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를 왜 만져요..!!
나는 성격이 말이 없고 얌전한 편인데 남편은 상대적으로 어디를 가던지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사람들을 유쾌하게 하는 활달한 성격이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며칠전 저녁을 먹고 산책도 하고 시장도 볼겸 아이둘을 데리고 갈려고 하니 뽀빠이는
테레비 만화 볼거라며 떡볶이가 먹고 싶다며 주문만 하고 형아랑 둘이 다녀오란다.
나는 큰아이와 손을 잡고 도란도란 학교생활 등을 이야기 나누며 동네를 한바퀴 돌고
돌아오는 길에 시장에 들려 알타리 무우.. 상추.. 고추.. 그리고 떡볶이를 사서 나는
무거운 알타리 무우를 큰아이는 다른 가벼운 봉지를 들고 오는데 큰아이는 내가 들은
봉지가 무거울거라 생각하고 바꿔 들자고 했다.
큰아이는 늘 마음 씀씀이가 따스하고 엄마 아빠 동생을 배려하고 정이 많다
아빠처럼 유머감각도 있어 우리가족에게 종종 웃음을 선물하는데 그날 저녁 나는
큰아이가 기특하고 대견스럽게 생각하던 중 마침 에레베이트에는 우리 모자만 타서
사랑스런 눈빛과 함께 큰아이 엉덩이를 툭툭 두들겨 줬다.
그런데 큰아이는 장난스레 활짝 웃으며.."거시기를 왜 만져요..!!"란다.
나는 순진무구 어리게만 생각했던 큰아이에게 "거시기가 뭐꼬..?" 물었더니 대답 대신
엉덩이를 살래살래 흔들며 "여기요.."
지난해까지 아이 둘에게 꼬치 한번 만져보자고 하면 거침없이 바지를 쑥 내렸는데
요즘 큰아이는 그러지 않으며..'안돼요.." 라고 해서 왠지 섭섭하기도 했는데 친구들
끼리 거시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와 뽀빠이에게 "어~ 이 뽀빠이 꼬치 잘 있나? 친구집에 놀러간건 아이재.."
라며 "잘 있는가 한번 보자.." 했더니 여전히 바지를 시원스레 내려 큰아이와 내가
한바탕 웃으며 아직 천둥벌거숭이 같은 뽀빠이가 한없이 귀여웠다.
올해 열살 된 큰아이는 이젠 체면도 조금은 알고 행동거지도 점잖아져 가는데 그렇게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내 품을 떠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언젠가 가족과 더불어 사회의 구성원으로 많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니 한편으로 마음이
놓이기도 하다.
요즘 술 마시고 노래방 다니며 그렇게 놀기 좋아하던 남편은 늙어가는지 전에 없이
책을 가까이 하고 잘 안보던 연속극 '백만송이 장미' 도 보며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우리는 그렇게 늙어가고 대신 아이들이 자라 지난날 우리의 젊음을 향해
자라고 있는 것 같다.
엄마에게 거시기 이야기도 거침없이 하는 큰아이의 밝은 성품에 나는 기분이
좋아지며 큰아이가 재미있게 하는 유머에서 지난날 남편을 만난다.
처음 만나 데이트하며 노래도 곧잘 불러주고 거시기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던 젊은날의
남편을 아들을 통해서 만나는 그 기분이란.. "거시기 왜 만져요..!!"





귀여운나의 태양 - 김창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