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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보인다?

우울한새댁 |2004.05.31 17:56
조회 1,013 |추천 0

지난주 결혼한지 채 한달도 되지않은 시점에서

남편의 빚을 알고서 너무 실망하고, 삶의 의욕을 잃었던 새댁입니다.

늘 이곳에 와서 다른 분들의 고민을 많이 읽고 공감도 하면서 지냈었는데...

막상 저에게 닥친 일을 글로 올리기는 참으로 쉽지가 않더군요.

그래도 머리를 모으면 좋은 방법이 생기겠거니 믿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첫번째, 결혼전에 빚이 있는것을 알고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던 제 불찰이 큽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정말로 큰 교훈이 될것 같아요.  너무 쉽게 세상을 살아와서 남들을 쉽게 믿었었는데...  이젠 남편이라 할지라도 돈문제는 냉정한 눈으로 봐야 할것 같습니다.  내게서 이번에 잃은 신뢰를 남편이 다시 쌓아 올리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죠.  하지만, 이 결혼을 지켜나가기 위한 저의 다짐입니다.  너무 쉽게 남을 믿지 말고, 늘 신중하고, 조심하고...  또 조심해라.  남편조차도...

 

두번째, 집들이를 계속 주장하는 남편과 한판 대판 싸웠습니다.

이 나쁜xx야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요...  정말로 저도 제목소리가 그렇게 커질수도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청개구리에 왕똥고집 남편도 뭣이 잘났다고 같이 맞짱 뜨더군요.  하지만, 전 알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고집부리는 남편도 자신이 틀렸음을 알지만, 할말이 없어 나에게 그러는 것임을...

전 모든 집들이 스케줄은 취소다라고 일방통보를 했죠.

 

세번째, 다음날 출근해서 회사에서 시댁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날 집들이건으로 싸우면서도 계속 부모님께 알리자는 제말을 남편은 끝까지 반대했지만 전 이문제가 더이상 남편과 저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도 큰 문제란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말씀드리기 부끄럽지만...  남편이 지금의 전셋집을 얻기위한 자금중 모자란 부분을 대출(또 대출...) 받기 위해 아버님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웠거든요.  남편 하나가 까딱 잘못하면, 시댁이 사단날 그런 상황도 쉽게 상상이 가더군요...  혹시 만에 하나 그렇게 반대함에도 알리러 간것을 알고 남편이 저를 원망하더라도 전 자신있었습니다.  저를 원망하는 건 오래가지 않을꺼라고...  자기가 지금까지 고백하지 못했던 무거운 짐을 제가

대신 덜어주는 것이니까요...  그동안 얼마나 그 빚을 떠앉고 속을 태웠을까...  아니면, 아무생각도 없었을까요?  그건 하늘만 알겠죠.  어쨋든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시댁에 전화걸어 드릴 말씀이 있어 나 혼자 저녁때 찾아뵙겠노라 말씀드렸습니다.  아무것도 모르시는 시어머님은 오면 저녁해주마  하시더군요...  퇴근후 시댁을 찾아가는 발걸음이 그렇게 무거울수가 없었어요.  좋은일도 아닌것으로 이렇게 결혼한지 얼마안된 새댁이 시부모님을 놀래킬 일을 생각하니...  내 처지도 너무 불쌍하고...  시부모님들도 불쌍하고...  새삼스레 이런지경으로까지 일을 저질러 놓은 신랑이 밉고도 미워서...  가면서 전철안에서, 길거리에서, 시댁의 대문앞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간신히 울음을 참고, 초인종을 누르니까 어머님이 나오시더군요.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은척 인사를 했지만 곧 뒤이어 나오시는 아버님 얼굴을 뵙자마자 다독였던 눈물이 마구 다시 쏟아졌습니다.  놀란 시부모님들이 이유를 물어보셨습니다.  둘이 싸웠나?  왜 다짜고짜 눈물을 흘리는가?  무슨 않좋은 일이 생겼는가...?  전 주저앉아 부모님들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빠가 빚이 있다고.  어머님은 그 금액이 약 3천만원 정도인걸로 아시고 계시더군요.  그래서 경기도에 있는 작은 아파트를 전세끼고 융자일부끼고 사놓은것을 팔아서 정리해주시기로 했다는 말씀을 저에게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보다 많다. 라고 말씀드리고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놀라서 처음엔 아무 말씀도 안하시더군요.  걔가 미쳤나보다.  그 빚의 내역을 제가 보여드리자 너무 기막혀 하셨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서 말씀드렸죠.  일단 급한 카드서비스금액중 일부는 제가 결혼전에 모았던 돈들을 통장해약하고, 오빠도 약간 모은 돈을 통장해약해서 약 2천만원 정도를 갚는다.  그리고, 오빠얘기를 들어보니, 어머님께서 아파트를 팔아서 돈을 일부 마련해 주시겠다고 하신걸로 안다.  일단은 우리가 이마만큼 급한 상황이라 약간 금액을 낮추더라도 그집을 빨리 처분해주시면, 현금서비스빚은 대충 갚게 된다.  하지만, 나머지에 대해서는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고, 오빠는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해대기에...  이렇게 찾아뵈었다 말씀드렸습니다. 

 

우선 시부모님들은 제게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사람을 하나 살렸다고요.  그놈이 그동안 그빚을 떠안고 얼마나 속을 썩히며 살았을까...  부모님은 일단 자식걱정을 하시더이다.  그러더니, 제게 문득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당신들집 2층이 지금 일부 전세에 월세로 놓아져 있는데, 제가 맘만 먹어준다면, 거기로 들어오고, 지금 따로 나가사는 전셋집을 처분해서 대출받은것 정리하고 남은 돈과, 아파트 팔아서 남는 돈이면 대충 빚은 정리가 될것이다.  다만, 네가 들어와 살겠다는 마음만 먹어주면 좋겠다 하시더군요.  제가 이마당에 무얼 못하겠습니까?  전 지금 무엇이든지 할수 있다고 했습니다.  시어머님이 다시한번 저에게 고맙다고 울먹이셨습니다.  그럼 됐다.  그러면, 저놈 이제 살수 있다.  네가 저놈이랑 살 생각으로 그렇게까지 해준다면, 이젠 됐다...  라고요.  그러면서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그동안 오빠에게 그렇게도 장가를 가라고 하면, 무조건 안가겠다고만 했답니다.  여자들이 아무리 괜찮아도, 무조건 착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장가갈 돈이 없다면서요...  그런데, 저를 만나고서는 제가 너무 착하다고 했답니다.  결혼하기 며칠전에는 어머님께 약간의(?) 빚이 있는데...  결혼하고서 월급도 제대로 못 갔다주면, 제가 얼마나 실망하겠느냐고 며칠동안을 잠도 제대로 못자고 걱정했답니다.  그러면서, 제게 번듯한 대학 나오고, 직장 튼튼한 신랑을 늦게나마 만났다고 좋아했을텐데...  이제보니, 우리아들이 빛좋은 개살구였네...  하시더이다.

 

어쨋든 이렇게 일을 고하고 나서, 부모님들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니까, 살길이 보였습니다.  제가 부탁드렸습니다.  다음날 집들이를 하기로 했던것 그대로 강행한다고요.  오빠와는 전날에도 그걸로 많이 싸웠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하지 않는것이 맞는 것이지만...  그래도 시아버님이 결혼후 신혼집을 한번도 와보시지도 못하셨고...  저도...  무슨 오기인지...  그래 다른건 못해도 시댁이랑 친정 집들이는 모아서 한번 해버리자 싶은 생각...  또 시어른들 체면도 생각해야 했죠.  저희 친정이 알지 못하는걸로 아시는데...  어머님은 그냥 취소해라 하셨지만, 제가 부탁드렸습니다.  내일 아버님이랑 아주버님 가족들이랑 같이 오셔서 식사 맛있게 하시고, 가시라고.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다음날 오빠를 설득해 직접 와서 고백을 하게 할테니, 내가 이곳에 와서 먼저 얘기한것은 오빠에게 비밀로 해달라고요.  어머님과 아버님도 제 생각을 들으시더니, 그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 하시고, 그렇게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저녁을 차려, 제밥그릇에 연신 생선을 올려 놓으시면서 시어머님은 한숟가락도 못 드셨습니다.  저도 밥이 잘 넘어가지 않았지만, 억지로 먹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이 저를 전철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가는 길에 혼잣말인지 저에게 하는 말인지...  그놈이 멍청한 놈일세...  그걸 끌어안고서 그렇게 끙끙댔으니, 속이 매일 안좋다고 약먹고, 소화제먹고...  어째 그렇게 일을 만들었을꼬...  그 좋은 머리로...  전철에서 시어머님과 헤어지고 집에 돌아오니 아직 신랑은 안왔더군요.

 

12시 가까이 되어서야 온 신랑은 회사에서 일거리를 잔뜩 가져왔습니다.  처음엔 앉혀놓고 얘기를 좀 하려고 했는데...  일하는 사람을 붙들고 얘기, 그것도 스트레스받는 얘기(물론 자기 잘못이지만...  회사일은 해야겠기에...  짤리면 안돼잖아요...  T.T)를 하기가 뭣해서, 그냥 이렇게 말했습니다.  낼 손님들 초대해 놓구서 전날 넘 늦게 자면 안된다고.  그러자 신랑이 정말로 집들이 하는거냐고 하더이다.  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양보하는것은 거기까지다.  내일 집들이 하고서, 다음날 시댁가서 오빠가 직접 부모님들께 사실을 말씀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머리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다음날...  빨래걷고, 청소하고, 집에서 하는 음식들 준비하고, 주문한 음식들 포장배달 오고...  손님들도 하나둘 왔습니다.  친정동생들이 저를 많이 도와줬습니다.  특히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둘째는 열심히 음식들을 그릇에 옮기고, 탕도 끓이고...  저를 많이 배려해 줬습니다.  형제란 정말 좋더군요...  저에게도 기회가 올런지 모르겠지만, 살면서 저도 제동생이 어려울때 도울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어머니는 애써(?) 웃으면서 말씀도 하시고,  그러셨지만, 눈이 벌개져 있으신게, 전날 많이 우신듯 합니다.  다들 서로 상대방을 모르겠거니 하면서 웃고, 먹고, 떠들고 그랬습니다.  모든 전후 사정을 알고 있는 유일한 저로서는 그날의 집들이가 참으로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시간이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후식으로 과일과 케익, 커피...  어느덧 파할 시간이 되어 시댁어른들이 먼저 일어나고, 그다음에 친정식구들도 바로 떠나고...  휑하니 빈 집에 둘이 들어가기 싫어서 그 오밤중에 산책을 했습니다.  손잡고 씩씩하게 걸으면서...  마음의 준비는 되었나고...  내일은 전화드리고 같이 가자고...  그렇게도 안가겠다고 우겼던 오빠가 아무말 없이, 알았다고 했습니다.  제가 다시 태어나는거라고...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걸로 생각하자고...  난 오빠와 헤어지려는 생각은 한번도 한적이 없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나도 머리를 짜는것이라고...  그러면서, 전날 시댁에서 부모님들가 상의했던 방법을 넌지시 제시했습니다.  지금 전셋집 정리해서 빚갚고, 아파트 정리해서 또 갚고, 우리는 부모님만 허락해 주시면, 시댁들어가 한 2년만 죽었다 하고 살면서 돈모으자.  그러고, 자금이 조금 된다면, 아파트를 분양받자.  그것만이 살길이다.  현재의 우리 빚을 모두 갚고도, 가장 빠른시간에 내집을 마련할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방법이다.  오빠는 처음에 약간 놀라더군요.  제가 시댁에는 절대로 안들어가 살겠다고 할줄 알았나 봅니다.  나 머리 많이 굴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내일 가서 잘 말씀드려봐라.  이렇게 신랑을 다독였습니다.

 

다음날...  신랑과 오후 느즈막하게 시댁을 방문했습니다.  그전에 전화 물론 드리고요.  어머님 아버님은 기다린 전화였으므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시댁으로 가는 차안에서 둘다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거진 다 와가는데, 문득 눈물이 또 막 나더군요.  왜 우냐고 묻는 신랑...  전 몰라.  그냥 눈물이 막 나네. 그랬습니다.  시댁에 들어가니 어머님은 하룻밤새에 더 초췌해지셨습니다.  무슨 할말인가?  자네 말해보게.  여보, 얘들 과일이랑 차 좀 내와.  아버님이 부드럽게 자리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어머님이 차와 과일을 준비해가지고 오셔서 한자리에 모이자마자 오빠에게 무슨 말인지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오빠가 말을 꺼냈죠.  빚이 좀 많이 있다.  얼마냐?  9천만원 정도 된다.  그말이 터지자마자 어머님이 마구 울먹거리시면서 이놈마, 니가 미쳤구나.  그런 빚을 안고서 어떻하려고 그랬냐?  엄마는 너한테 그냥 식모같은 존재였냐?  어째서 나한테 말한마디 하지 않았냐 시며...  고개를 들지 못하는 오빠에게 아버님이 종이와 연필을 꺼내 놓으시며, 다 적어보라고 하셨습니다.  내역을 적는 오빠옆에서 어머님은 계속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는가보다라며 한탄하시고...  다 적은 오빠에게 도대체 이 빚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고...  얘기를 해보라 하셨습니다.  오빠는 전날 제가 말한대로, 저희가 먼저 있는 돈으로 2천만원 갚고, 아파트 정리해 또 갚고, 현재 사는 전셋집을 빼서 갚고, 허락만 해주신다면, 집에 들어와 살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어머님이 당장에 그럼 그렇게 하자.  애기가 그렇게 마음만 먹어준다면, 그렇게 하자고 하시면서 또 저에게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지금은 비수기라 아파트가 빨리 안팔리는데...  너 나중에 형하고 형수한테 고맙다고 하라고 하셨습니다.  알고봤더니, 집들이하고 돌아간 뒤에 시댁에서 하룻밤 주무시기로 하셨던 형님 내외께서 어머님이 계속 우시기만 하시니까, 자초지종을 물어서 다 들으셨답니다.  그래서 당장은 당신들도 돈이 없어 줄수는 없지만, 카드빚이 급하니까, 우선 자기들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4천만원을 빌려주시겠다고 하셨답니다.  그소리를 듣자 저는 참았던 눈물이 마구 또 쏟아졌습니다.  일단 그것으로 카드빚을 갚아서 이자가 나가는 것을 줄인 뒤에, 아파트가 팔리는 대로 갚으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아마 아버님 어머님이 당신들 집을 팔아 전세로 들어가시고, 저희에게 돈을 빌려 주시려고 처음엔 생각 하셨었나 봅니다.  하지만, 그것만큼은 저도 절대로 원치않는 방법이었죠.  형님이 대신 그 대출금 은행이자는 저희더러 내라 하셨습니다.  그래도 현금써비스 이자보담은 훨씬 싸니...  얼마나 다행인지...  그리고 형님이 이렇게 저렇게 나머지 빚을 갚고, 저희가 돈을 모아 집장만을 할수 있는 예상계획을 꼼꼼하게 나름대로 정리해 주신 종이를 보여주셨습니다.

 

어머님과 아버님이 저녁을 사주신다고 나가자고 하셨습니다.  고깃집에서 정말로 오랜만에 밥을 달디달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오빠는 아버님과 술을 한잔 했습니다.  제가 장농면허지만, 오늘은 목숨걸고 함 운전하지 맘먹고, 먹어도 된다고 했거든요.  소주 한병을 두 부자가 나눠 마시면서, 오빠는 정말로 죄송하다.  저희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 다짐하더군요.  어머님도 한번 잘못은 용서가 된다.  하지만, 같은 잘못을 두번 하면 그건 인간이 아니다.  너는 니 처를 만나서 산거다.  앞으로 니 처를 금처럼 생각하고, 아껴라.  그리고, 형님 말씀대로 책한권을 사더라도 처와 상의해서 사고, 뭐든지 상의해서 하지 절대로 혼자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마라 라고 오빠에게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오빠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잘 했어.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이제 오빠 마음속에 있던 커다란 짐을 벗어 던졌으니까, 앞으로는 우리가 해 나갈 일들만 생각하자.  역시 어른들과 상의하니까, 아무도 다치지 않고, 다 같이 살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나오잖아.  앞으로는 절대로 무슨 일이든지 고민이 생기면, 혼자 끙끙거리지 말고, 우선은 나랑 상의하고, 둘이 머리맞대고 끙끙거려도 안되면, 형님과 상의하고 그렇게 살자.  집에 와서 우선 형님께 전화드려 정말로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형님은 오히려 더 도와줄 형편이 못 되서 미안해 하시면서, 제게 그래도 시집오자마자 너무 큰일을 겪었는데, 정말 침착하게 잘 풀어나갔다고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내로 한번 놀러오라고 하시더군요. 

 

전화를 끊은 후 오빠가 제게 잠시 앉으라고 했습니다.  저에게 고맙다고 했습니다.  정말로 결혼전에 저한테 말하고 싶었는데...  할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부모님께도 말못하고 안고 있던 고민을 제가 오빠대신 풀어줬다고...  앞으로 오빠도 많이 노력하고, 변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오빠에게 형님께도 앞으로 잘 하고, 이번에 어머님 눈에 피눈물나게 한것, 두고두고 오빠가 갚아야 할 커다란 죄라고 했습니다.  다시는 어머님이 우시는 일 없도록 오빠가 잘 하라고...

 

처음엔 정말로 막막했어요.  정말로 드라마같은 일이 내게 생겼구나.  전혀 실감이 나지 않더군요.  합리적인 해결방안도 없이 그 빚을 떠안고 저와 결혼을 한 오빠가 너무도 밉고, 정말로 과연 이 결혼을 내가 지속해야 하는가?  아니 지속할수 있는가?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늦게 한 결혼이니만큼...  제가 좀 성숙했던 걸까요?  전 지난 며칠간의 고민속에서도 오빠와 헤어질 생각을 해보진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사람을 잘 이끌어서 지금 내인생 최대의 고비를 현명하게 넘길수 있을까...  다행이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어서 오빠도 충분히 수긍하고, 제말을 따라주어서, 지금은, 당분간은 힘들겠지만, 어쨋든 미래를 다시한번 그려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시댁에 들어가 살면 시어머님이 애기도 당신이 돌봐주신다고 하시는군요.  그럼 육아문제도 해결이 되는것이구요...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언젠가는, 짧으면 한...  3년쯤 뒤에는 웃으면서 지금의 얘기를 옛날에 이랬었지...  하면서 할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긴 이야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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