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영수증 먹는 귀신
점심 값으로 카드를 내자니 소 액이라 그렇고 동료들끼리 조금씩 모아 액수를 맞춰서 내는 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돈을 모아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역할을 늘 그녀만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그녀는 계산하면서 꼬박 꼬박 자기 이름을 대고 현금영수증을 발급받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가끔 가다가 내가 계산할 때도 옆에 있다가 “현금영수증 안해? 아깝다. 그럼 내 이름으로 할게”라며 톡 끼어든다. 하나 더, 식사 후 마시는 테이크아웃 커피 값을 계산할 때도 마일리지 도장을 자기 카드로 찍는다는 거 ! 번번이 그러다 보니 부서 사람들 모두 짜증이 날 대로 났다. 그런 그녀 덕분에 지금은 다들 돌 아가면서 하늘색 현금영수증 카드를 내민다. (여·27세·무역업)
12월만 되면 내가 기부금 영수증 발급처로 보여?
연말이 되자 아빠가 넌지시 건네주신 사찰 기부금 영수증. 아는 분을 통해 받았다는데 금 액란이 비어 있었다. 2백만원 이하면 까다롭게 조사하지 않는다고 해 2백만원을 적어넣었다. 아빠 가 두 장을 주셨기에 남는 한 장은 친한 친구에게 주었다. 그 친구는 아마도 나보다 큰 액수를 적 어 제출하는 듯. 그리고는 다음달, 종교단체 기부금의 위력은 강했다. 지난해에 비해 10만원 이상 더 환급받은 것이다. 물론 모조리 영수증 덕분은 아니겠지만 10% 공제 적용은 꽤 컸다. 친구는 더 많은 액수를 받았을 텐데 밥 한 끼를 사기는커녕 고맙다는 말 한 마디도 안했다. 그리고 다시 12 월이 되자 “너 혹시 올해도 기부금 영수증 한 장 줄 수 있어?” 이러는 것이었다. 어차피 공범자 지만 어찌나 얄밉던지, 게다가 그녀의 아버지는 공무원이시란 말이다! (여·26세·회사원 )
나는 밥값 물주, 넌 그 돈으로 40만원짜리 파마
가장 친한 대학 친구 두 명이 있는데 한 명은 방송 리포터, 다른 한 명은 방송국 프로그램의 번역 일을 하고 있다. 당연히 둘 다 프리랜서이고 회사를 다니는 나만 정규직 회사원. 따라서 그 녀들은 고정 수입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액수에 관계없이 심리적으로 나보다 가난하다는 생 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주로 내가 밥을 사고, 술값 계산도 내가 더 내는 편이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만나는 사이이다 보니 그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깜짝 놀랐다. 그녀들이 돈이 없는 것은 비정기적인 수입 때문이 아니었다. 리포터 친구는 꼭 압구정동 미용실에서 40만원 짜리 파마를 하고, 다른 친구는 고급 브랜드 업체에서 신상품이 들어오면 꼬박꼬박 전화가 오는, 매월 1백만원은 옷에 투자하는 우수 고객이었다. “방송국은 겉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곳이라 잘 입고 다녀야 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그녀들. 그럼 뭐 나는 밥 사주고 술 사주고 가끔 대리 운전도 해주니, 로드 매니저냐?! (여·26세·교사)
TIP 엄마에게 배운 재테크 팁
적금은 잘게 쪼개서, 기간은 짧게
“엄마의 재테크 원칙의 기본이 있다면 ‘만약을 위한다’ 예요. 적금을 드는 법칙도 마찬가지. 급전이 필요해서 적금을 깨야 할 때를 대비한 예방법인 거죠. 어차피 불입 총액이 같다 면 6개월짜리 적금이나 1년짜리 적금이나 이자는 비슷하니 6개월짜리로 여러 개 나눠 넣으라고 하 세요.”
●현재 저축은행 정기적금 최고 금리는 연 6% 수준. 정해진 기간 뒤 쓸 용 도가 있는 여유 자금이라면 저축은행 적금이 정답이다.
매일매일 모으는 5백원짜리로 해외여행
“엄마에게는 가끔씩 생기는 5백원짜리 동전을 넣는 저금통이 있는데, 연말이 되면 그 저금통을 깨시거든요. 그런데 작년 연말에 보니 25만원 정도나 들어 있는 거예요. 1백원짜리도 아 니고 5백원짜리다 보니 어느새 목돈이 되는 거죠. 그걸로 엄마는 기부를 하셨는데 전 올해 동남아 여행을 목표로 ‘5백원 저금통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 비수기 동남아 여행 상품이 24만원에 나오는 걸 생각하면 충 분히 가능한 일. 한 달에 평균 2만원, 40개면 된다. 하루에 하나씩 지갑에 들어오는 5백원짜리를 우습게 보지 말라.
2천만원이 있으면, 땅을 사라
“교육대학원을 다니고 2년간 임용고사 재수. 집에서 들인 돈이 엄청났죠. 그래서 2년 넘게 꼬박 모은 2천만원을 엄마께 드릴까 했는데 엄마가 ‘2천만원이 있으면 땅을 사라’고 하시 는 거예요. 그래서 고향인 지방의 외곽 지역에 땅을 샀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그곳이 혁신 도시로 선정되어 땅값이 세 배나 올랐어요. 정말 아이러니한 건 저희 엄마가 20년 가까이 은행에 다니셨단 사실이죠. 적금보다 땅은 속이지 않는다고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