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 때도 이렇게 여름 무렵이었던것 같네요..
수퍼에 살 것이 있어서 길을 걷던저는..
과일가게 맞은편에 눈은 풀리고 수염은 덥수룩하고 다 떨어진 군복을 입고 머릴 산발한
한 청년을 발견했습니다.
급 긴장한 저는 무서워서 과일가게 쪽으로 붙어서 갔습니다..
수퍼는 그 과일 가게에서 좀더 가야 있었거든요
과일가게에서도 수퍼처럼 조금씩 뭔가를 팔긴했지만
비싸서 수퍼로 가기로 했습니다.
(과일도 비싸고 아줌마도..불친절..)
수퍼에서 이것저것 사고 집으로 돌아 오는길에
혹시나 있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운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어요
그 청년의 눈빛이 그,,뭐랄까 풀려있어서..무슨 약기운이나..어쩌면 술에 취한지도..
여하간 무서워서 그 과일가게를 돌아서 가기로 했지요.
첫번째 골목을 들어서고 우회전을 해서 골목길로 들어 가려는데
갑자기 골목안으로 그 청년이 후다닥 뛰어들어 오는것이 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으아아~~"소릴 질렀고
청년도 저를 보자마자 "헉"하고 놀라는 것이였습니다.
청년의 손에는 참외 두개가 들려져 있더군요.
뒤이어 들려오는 "도둑이야!!"
전 너무 당황해서 꼼짝도 할 수 없어서 놀란 눈으로 그 청년을 쳐다 보는데
그 청년이..글쎄.....
담벼락을 마주보고 참외를 껍질채 우걱우걱 먹는것이었습니다.
양손에 들여있는 참외를 번갈아 가면서 우걱우걱먹는데
정말 한 며칠 굶은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두 눈은 겁에 질려있는듯 보였지만 참외를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참외 먹는 모습이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더라고요.
너무 배가 고파서 먹는거 같았어요
한손에 있는 참외가 정말 순식간에 사라질 찰나에
아주머니가 뛰어 오시다가 그 청년을 발견하시더니
"야이 도둑노무 시키야!!"
이러시면서 달려오셨어요.
담벼락을 마주보고 서있는 청년의 등짝을 사정없이 때리면서 욕을 하더라고요
돈 내고 먹으라고 경찰 불렀다고
근데 그 청년 아줌마 때리는 손길엔 아랑곳 없다는듯이..
아니 어쩌면..맞는건 아무것도 아니라는듯이
맞는 와중에도 나머지 참외를 우적우적 먹습니다.
그러면서 아줌마 한테 이야기 합니다.
"배가 고파서 그래요..배가 고파요.."
배가 고파서...참외를 훔쳐달아나다가 저와 골목길에 마주친 청년은
도둑이야 소리에 어떻게 됐든 일단 먹고보자는 심산이었던거 같아요..
그 때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
곧이어 아줌마의 절친과 남편도 등장합니다.
모두들 손가락질 하며 청년에게 욕을 합니다.
아저씨 멱살 잡고 경찰서로 가자고 합니다.
순간 머릿속에 든 생각은..
과일가게 하시니까 과일 많으신데..참외두개 그냥 못주실까? 하는 생각이..
물론 방법은 잘못됐지만..행색이나 몰골이나..그 청년에게는
그 참외값을 낼 돈이 없었던 것입니다.
아까의 풀렸던 두 눈은 노오랗게 익어있는 반질 반질한 참외의 유혹에
넋이 나간 모습이었던것 같습니다..
거의 다 먹은 참외를 아저씨가 뺏어서 바닥에 내동댕이 칩니다..
청년이 정말 안타깝게 그 참외를 바라봅니다.
아저씨 계속 멱살 잡고 흔듭니다..
"이 새끼가 돌았나? 돈없으면 먹질 말아야지 남의것을 훔쳐? 너 같은 새끼는
콩밥좀 먹어야돼!!"
청년의 죄는 무겁지만..없는것이 죄라면 죄이겠지요.
서있던 저..딱히 할말이없어서
그냥 무작정 다가갔습니다.
"아줌마.참외두개 얼마에요?"
아줌마 그래도 오다가다 저를 봐서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왜요?"그러시데요..
"제가 낼께요..두개에 이천원 드리면 안되요?"
"아가씨가 내게?아가씨가 돈 줄꺼야?"
"네..제가 드릴께요."
다시한번 저를 훓어보시는 아줌마.
"두개에 삼천원인데"
두..두개 삼천원..
참외 얼만지 아는데..나에게 장사를 하는 아줌마..
얄미웠습니다...화가났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참외값 운운하기 싫었습니다..
그래도
주머니엔 그래도 돈이 있어서 알았다고 했습니다.
멱살을 잡던 아저씨도 저를 쳐다보더니 손을 푸십니다.
그 청년 여전히 눈이 풀린채 저를 쳐다보면서 의아해 합니다.
하지만 주머니엔 오천원 짜리랑 만원짜리 있더라고요.
거슬러 달라고 하는 제 자신이 짜쳐보일것 같아서.그냥
오천원 드리면서 "뛰어오시느라 고생하셨으니 그냥 다 가지세요"
했습니다.
아줌마 아저씨 절친 서로 쳐다 보다
아줌마 그 청년에게 운좋은줄 알라 하십니다.
어디서 그지 같은게 사지육신 멀쩡해서 남의것을 훔쳐먹냐고..
카악~퉤
침을 뱉으시면서 아줌마 일행 골목길로 걸어 나가십니다.
그럼과 동시에
그 청년 땅에 떨어진 참외를 주워 들더니
제 옆으로 후다닥 뛰어서 골목을 나갑니다.
제 옆을 스쳐 가면서 "고,,고맙습니다"
이러면서 ..뛰어가는대
그 뒷모습에 눈물이...
마주칠때 뛰어오는것에 놀라 미처 못봤는데..
다릴 심하게 절더라고요..
어딘가 많이 불편해 보이는 그 뒷모습에..저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저 불편한 다리가 그 청년의 배를 곯게 하는건 아닌지 하는생각에
마음이 그저 한없이 먹먹해졌습니다..
요즘 참외 많이 나오죠..?
참외 보면 가끔 그 청년 생각나요..
그냥..지금은 그 청년이 참외를 사먹을 돈은 있을까?
다린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노오란 잘 익은 참외만 보면
그 때 그 풀린 눈빛의 청년이 기억이 나요..
그때의 나의 배려가 기대로 변하지 않았을 거라고 믿어요..
지금은 어디선가 잘 살고 있길바래요..
참외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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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입니다..
리플 꼼꼼히 읽고 아직도 너무 훈훈한 세상..
여러분들도 좋으신 분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