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집에 있는 것이 무섭습니다.

..... |2009.07.01 17:30
조회 174,257 |추천 27

이곳에 글을 남기는 것은 처음입니다.

어디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지금 20살을 넘긴 대학생입니다.

제 고민은 저희 부모님, 아니 아버지 입니다.

원래 다혈질인 성격에 폭력을 종종 행사하곤 하셨지만

요즘들어 의처증이 생기셨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시는 어머니를 믿도 끝도 없이 의심합니다.

몇몇 예가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아버지 의심 때문에 어머니도 죽고 싶다고 말하실 정도 입니다.

 

문제는 어제 터졌습니다.

얼마 전 어머니 핸드폰이 물 속에 빠지는 바람에 고장이 났습니다.

완전히 먹통이 된 것은 아니고 되다 안되다 했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일이 일찍 끝난 어머니는 핸드폰을 새로 사야겠다면서

나가셨습니다.

어머니가 집에 일찍 들어오셨다는 연락을 받은 아버지도 어제 일찍 돌아오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약속이 있으셨나 봅니다.

종종 친구분들과 저녁을 드시고 술도 좀 마시고 들어오시거든요.

한 8시 넘게 들어오시지 않으시길래 그런가 보다 하고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핸드폰을 새로 사신뒤 아직 개통이 되지 않은지라 꺼져있었습니다.

그래도 10시는 넘기는 분이 아니시기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처음 한시간 정도 아버지는 안절부절 못하시다가

결국 나가서 술을 드시고 들어오셨습니다.

그러면서 저와 제 동생에게 (제 동생은 고등학생입니다.) 빨리 찾아내라며

주먹으로 협박하고 제 방에 있는 책을 던졌습니다.

이 정도는 평소에도 몇번 있던 일이라 찾아보겠다며 어머니 친구분 전화번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잠깐 나가셔서 다시 술을 드시고 오셨는지 더 취해서 들어오셔서

어머니가 자기를 속이셨다면서 자기는 다 알고 있다고

내가 들어오면 죽여버리겠다고 소리를 지르며 아파트를 휘젓고 다녔습니다...

정말 사람이 아닌것 같았습니다.

그냥 맨 몸으로 이러셨으면 그냥 술주정이 심했거니 하는데,

진짜 칼을 들고 돌아다니셨습니다. 다행히 밤이라 마주친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집에 있는 쇼파, 식탁의자, 벽, 바닥, 침대 등을 칼로 쑤셔댔고,

그릇을 마구 던져 티비를 깨고 싱크대를 부셨습니다.

저와 제 동생에게 한 통속이라면서 칼로 위협하고 의자를 던지려고 하셨습니다.

마침 어머니가 돌아오셨는데, 제가 빨리 나가 어머니를 데리고 도망을 갔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제 동생이 경찰에 신고 했구요...

경찰이 왔는데 저와 어머니는 밖에서 기다리고

제 남동생이 경찰과 함께 올라갔습니다.

경찰이 오니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다가 한참 뒤에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 웃으며 나왔다고 하더군요..

평소에도 가족들한테 하는 것과 다른 사람한테 하는 행동이 너무 달랐지만

실제로 본 제 동생이 소름이 끼쳤다고 하더군요..

경찰이 연행해 가고 어머니가 조서인지 뭐를 작성해야 한다고 하셔서

같이 경찰서에 갔습니다.

동생은 경찰과 다시 집에 돌아가서 증거 사진을 찍고 부러진 칼 등을 증거로 가져왔습니다.

경찰서에서도 어머니는 밖에 나가 계시고 제가 아버지와 안에 있었습니다. 경찰이 있는데도 자꾸 은근슬쩍 다가와서 협박하더라구요.. 보다못한 경찰이 말리자 경찰보고 자기보다 어리다면서 니가 뭘아냐고 시비를 걸고..... 자기 이렇게 만든 놈들 다 죽이고 자기한테 거짓말한 놈들은 무조건 죽어야 된다면서 소리치고.....

근데 더 무서운건 경찰이 몇가지 질문을 시작하니까 갑자기 사람이 변한건지 일부러 연기를 하는 건지 제가 다 죄인이니까 나만 조사받고 가면 되지 않냐고 말하는데.. 정말 저게 방금까지 미쳐서 날뛰던 사람이 맞는지 무서웠습니다...

저와 제 동생은 먼저 집에 돌아와 경찰이 시킨대로 다시 증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증거로 가져간 칼 말고도 제가 본 칼이 더 있었는데 이상하다 싶어 찾아보니 베란다에 숨겨놓았더군요...침대를 칼로 찢어놓은 사진을 찍을때는 이불 밑에 숨겨놓은 야구 방망이까지 발견했습니다. 경찰이 오는 소리를 듣고 숨겨놓은 것 같습니다.  

한 한시간 뒤에 어머니가 돌아오셨는데 새벽 3시 정도 되었을 겁니다.

경찰이 아침까지는 풀어주지 않는다고 했더랍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마음을 놓고 잠깐이나마 잠을 자려고 하는데..

돌아왔습니다... 경찰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는데 풀어줬더군요...

저희 집이 번호 키 인데 안에서 버튼을 누르면 밖에서 번호를 눌러도 안열리는 문입니다. 그걸로 잠궈 놓았는데 번호를 눌러서 안열리자 문을 부수려고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고 또 소리치고..

저희가 불을 꺼 놓고 숨죽이고 있자 한사람씩 전화해서 협박하고, 전화를 안받자 음성메지시로 너희를 심판할거라고, 죄의 댓가를 치르게 해주겠다면서 협박하더라구요..

오늘 아침까지 그랬습니다.. 무서워서 계속 눈물이 나고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동생이 시험이라 학교는 가야 해서 근처에 사는 작은 아버지를 불러 붙잡게 하고

그 사이 학교에 갔습니다.

아버지는 그 틈을 타 집에 들어와 저와 제 어머니를 죽이려고 보이는 물건 아무거나 집어서 던지려는 찰나에 작은 아버지가 막아주셔서 빨리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찜질방에 있다가 집에 아무도 없는 것 확인하고 어머니와 지금 집에 들어왔습니다.

이따 집에 돌아오시면 어머니가 대화를 해본다고는 하시는데 대화가 가능한 상태가 아닙니다. 어머니는 저보고 우선 근처 이모네서 지내라고 하시는데 전 엄마가 너무 걱정됩니다.

저와 제 동생이 이번에는 봐주지 말고 확실히 이혼하라고 엄마께 말씀드렸습니다.

20년 넘게 이런 수모를 참아오신 엄마입니다. 저희 둘 때문에 죽지도 못하고 참아오셨습니다. 죄도 없는데 죄인처럼 살아 오셨습니다.

저와 제 동생이 부모 갈라 놓는다고 욕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너무 무서워요...

정말 무섭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

오늘 들어와 보니 많은 분들이 댓글 남겨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많은 용기가 될 것 같아요...

어머니는 지금 아버지와 대화를 시도해 보셨지만

워낙 제정신일때도 고집이 세고 자기 생각대로만 하시는 분이라

대화가 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며칠째 엄마와 제방에서 함께 자고 있고

저는 문을 잠그고 베게 밑에 칼과 전화기를 두고 자고 있습니다......

오늘도 비슷한 사건이 또 있었구요...

아버지 주장은 간단했습니다.

이혼을 못해주겠다.. 아니 안해주겠다...

재산 분할해야 되는데 하기 싫다... 이러십니다...

돈 때문에 이혼해주지 않으신다네요...

어머니는 외가 분들에게 아직 한마디도 안하셨는데..

저희 셋의 힘만으론 도무지 일을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도 피가 말려가며 사느니 이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엄마도 저도 그리고 동생도 최대한 그 쪽으로 방법을 구해나갈 생각입니다..

댓글 달아주시고 용기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아, 그리고 댓글 중에 보니까..

힘으로 제압하라는 분들도 계신데요...

제가 여자라서.. 시도해봤지만.. 안되더라구요..

제 동생은 남자 아이지만 아직 덩치가 아버지 보다 작습니다..

 

 

추천수27
반대수0
베플내말잘들어요|2009.07.03 08:43
우리가족얘기를 함부로 알리는건 아니다 싶지만 저또한 이런경험을 겪고있기에 용기내서 글을 써봐요. 저희아버진 나이가 많으시구요. 술을 잘드십니다. 전 현재 21살이구요 제가 태어나기전부터 술을 드시고 어머님, 그리고 누나를 때렸습니다. 어머니가 절 임신중이실때도 아버지가 후라이팬으로 어머님을 때리시고 어머님은 말도못하고 외가쪽이 다 반대하는 결혼이었기 때문에 외가쪽에 피해 안가게 하려고 최대한 아무렇지않은척 다음날 멍이든채로 일을 나가시곤 하셨습니다 저도 어렸을때 굉장히 많이 맞았었구요. 대든다는이유로 비눗물 마시라고 때리시면서 마시고 응급실로 위세척하러 간적도있구요, 친구들 집에 끌고왔다고 친구들있는데서 죽도록 맞은적도 있습니다. 전 항상 내가 크기만해봐라. 진짜 봐라. 이러면 안되지만 이를 갈았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이되고 아버지가 또 술을 드시고 오셨을때 정말 패륜아처럼 아버지랑 싸웠습니다. 주먹질해가면서. 정말 아들된입장으로서 입에 담지말아야할 욕을 해가며. 결국 저희집은 말그대로 그냥 모텔수준이었습니다 잠만자고 밥만먹고. 밥도 어머니가 따로 아버지밥상과 저희밥상을 차려주셔서 최대한 안마주치게끔. 전 태어나서 한번도 가족여행이란걸 가본적이없습니다. 21년살면서 아빠랑 웃으면서 얘기해본적도 없구요. 친구들이 아빠 얘기할때 전 얘기할게 없었구요 맞은기억뿐이니 근데 물론 적은나이지만 나름 성인이 되서 보니 평소엔 한말씀도 안하시고, 제가 외박을하건, 가출을 하건 관심이없으신줄알았습니다 심지어 제가 무슨일을 하고계시는지도 모르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말해도 어차피 모를테니까 말을 말자 라는 생각이었는데 얼마전에 아버지께서 카라티 하나를 사오셨습니다. 솔직히 디자인도 별로였고 사이즈도 안맞았는데. 제 방앞에서 기웃기웃거리시면서 어떠냐 라면서 계속 물어보시는겁니다. 맘에안들면 바꿔온다고. 그래서 제가 입고 나가서 '괜찮은거같은데요?' 라고 한마디 하니까 아버지가 처음보는 환한미소로 '누구집 아들인지 잘생겼다 참..'
베플아니요.|2009.07.03 10:40
베플 내말잘들어요 님과 글쓴님 경우는 좀 틀린거같아요. 의처증에 칼을드는 아버지상태에선 감싸는것은 의미없다고생각합니다. 이혼하실 마음이 없고 구지 감싸려면 정신병원에 보내거나 경찰서 접근금지조치를 받는것이 낫다고봐요 가정폭력이 알게모르게 흔한것이고 가족구성원이 다 세월이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은쪽으로 변화되는것을 많이 볼수있는데요 글쓴님경우는 예외의 경우, '더 위험한 경우'라고 생각해요. 세월의 약이 적용될수 없어요. 이시점에선 차라리 거리를 띄우는것이 시급해요. 정신적문제가있는 아버지를 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순식간에 달라지지 못하십니다. 가족들은 더 많은인내를 더 해야 하구요. 제가봤을땐 글쓴님아버지는 일반적인폭력을 넘어스셨습니다 감정을 컨트롤하지못하는 사람은 맘에도없는우발적인행동을할 확률이 큽니다. 글쓴님이 이시점에서 더참고견디시는건 님,동생,어머니한테 굉장히큰고통일겁니다. 지금 같이 쭉 사시는것 위험하게보여요. 이혼,접근금지,정신병원치료 등 과감한 결정을 내리셔야할거같아요 님의 아버지에겐 무엇보다 충격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어떤 행동들을 마누라와 자식들에게 했는지를 구구절절히 다 알아야합니다. 그리고 만약 이혼하게되면 님이 부모님을 갈라놓는셈이다 자책하실필요 절대 없습니다.아시죠? 오히려 지금이라도 어머니를 편하게 해드리는것이니 님이 훌륭하신겁니다 참고지내라,안고지내라 하며 좋은말만 해드리고싶지만 님에게는 이런말들이 오히려 가혹한것같습니다. 지금의 가족들간의 대화는 의미가 없는거같네요 어떤 선택을 하시던지 당장 님의 몸과 마음이 편할것같은 방법으로 잘 선택하세요 님의무슨선택을하던 좋은쪽으로 풀리도록 기도하겠습니다
베플마음아픔..|2009.07.03 08:29
SOS긴급출동에 접수해보세요.. 꼭 도움 줄겁니다.. 02)2113-6966~9 <-- 전화번호입니다... 꼭 다시 화목한 가정 되길 바랄께요.. ㅠ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