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라 한창 토익에 열을 올리고 있는 평범한 4학년, 취업준비생입니다. 종로 Y어학원에 있는 유명강사 Y의 오전 7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평소에 워낙 친구들과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해서 평일만큼은 자제하려는 의도로 배수진을 쳤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꾸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에이~ 그냥 먹고 바로 들어가자’
네, 오늘 먹고 바로 들어갔습니다. 첫차가 다닐 즈음, 연신내에서 종로3가를 가기 위해서 3호선을 탔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저 쪽 끝자락에 있는 학여울까지 갔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반대편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자리가 있어서 편하게 갔습니다. 눈이 감겼습니다. 집인 줄 알았어요. 베개까지 베고 편하게 잤습니다. 베개라...;;
정신을 차려보니 옆에 계신 어느 여자분의 가지런히 모은 팔 위에 제가 엎어져서 자고 있더라고요. (그 분도 좀 졸고 계셨던 것 같아요.) 정말 민망하고 죄송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재워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일어난 지 얼마 안 되어서 종로3가에 도착했고 마침 그분도 내리시더라고요. 따라갔습니다. 고맙다거나 미안하다거나 무슨 말은 하고 싶었는데 막상 용기가 안 났습니다. 그 분을 따라 5호선 갈아타는 곳으로 갔습니다. 승강장 앞에서 용기내서 말했습니다. “제가 여기 오는 내내 그 쪽 팔 베고 온 것 같은데...죄송해요.”
그러자 그분께서, “그냥 너무 졸려 우신 것 같던데요.” 라고, 그 짧은 대화가 끝나자마자 지하철이 도착했고 그 분은 수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문으로 사라지셨습니다. 그때 시간 7시 40분 정도(저는 결국 다음 시간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출근하시는 길이셨나 봐요. 검정색 위아래 정장, 오른쪽 어깨에 멘 검정색 노트북 가방, 그리고 쥐색 AK가방, 상당히 선해 보이시는 인상. 제 기억은 이게 전부입니다. 그 분을 찾고 싶습니다. 밥이라도 한 끼 같이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하나 물어보고 싶네요....
제가 팔에 침은 안 흘렸냐고...
여러분, 꼭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