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신전의 도시 룩소, 나도 집 팔아 룩소랑 카르냑 신전 근처 땅 사서 함 파 볼까 ?
에드푸에 있는 거대한 호루스 신전을 거쳐 드디어 룩소에 도착 ! 우아…. 정말 거대한 신전들이 여기 저기 남대문처럼 버티고 서 있다. 룩소는 도시 전체가 노천 박물관 이라더니… 그 옆엔 건드리면 무너지는 거 아닌가 싶게 부실해 보이는 건물들에 사람들이 살고, 그 사이로 맥도널드가 흉물 스럽게 서 있다.
카르냑 신전에 가니 하텝수스, 투트모스3세 와 람세스2세에 걸쳐 건설한 거대한 신전의 규모가 압도 한다. 난, 미리 책을 좀 읽고 가서 잘 안 들리는 가이드의 설명이나마 약간 도움이 됬는데, 같이 투어를 신청한 파키스탄 출신 영국인 부부는 열이 잔뜩 올라 있었다. 가이드 투어라고 해서 신청 한건데, 가이드의 설명은 잘 들리지도 않고, 듣던대로 가이드에게 뭔가를 물어 보면 “별거 아니야” “중요한거 아니니 몰라도 되”라고 답 하는 거다.
두 부부가 불쾌해 하길래 좀 도움이 될까 싶어 내가 아는데 까지 설명 해 줬더니 이 아줌마와 아저씨, 옆에서 투덜대던 다른 관광객들을 불러서 같이 설명 들으란다. 졸지에 엉터리 가이드 노릇을 룩소 신전까지 하게 됬다.. 사실 나도 잘 모르는데, 그냥 오기 전에 책을 좀 봤을 뿐이라고 아무리 설명 해도 가이드가 워낙 엉망이다 보니 애들이 자꾸 나한테 와서 이게 뭐니 하고 묻는 바람에 곤란해 죽는 줄 알았다… (이 신전에 얽힌 이야기는 16편에 계속된다)
작년에 내가 루브르에서 이집트관을 보고, 이 쥑일넘들, 많이도 훔쳐다 놨구나 싶어 분개 했었잖아. 런던에 가면 템즈 강변에 클레오파트라의 니들 이라는게 있는데, 난 사실, 그게 뭔지 몰라 신경 써서 보지 않았고, 담에 보지 뭐 하다가 보니 런던을 그렇게 여러 번 갔어도 대영 박물관을 한번도 못 가봤지만, 사람들 하는 말이 대영 박물관엔 심지어 루브르 보다 더 많이 훔쳐다 놨다고 하더군. 암튼, 이집트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유물을 도둑맞고 불평도 안하고, 오벨리스크 같은 것은 도리어 자진해서 선물로 이나라 저나라 보내 주기도 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됬는데, 룩소에 와 보니 모든게 이해가 가더군…
이집트인들은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들이다. 외국인들이 들어와 아무리 많이 가져갔어도 이집트에는 그런 유물이 아직도 사방에 널려 있다. 한마디로, 그렇게 가져갔어도 별로 티도 안 나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는거 같아 보인다. 오벨리스크는 열 몇 개를 외국에 선물 했다는데, 이집트인들은 되려 오벨리스크가 자기네 문명을 선전하는 사절이라고 생각한단다. 실재로, 파리시 에서는 콩코드 광장에 있는 오벨리스크 꼭대기에 금까지 씌워 놨더군. 런던에서도 오벨리스크는 클레오파트라의 니들이라 불리며 관광 코스중 하나로 대접 받고, 이태리등 유럽 각지의 오벨리스크들도 국보급 보물로 보존되고 있다더라. 암튼, 2년 전쯤 인가부터 이집트에서도 일부 지식층을 중심으로 해외에 밀반출된 중요한 문화재는 반환을 받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들도 이제 서서히 도둑 맞은 문화재에 관심을 쏟기 시작 하는지….
투어 코스에는 들어 있지 않았던 룩소 박물관을 다른 날 따로 찾아 가 보니, 룩소와 카르냑 신전에서 출토된 유물의 일부와 발견 당시의 모습이 사진으로 남아 있었다. 그 사진을 보니, 사람들이 신전 주변에 뭔가를 지으려고 땅을 파다 조각상 들이 나와 대대적 발굴이 시작되고 그때 발굴된 것들의 “일부”와 왕가의 계곡 출토물의 “일부” 만으로 박물관 하나를 세운 거 였다. 놀랍지 ?
옛날엔 4km 정도 떨어진 룩소와 카르냑 신전 사이가 양머리의 스핑크스가 좌우에 열 지어 있는 대로로 연결 되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두 신전 사이에 건물이 들어 서 있다. 나도 집팔고 있는 돈 끌어 모아 룩소와 카르냑 신전 사이의 땅을 사서 함 파 몰까 ? 유물이 꽤 나올 거 같은데 말야. ㅋ.ㅋ.ㅋ. 하긴, 로마도 더 이상 지하철을 세우지 않을 거라고 하더라. 왜? 땅을 팠다 하면 유물이 쏟아져 나오는 관계로 도저히 건축을 진행 할 수 없기 때문에…
룩소 신전은 역사 만큼이나 파란 만장한 신전 이었다. 이 이야기는 다음편에 계속 된다.
파키스탄인 부부인 사아드와 메무나는 둘다 7살때 파키스탄에서 영국으로 이민, 남편 사아드는 박사학위를 가진 화공학 엔지니어라고 하고 부인은 과학교사란다. 두 아이가 얼마나 이쁘게 생겼는지.. 진짜 인형같이 생겼다. 메무나가 아이들을 돌보는 사이에 사아드가 나와 스핑크스 길을 산책 하자고 했다. 산책을 하려는데 4시 저녁기도 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들리기에, 이집트 날나리 무슬림들은 기도 소리만 요란하지 도대체 기도 하는 넘 하나도 없다니까 사아드가 자기도 무슬림이라며 호텔 돌아가면 기도 할 거라고 해서 쩜 당황 했다. 항상 내 요 입이 방정이라니까…
괜히 미안해서 무슬림의 기도 방법에 대해 얘기 해 달라고 했더니 이 아저씨 너무나 성실하게 설명을 해 주는 바람에 좀 늦게 돌아와 가이드가 쩜 열 받았더군. 무스림은 여행중엔 5번의 기도를 꼭 지키지 않아도 된단다. 단, 아침과 저녁에시간을 정해 기도를 따로 드려야 한단다. 생각보다 이슬람은 융통성 있는 종교인거 같다. 하지만, 내 관점에선 여자에겐 별로 융통성이 없는거 같아 보인다.
암튼 런던 오면 꼭 연락 하라고 메무나가 주소에 튜브 노선까지 알려주며 신신 당부를 했다. 이 부부는 우연히 알렉산드리아에서 두번이나 다시 만나 너무 반가웠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