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서른 먹고 가끔 눈팅만 하던 여기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글재주도 별로 없고 괜히 부담도 되지만 답답하고 멍해서 뭐라도 해야겠기에 남겨봅니
다. 사실 나이가 있다보니 연애경험도 좀 있고 어떤 대답들을 남겨주실지도 잘 알고 있
지만 가슴아픈 일을 당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요.
아무생각도 안나고 답답하기만 한 기분을......
본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저에겐 1년 정도 사귄 서른두살의 여친이 있었습니다.
만난건 작년 5월이었으니 제 20대의 마지막 해였지요.
그때도 여자친구를 보자마자 들었던 생각은 '주변에 남자가 많을 것 같고 잘 놀거 같다'
였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나도 여자를 많이 만나도 봤고 가끔 톡에 올려지는 그런 황당한
경우도 여러번 겪어본 터라(흔히 뒷통수 맞았다고 하죠. 가끔 친구들이랑 술먹으면서
얘기하곤 합니다. 난 항상 왜 이럴까? 하고. 참고로 나이트 같은 곳은 다니지 않습니다)
이젠 어느 정도 내성도 생겼고 숱한 헤어짐 뒤에 배웠던 경험을 토대로 '성심 성의것
만나면 결실을 보겠지 하는 생각이었죠.'
당시엔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음악이 너무하고 싶어서 공부를 하던 때였습니다.
한마디로 나이먹고 알바하면서 학원다니는 준 백수랄까요. 그러다 나이먹고 처음 시작
한다는게 진도가 무척 더디더군요.
심리적,물질적 압박을 받고 있던 때에 사건이 터졌습니다.
매번 여친들의 바람끼를 금새 탐지해내던 저에게 이상 수신기운이 감지 되었죠. 하루에
3번 정도 통화를 하는데 전화를 할 때 안받고 시간이 지나면 전화가 오고 어떤 날은
새벽에 통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역시나 그날은 전화를 안받더군요.
그전 엔주로 나이트에 갔었던 거였고. 심지어는 남자 둘을 만나는데 돌려막기 식으로 저를 포함한 세남자를만나고 있더군요.
한 어린녀석과는 용서받지 못할 행위들을 했고.,한 남자는 나이가 몇살 더 많은 사람이었는데 역시나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물질적으로 풍족한 사람이었구요.
저에게서 얻을 수 없는 걸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습니다.
가벼운 스킨쉽정도는 했다더군요. 그전에 '누구만나고 있어' 하던 건 전부 거짓이었어
요.
그런데 막상 만나고 나서보니 저만큼 자길 사랑해주는 남자는 없다고 하면서 울면서 매
달리네요. 충격은 컸지만 나에게 부족한 부분 때문이었구나 싶어서 바보같지만 용서했
습니다. 상대방의 잘못만을 탓하진 않았어요.내 책임도 느껴졌기 때문에...
여친을 만날 때도 좋은 걸 해줄 수도 없어서 그전에 하던 직장 생활을 다시 시작했습니
다.(딱 이 시쯤에 2AM의 '이 노래' 란 노래가 나오더군요.너무 너무 공감했습니다.
그런거있죠? 힘들거나 이별할 때 정말 내 얘기란 생각이 드는 노래들)
연애에 대한 기술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었고 나름 관계유지에 힘썼다고 할까요?!
지금까지의 누군가의 만남과 헤어짐에서 배웠던 것들을 실천하면서 최선을 다했습니
다. 하지만 제가 하는 일이 한달에 30일을 일하는 경우도 많고 막판엔 정말 바쁘
게 일하는 시간도 많았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에 한가지 약속을 했죠.
내가 바쁠 땐 만나기도 힘들고 그녀는 친구도 그리 많지는 않으니(2명있는 친구는 나이
트 멤버였어요)
한달에 한번 정도는 나이트에 가도 좋다. 나이트에 너를 포함한 수 많은 여자들
춤추면서 스트레스 푼다고 말은 하지만 역시나 뻔히 부킹 할 수 밖에 없는 것 안다.
다이해 할테니 대신 연락처만 주고 받지 말아라.(그전에도 부킹남들 연락 때문에 속 도 몇번 썩혔습니다) 처음 한 두달은 노력을 하더니 연말경 결국 또 도졌어요.
연락하고 지내더군요.
또 싸웠습니다. 매번 싸울 때마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이젠 정말 자기를 걸고 약속하겠다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붙이며 용서를 구하네요.
요약한다고 하는데도 이렇게 길 정도로 여러가지 사건들이 더 있었습니다.
어찌어찌 신뢰가 무너지면서도 만나오다 올해 3월.
역시나 연락이 잘 안되고 할 때 안받네요. 핑계는 전화온지 몰랐다로 통일. 이런 저런 핑
계들이 전부 저한테 다 걸렸기 때문이겠죠.
너무나 바쁘게 야간작업을 하던 밤 12시 쯤 전화를 했더니 안받네요. 일이 너무 힘들었
습니다. 저혼자 맡아서 하고 있던 마감 현장이었기에 너무 고되고 지쳤었죠.
전화를 10통 가량 했습니다. 문자도 여러번 보내보았습니다.
'나 지금 너무 지쳐있고 힘드니 연락 좀 받아달라고. 누구랑 같이 있어도 좋으니 제발...... 힘들어서 목소리라도 듣고 싶다고.'
그러다 순간 기분에 택시를 타고 일 하던 논현동 현장에서 일산까지 택시를 타고 그녀
집 앞에 다다랐습니다. 도착하니 1시정도가 되었네요. 가는 중간 중간 통화를 시도해 보
았지만 역시나 실패. 스토커 마냥 50통은 시도해 본거 같아요.
살고 있던 아파트 벨을 눌러도 응답도 없고 역시 전화도 안받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영하의 날씨에새벽에 집 앞에서 한없이 기다렸습니다.
차라리 나이트에서 놀고 있을거란 생각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으면서 아침 6시 반까
지 아파트 복도에서 떨면서 기다렸습니다.
집 주변에 정차하는 택시 한대한대 다 확인하면서 기다리다 너무 춥고 배도 고프더군요.
근처 편의점에서 라면 국물로 속을 달래고 다시 와서 기다리는데 7시쯤..배가 너무 아파
서 아파트 공원 화장실에 다녀왔고 또 벨을 눌러보니 인터폰을 살짝 들었다 놓는 소리
가 들리네요. 집에 없을 거라고 위안했던 스스로가 너무 한심해져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있는 것 아니까 문열라고. 끝까지 이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덜컹하면서 문이 살짝 열리
는데 방안에 그 놈을 잡으려고 후다닥 들어갔더니 방안이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네요.
제가 화장실 간 사이 그넘은 이미 튀었구요. 어디갔냐니까 아무런 말을 안합니다. 핑계
를 대려다 이내 포기 했는지 3년 전 나이트에서 만났던 사람인데 예전 핸드폰에 연락처가 있길래 나 때문에 너무 외롭고 힘들어서 만났다고 하는군요. 몇 번 안만났고 근래에
딱 2번 잤다고 실토를 합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바람이라지만 한두번도 아니고 서로간에 지켜야 될 도리가
있는 거고 사랑이란게 존재한다면,
연애라는 일종의 계약기간 동안 반드시 지켜야 할게 있다고 말이죠.
바로 말했습니다.
'한 두번도 아닌 이런 상황 이젠 나도 지쳤다고. 그 사람 잘 만나라고.'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여자를 만난 적이 없었는데 애정을 너무 쏟았나 봅니다.
조금 남겨놨어야 하는건데....
그렇게 힘들게 잊어가고 있던 중.....
그러다 5월 쯤 다시 연락이 오더군요. 보고 싶다고. 나랑 헤어지고 나서는 집에 오면
항상 울음밖에 안난다고. 이젠 거짓말 같은거 자기도 지친다고.
다신 하고 싶지도 않다고. 잊어가고 있었는데 다시 힘들어지네요.
왜 그런지 정말 바보같이 믿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그러다 홧김에 한마디 했습니다.
'이제 너에 대한 내 신뢰는 남아있는게 없다.
그 신뢰라는게 다시 쌓일 때까지 노력할 수 있겠냐고. 내가 혹여나 다른 여자를 만나도
수용할 수 있겠냐고. 나도 마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솔직히 말해서 자신도
있었습니다. 누구를 만나던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자신이....
수용하겠다 하더군요. 그래서 말했습니다.
'알았다. 그럼 지켜보겠다.'
이렇게 만나지만 물론 사이가 예전같을 수는 없었겠죠. 한번 깨진 그릇에 접착제를 붙여
서 물이 세지 않게 해도 금이 간 자국은 보이는 법이고 언젠간 떨어져 나가는 거니까.
제가 믿지 못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불필요한 의심을 하게 될 때마다 걱정말라더군요.
이젠 정말 자기 밖에 없다고.
믿게끔 행동을 하고 일끝나면 바로 집에 오고. 한동안 그렇게 잘 지냈습니다.
결국 어제 일이 또 터졌네요.(지겨우시죠?...)
근래 전화하면 또다시 전화온지 몰랐다. 오랫만에 친구랑 통화중이었다 하더만
그저께 부터는 연락이 안되네요. 오늘 오전에서야 연락이 됐습니다.
일하는 곳에서 자기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남자가 2명이 있다.
한사람은 29, 한사람은 30이라네요. 어이가 없네요. 존재에 대해선 알고는 있었습니다.
가끔 누가 자기 좋다고 한다는 식으로 솔직하게 말해줬으니까. 잘 처신하라고 얘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럼 걱정말라고. 이젠 그런 날파리들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고.
제가 살면서 이렇게 많은 인내심을 발휘해본게 첨이다 싶을 정도였는데......
저에게서 확신을 얻을 수가 없어서, 잘 안될거 같아서 만난다네요.
왜 항상 바람이나도 한 사람이 아닌 이런 멀티플레이를 하는건지.
이 글을 제가 읽는 입장이라면 이렇게 한마디 했겠죠.
'그런 여자는 지 버릇 개 못준다. 평생 그렇게 불안하게 살바에야 다른 여자를 만나라.'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등등등
헤어져야 하는게 맞다는거 너무 잘 알지만 가슴 한켠이 아련하고 너무 애정을 쏟았나봅
니다.
뭐 어릴 때처럼 '이제 다시는 사랑안해. 여자 못 믿어' 이럴 얘길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여자를 금새 파악하면서도 바보같이 자꾸 당하고 이해하는 바보같은 이해심이
짜증이 나네요. 애정결핍인걸까요 저도......
길고 두서도 없는 글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잘 살라고 응원 좀 해주세요.
날 배신한 여자는 배신한거고 힘내서 다시 앞 길을 달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딱 3일만 힘들어 하렵니다.
술이 땡기네요.....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