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과 헤어져서 심란해하는 친구와 기분전환겸, 사주카페를 찾았다.
불친절하고 비싼 명동을 지나, 싸고 친절하고 용하기까지 한 종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명동 한바퀴 돌고 종로에 들어선 우리는(나와 친구 두 명) 그냥 눈에 띄는 사주카페로 휙 들어갔다.
<<사주 3000원>> 이라는 말에 더 둘러볼 필요도 없었다. ![]()
자히 1층에 자리잡은 카페는 꽤 괜찮은 분위기여서 우리 셋은 만족스런 마음으로 간단한 음료수를 마시며 점을 보기 시작했다.
점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귀가 얇기 때문에 안좋은 소리 들으면, 꽤 오랫동안 생각하는 성격이라 되도록이면 그런건 안보려 함.)
친구들이 보는 점만 옆에서 구경하려고 했는데... 사람 마음이 또 그렇지 않은지라... @_@
궁합이라는 것을 보기로 했다.
예전에 사주카페에서 내 사주팔자에 대한 것을 본 적은 있었지만, 궁합은 처음이었다.
거금 만원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보자는 마음이 자리잡은 후라 냉큼!! 아저씨에게...
"저 궁합봐주세요!!!" ![]()
라며 먼저 손을 들었다.
그리고 점봐주는 아저씨에게 친구들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나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남친.
주변사람들이 그렇듯, 친구들 역시 오빠와 나 사이를 걱정하는 입장이었다.
(친구들과 남친은 아는 사이. 그래도 내가 좋다고 하니 그냥 옆에서 말리지는 않고 있음
)
점쟁이 : 헐~, 이 정도 나이차면 남자가 직녀양을 업고 살겠네~!
점 볼 필요도 없다는 듯, 웃으며 농담조로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는 8자의 글을 보면서... 호오~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점쟁이 : 견우군이 직녀양을 좋아할 수밖에 없구만?
남자가 없는 목(나무 목자)을 여자가 5개나 갖고 있으니...
말릴 분위기였던 친구들, 그 말에 약간 주춤한다. ![]()
점쟁이 : 이 남자, 신부감은 정말 고르고 골라 갈 팔자야. 좋은 신부감 얻어 잘 사는게 그 사람 신조지.
아저씨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하나하나에, 우리는 순간 순간, 헉하며 숨을 들이킬 수밖에 없었다.
평상시 오빠가 하던 말이랑 똑같지 않은가!!! ![]()
걱정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했던 궁합보기는 점점 호기심과 기쁨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친구1 : 오빠가 남편감으로는 어때요?
점쟁이 : 음~! 100점 만점에 100점이야.
일동 : 네????
100점이요?
아주 좋다보다 더 좋은 말로 들린 우리는 모두 토끼눈이 되버렸다. 100점이라니?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점쟁이 : 견우군이 찾는 좋은 신부감 찾아 잘 사는게 신조랬지? 이렇게 많이 끌릴만한 이성을 만났는데, 결혼하면 잘 할 수밖에 없지. 가족보다 부인을 더 챙길 사람이야.
(행복의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2 : 결혼후 바람필 걱정은요? (아직도 말려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듯, 집요하게~
)
점쟁이 : 절대 그러지 않을 사람이야. 이 사람 눈에는 부인 밖에 없어. 행복한 결혼생활이 꿈인 사람이라, 주변에서 유혹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테지. 여자만 잘하면 되겠네. 남자는 완전히 이 여자다 하고 있으니까.
아저씨는 덧붙이기를...
내 모난 구석을 포용해줄 수 있을만한 인내심과 사랑이 오빠한테 많다고 했다.
그런 오빠와 서로 사랑하며 산다면, 더 없이 금술 좋은 부부가 될꺼라는 말도...
점쟁이 아저씨의 말은 그 뒤로도 오빠가 내게 있어 최고의 신랑감이라는 말들 일색이었다. 나와 친구들에 대해 아주 그럴싸하게 다 맞춘 점쟁이 아저씨. 신뢰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인지라, 난 그 말에 혹하고 말았다. 좋은 말인데, 혹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
하지만 걱정거리는 하나 있었다.
여자만 잘하면 된다.
그 말이 맞는 말이었다. ㅡㅡ; 이래저래 오빠 속을 썩이고 있으니...
앞으로 오빠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뭉클뭉클 솟아나는 날이었다.
궁합은 좋지 않은 말을 들으면, 괜히 봤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지만, 이런 식으로 내 짝으로 완벽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게 되니, 입이 찢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오빠에 대한 사랑도 더 애틋해지고, 커지는 것 같았다. ![]()
이 사람 아니면 안돼! 평생 배필~!
기타 등등 말을 떠올리며 흐믓해하고 행복해 하고 있는 중이다.
남자 없이 못살 팔자라고 점쟁이 아저씨가 그랬는데... 그 말이 맞다.
덜컥 뜬굼없이 오빠가 먼저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턱 가슴이 답답해진다. ![]()
안돼 안돼! 우린 천년 만년 이대로 행복하게 살아야 햇!!!!
뭐, 오빠는 내가 먼저 떠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ㅡㅡ; (알고보면 몸이 성한 곳 하나 없는 나인지라... 험험;)
아무튼 좋게 나온 궁합 때문에, 힘이 생겼다.
주변에서 아무리 우리 사이를 흔드려고 해도, 꿋꿋이 오빠 옆에 서 있을 자신이라고나 할까?
뭐, 그런 것...
점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을 떠나 기분이 좋다.
그 점만 믿고 철떡같이 오빠와 사귀는게 아니지 않은가?
그저 이 날 본 점은 오빠와 나 사이의 사랑을 좀더 응원해준 것일 뿐이니까.
우히히히히히.
그래도 기분은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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