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글을 읽고 이런 또 나같은 사람이 있구나 싶어 한숨이 먼저 나오는군요.
이웃들과는 사촌들끼리 심지어는 친오빠도 여동생을 성폭행한대~ 다들 조심해~이러지만, 사실 제 경험이거든요. 전 친 삼촌과 이웃오빠 그리고 이종사촌오빠 둘ㅡ 이종사촌오빠들은 집안 행사에 꼭 만나게 되지요. 엄마한테 오빠들이 잘하고 또 엄마도 오빠들한테 참 잘했으니까요.
사촌오빠는 제가 결혼할때 짐도 옮겨다 주고, 친정엄마가 하나씩 필요한 거 가져다 줄때마다 엄마를 모셔오고 모셔가고, 이종사촌올케언니도 엄마가 잘 챙겨주니까 사촌시누인 제게 살뜰하게 잘 하지요. 아가씨, 큰아가씨하면서 말이죠. 솔직히 저도 님처럼 힘든 마음이 왜 없었겠어요. 부끄럽기도 하고, 물론 저도 철없던 아이때부터 여중고생때까지 추행내지는 희롱을 당했으니까, 때론 죽고 싶기도 했었고, 지금이라도 엄마나 모두에게 이야기 해서 쉬운말로 응징이라도 해야하나 안해본 생각이 없이 머리가 아플 정도로 고민도 했었죠. 그런데, 나의 그 한마디로 달라지는 건 뭡니까, 그렇게 믿고 의지하던 언니아들이 [그러니까 내 이종사촌오빠 ㅡ 엄마한테는 이질이죠]자기 딸을 성추행했다니, 것도 나만이 아니고 내 동생까지도... 우리사회는 왜 이렇죠? 나만이라고 생각했을때는 내 자신이 저주스럽더니, 나말고 다른사람들도 그랬다더라하니까 무슨 사회풍토가 이런가 어이없이 지기도 하고 이제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자식을 잘 키운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신경써야 할것이 하나둘이 아니구나 싶은게 가슴만 무거워 집니다. 저는 그냥 덮어둔 케이스입니다. 그 오빠도 왜 모르겠습니까. 자신이 딸 낳고 살아보니까 알겠지요. 자기가 뭔 짓을 한 거고 어떤짓을 한 건지 깨달았겠지요. 그래서 자신이 잘못한 만큼 더 우리 엄마에게 잘하고 또 나한테 잘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까 좀 편안해집디다.
님은 저보다 아직 어린지라, 혹은 겉으로는 쾌활명랑한 척해도 그 아픔으로 너무 자신을 학대하는 것은 아닌가합니다. 님의 잘못이 전적으로 아닙니다. 왠지 내가 잘못한거 아닌가하는 그 죄책감ㅡ저도 압니다만, 그게 왜 어린 님의 잘못이었겠습니까. 안 가르쳐준 부모의 책임이지요. 지금은 성교육 동화도 많고, 성추행당했을때 너의 잘못이 아니고 언제라도 누구에게라도 이야기 해야한다고 가르칩니다만, 우리가 어렸을때 그 누가 그런 한마디를 해 준적도 또 들은 적도 없지 않더이까. 님.... 절대 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몹시도 심한 홍역 혹은 열병을 지나치게 심하게 앓았다 그러나 그 자국이 말끔히 없어지지 않듯이 님 잊으라고도 안하고 용서하라고도 하지 않을께요. 그냥 두세요. 대신 자신을 괴롭히지는 말아주세요. 정말 님의 잘못이 아니니까요. 용기가 없어서도 아니었고 못나서도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으니까요. 만약 제가 사촌들이 혹은 삼촌이 그랬었다라고 한다면, 저의 육체와 정신의 상처말고 저를 낳아주신 엄마의 상처는 아마 저보다 배는 더할 것입니다. 만약 내 딸에게 그런 상처가 생긴다면 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보다 더 큰 아픔이겠지요.
저는 이제 애도 10살이 되었고, 시간이 그만큼 많이 흘러서인지 용서라기보다 이렇게 그냥 흘러가는 거지요. 이제 오빠도 늙었고, 언제가 죽기전에 저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만, 서로 살아가면서 죄씻음을 하고 죄갚음을 하는 거겠지요.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시길 바라면서 긴 글 줄입니다.
행복하세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온전히 마음을 모두 주시고 열어보세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 그런 아픈 과거는 비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