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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설화(雪化)----------2부

 

설화(雪化)

 

 

 

19  뱀


 

“알았다. 수고했다. 이만 물러가거라.”

 

 

바이는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갔다.

 

무연은 침상에 누워 죽은 듯 자고있는 담이... 자객 설화를 차가운 눈길로 내려다보았다.

 

가우리 족장이 마음속에 담아둔 여인은 틀림없는 담이다.

 

담이를 본 사내라면 그녀를 얻기위해 무슨짓이든 할테지.

 

그걸알고 이용할 줄 안다면 천하를 가질 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만약, 어느 한 사내에게만 마음을 준다면...

 

그렇다면 담이는 더 이상 사랑스러운 여인이 아니라, 온갖 불화와 다툼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벌써 부여의 왕자와 가우리 족장의 마음속에는 분쟁이 싹트고 있다.

 

무연은 바이의 마지막 말이 떠올라 거슬렸다.

 

 

‘깊이 연모하는 사이가 틀림없습니다... 족장은 아가씨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겁니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목숨을 연장하기 위해 약간의 해독제를 마신 담이는 괴로운 듯 몸을 뒤틀었다.

 

 

“차라리... 죽어버려.”

 

 

무연은 차가운 말을 내뱉고 방을 나가버렸다.

 

 


한편 결은 무연왕자가 전한 양피지를 움켜쥐고 있었다.

 

이런 얼토당토 않은 요구를 하다니...

 

감히 가우리의 족장에게...

 

결은 문득 검지손가락으로 입술을 만졌다.

 

아직도 담이의 체온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담이의 따뜻한 입술... 복숭아 꽃 향기...

 

담이의 목숨을 담보로, 부여를 위협하는 선비족을 견제해 달라는 무연왕자의 요구는,

결이 어떤 대답을 하건 왕자에게 손해볼 것은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대답에 결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야 할지도 모른다.

 

결은 갑자기 피식 웃었다. 이렇게 휘둘리는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웠던 것이다.

 

 

“차라리 내 목숨을 내놓으라 할것이지... 교활한 왕자여...”

 

 


한편, 담이의 처소에 우두커니 서 있는 사내가 있었다.

 

비조였다.

 

비조역시 간밤에 바이의 독침을 맞고 정신을 잃었다.

 

담이가 맞은 독과는 달리 달나미들이 맞은 것은 잠시 정신을 잃는 독이었다.

 

하지만 비조나 달나미들에게는 독침보다 치명적인 것이었다.

 

명색이 가우리 최고의 호위무사라는 자들이 단 한명의 용병에게 소리없이 당한것이다.

 

달나미들은 모두 목숨을 잃은것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담이 아가씨...

 

아가씨역시 독침을 맞고 부여로 끌려갔다.

 

비조는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잠시 주먹을 불끈쥐고 서 있던 비조는 몸을 돌렸다.

 

비조의 표정이 비장했다.

 

 


휘는 결의 전갈을 받고 급히 내성에서 계루부로 귀환했다.

 

지금껏 결이 휘를 직접 찾은적은 한 번도 없었다.

 

휘가 계루부 출신이긴 하나 중앙의 관료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친구로서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중앙관료로서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배려한 것이리라.

 

그런 결이 상의할 문제가 있다는 전갈을 보냈다.

 

무언가 중대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무슨 일이든 현명하고 지혜롭게 잘 헤쳐나가던 결로서도 감당하지 못할...

 

휘는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도 않고 결의 처소로 밀고 들어갔다.

 

결은 버릇대로 이마를 괴고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무슨 일이야?”

 

 

결은 대답대신 라후족 청년에게 받은 양피지를 건넸다.

 

양피지를 들여다보던 휘의 표정이 갈수록 일그러져갔다.

 

 

“......!”

 

 

휘는 양피지를 던지다시피 내려놓고 급한 어조로 입을 뗐다.

 

 

“담이는? 그럼 담이는 지금 어디 있다는거야? 분명 너의 집에 있었잖아! 분명...

담이는, 너를 지킨다고 했는데... 그런데... 어째서 담이가...”

 

“무연왕자의 계략인셈이지.”

 

“대체 뭐야. 널 위협하는척 해서 담이를 보내놓고, 사실은 담이를 볼모로 잡아갔단거야? 그렇다면...”

 

 

휘는 끝말을 잇지 못했다.

 

그렇다면 무연왕자는 담이와 결이가 무척 특별한 사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리라.

 

그럼... 왕자의 생각이 맞다면...

 

정말로 담이와 결이는...?

 

 

“담이가 온 진짜 목적은 뭐야? 왕자가 보낸 것이 맞다면...”

 

“날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네.”

 

“......!”

 

 

휘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그랬군. 시험한 거였군. 담이의 마음을.”

 

 

그리고 이제는 결의 마음을 시험하려고 하는것이다.

 

휘 역시 무언중에 결에게 그것을 묻고 있었다.

 

하지만 결은 침묵을 지켰다.

 

 

“......움직일거냐?”

 

 

휘는 결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자신역시 중앙의 관료이자, 군사를 총지휘하는 대모달이다.

 

그러므로, 왕에 대한 입장이나 제가들에 대해서 구구절절 읊으며 충고할 필요는 없다.

 

결은 결심하는대로 행동하고 그것은 아무도 막지 못할것이므로.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살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담은 악몽을 꾸고있었다.

 

넓은 황무지에는 누워있는 시체들만이 즐비했다.

 

담은 시체들 사이를 누비며 오직 한 사람만을 찾고 있었다.

 

누구를 찾는지, 왜 찾는지도 모르면서 절박하게 헤매던 담이는 어느새 흐느끼기 시작했다.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따뜻했다.

 

꿈이었다.

 

담은 눈을 뜨고 흐릿한 사물들을 보았다.

 

살이 타는 냄새와, 아직도 흐르고 있는 눈물은 현실이었다.

 

 

“이제 끝났습니다.”

 

 

목 부위가 쿡쿡 찌르듯 아팠다.

 

담은 무의식중에 목언저리를 손으로 훑었다.

 

미지근한 무언가가 손에 묻었다.

 

...피?

 

조금씩 주변이 뚜렷해지고, 무연왕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뭐죠?”

 

“모두들 물러가라.”

 

 

방안의 사람들이 모두 물러가자, 무연왕자가 침상에 걸터앉았다.

 

 

“깨어났구나. 아팠느냐?”

 

 

창백한 모습의 담이는 더욱 아름다웠다.

 

하지만, 담이의 아름다움을 인식할때마다 무연은 자신도 모르게 화가 치솟았다.

 

무연은 손가락으로 담이의 가늘고 긴, 아직 상처로 피가 흐르고 있는 목을 쓸었다.

 

담이는 고통으로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내게... 무슨짓을 한거죠...?”

 

“조금지나면 괜찮아질거다. 일단 독을 풀었고... 네 목에 상처를 내고 표식을 했다.”

 

“...무슨표식?”

 

“네가 내 여자라는.”

 

 

무연이 씨익 웃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특별히 잔인한 웃음이었다.

 

무연이 천으로 목에 묻은 피를 닦아내자, 담이의 목에 새겨진 그림이 드러났다.

 

목에는... 독을 잔뜩 품은 뱀이 있었다...

 

 


무록은 모든걸 결심했다.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는 끝났다.

 

생각보다 빠르지도, 늦지도 않았다.

 

무록은 거북이의 등껍질을 태우고 있었다.

 

마지막 점괘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때 휘가 들어왔다.

 

 

“무록... 방해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워낙 중대한 일이 생겨서...”

 

 

무록은 손짓으로 앉으란 말을했다.

 

잠시 후 무록은 우아한 손놀림으로 점괘를 치웠다.

 

 

“자아... 이제 말해보세요.”

 

“담이가... 부여의 무연왕자에게 잡혀있어요.”

 

“......그렇군요.”

 

“무연왕자는 담이의 목숨을 담보로 우리에게 군사를 요청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결님에게 말이지요.”

 

“......네.”

 

 

무록은 창쪽으로 걸어가 심호흡을 했다.

 

 

“휘님... 전에 제가 관노부인을 들이지 말라고 했던걸 기억하십니까?”

 

“......네.”

 

“왜 그랬는지 아십니까?”

 

“관노부인 때문에 군사를 일으킬지도 모르는 이런 상황을 아신건가요?”

 

“어느정도는... 하지만... 모든건 운명이죠. 우리는 모두 관노부의 한 소녀에게 얽혀있습니다.

좋든 싫든 말이에요. 휘님께 드릴말은 이것밖에 없군요.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따르세요.

그것이 운명이 가르키는 방향입니다.”

 

“......결이도 그렇게 할까요?”

 

“아마도.”

 

 

휘는 조용히 방을 나갔고, 무록은 마치 눈이 보이는사람처럼 휘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어째서 담이 아가씨를 주인으로 모셔야 하는지 알지 못했죠.

담이 아가씨의 점괘에 항상 나타나는 뱀이, 호랑이를 상징하는 결이님의 천적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헌데... 이제야 그 이유를 보여주는군요. 뱀은... 담이 아가씨가 아니라... 무연왕자였습니다.

결이님은 아가씨를 통해서 적을 물리칠 명분과 힘을 얻을겁니다. 그 힘이 승리일지...

죽음일지는 모르지만...’

 

“밖에 이련이 있느냐? 잠시 수련을 떠날테니 차비를 하여라.”

 

 

무록은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고 심호흡을 했다.

 

무언가 중대한 결심을 한 듯 표정은 비장하기까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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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gi님,

 왜 오늘은 글이 안올라와있는거에욧! - ㅡ+ 나의 협박을 가벼이 생각하면 큰일납니다~

담이를 그냥 보내야하는 결이 안타깝다구요? 전 바기님 글을 못읽어서 안타까워요!

책임져요!!!!!!

 

희동이마을님,

 ㅜ_ㅜ 맞아요... 희동이님 리플이 저를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고...

하지만 주로 웃게 만들었으니까 용서! ^,.^ 제 글을 읽고 슬프다고 해주시면,

저한텐 너무 과한 격찬이죠~ ㅠ.ㅠ 단 한 사람의 관객이 있어도

행복한 광대란 말이 생각나요. 저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시니까

행복으로 터져요~~~ 너무너무 행복해요... ^^*

 

닐니리님,

 음... 생각해보니 결이 죽으면 담이랑 사와는 생과부가 되네요. -_-

담이랑 사와도 죽여버릴까 -_-;;;;;;;; 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다 끝낸글이라...

오늘 L.A하늘은 어때요? 전 빨래널러 나갔다가 눈이 너무 부셔서 눈 머는 줄

알았어요. 엄마랑 통화하다가 '오늘 일요일이라 아빠도 쉬시겠네' 했더니,

엄마 왈 '드디어 니 머리가 좀 이상해졌구나. 오늘 월요일이다.'

-_-;; 날씨가 너무 좋은데다 TV를 틀어놨더니 일요일이란 착각을...;;

날씨도 좋고 하니까 절대 안나가야지~ 이런날은 뒹굴뒹굴 해야 제맛~

 

오월동주님,

 맞.습.니.다!!! 무연은 정말 비열해요. 돌 맞을놈... 63빌딩 높이보다 긴 밧줄

매주고 번지점프 시켜야할 놈... -0-;;;

사실, 무연은 후에 진나라의 도움으로 망한 부여를 되살리고 왕위를 계승하는

의라 라는 인물을 모델로 한거에요... -_-;; 페이지의 압박으로 거기까진

미처 안나오지만... 더 악랄하게 쓰고 싶었는데 맘이 약해서;;;

 

으니님,

 그렇게 부지런하시면... 거... 건강에 안좋습니다! 새벽 6시 기상이라니..!

적당히 게으르게 사셔야 해요. -,.-;;

근데, 으니님의 희망사항

굵고길게산다>가늘더라도 길게산다>굵고 짧게산다>가늘고 짧게산다

이거 읽고 뒤집어지는 줄 알았어요.

다시봐도 너무 웃겨요 ㅡ.ㅜ 흐미...

' -')b 으니님의 희망사항이 곧 저의 희망사항이군요.

가늘고 길게 사는것만도 만족해요~ 대신, 굵고 길게사는 사람 옆에 빌붙으면

되죠~ ㅎㅎㅎ

 

아인토벤님,

 카엔님도 가끔 쪽지도 보내주시고 하더라구요. 잔정이 많은 분 같아요. ^^

덕분에 저도 사람사는 정을 인터넷에서 느끼고 있구요.

모임때 안 불러주시면 삐질거에요~  (음.. 외모는 포기했으니 힘을 더

길러서 멋진모습을 보여야긋다...)

 

밥풀님,

 옛날거에 답글 쓰시면 역시 저는 모른답니다. -_-;;;

원체 게을러서 내 글을 내가 뒤져보지 않는다는... T_T 나를 죽여주소...

하지만 한번이라도 글을 남겨주신 분들은 다 기억하고 있어요~

자꾸 며느리 밥풀꽃이 생각나서 그런데요... 요즘 키우는 화분들이 너무너무

쑥쑥 잘 자라서 기분이 좋아요. 마리안느란 녀석은 하룻밤새에 새순이 올라와서

다음날이면 다 펴고, 또 올라오고 하는데 너무 기특해요.

물주고 잎도 닦고 만져주고 하면서 말 걸어주니까 녀석들도 기운이 솟나봐요.

엄마인 제 기분이 요즘 이렇게 좋은걸 아나봐요. ^^*

 

아오이님,

 너무너무 오랫만이에요! 궁금했어요.

오늘 하늘이 딱 아오이님인데... ^^ 맑고, 푸르고~

오늘같은날은 베란다에 앉아서 차한잔 마시면서 동네애들 노는거 내려다 보는게

딱인데~ 아오이님 바빠서 이런 여유 못 느끼시는거 아닌가... ㅠ.ㅠ

너무 바빠서 지치고 힘들면요, 저를 찾으세요!

시원~~~한 아이스 커피에 나른하니 하품 나오는 오후를 선물해드릴께요.

 

백연님,

^^;; 성실이란 단어를 들으니 왠지 감격...;;;

친구가 리플 붙잡고 있는 절 보고 비웃더라구요. 너무 인기관리하는것 아니냐!

...면서 -.- 인기관리 할정도로 인기가 있었으면 벌써 애 둘 낳고 남편한테

사랑받으면서 살고 있겠네...;;

사실 제가 편지 쓰는걸 무척 좋아하거든요-

설화가 다른 분들에게 보이기에 부끄럽긴 하지만, 저와 다른 사람과의

인연을 만들어준것이란 생각에 뭔가 뿌듯하고 기뻐요.

그래서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자꾸자꾸 편지를 보내고 싶은걸요...;;

오늘도 주절주절 제 편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

 

 

2004. 5. 마지막날. sOda생각...

 

 

 

 

 

-아마도 그런게 인연이지 싶습니다.

 

살다보면
만나지는 인연중에
참 닮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혼이라는게 있다면,,
비슷하다 싶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한번을 보면
다 알아버리는 그 사람의 속마음과
감추려하는 아픔과
숨기려 하는 절망까지
다 보여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도 전생에
무언가 하나로 엮어진게 틀림이 없어보이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깜짝깜짝 놀랍기도 하고
화들짝 반갑기도 하고
어렴풋이 가슴에 메이기도 한
그런 인연이
살다가 보면 만나지나 봅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 보담
속내가 더 닮은
그래서 더 마음이가고
더 마음이 아린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랑하기는 두렵고
그리워 하기엔 목이메이고
모른척 지나치기엔
서로에게 할 일이 아닌것 같고
마냥 지켜보기엔
그가 너무 안스럽고
보듬아 주기엔
서로가 상처 받을것 같고
그런 하나하나에 마음을 둬야 하는 사람
그렇게 닮아버린 사람을
살다가 보면 만나지나 봅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그런게 인연이지 싶습니다.

詩 배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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