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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 오는 남자 ! 치료해 주는 여자/17편

나다 |2004.06.17 01:14
조회 1,375 |추천 0

비가 온다고하네요. 반가운 소식입니다. 리플 감사하고요. 제 글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생각합니다. 봄보다. 가을보다....

 

 

 

병원 생활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가고 있었다. 난 밤낮없이 너무 바빠서 우진이를 좀처럼 만날 수가 없었다. 집에 들어가서도 잠자기 바빴다.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시달리고, 몸이 열개라도 부족했다.

 

"왜들 이렇게 모여있어요"

 

간호사들이 공포에 질린얼굴로 어디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환자들의 얼굴에도 공포어린 표정이. 누군가로 부터 슬금슬금 피하고 있었다. 귀신이라도 나타난거야. 아님 공포영화라고 상영하고 있는거야. 난 의아하게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박선생님 저기요"

 

김희경간호사가 가르키는 곳을 난 무심히 쳐다보았다.  복도에서 난리를 치고 있는 남자들이 언뜻언뜻 보였다. 검은 양복에 덩치가 산만한 남자들이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거친 목소리에 알아들을 수 없는 욕들이 총집합 백과사전를 이루고 있었다.

 

"왜들 저래요"

"글쎄. 두목인지 뭔지 하는 남자가 칼에 찔러서 들어왔는데 이민철선생님이 살펴본다고 상처를 살짝 건드렸는데 저 난리에요. 무식한것들이 힘만 남아도는지 벌써 20분째 저러고 있어요"

"그래요"

 

난 그 남자들에게로 걸어갔다. 뒤에서 걱정스럽게 나를 부르는 소리에도 난 아랑곳하지 않았다.

 

"김장철도 아닌데... 깍두기들이 여기는 무슨 일인가?"

험악한 인상을 쓰면 나보다 10배는 큰 남자가 다가왔다

 

"넌 뭐야"

"의사요"

"무슨 의사가 이렇게 젊어"

"유능한 의사니까. 환자분은 어디에 있어요"

 

두목인지 대장인지 하는 남자는 침대에 얌전하게 앉아 있었다.  다른 깍두기보다  외모가 협악하다든지 큰 편은 아니었다. 흔히 볼 수있는 옆집 오빠라고 할까? 영화에서 나오는 그런 악당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쪽이 대장이예요. 환자 아닌 분은 여기서 나가주세요"

 

나의 날카로운 말 한마디에 움찔하는가 했다. 그러나 그 남자들은 다시 병원 물건을 던지고 난동를 부리기 시작했다. 공포영화가 따로 없었다.

 

"조금한 여자가 어디서 명령이야"

"두목 상처 치료 안할거야. 저렇게 놔두면 병원균이 들어가서 죽을 수도 있어"

 

나의 말에 그 깍두기들은 일제히 동작을 멈추었다.

 

"그런말 들어본적 없어"

 

그 중에 좀 똑똑해 보이는 남자가 나의 말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멍청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럼 그대로 두던지. 김희경간호사님 이 환자분 치료 좀 해주세요"

 

두목옆에 벌벌떨면 누워 있는 환자를 살펴보기 위해 내가 그쪽으로 갔다. 마지못해 김희경간호사가 주섬주섬 들어왔다.  두목인지 뭔지 하는 남자가 깍두기들을 향해 밖으로 나가라고 명령했다. 그 말에 일제히 고개를 숙이면 인사를 하고 나가는 깍두기들은 주위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의사선생님 치료해주세요"

 

두목인지 하는 남자가 나를 향해 말을 던졌다.  두목인지 하는 남자가 쪽팔리는지 고개도 들지 못하고 있었다.

 

"진작 그렇게 나오시면 좋잖아요"

 

난 그 남자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그냥 칼에 살짝 스친 가벼운 상처였다.


"김희경간호사님이 해주세요. 별것도 아닌 상처가지고 오지마세요. 다른 환자분들이 흉봐요"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대놓고 웃지는 못하고 다들 지나가면서 웃고 있었다. 두목은 민망한지 치료내내 고개도 들지 못하고 있었다. 난 웃으면 그 곳을 나왔다. 다른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다들 한마디씩 하고 지나갔다.

 

 

 

"우진아 나 너무 힘들어"

 

우진이 옛날처럼 나의 창문을 타고 나의 방으로 들어왔다. 다른 점이 있다면 멀쩡한 얼굴이라는 것이다.  우진이 창문으로 올지 정말 몰랐다. 그리고 습관이라는 것도 무서운 놈이다. 난 한국에 와서도 창문을 닫아 본 적이 없었다.  우진에게 안기면서 난 투정을 부리는 어린여자아이가 되어 있었다.

 

"뭐가 힘들어"

"환자보는  것도 힘들고, 아픈 사람 얼굴보는 것도 힘들고, 네 얼굴 못보는 것도 힘들어"

 

사랑을 하면 애가 된다고 했던가? 딱 내가 그랬다. 자꾸 우진에게 칭얼거리게 되었다..

 

"할머니는 좀 어때. 퇴원하시고 내가 찾아갔어야했는데.. 못했어"

"요즘은 힘든일 안해. 할아버지가 다하셔"

 

난 우진의 무릎에 머리를 데고 누웠다. 너무나 편해서 이대로 잠들어 버릴 것 같았다. 우진의 숨소리가 들렸다.

 

"우리 부모님이랑 할아버지, 할머니. 제주도로 여행 보내드릴까?"

우리 둘이 이 큰집에 같이 있게. 나의 발칙한 생각이었다. 우진도 과연 찬성할지 난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우진이 피식 웃었다.

 

"왜 싫어"

".........."

"뭐야 매일매일 너랑 같이 있고 싶단말이야"

 

우진의 손을 잡고 난 다시 눈을 감았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우진은 밤새 잠든 나를 보면 나를 지키고 있었다

 

 

 

우진이 우리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를 제주도로 보냈다.  이 큰  두집에 우리 둘밖에 없었다.  오늘은 쉬는 날이다. 하루종일 우진과 있을 수 있었다.  난 우진의 집으로 뛰어갔다. 파란색 원피스, 마음껏 멋을 부린 나의 모습에 내 스스로도 만족했다. 자꾸 손에 땀이 나서 몇번이고 옷에 문질렸다.

 

"우진아"

 

내가 생각해도 닭살스러운 목소리였다. 우진이 기다렸다는 듯이 방에서 나왔다. 편해보이는 우진의 옷차림이 눈에 들어왔다.  난 우진의 집 마루에 가 앉았다.  우진도 내 옆에 와 같이 앉았다. 단 둘이 있다는게 좀 어색하기는 했다. 그건 우진이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난 또 다시 우진의 무릎에 누워 내가 갖고 온 책 한권을 꺼냈다.

 


"뭐야"

"읽어줘"

 

우진이 책제목을 보던니 큰소리로 웃었다. 집안가득 우진의 웃음소리가 울렸다.

 

"백설공주"

"응"

 

우진은 잠시 머뭇거리던니 이내 읽기 시작했다. 우진의 목소리가 너무나 좋았다. 나의 심장을 울리는 우진의 목소리에 난 기분좋게 미소지었다. 나에게 맞는 사람의 목소리가 있다면 그건 우진의 목소리 일 것이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우진의 목소리.

 

"딸만 7명 낳아서 칠공주파 만들까봐"

"왜 7명이야. 이미 한명은 있는데..."

"누구"

"박혜진"

"정말 닭살이야"

 

우진이 또 다시 씩 웃었다.  나의 심장은 고장이라도 난듯 제멋대로 뛰고 있었다. 누가 먼저라도 할 것 없이 우리의 입술은 자석에 끌리듯 하나가 되었다. 예전에도 이런적이 있었다.우진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난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엄마 아빠. 저 우진이와 결혼할래요"

 

제주도에서 돌아온 우리 부모님과 우진네 가족에게 난 폭탄선언을 했다. 물론 우진과도 상의한 적은 없지만 우진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아님 나에게 죽음이다.

 

 "그래 언제 결혼할거야"

 

과일먹다가 말고 아빠가 태연하게 말을했다. 엄마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난 한명이라도 반대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하고 다시  가족들을 하나하나 번갈가면서 쳐다보았다. 우진까지 별 반응이 없었다. 이게 아닌데.... 왜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거야. 나이가 어린다던지 뭐 그런 핑게라도 대면서 반대라도 해야할것 아니야

 

"언제 날 잡으면 되노"

 

드디어 할머니가 입을  여셨다. 그러나 반대가 아니라 날 잡으라는 말이었다.

 

"가을이 좋을 것 같아요. 준비할 시간도 필요하고요 당신은 어때요"

"괜찮은 생각이야 우진이는 어떤가?"
"뭐 저도 별일 없어요"

 

에잉 뭐야.... 나만 왕따 된 기분이었다. 내 폭탄선언에 그저 그 폭탄을 미리 알고 다들 그 불을 끄고 있었다. 그날 우리는 결혼 날짜까지 잡았다. 우진은 황당해하는 나를 보면 그저 웃고만 있었다. 이게 아닌데... 정말 이게 아닌데....

 

그렇게 우리는 가을에 결혼날짜까지 잡게 되었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가족들이 나보다 더 대단한것 같았다. 내가 그 동안 어떻게 행동했길래 부모님까지 우진을 당연하게 사위로 인정하신걸까? 그 점이 미스테리였다. 난 다른 날과 똑같이 병원일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환자가  나때문에 아니 본인의 의지로 완쾌되어 퇴원하면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

 

"박혜진 선생님 누가 찾아요"

"누구예요"

"글쎄요. 여자분인데.. 휴게실로 가보세요"

"네"

 

난 누가 찾아왔는지 궁금해하면 휴게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거기에는 반갑지 않은 은주언니가 있었다.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은주언니가 돌아보았다

 

"여기 말고 다른곳에서 얘기 좀하자"

 

아무튼 자기 멋대로라니까? 할 수없이 은주언니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병원안에 작은 공원이 있었다. 환자도 쉬고 보호자들도 쉬는 그런 공간이었다.

 

"무슨일이예요"

"정말 우진이와 결혼하니"

 

다소 초조해하는 은주언니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사랑하는것은 잘못이 아니었다. 그 사랑이 보답받지 못하는 것도 잘못이 아니었다. 은주언니는 다만 사랑을 한것 뿐었다. 그 상대가 우진이라는게 그게 문제인 것이다. 불행한 일이다.

 

"네"

"그 결혼 할수 있다고 생각하니. 내가 가만 안 있을거야"

"그때도 지금도 은주언니는 내 상대가 안돼요. 우진은 처음부터 내 사람이고 죽을 때까지 내 사람이에요. 내가 먼저 죽지 않는 한 우진이는 내 사람이예요"

"그럼 네가 죽으면 되겠네"

 

은주언니는 끝까지 사람을 질리게 했다. 난 그저 이젠 그만 은주언니가 가야할 길로 갔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악담 그만하세요. 난 우진이 두고 안가요"

 

그러나 은주언니는 거기서 그만두지 않았다.

 

"네가 죽어 없어지면 좋겠어.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두 사람 결혼 내가 허락하지 않을거야"

 

은주언니의 말속에 독이 있었다. 한기가 느껴졌다. 은주언니가 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사람을 악하게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런 은주언니가 측은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우리의 결혼를 반대하는 사람은 한 사람 생긴거였다.

 

 

 

기상오빠에게  웨딩드레스를 부탁했다. 우진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공짜라서 내가 끝까지 우겼다.

 

"우진은 언제와"

"20분 뒤에... 내 드레스는 어떻게 됐어"

"다 만들었지"

 

기상오빠가  하얀 드레스를 갖고 나왔다. 절저로 탄성이 나왔다. 너무나 예쁜 웨딩드레스에 난 마음을  홀딱 빼겼다.

 

"너무 예쁘다"

"당연하지. 내 작품인데... 특별히 너를 위해 만들었어."

"고마워 오빠"

 

난 얼른 입어 보고 싶었다.  우진이게 자랑하고 싶어 마음이 다급해졌다.

 

"왜 빨리 안오는거야"

"먼저 입어봐"

"그래도 될까?"

 

눈이 초롱초롱 반짝였다. 결혼하는 여자들이 왜 웨딩 드레스에 집착하는지 알 것 같았다. 거기에 일하는 여자의 도움으로 난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내 몸에 꼭 맞았다.  어깨가 약간 파였지만 야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심플한 디자인이었다. 그러나 단순한 느낌은 없었다.  너무 화려하지 않게, 신부의 순수함을 그대로 살린 디자인었다.

 

"완벽하다"

"그치 오빠"

"역시 내가 만들었지만 옷이 예술이야"

"뭐야. 옷걸이가 좋은거야"

 

길 건너편에 우진의 모습이 보였다. 난 너무 반갑고 지금 이런 모습을 빨리 보여주기 위해 드레스를 입은 채로 밖으로 나갔다.

 

"박혜진 뭐하는거야"

 

기상오빠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 눈에는 오직 우진만 보였다.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도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이 시선이 우진과 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우진아"

 

건너편에서 우진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 내 모습을 우진이 볼 수있게 좀더 앞으로 나갔다. 그러나 그게 나와 우진의 운명을 가라놓을지 정말 몰랐다.  술 먹은 승용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아니 차선을 무시하고 내가 서 있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 돌진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고함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내가 미쳐 피할 수 있는 시간은 없었다.

그 차는 나를 향해  돌진해 들어왔다.  내 몸이 한순간 공중에 붕떠 있는 것 같았다. 많이 아프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아직 난 공중에 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내 머리가 바닥에 탁하는 소리와 함께 내 몸도 바닥에 부딪쳤다. 난 머리가 몹시 아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진의 슬픈 목소리가 들렸다. 나를 부르는 우진의 소리에 난 우진에게 고개를 돌렸다. 우진이 왜 슬펴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내 몸이 아픈 것보다 우진의 슬픈 목소리가 더 나를 아프게 했다. 그리고 난 그대로 잠이 들었다.

 

 

 

 

좀 빨리 진행했어요. 그점 양해해주세요.  늦게까지 글을 올립니다. 다소 문장이 부족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물론 늘 부족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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