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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표준 경선은 왜 동경 135°인가

Qjsgkwl |2004.08.01 16:31
조회 1,785 |추천 0

우리 나라 표준 경선은 왜 동경 135°인가
2002-01-06 03:14:31    

[칼럼] 지구가 한 번 자전할 때마다 24시간이 완성된다. 즉 경도 15°마다 1시간씩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선은 우리 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거의 대부분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12지(支) 방위 표시법 상 '자오선'이라고도 한다. 여기에서 '자'는 북을, '오'는 남을 가리키는 말로 자오선은 남북을 연결한 선이라는 뜻이다.

우리 나라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배우는 본초자오선, 다시 말해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통과하는 경선인 국제적 표준시간의 기준-'본초 자오선'은 여기에 기인한다. 그리고 나라마다 이 '본초 자오선'을 근거로 각각의 국가별 표준 자오선을 가지게 된다.
우리 나라의 경도는 124∼132°이므로 동경 120°나 135°선을 표준 자오선으로 정할 수 있다.

16세기 후반 메르카토르라는 사람이 각이 정확하게 나타나는 항해용 지도를 처음 제작한 것을 필두로 유럽의 각 나라에서는 항해용 지도가 무수히 생산되었다. 그런데 각각 자기 나라를 기준으로 지도상에 모점 위치를 표현하는 바람에 지구상의 같은 지점이라 해도 나라마다의 지도상에서는 서로 경·위도가 다르게 표시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1884년 미국 워싱턴에서 25개국의 대표가 모여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통과하는 선을 본초 자오선으로 결정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여러 가지 기록들을 살펴보면 오래 전부터 자오선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온 그리니치 천문대의 연구 성과를 인정한 것이라기보다는 당시 세계의 바다를 제패했던 영국의 막강한 해군력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또 다른 해상 강국이었던 프랑스는 이후 자국의 사용지도에서 파리를 통과하는 중앙경선을 본초 자오선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우리 나라는 동경 124∼132°에 위치해 있는데 표준 자오선으로 사용하고 있는 자오선은 일본과 같은 시간대인 동경 135°(오사카선)이다.
우리 나라의 어느 곳도 통과하지 않는 동경 135°선을 국내 모든 기관에서는 아무런 의심 없이 사용해 오고 있는 것이다. '표준시'와 관련한 표준연구소, 기상청, 서울대 천문학과, 심지어는 국립지리원까지도 확인 해 보았으나 왜 동경 135°선을 국내 표준 자오선으로 정하였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한국의 중앙 경선은 '동경 127.5°선'

소장한 역사기록 관련 책들과 인터넷에서의 갖가지 사료를 통해 우리 나라가 일제 식민지 지배하에서는 일본과 같은 시간대인 동경 135°선을 표준 자오선으로 사용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해방과 전란의 격동기를 겨우 지나서인 1954년에 와서야(당시 반일 감정의 격화가 시작될 싯점으로 일본의 잔재청산 의지가 대두됨) 드디어 우리 나라의 중앙 경선인 동경 127.5°선을 표준 자오선으로 정해 기록된 것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 초기인 1961년 8월 7일, 법률 제676호- '표준 자오선 변경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어찌된 일인지 다시 동경 135°선을 우리 나라 표준 자오선으로 확정,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과학, 산업, 학문 등의 기초 성립과정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의 자오선도 일본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리 국민들은 이렇게 왜곡된 '자오선법'으로 인해 우리 나라 중앙 경선인 동경 127.5°를 외면함으로써 한국만이 갖는 자연적인 '표준생활 시간대'를 버리고 오차된 생활을 해온 것이다. 우리 나라 중앙 경선인 동경 127.5°선에 태양이 남중(南中)해 있을 때가 우리 나라에서의 자연적인 '정 중앙점 시간'으로 정오에 해당하는데 그 때의 시계는 12시 30분을 가리키게 된다. 즉, 우리 나라 사람들은 원래의 한국인 표준생체 시간에 30분을 더 이르게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생체리듬 시간에 맞추어 우리 역시 똑같은 시간대에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혹자는 우리 나라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외면치 않기 위해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1시간을 단위로 하여 표준 자오선을 정하고 있으므로 동경 135°선을 우리 나라의 표준 자오선으로 정한 것이 아니냐고들 하지만 이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프랑스, 인도, 스리랑카, 이란, 중국 등은 1시간대를 지키지 않는다. 또한 대륙을 끼고 있는 브라질, 호주 등과 같이 많은 나라가 국내 각 30분 단위의 차를 두고 있기도 하다.

동경 120°선에 비해 135°선이 한시간 더 빠르니 '기왕이면 부지런히 생활하자'는 취지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을지 모른다. 더욱이 일본보다 한시간씩 이나 뒤지는 것에 자존심 운운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나라 대부분의 과학기반이 일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중국이나 유럽이 우리보다 몇 시간씩 뒤에 생활한다고 해서, 또는 우리가 그들보다 수시간대 앞서 생활한다고 해서 '앞서고 뒤서고'식의 자존심에 차이가 있다고 보는가.
요는 우리의 '독자적 과학표준'이 일본의 '그늘아래 과학표준'에 맞추어 우리문화,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가 많은 표준과 근거를 일본의 그것에 의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건축, 토목, 기계, 조선, 철강, 항공, 해운, 기상 등 대부분의 공학과 과학 분야는 일본의 기준을 그대로 베껴 쓰다가 세대가 바뀌게 되면서 이제는 영어권(특히 미국)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건축기능사 2급 설계검정엔 우리 나라에서는 절대 허가될 수 없는 '목골조주택'의 설계가 예시되었을 정도다.

언젠가 외국인 친구의 가정을 방문했을 때 그들은 우리가 일본어가 아닌 자국어, 즉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워했다. 세계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korean'을 '한국인'으로는 인지하면서도 '한국어' 로도 사용되는 것에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종종 볼 수 있다. 애석한 일이지만 서양인들은 일본과 한국을 주종-복속 관계의 '2국명 1국 체제'쯤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니, 일본은 알아도 한국은 전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번 17회 월드컵이 한-일간 공동개최되는 것에 대해 필자는 은근히 걱정을 해오고 있었다.

만약 세계지도에서 GMT표 상 시간대 구분이 독특하게도 '+ 혹은 - 30'이거나 최소한 일본과는 다른 시간대를 가진 '또 하나의 국가'로 읽혀진다면, 적어도 각국 교육의 필수요건인 '지도'를 통해 분명한 '자주국가'로서의 '인지도 배가'정도는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전국연합= 김용운 (01@press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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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청산이니 과거청산이니 우선 정신부터 청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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