨갛게 손자국이 남은 팔을 주무르며 난 그 녀석과 벌떡 서있는 내 파트너 될뻔한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얘 마음에 들어?!”



그 녀석은 내가 물건이라도 되는 마냥 나를 콕콕 찔러가며 말했다.

그런 나를 그가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괜찮아요?!”



그 분위기에서 괜찮냐고 다감하게 물어봐주는 그의 목소리가 왜 그렇게 서러웠던지 술기운 탓인지 아니면 새로운 세계를 접한 두려움 때문인지 덜컥 눈물이 났다.



흑흑흑흑



어렸을때 빼곤 그렇게 대성 통곡 해보긴 처음이였다. 워낙 어렸을때부터 독종이란 소리를 들을정도로 눈물이 없던 나였는데 그땐 왜 그렇게나 서럽던지 난생 처음 보는 남자의 품에 안겨 그렇게 한참을 울어댔을때는 이미 다른 사람들은 나가버리고 그와 나 단둘이만 남아있었다.




“다들 어디 갔어요?!”




훌쩍거리면서 물어보는 나에게 냅킨으로 눈물자국을 닦아주며 말했다.



“잠깐 나갔어요....”





애써 진정하고 나서야 그와 나는 그 시끌벅적한 별천지를 나왔다.

우리가 나왔을때 언제부터 기다렸는지 모르겠지만 아까 룸에 있던 무리들이 나이트클럽앞에 차를 주차 해 놓고 나오는 우리를 빤히 쳐다보았다.



16개의 눈동자가 4대의 스포츠카에 나눠져 한군데로 몰려 시선을 받는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였다.




“어이! 꼬맹이! 다 울었냐?!”



그 녀석이였다. 그 녀석은 빨간색 스포츠 카에 설아와 같이 앉아 한쪽 팔을 창에 기댄채 흥미롭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그 말을 던졌다.



“우리 2차 갈껀데?! 동참할래?!”



다른 차에 타고 있던 남자가 나와 내 옆의 남자를 번갈아 쳐다보며 말했다.

나만 ok하면 될 것 같은 분위기.....



하지만 도무지 이런 기분으론 가고 싶지 않았다.

내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자 그 녀석은 뒤한번 안돌아 보고 한팔로 유유히 그 빨간색 스포츠 카를 몰로 도로로 질주해 가버렸고, 그 뒤를 따라 잇따라 다들......가 버렸다.



남은 건 그와 나....



“집이 어디예요?!”


“한남동이요...”


“데려다 줄테니깐 잠깐 기다려요! 차 빼가지고 와야 하거든요?!”



라며 그는 주차장으로 뛰어갔다. 그가 가고 몇 초가 지났을까??!

내 앞에 그 녀석이 왔다. 어안이 벙벙해져있는 나의 팔을 잡고 그 녀석의 스포츠카에 나를 던지듯 집에 넣고는 운전석을 향해 문도 열지 않고 뛰어 올라 그대로.... 출발했다.




“뭐하는 거예요!!!!!”



라며 방방뛰고 소리지르는 나에게 그가 처음으로 건낸 한마디는....‘꽤나 소란스럽군’이였다.

그말에 어찌나 자존심이 상하던지...

사실 자존심 상할 말도 아니였는데 말이다. 어찌됐든 그는 우리집이 어디냐고 물었고 한남동이라는 내 말에 차를 급하게 뉴턴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내가 그에 대해서 알아낸거라고는 운전을 참으로 난폭하게한다는 사실과 말이 꽤나 없다는 것! 그리고 싸가지가 없다는것이였다.



내가 설명하는데로 운전해 무리없이 난 15분후 우리집 대문앞에 도착할수 있었다.




“데려다 주셔서 감사하긴 한데 아까 그 오빤 어떻게 하죠?! 죄송하다고 전해주세요”


“글쎄! 생각해보고!”



대문 앞에서 똑바로 서서 말하고 있는 나와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스포츠 카에 기대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그!!!

그 당시 그게 참 로맨틱하다고 느낀 나는 정말 몇 달 전이지만...어렸다.



그렇게 서있던 내가 들어가겠다고 몸을 돌렸을때 그의 입술이 나에게 와닿은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였다. 아빠 이후 누군가와 입맞춤을 해본적이없는 나로써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을때의 느낌이란 지금도 선명할정도로 아찔했다.


알싸한 술맛과 데일 듯 뜨거운 그의 입술감촉....



억지스레 나에게 뽀뽀를 한뒤 그가 나를 놓아주었을때 영화에서처럼 난 여지없이 그의 따귀를 때리기 위해 손을 들었고, 그런 나에게 맞아줄만큼 호락호락 하지 않은 그였기에 내 손은 허공에서 그에게 붙들려 있었다.




“뭐하는거예요?!! ”


“너 맘에 든다! 우리 사귀자!”



그의 말에 입을 땔려던 그 순간  내 눈과 마주친건 설아였다.



“걱정 되서 와봤더니..... 역시나네?!”


“설아야...그게....”


“아냐! 됐어!!”



난 설아가 화낼까봐 겁이났었고 막되먹은 그 녀석보다는 설아가 훨씬 중요했다.

내가 설아의 눈치를 요모 조모 살피고 있을때 그 녀석은 예전부터 설아를 알았다는 듯 설아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역시 눈치하나는 끝내주는군...”


“오빠도 역시 작업능력하나는 끝내주는걸요?!”




어리둥절 그 녀석과 설아를 번갈아 쳐다보던 나에게 상황 설명을 해준건 당연히 설아였다. 하긴.그 싸가지가 나에게 설명할리 만무하지 않은가?!




“내가 예전부터 알던 오빠야! 우리오빠 친구고! 조금전에 니가 바람 맞춘 상대는 우리 오빠라네! 이친구야!”


“어..어떻게...”


“너 나이트클럽도 처음인데 쌩판 모르는 사람들이랑 놀순 없잖아?! 그래서 내가 너 몰래 오빠 불렀지.... ”




그제서야 이해가 갔다. 하지만..... 중간에 말해줄수도 있었을 텐데 나의 행동을 은연중 즐긴 설아가 조금은 얄미웠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설아가 와주니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 이러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그 녀석과 나의 첫 만남이였다.







“무슨 생각해?!”





멍하니 앞만 바로보고 있는 나에게 그 녀석은 간식이라고 엄마가 챙겨주신 딸기를 야금 야금 먹고 있었다.




“그 딸기....”


“이거 엄청 맛있더라. 너 먹어봐!”



라며 자기 입에 들어가던 것을 다시 빼내어 내 입에 쏘옥 집어 넣어버렸다. 역시나.... 정말 예상이라는 것을 할수 없는 녀석이였다. 난 입안에 들어있는 딸기를 최대한 빨리 먹어치우려고 입을 오물거렸고, 그녀석은 내 침대에 누워 뒹굴 대며 그런 내 입모양이 햄스터 같다고 놀리고 있는 중이다.



“집에 안가??!”


“안가!!”


“진짜 안가??!”


“응!”


“나 공부해야 해!”


“해!”



분명 방해작전임에 틀림없다. 그런다고 내가 포기할줄 알았더냐?!! 난 서랍 한 쪽 구석에서 mp3를 찾아 이어폰을 꼽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한참 열중하고 공부하다 뒤를 돌아봤을때 그녀석은 잔뜩 움크린 채로 내 침대에서 잠들어 있었다.


입만 안열고 저렇게 있는다면 정말 완벽한 남자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조건 좋고 멋진 남자임에는 틀림없지만!!!


하지만.....



난 이렇게 일찍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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