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내게 말한적 없었죠...
얼마나 힘들지... 얼마나 외롭고 힘들게 그 시간들을 견디고 있는지...
단 한번도... 내게 그런 내색 꺼내놓은 적 없었죠...
나... 이미 다 알고 있는데...
관련된 작은 어떤 것이라도 너무나 소중하게... 중요하게...
그렇게 찾아내고 알아내게 되어버린 나...
나... 이미 아는데... 이미 짐작하고 있는데...
한번도... 힘들다 한숨 쉰 적 없죠...
그저... 지금 걷고있는 그 길이... 오래전부터 걸어온,
원래 당신이 걷던 길인 것 마냥
그렇게... 걸어가는 당신 모습이...
마음 한켠을 아프게 합니다...
한번도... 후회하지 않는...
진심으로 단 한번도 후회따위 하지않고
그렇게 묵묵히... 자기 몫을 해내는 당신이...
그리고 당신이 지금 걷고 있는 그 길이...
나... 감히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많이 말렸었지만...
부득부득... 고집하던 당신이 안스러워 원망스럽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당신이,
당신과 같은 이름의 그 많은 이들이...
앞서 걸어갔던 많은 이들이...
당신과 그들 모두가 걸어냈던 그 길이....
자랑스럽습니다...
나... 머리로만이 아닌, 마음으로... 가슴으로,,,,
당신과... 당신이 걷는 그길을....
이해한다고... 말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00711
JY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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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대해서 두번째로 받은 편지...
이 편지를 받고 많이 웃기도 또 울기도 했다.
내가 왜 이 길을 걸어야 하는지 알았고, 또 능히 견디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해 준
지금까지도 힘이 되어주는 정말 잊지 못할 소중한 편지이다.
요즘들어 날 이렇게 생각해 줄 사람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날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그냥 맘 만으로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멀리 가버린...
하지만 언젠가는 꼭 만나게 될 그 녀석이 이젠 그리워서도 보고파서도 아니다.
그 때 받았던 그 녀석의 마음이 사랑이... 그것이 그리워서이다.
삼년이 지나도 아직 이 편지가 아직 내 다이어리에, 책장에 켠켠히 꽂혀 있는 걸 보면...
시간이 많이 흘러 그 녀석 만나게 되었을 때,
나 열심히 정말 노력하며 당신이 원하던 언제 어디서나 아름다운 청년의 모습으로,
또 성숙된 어른으로 살았었다고 말할 수 있었음 좋겠다.
오늘 그 녀석 마지막으로 보냈던 그 곳에 가보고 싶다.
나 열심히... 그리고 잘 살고 있다고 말해 주고 싶다.
2002년 11월 London에서...
Benja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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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11월 런던에서 여행할 때 썼던 일기장을 뒤적거리다가...
다시한번 행복했고 그만큼 아팠던 그 기억에 젖어봤습니다...
전 해병대 2사단 김포청룡에서 근무했습니다...
제가 사랑하던 사람은...
너무나 이쁜 2학년 미대생이였구요... ^^*
입대하기 일주일전...
강원도로 여행가던 날...
비는 오고 난생처음 한 여자와 텅빈 콘도 방안에서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며 뻘쭘함에 젖어있을 때...
살며시 제 뒤로 다가와 안아주면서...
군대 안가면 안되느냐고... 해병대 안가면 안되느냐고...
울며 물어보던 그래서 제 마음 아프게 했던 녀석이였죠...
"난 오빠가 군대에 안간다면 오늘 내 모든 걸 다 줄 수 있어... 근데... 간다면... 오빠는 그렇게 갔는데...
혹시 나한테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나 그 땐 혼자서 힘들 것 같아... 무서워..."
그 녀석 눈물이 그렁그렁한 두 눈을 보며 전 3일동안 소중한 마음만으로...
팔이 저리도록 팔베개만 해주게 만든 녀석이였죠...
첫날 아침... 일어나 밥과 반찬을 준비해서 침대로 가져갔더니...
오빠 군대 가는 길 자기가 해줄껄 왜 다했느냐며 서러워 엉엉 울며...
"근데 국 짜다..."하던 그래서 절 한참 웃게 만들었던 사람...
포항으로 입대하던 날 아침...
씻고 나갈 준비하고 있는데 그 녀석한테 전화가 왔어요...
"빨리와... 그냥 아무말 하지말고 빨리와..."
이러다간 비행기 시간 늦을텐데... 부모님께 공항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저는 택시를 잡았죠...
"아저씨 가양동 대아아파트요... 빨리가주세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기를 기다렸다는 듯 현관문을 열어놓고 있었던 그 녀석...
"들어와..."
내 손을 잡고 들어간 그 녀석 방엔 조그만한 상이 차려져 있었고...
상보를 걷어내자 하얀 쌀밥에 모락모락 김이나는 된장찌개가 끓고 있고...
"오빠... 먹어... 먹구가... 내 손으로 지은 밥 먹여 보내고 싶어... 그래야 내 맘이 편하겠어..."
불그스레 물든 눈주위...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바라보던 그 녀석의 한마디...
눈물 안보이려 입 꼭다물고 가는 사람... 기어이 이렇게 울려놔야 속이 시원한지...
태어나 첨으로 눈물 뚝뚝 흘리며 밥을 먹게 만들었던 그 녀석이였죠...
김포공항에서 우리 부모님과 친척들도 계시고 친구들이 다 보는데도...
탑승gate 앞에서 번쩍 들어올려 영화처럼 뽀뽀 안해줬다고 첫 편지에 엄청 화냈던 공주...
철없이 공항에 혼인신고서 가져와 빨리 쓰고 가라며 조르던 모습...
이병시절... 야간경계근무 철수하고 초장선임의 도움으로 이슬맞으며 전화를 걸면...
생생한 목소리로 "오빠당!!" 하며 전화를 받던 그 녀석이였죠...
오빠 밤새어 근무서다 전화하는데 자기는 자던 목소리로 이 전활 받으면 너무 미안해서...
졸린 눈 부비며 전시회 과제하며 기다렸다고...
그 새벽 전화한 저의 손을 더 부끄럽게 또 미안하게 만들었던 못된 녀석이였죠...^^;;
나이먹어 흰 머리 성성한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도...
자기 생일날 아침엔 나이만큼의 장미를 선물해야 한다던 말들...
오빠 다시 공부해서 의사되어 의료선교 가게되면 꼭 결혼해서 자신도 쫓아가 쓰임받게 해달라구...
그러기에 의대 합격시켜 달라고 매일매일 눈물로 새벽기도 올리던 모습들...
신혼여행은 남들다가는 관광지 대신 꼭 세계일주 할 거라며...
여행에 관심없는 내게 마구마구 떼쓰듯 아양떨듯 졸라대던 귀여운 떼쟁이...
그런 그 녀석...
첫 휴가 나가기 3주전 휴일... 저 만나러 온다고...
추석명절인데 오빠 혼자보내는 거 싫다고...
첫 휴가를 못나가면 면회도 안된다 했더니 그럼 부대 앞에 선물이라도 놓구간다고 멀리서라도 본다고...
부대로 오다가 교통사고로...
그렇게 떠났어요...
병원에서 차갑게 누어있는 그 녀석 봤을 때...
그 녀석 어머님과 아버님께서 절 붙들고 우실 때...
하나뿐인 그 녀석 여동생의 흐느낌을 들을 때...
텅빈 녀석 방에서 미쳐 다 그리지 못한 그림과 책상 유리 속의 제 사진을 봤을 때...
입대 전날 이대에서 내가 사준가방이 흙범벅이 되어 경찰이 들고 왔을 때...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죠...
제 옆에서 손 잡아주던 친구들도...
목사님도... 하나님도... 젖어있던 빗길도...
오지말라 했는데 기어기 오겠다 했던 그 녀석까지도...
너무 밉고 원망스러웠어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갔었던 강원도 송지호 앞바다에 그 녀석 그렇게 보내고...
전 다시는 48번 국도로 다닐 자신이 없어...
대대장님의 도움으로 수원 사령부로 부대를 옮겼고...
월드컵의 열기가 사라지기 전인 02년 늦여름 용산 한미연합사에서 무사히 전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세계일주라는 약속지키려 일주일만에 떠난 영국...
하지만... 수없이 많은 나라를 돌아다녀도 수없이 많은 시간을 지내보아도
그렇게 지구 반바퀴를 돌아갔어도 아프더군요...
지구 열바퀴 백바퀴를 돌고 수없이 많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프겠죠...
이젠 좀 덜 아파하고 대신 그만큼 열심히 살껍니다...
나중에 천국에서 그 녀석 다시 만났을 때...
"나... 네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살았어... 고마워... 그리고 그 누구보다 널 사랑해..."
라고 말할 수 있도록...
그 녀석 그 땐 눈물아닌 미소지어 주겠죠...
여기 계신 많은 곰신님들...
열심히 그리고 건강히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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