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년이 넘게 가까히 지내는 아줌마가 계시다
나 이십대 초에 아줌마 삽십대 중반에
아줌마 집 셋방에서 신혼 살림을 시작했다.
친정 엄마는 딸하나 빼앗겼다고 하실 정도이다^^
이제는 멀리 떨어져 살게 돼
서너시간씩이나 걸려 한번 오시면 여러날을 묵으신다.
외아들이었던 남동생이 일찍 세상을 버려 친정도 없어지고
이미 아저씨도 세상을 떠나셨고
슬하에 남매를 두셨는데 다 출가해 살림을 내고 혼자 살고 계시다.
아들이라면 유난히 끔직히 여기시고 손자 손녀는 더하다.
아들이 어려울 땐 집을 팔아 도와주고
며느님이 전셋집을 잘못 계약해 거금을 날려 버렸어도
*니 탓이다*는 말 한마디 안하신 분이다
혼자서 속으로 삭히느라고 당신은 몸살이 나셧으면서도 말이다
아들 차가 고장이 자주 난다고 어렵게 모은 돈으로 할부 보증금도 내 주시고
손자 손녀 컴퓨터도 구입해 주시고 용든 약도 지어주시고
며느리 생일 날 한턱 거하게 쏘시기도 하신다 것두 매년 연례 행사시다.
행여 섭하신 일 있으면 아들 며느리 같이 불러 야단치시기도 하신다.
이제 일흔을 바라보는 연세...
어쩔수없이 생활비를 며느님한테 타 쓰시는걸 미안케 여기신다.
며느님이 돈 주는 날이 달마다 달라도 한번도 언급 안하시고
그러다가 미뤄져서 한달 쓸쩍 넘겨도 오죽하면 그러겠냐고
허탈하게 웃음지으며 *내가 좀 아껴 쓰지 뭐 * 하신다
그런데 엊그제 오신 아줌마.
유난히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신다
다 참아도 다 이해를 한다해도 정말 서운하시다며.....
마침 며칠전에 친구들과 산에서 뜯어온 산나물을 주려고
아들집에 가셨는데...
거실 벽에 커다랗게 가족사진을 지들끼리만 찍어서 걸어놨드라고
그걸 보는 순간 머리가 아득하고 다리가 휘청거리셨다고
*난 이제 이집 가족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겨우 참고 집에 돌아오셔서 대성통곡을 하셧다고.
*이렇게...이렇게...뒷방으로 밀려나는구나*
생각할수록 서러웠다 하신다.
이제부터라도 먹을거 먹고 입고 싶은거 입고
구경하고 싶은 곳도 싫컷 놀러 다니련다고
하여간 지금까지 처럼은 안 사시겠다 하신다.
그렇지만 그 맘 작심삼일이 될거라는거 나는 안다^^
*아예 멋쟁이 할아버지 만나서 남은 여생 신나게 사세요* 했더니
차마 그건 못 하시겟다네.
하지만 정말로 이제부터라도 달리 살거라고 다짐하시는 듯...
먼 산을 바라보는 눈가가 촉촉히 젖어있다.
그 서글픈 모습에서 십년 후의 나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