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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에게 13 *

토토 |2009.06.05 21:29
조회 157 |추천 0

 

 

잘 있나요?..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어디 아픈 곳은 없죠.. 식사는 잘 하고 계시죠.. 괜찮은가요..

 

오늘도 변함없이 날씨가 참 좋네요. 약간 더운 듯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날씨도, 그런

것도 기대할 순 없겠죠. 제가 일하는 밤엔 칠흙같은 어둠 뿐이죠. 모든 것들이 어둠의

덩어리들로만 보인 답니다. 불빛마저 없다면 그것들의 존재감 또한 알 수 없겠죠. 저

또한 그 어둠의 일부이지만, 그 어둠이 저의 어두운 마음을 가려주는 듯도 해서 조금은

위안이 되기도 하죠. 환한 불빛 아래서는 감출수가 없어요. 하지만 어둡다고 잠시 가려

줄 뿐, 없을 순 없죠. 어둠속에서도 슬픔은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잘 보이지 않을 뿐..

 

오늘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생각했던것 만큼 그대를 향한 사랑이 그리 깊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죠. 죽을것 만큼 아팠는데, 죽지는 않은 것을 보면요.. 미칠것

같이 힘들었는데, 미치지는 않은 것을 보면요..   이제는 손수 찌게를 끓여 밥도 먹습니다.

몸이라도 아프면 일을 할 수도, 스스로에게도 너무 괴롭고 힘드니까요. 더구나 저 혼자뿐

이라 챙겨주는 사람도 없거든요. 혹시나 해서 어머니께는 당분간 오시지 말라고 했어요.

이런 자식의 몰골을 보시면 마음 아파하실께 뻔하니까요. 그냥 좀 정신없이 바빠서, 오시

면 제가 괜히  죄송스러울것 같다고 부탁을 드렸죠..

 

제가 죽지도, 미치지도 않고 밥까지 먹고 있는걸 보면, 벌써 괜찮아진 건가요..

 

이런 제자신이 싫어지기도 합니다. 난 망가지지도 못하는구나.. 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젠 무너지는 구나.. 이대로 나는 끝장이 나겠구나.. 마음 깊은 곳에서 절박하게 부여잡고

있던 끈 하나가 '툭' 하고 끊어졌을 때, 그 모든 것들이 절망감으로 나의 머리를 후려치고

거칠게 목을 졸라올 때, 일순간 눈앞이 아득해지고 온몸의 힘이 빠져, 나의 존재감이 그

어떤 강한 힘에 휘둘려, 강제로 삭제 되어지는 듯한 공포를 느꼈으니까요..

 

죽지 않은게 이상할 정도고, 미치지 않은게 비정상적이 아닐까, 생각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밥도 손수 지어 먹고 있습니다. 전 이게 비정상적이고 비현실적으로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런 의문이 드네요. 당시에는 매우 깊고 절실하게 바랬고, 많이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나 봅니다. 죽지도, 미치지도, 아직은 망가지지도 않았으니까요.. 더구나

이런 글까지 쓰고 있으니 말이죠..  한편으론 원없이 망가지지 못한 제자신이 섭섭하기도

하고요. 그대를 향한 저의 마음이 이 정도 밖에는 안되었던걸까, 하는 자괴감도 드네요.

그대가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이런 제 자신이 실망스럽기도 하네요..

 

그래도 새볔 근무를 하는 시간에는 많이 힘들고 고통스럽네요. 그래서 요즘은 근무시간이

참 두렵고 버겁게만 느껴진답니다..  그대와의 이별후의 절망감의 무게감 만큼, 제가 살아

가는 실존의 무게감 또한 크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그것은 아마도 저의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되는 까닭이겠죠..

 

.. 며칠 전 부터 마음이 많이 허하네요 ...  허망하고.. 허탈하고.. 허무하고.. 모든게 부질

없어 보이고, 무의미해 보이고, 무가치해 보이고..  그러네요...

 

 

.. 부쩍 담배만 늘어가네요 ...

 

.. 그만 쓸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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