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911보고 부시 지지도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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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 911 보고 부시 지지 흔들려"
[중앙일보 2004-06-27 21:18]
[중앙일보 김종혁]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이라크전을 비판하기 위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파렌하이트(화씨) 911"이 미국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 언론은 "멜 깁슨의 영화 "패션 오브 지저스 크라이스트"가 미국인들에게 커다란 종교적 충격을 줬지만 "화씨 911"은 그 이상의 정치적 충격파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영화는 미 전역에서 개봉된 25일 첫날 다큐멘터리 영화 사상 최고인 82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내용이 워낙 파격적이어서 미국 내 있는 2000여개의 개봉관 중 868곳만 상영을 허용했는데도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영화업계에선 27일 일요일까지 2400만달러 정도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오후 1시30분 북버지니아주 페어펙스 카운티의 센터빌 시네마에선 12개의 상영관 중 "화씨 911"을 상영하는 1번 상영관만 약 550명으로 만원이었다. 관객들은 텍사스의 석유재벌인 조지 W 부시 대통령 일가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 왔고, 사우디 출신인 9.11 테러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의 가족들과도 사업상 연관을 가져 왔다는 내용에 충격을 받는 모습이었다. 일부 관객은 영화가 끝난 뒤 기립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영화를 관람한 제임스 말톤은 "나는 공화당 지지자였지만 부시의 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왔고 이 영화는 나의 생각이 옳았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뉴욕 등 동북부주와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공화당 성향이 강한 남부와 부시 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에서도 적지 않은 관객을 불러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스는 27일 "무어 감독의 영화로 인해 민주당이 상당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영화가 민주당 지지자들은 결속시키면서 동시에 공화당 지지자들의 부시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주의 식당종업원 모니카 무디는 "영화를 보고 나서 부시 대통령에 대해 갖고 있던 지지가 흔들리기 시작해 두렵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무엇보다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던 중도파 유권자들 사이에서 "부시는 안 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오는 11월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올 대선은 사실상 10% 정도로 추산되는 중도표의 향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기 때문이다.
공화당 측에서는 파장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이다. 우파 출판사인 HEBS는 "무어는 좌파의 최고 거짓말쟁이며 괴벨스 이후 최대의 여론조작 선동가"라면서 맹비난을 퍼부었다.
시민연대라는 우파 단체는 "무어의 영화가 부시 대통령을 낙선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제작된 게 분명한데도 일부 진보단체로부터 광고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라면서 상영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올 여름에는 무어 감독을 비난하는 각종 책도 나온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문화 전쟁"을 벌이는 셈이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kimc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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