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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 2부 (#65 : 두 남자 & #66 : 순종)

J.B.G |2004.05.22 00:08
조회 106 |추천 0

#65

몇 달 후.

인간과 자유를 위해 독재를 거부한 돌연변이들… 그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어차피 그들에게는 승리를 위해 연합 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정후의 연구실에 유채가 도착했다.

 

“왜 부른 거야?”

“뭘 좀 보여주려고…”

“뭘…?”

 

정후는 그녀에게 한 영상을 보여 주었다. 그것은 여러 저항세력이 모여 있는 장면이었다.

 

“이게 뭐야?”

“정찰 비행선이 8시간 전에 전송해온 사진이야.”

“…”

“이들의 옷을 잘 봐… 인식표가 각각 다르지? 이건… 제3도시 인간저항세력의 것… 그리고 이것은 제6도시 돌연변이의 것… 그리고 이것은…”

“그만해도 돼…”

 

유채는 마음은 한없이 무거워 졌다.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 시기는 그녀의 예상을 앞지른 것이었다. 그녀에게는 점점 더 시간이 촉박해져 오고 있었다.

 

“어디야… 여기…?”

“중앙대륙의 밀림이야…”

“다시 연합을 한 거겠지…?”

“아마도…”

 

그녀의 얼굴은 점점 더 흙빛이 되어 갔다.

 

“시간이 얼마 없을 것 같아서 알려 주는 거야… 저들이 대대적인 공격을 하기 전에 항체가 개발되지 않으면… 큰 재앙이 닥칠 거야…”

“한달… 한 달이면 돼… 네가 시간을 좀 벌어줘…”

“내가… 뭐…”

“널 할 수 있잖아… 네가 호출한 것 다 알고 있어…”

 

유채는 지금…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정후에게 강요하고 있었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그녀 자신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보고 저들을 죽여 달라는 거야? 지금?”

“시간을 조금만 끌어줘… 피해는 최소한으로 해 주고…”

 

그녀는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연구실을 나갔다.

 

‘유채야…’

 

밀실을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정후는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

 

밀림.

나오기와 마리오테가 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오기님은 어떻게 생각하죠?”

“뭘 말이죠?”

“한번 서로의 야심을 드러낸… 이 연합이 과연…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마리오테님은 다른 대안이 있나요?”

“그렇게 물으니… 할 말이 없군요…”

 

잠시 침묵.

 

“유채님이 지금의 절 보면 화를 내시겠죠…”

“아미도…”

“…”

“그런데… 나오기님은 유채님을 어떻게 생각하는 거죠?”

“훗… 남자로서 인가요? 아니면… 지도자로서 인가요?”

“글쎄요…”

 

또 다시 침묵.

 

“정유채… 그 존재를 알았을 때… 너무 기뻐했습니다. 가장 강력한 군사를 얻은 것이었죠. 대폭발 때 우연히 구한 한 인간이…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여자라는 것을 알았을 때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절대로 우리에게 병기를 제공할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사실 제 절망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을 믿으려 한 제 자신이 너무 어리석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여자를 죽이려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분은 제 예상을 뛰어 넘은 그런 인간이었습니다. 그녀는 그 병기를 우리뿐 아니라 그것을 원하는 모든 세력으로부터… 그 병기를 봉인해 버렸던 것입니다. 자신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말입니다. 그 운명의 무게를 여자의 몸으로 홀로 짊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이후로… 그 여자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두 사람은 여전히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미토씨는…”

“그 녀석은… 제 평생의 친구입니다. 겨우 10년뿐인 인생이지만… 녀석은 자신의 수명이 다 되었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떠난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서… 죽을 자리를 찾아서 간 것이죠. 녀석이 하려고 한 일을 그녀가 알면… 세상의 바꾸려 하는 그녀가 편협한 자신의 행동을 알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여자의 품에서 눈을 감고 싶어서… 사실은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는 아직… 할 일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사랑 때문에… 대의를 포기할 정도로 순수하지도 않고…”

 

나오기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당신은 얼마나 남은 거죠?”

“이제… 길어야 몇 개월이겠죠…”

 

마리오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이것이 유채님이 원하는 방법이 아닌 줄 알면서도… 그녀가 날 원망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저는 이 길을 택한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내가 아직 살아있을 때, 이 전쟁을 종식시키고…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평화로운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서…”

 

두 사람은 지금 같은 심정 이었다. 이미 그들의 마음은 같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그때, 나오기가 예상 외의 질문을 했다.

 

“그러는 마리오테님은… 왜 주련님께 고백하지 않는 거죠?”

“훗… 아무도 모르는 줄 알았는데… 역시 당신은 속일 수 없군요.”

“…”

“왜냐하면… 그녀는 항상…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그때 어두운 밀림에서 주련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우리… 이 전쟁이 끝나면…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제가 그때 까지 살아 있다면요…”

“단 하루라도… 이 전쟁이 끝나고 당신 친구가 되어 드리죠.”

“신은 공평한가 보군요… 미토가 가고 나니… 새로운 친구가 주셨으니…”

 

한없이 칠흑 같은 밤은 끝간 줄 모르고 깊어만 가고 있었다.

 

 

#66

멀린의 연구실.

 

“한가지 물어봐도 되나요?”

“네”

“M의 도시에서 단 한번도 그에게 반기를 드는 일이 없었나요?”

“물론이죠.”

“왜 그렇게 당연하다는 듯 단정짓죠?”

“그건 한번만 생각해 보면 간단한 이치입니다. 이들의 평균 수명은 10년 입니다. 사회성이 부족하죠. 자아를 깨닫기에도 너무나 부족한 시간입니다. 무엇인가 불만을 표출할 시기가 되기 전에… 자신의 처지를 깨닫기 전에 그 수명이 다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은 자아가 미 형성 되었다 기 보다는… 이기적인데… 최소한 이들은 이기적이지도 않아요.”

“이들의 수명은 정확히 12년 정도 입니다.”

“12…년?”

“네… 어린시절은 2년 동안 배양되면서 거치는 것입니다. 꿈속에서 그러한 시간을 모두 보내는 거죠?”

“...”

“이들은 출산 때가 되면 모두 지정된 병원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출산을 하죠. 그리고 2년 후에 다시 아이를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은 10년을 부모와 함께 사는 거죠… 물론, 부모는 그 전에 죽겠지만…”

“어떻게 그런 짓을…”

“M은 모태라는 것을 모릅니다. 그에게 어린이와 부모가 같이 사는 그런 어린시절이란 존재하지 않아요. 어느 정도 정신적으로 세뇌 된 시기가 되고서야… 부모와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

 

유채는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이들은 1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습니다.”

“정기 검진?”

“네… 아무리 통제를 해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지능의 발달이 다르기 마련이죠…”

“그건…”

“지정된 지능을 초과하는 아아는…”

“…”

“폐기됩니다.”

“뭐?”

 

그녀는 그만 충격을 받아서 들고 있던 유리관을 쥐어서 깨 버렸다. 그녀의 손에서 피가 흘러 시험관 안의 물질과 회오리를 일으키며 섞여 깨진 틈으로 일부가 흘러 내리고 있었다.

 

M의 방.

갑자기 노기가 가득한 얼굴로 유채가 들어섰다.

 

“오랜만인 것 같군…”

 

그러나 반가와 하는 M과 달리 유채는 냉담하게 아무 말이 없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났지?”

“멀린한테 들었어… 너 도대체 생명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M의 그녀의 말을 모두 이해한 듯.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희생을 불가피 해!”

 

유채는 악을 쓰며 소리를 질렀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거야?”

 

그러나 M은 여전히 침착하고 냉담했다.

 

“그들의 후손을 위한 거다. 완벽한 후세가 탄생하면… 그들은 속박에서 자유를 얻을 거야.”

“왜 지금은 안 되는 거야?”

“내가 지금의 시스템을 고집하는 것은 이러한 속박의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편이야. 나는 최단시간에 완벽한 자손을 원해. 그렇게 되면 그들은 이 지구에서 자신이 원하는 개성을 가지고 번성할 거야. 궁극의 우성으로서… 하지만 지금 그 속박을 극복하지 못하면 영원히 열성인자로 남게 되고 말아. 도대체 너는 무엇이 진정 그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젠장, 이 세상은 열성인자는 살 가치도 없다는 거야?”

“열성인자는 언제인가 도태 되고 먹이가 되고 마는 거야. 그것이 세상의 이치야.”

“도대체 누가 그들을 열성이라고 규정하는 거야? 도대체 누가? 무슨 권리로?”

“그건 내가 해.”

“네가? 누가 너에게 그런 권한을 준거야?”

“난 내 자손들에게는 신이다. 너의 인간의 조상의 신처럼. 그 신이 너희들의 운명을 결정하듯이 나도 내 자손의 운명을 결정하는 거야.”

“젠장. 닥치지 못해!”

“…”

 

그녀는 그렇게 쏘아 붙이고는 바닥에 주저 앉아 통곡했다.

 

“으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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