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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모르는 여자분 집까지 데려다 준 이야기.

사랑니아퍼 |2009.07.19 19:31
조회 1,103 |추천 2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개포동사는 22살 솔로남입니다.

 

톡 자주 읽어보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 남겨보는데요.

 

어제 토요일밤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토요일 밤에 강남역에서 곧 부대 복귀하는 친구 녀석과 술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어느덧 새벽 3시가 다되어 오더라구요.

 

꽤나 늦은 시각이 되어 친구와 저는 작별인사를 하고 택시를 타고 저희 동네로 돌아왔습니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서 저희 집 라인으로 들어서려는데 한 택시가 저희 아파트 동앞에 서있고 택시기사분께서 밖에 나와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전 혹시 돈을 못받았나? 하는 생각을 하며 저희 집 라인으로 들어가는데

 

그 택시 기사분 아저씨께서 갑자기 절 부르시더라구요

 

기사분:"저기요 아저씨 잠깐 이리 좀 와봐요"

 

뭐지? 하는 궁금증과 함께 아직 22살밖에 안되었는데 아저씨라니 이아저씨 너무 하네 하는 생각도 막 스쳐지나가는데 어쨌든 별일 있으려나 하고 가봤더니 글쎄

 

한 20대 여자분이 우리 집 옆라인 계단 앞에서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서 주저앉아있는 겁니다.

 

기사분:"저기 이 아가씨 집 여기라는데 나랑 같이 부축해서 데려다줘"

 

속으로 아 이런 친절한 기사분이 다 계시고 참 훈훈하다 하는 생각에 기꺼이 도와드리기로 결심했죠.

 

그래서 전 그 여자분이 몸도 못 가누고 주저앉아있길래 말을 걸면서 기사 아저씨와 함께 부축했습니다.

 

저: "저기요. 집이 어디세요? 몇층이세요?"

 

여자분:(그 상황에서도 어디다가 전화를 하면서) 아.. 여기 우리집 아닌데..우리집 21?동인데....

 

상황을 보니 여자분이 자기 집도 못 찾고있던 그런 상황이더라구요.

 

저희 동네가 주공아파트 단지라 아파트 동 수 도 많고해서 아 이거 잘못했다간 단지 전체를 돌아다녀야 할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 오밤중에 젊은 여성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더 앞섰어요.

 

여자분 일으켜세우다가 얼핏 보니 얼굴도 이쁘장하게 생긴거 같아 웬지 설레는 맘도 생겼구요. 제가 솔로 생활이 너무 오래되다 보니 그런 상황에 닥치니깐 이 여성분이 나중에 보답한다며 커피한잔이나 밥 한끼 대접할지도 몰라 이야ㅠㅠ 오 밤중에 술취한 천사가 내려왔구나 이런 생각도 솔직히 했어요.

 

어쨌든 기사분과 함께 여자분을 21?동 앞까지 데리고 갔습니다. 다행히 우리집 바로 옆동이라 오래 걸리진 않았어요. 그런데 이 여자분이 또!

 

여자분:"어? 여기 우리집 아니에요.. 우리집은 저기인데.."

 

그 여자분이 가리킨 곳은 21?동의 옆동 아파트였어요.

 

기사분과 저는 또 헷갈린게 아닌가 싶어서 여자분께 확실하냐고 재차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여자분:"저기가 저희집 진짜 맞아요. 아 근데 우리 엄마한테 혼나는데.. 엄마한테 혼나는데."

 

이러면서 저희를 뿌리치려고 하는 겁니다.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취했지만 역시 부모님은 무서웠나봅니다.

 

결국 그 아파트의 집이라던 1층있는데까지 부축해서 집 문앞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던데 헉! 비밀번호가 안맞아서 안열리니 전 이집도 아닌가 싶었지요. 두번째 시도에 결국 집 문이 열리는데 그 여자분 어머님이 자다 일어나신 얼굴로 현관에 등장하신겁니다.

 

그 어머님께서 절 한번 휙보고 따님을 보고 데리고 들어갔는데. 기사분은 이미 계단밑으로 내려가신 상태여서 그 어머님은 저 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저분이 내가 따님을 그렇게 술먹였나라고 오해할까 내심 걱정도 되었습니다.

 

어쨌든 상황은 대충 종료하고 그 택시기사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 아저씨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기사분:"아니 멀쩡한 남자 둘이랑 같이 있었는데 여자가 저렇게 술에 취했으면 집까지 바래다주는게 예의인데 그냥 택시 실어보낸다고 끝난다고 생각하면 안되지. 어쨌든 학생 도와줘서 고마워"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는 그 기사분께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인사하고 저희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도 부모님 안 깨시게 살금살금 들어왔어요. 대충 씻고 누워서 생각하는데

 

아 정말 이렇게 친절한 기사분도 계시구나. 그 여자분이 혹시나 나한테 식사나 함 같이하자 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기도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남자분들 진짜 집까지 바래다 줄거 아니라면 여자분한테 술 그렇게 먹이지 맙시다. 요새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 세상인데 그렇게 술취한 여자분을 그냥 택시에 실어보내고 상황끝 할 수 있습니까? 그 택시 기사분이 정말 좋으신 분이기에 망정이지. 밤중에 무슨 일이라도 났으면 정말 큰일이잖습니까.

 

어쨌건 하루도 지났는데 그 여성분 북어국이라도 먹고 기운차렸으면 좋겠구요. 만약에 이글 보신다면 저보다 동생인지 누나인지 혹은 동갑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식사나 대접해주세요. 외로운 솔로랍니다. 같은 동네사는 이웃인데 기억 못 하실 것 같지만 아 저사람이다 싶으면 인사해주세요. 그사람이 아마 저일겁니다.

 

그럼 이만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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