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차..
연애할 때 남편의 호방하고 남자다운 성격이 멋져보여서 결혼을 했지요. (제가 좀 내성적이거든요..)
남편은 사업을 해요. 사업이라는게 잘 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지만 최근 일년은 최악이네요.
벌이가 시원찮다고 생활비를 겨우 제 용돈 정도만 가지고 오거든요.
처음 결혼하고 바로 아이를 가지려고 했는데, 그 때 제가 다니던 회사가 근무 강도가 쎘어요.
애가 생겼다가 두번이나 유산이 되는 바람에 결혼하고 8개월만에 회사를 그만 뒀어요. 그때 제 나이가 26이었구요.
그런데 그 후에도 기다리는 아이가 와 주질 않는군요... 남편과 부부관계는 별 문제 없었는데....
어쨌든 아이를 기다리는 시도를 몇 년 하다가 남편도 저도 지쳤어요.
사실 제가 지친거죠.. 남편은 원래 아이에 대해 탐탁치 않아 해서 병원도 잘 안가려고 하고
안생기면 낳지말자~ 이런 주의였으니까요.
전 졸업하고 첫 직장을 일년 반쯤 다니고 나서는 바로 전업주부가 되었네요.
올해 제 나이 34.
사회 경험이라곤 졸업하고 첫 직장, 그게 다예요. 제가 인문학을 전공했는데..경력이라고 말하기도 쪽팔리고...
그토록 원하던 아이는 결국 오지않고.. 이제 부부관계도 뜸한데다 남편은 협조도 안하고...
이 결혼에 아이 운은 없는가봅니다.
그런데 남편이 바람을 피워요, 2년 전부터.
물론 처음엔 몰랐죠...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지방 출장이다 뭐다 하면서 외박하는데
휴대폰 관리에 철저하지 못하니 가끔 낯선 여자의 문자가 걸리거든요. 오빠~ 어쩌고 하는...
처음엔 죽을듯이 싸웠는데 이젠 그럴 의지도 없어요.
보니까 인터넷 애인대행 사이트에서 여자 만나고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인터넷 기록 보면 매일 접속하나봐요ㅎㅎ)
사업도 잘 안되는데, 직원 급여도 제때 제때 못맞춰주는 주제에 허세만 잔뜩 들어서 저러고 다니네요.
남편은 자기만 믿으라고 언제나 큰소리..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고 밖에 나가면 간간이 밥 챙겨먹으라고 문자 보내주고,
조금만 참으면 편하게 살게 해주겠다고.... 하면서도 저 몰래 주말에는 경마하고,
(이것도 차에 보면 항상 입장권이 굴러다녀요 ㅎㅎ 잘 좀 속이지 ㅎㅎ)
일주일에 한두번씩 돈 줘가며 여자만나고..
그러면서 허세는 잔뜩 부리고.. 제가 뭘 아끼려고 쿠폰 모으고 있으면
"일이십만원 갖고 너무 궁색하게 그러지마~ 내가 줄께, 그냥" 이런 식으로 허세 부리는거 있잖아요.
그게 몸에 뱄어요, 아주... 실제로 줄 돈도 없으면서 ㅎㅎ
제가 가끔 글을 쓰는데 얼마 전에는 삼성 넷북을 사왔더라구요.
언젠가 제가 삼성 넷북이 너무 이쁘더라고 지나가는 말로 한 적이 있는데, 거래처에 사장이 원가에 줄 수 있다고 했나봐요. (이런거 보면 다정한 성격이죠. 천성이예요..)
그래서 40만원을 주고 덜컥 사왔더라고요.
물론 사기야 싸게 잘 샀죠.. 정가가 70만원 전후니까.. 하지만 지금 우리 형편에 데스크탑도 있는데 굳이 그 넷북을 사야하는지,
그래도 이왕 생긴거 제가 조심조심 아껴가며 쓰니까
"야야, 그냥 편하게 써~ 고장나면 또 사줄테니까. 한 일년쓰면 또 더 좋은걸로 사줄께~" 라고 또 허세.
휴대폰 보면 예전 직원 급여 정리 못해줘서 그만둔 직원들이 "사장님, 이번달엔 제발 밀린 월급 정리 좀 해주세요!!"라고
보낸 문자가 한 두개가 아닌데, 일이십만원 아까운 줄 모르고 저러네요.
돈이 생기니까 덜컥 넷북부터 산거예요. 돈 생기면 경마장 가거나 경륜하거나 애인대행으로 여자만나고.
예전엔 사업도 잘 되서 7년전 전세 2억으로 시작했던 집이 지금은 6500짜리 투룸에 살아요.
언젠가 남편 몰래 인터넷 뱅킹 접속해보니 저축액 정말 한 푼도 없이 0원이더군요.
돈이야 항상 신랑이 관리 했고 저는 생활비만 타서 썼으니 뭘 어떻게 해서 날린건지도 모르지만요.
워낙 씀씀이가 커요.. 차도 무조건 큰 차타야 한다고 하고, 죽어도 골프는 쳐야하고..
술은 일절 안마시지만 돈 줘가며 여자는 만나야 하고, 경마, 경륜은 매주 해야하고...
남편은 3 끼를 먹는게 아니라 밥도 먹고싶을때만 먹는 스타일이라 음식을 해도 항상 저 혼자 먹거든요.
같이 식사하는게 일주일에 한두번 밖에 안되요.
그래서 식비도 별로 안들어요. 생활비도 공과금은 신랑 통장에서 자동이체, 내 핸드폰만 내가 내고...
세탁비는 신랑이 나가면서 옷 맡겨서 자기가 찾아오니까 사실 제가 돈 쓸일은 거의 없죠.
남편한테 돈 없다고 하면 인터넷 뱅킹으로 일이십만원씩 부쳐주는데 한달 평균 적을 때는 60 많으면 100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이걸로 뭐하냐는 분도 있어서 사족을 붙입니다.
이 돈으로 식비 해결하고, 집안 경조사비,보험료 내고 한달에 10~20만원 저축합니다.)
남편한테 들어가는 돈은 그리 많지 않고 가끔 기름값 제가 낼 때 있고,
제 용돈과 생활비로 저 정도 쓰는거죠.
근데 요즘 진짜 어려운가보다라는 생각이 드는게 휴대폰 요금을 몇달 못내서 남편 전화가 끊겼네요 ㅎㅎ
밀린 요금이 무려 50만원. 지난 주말에 50만원이 없어서 내내 먹통으로 살았어요.
저보고 돈 좀 있냐고 하는데 '내가 돈이 어딨어?' 천연스럽게 대답하니
"아, 돈 50만원이 없어서 전화를 끊겨야 되냐, 내가?" 이러면서 또 허세. 돈 안내면 끊기는거지 sk가 자선단체도 아니고 ㅎㅎ
경마 한 주만 안했어도, 여자 한 번만 안만났어도 낼 수 있는 돈인데, 돈을 써야 할 곳에 못쓰는 남자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구요. 항상 출장간다, 지방간다, 일이 있다, 먼저 자라.
이젠 남편이라는 사람 자체에 환멸이 느껴져요. 징그럽고 더러운 벌레를 보는 것처럼,
인간의 인성과 생각과 생활이 저렇게 망가지고 천박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 환멸스럽습니다.
물론 저한테는 잘하죠.. 저랑 있을땐 다정하게 굴고 편하게 살게 해준다고 큰 소리치고..
제가 바람 피우고 도박하는거 모른척만 해주면 이 결혼 계속 유지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버릇 고쳐보려고 죽을 듯이 싸웠는데 속이고, 돈 관리도 차라리 제가 하겠다고 해도 절대 안된다고 하고 어쨌든 바람, 도박 계속하는거 보니 저도 오만 정이 다 떨어졌어요.
차라리 결혼을 하지 말 걸 그랬네요.
착실하게 내 커리어 쌓으면서 내 인생을 좀 더 면밀히 관찰하고 즐기고 느끼면서 살아볼걸.
저 이 상태로 당장 이혼하면 허허 벌판에 혼자 서 있는거겠죠?
(참고로 친정 부모님은 돌아가셔서 갈 곳이 없어요.. 친정 오빠는 외국에 살구요..)
남편도 이러다 조만간 부도내고 쫄딱 망할 것 같은데, 저는, 저라도 살아야겠어요.
아니 설령 사업이 다시 잘 되서 돈 잘 벌어와도 이젠 필요없어요.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제가, 지금 그것 때문에 얼마나 괴로운지 너무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거든요.
떠나고 싶지만 갈 수가 없어요. 갈 곳이 없고, 받아주는 곳이 없어요...
전경린 작가가 사람이 살면서 꼭 해야할 4가지 중에 한가지가 돈을 버는 것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 말이 통한의 비수가 되어 제 가슴을 찌르네요.
남편은 항상 큰소리쳐요. 자긴 맘만 먹으면 돈 많이 벌 자신 있다고. 벌써 그게 몇년째인지 ㅎㅎ
전 속으로 비웃지만 겉으로는 힘내라고 응원해줍니다.
사실 많이 버는 건지도 몰라요. 자기 용돈으로만 300~400은 썼으니.
(인터넷뱅킹 보니까 요즘은 그래도 현금이 잘 안 돌아서 많이 못 쓰더군요. 경륜장 못가는 주도 간간이 생기고 ㅎㅎ
입출금 내역봐도 돈이 들어오기만 하면 자동이체 되어 빠져나가는 곳이 많고, 다른 사업체로 이체되서 남편도 쓸 현금이 없어요..
그래도 여자는 계속 만나더군요.. ㅎㅎㅎ)
직원 급여 정리도 못하면서 자기 노는데 돈 쓰고, 회사 자금으로 쓸 돈 대출해서 조금씩 빼서 쓰고, 그런다는거죠..
더 이상 희망이 안보이는 남자 맞죠?
이렇게 못 살것 같아요. 이제 저, 아이도 포기했구요.
제가 어떤 순서로 독립을 해야 할까요...?
이미 이혼은 결심했어요. 부부관계는 아예없기 때문에 아이가 생길 일도 없을 것 같구요.
경력도, 특기도 없는 제가... 무엇을 먼저 해야할까요....
긴 글 읽어주신 여러님들께 먼저 감사드리구요.......
너무 지쳤어요.. 여러님들, 저에게 고견을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