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2009년 07월 28일 (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 이후 꼭 11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박태환(20·단국대)은 세계 정상에서 결승행도 어려운 수준으로 급전직하했다. 원인이 무엇일까.
▶두집 살림의 어려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큰 문제점은 대표팀과 전담팀으로 이원화된 훈련 시스템이었다. 어느 한 쪽에도 제대로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가 결국 실패로 이어졌다.
박태환은 이런 시스템에 대해 "전담 코치가 없어 너무 힘들었지만 파벌 싸움이 심한 국내 수영계 현실에서 한국의 수영 지도자를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한국 수영의 후진적인 시스템과 대한수영연맹의 파벌 싸움이 음지에서 곪아 비극의 씨앗을 키운 셈이다.
▶목표의식 사라졌나
19세의 나이로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목표의식과 근성이 느슨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박태환은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뷰 중에 속마음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때는 나 자신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매달리고 집중하는 부분이 컸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할 때는 그보다도 주변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매달렸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 힘들었고 부담도 컸다"고 털어 놓았다.
▶세계수영 추세도 몰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준결승 및 결승전에 나선 선수들의 대부분이 최첨단 전신수영복을 입고 있다. 지난해 가장 각광 받았던 수영복이 박태환이 착용하고 있는 스피도 사의 '레이저레이서'였다면, 올해의 대세는 아레나의 '엑스글라이드'다. 자유형 400m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파울 비더만(독일)은 베이징올림픽 때 반신수영복을 입고 결승행에 실패했다가 이번에 엑스글라이드를 입고 세계기록을 세웠다. 공교롭게도 남자 배영 100m 준결승에서도 이 종목 세계기록 보유자 에런 피어솔(미국)이 반신수영복을 입고 나섰다가 결승행에 실패했다. 박태환은 "앞으로 전신수영복에 적응할 기회를 만들어야 겠다"고 말했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내년부터 첨단소재를 제한하기로 결정했고, 전신수영복을 금지하고 반신만 허용하는 조항도 검토하고 있다. 첨단수영복이 세계수영계 최고의 화두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는 국제대회 전이면 이런 추세를 확인하고 실험하는 과정도 필요할 전망이다.
〈일간스포츠 이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