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신부의 웨딩드레스는 눈이 부셨지만 정작 신부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았다.
신부뿐만이 아니라 식장안에 있는 사람은 하나같이 다 똑같은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예행 연습도 없었다.
검은 머리파뿌리도 그들 앞에는 침묵이었다.
신부석에 윤회장도 시종일관 긴장된 모습이었다.
하나밖에 없는딸을 그렇게 시집보내고 싶지는 않았지만,윤회장의 마음을
딸이 언젠가는 알아주기를 바랄뿐이다.
은우의 표정은 매우 굳어 있었다.
플래쉬가 터질때마다 사진 기사 아저씨는 신부에게 스마일을 당부했지만
쉽사리 마음에 없는 모습을 가식적으로는 보여주기 싫었던게 은우의
마음이었다.
그럴때마다,김여사의 얼굴또한 매우 굳어 있던 터였다.
철진도 신부에게 하는 다정한 키스조차 하지 않았다.
하객들도 그러한 처지를 알기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었다.
다만 윤회장만이 그들에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고 있었다.
신혼여행은 일정에 없었지만 김여사의 명령아닌 명령에 그들은 맘에도 없는
신혼여행을 예례행사처럼 가게 되었다.
2박3일 일정으로 가까운 동남아를 가게 되었다.
처음 그들이 도착한 곳은 마닐라였다.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할때까지 그들은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호텔에 도착하자 호텔보이는 그들을 반갑게 맞아 들였지만 둘의 표정을 보고는
부부싸움이라도 한지 알고 어울리지 않게 그들 앞에서 애교를 떨고 있었다.
이런일이 흔한 일이라 쉽게 풀어질거라 생각한 그보이는 아무 반응이 없자
이내 자기가 했던 행동들이 어색했다고 생각했다.
짐가방을 받아들고 그들이 묵을 방으로 안내했다.
잘지내고 불편한점이 있으면 언제라도 말하라는 제스쳐를 보낸뒤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문을 소리날듯 말듯하게 조용히 닫고 사라졌다.
은우는 방안부터 둘러봤다.
침대는 더블 침대였으며,욕실은 침대에서 누워있으면 훤히 보이겠끔 만들어
졌다.
은우는 한숨을 쉰뒤 냉장고문부터 열었다.
"뭐야,물이 없잖아,목마른데.."
냉장고안에는 맥주캔만이 가득했다.
그캔이라도 집어들어 목마른 은우에 목을 잠시나마 갈증을 채워줬다.
철진은 은우의 행동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짐가방을 들어 옷을 차곡차곡 정리한다음
욕실로 향했다.
은우는 마시던 맥주를 테이블위에 내려 놓고 철진이 간 욕실을 힐끔쳐다보았다.
철진은 욕실안에 채워진 커텐을 닫아버렸다.
"치,누가 자기몸 본데?"
은우는 배가 고픈지 자꾸 냉장고안을 살핀다.
"무슨 호텔이 먹을거라곤 달랑 술밖에 없냐"
그사이 철진은 샤워를 하고는 상체를 들어내고 은우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배고프면 알아서 챙겨먹도록해
어린아이처럼 투정이나 부리지 말고"
은우는 철진이 하는말이 매우 거슬렸다.
그에 벗겨진 상체를 보자 탄탄한 상체가 은우를 금방이라도 덮칠듯 그렇게
서있었고,물에 적신 머리는 그의 카리스마를 더더욱 돋보이게 했다.
"남 신경은 끄시죠"
은우는 말을 하고는 방안을 다시 둘러본후 소파를 손으로 가리켜 철진에게
거기서 자라고 말을 했다.
"당신이 침대에서 잘거예요?아님 소파에서 잘거예요?"
철진은 두르고 있던 수건을 침대에 던져놓더니,한심한듯 은우를 쳐다본다.
"당신혼자 이넓은침대에서 주무시지..난 따로 나가서 잘테니까"
옆에있던 티셔츠를 잽싸게 입은후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은우는 자존심이 몹시 상해 있었다.
호텔에서본 그여자에게는 몹시 다정하게 대했던게 아직도 눈에 아른
거렸다.
은우는 분을 삭히기라도 하듯 냉장고 안에든 서너개의 맥주를 꺼내들어
연신 마셔대기 시작했다.
당초 기대하지도 않았고,철진에 부드러운 말한마디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은우였다.
하지만 뭔지 알수없는 허탈감은 은우를 그렇게 술에 의존하게 만들었다.
어느정도 마셨을까
은우는 온 전신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제일 많이 마셔본 술이리라 생각했다.
바닥에 카펫은 은우를향해 올라와 있었고,
모든 사물들은 그렇게 흔들리고 있었다.
눈을 비비고는 그대로 바닥으로 곤두박질 해버린 은우는 깊은잠에 빠져버렸다.
문소리가 났을때 은우는 눈을떴다.
어둠은 이미 깔리기 시작했고,그런 은우는 계속 혼수상태였다.
정신이 가물가물한 상태여도,철진이 들어온 모습을 본 은우는 철진 또한
술에 취한 상태라는걸 금새 알수 있었다.
터벅터벅 은우가 누워 있는곳 까지 오게된 철진은 은우를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더니 바닥에 누워 있던 은우를 덥석 안아 올렸다.
은우는 철진이 어떤 행동을 하리라는걸 알기에 덜컥 겁이 났다.
하지만 은우의 몸도 좀처럼 말을 들어주지않았다.
"내려줘요!무슨 짓이에요"
은우는 철진에 가슴을 때렸다.
탄탄한 그의 가슴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내려달란 말이에요"
철진은 안고 있던 은우를 침대에 내팽개치듯 그렇게 내려놓았다.
들어 누운 은우는 일어나려 할때,철진이 그녀에상체에 올라와
그녀의 거침없는 팔을 잡아버렸다.
"어디 소리한번 질러보시지"
"당신 왜이래요?!!술취했어요?"
"그래,나 취했어!!"
계속 몸부림 치고 있는 은우를 철진에 거대한 몸으로 은우를 짓누르고
있었다.
"여긴소리쳐도 뛰어올사람은 아무도없어!"
은우의몸은 점점 지쳐 갔다.
철진은 입고 있던 은우의 옷을 거칠게 하나하나벗기기 시작했다.
그녀에 구석구석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은우는 싫었고 분노했다.
절대 용서하지 않으리라는 은우는 눈을 질끔 감아버렸다.
철진은 은우의 벗겨지지 않은 브래지어 속으로 손이들어가
탄력있는 그녀의가슴을 어루만졌다.
포기할때로 포기한 은우는 그에게 한마다 쏘아부쳤다.
"당신 후회할거야!"
철진은 은우가 하는말들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철진도 분명 좋은감정으로 그녈 대하진 않았었다.
그런 철진을 은우는 알아버렸다.
철진의 눈은 벌써 이성을 잃어버린지 오래였다.
마지막 남은 브래지어를 철진은 벗겨내고 그의 입에 유두를 빨아들였다.
철진은 자기의것을 은우의 몸속으로 밀어 넣었다.
아픈 통증을 느낀 은우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고개를 돌려보린 은우를 철진이 손으로 그녀에 턱을 치켜세웠다.
"잘들어!이제 넌!내여자야 알아?!!"
철진의 한마디에 은우는 그렇게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철진이 진심이 아닌줄 알았기에 더더욱 그를 밀어내고 싶었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철진은 긴 순간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짧은순간도
아니었다.
마지막에 다달았을때는 그녀의 입술을 철진 자신의 입술로 감싸줬다.
입을 굳게 닫아버린 은우 그러한 은우를 본 철진은 화가 치밀었다.
"당신은 ,내인내심을 테스트하려 들지마!"
철진의 단호한 말에 은우는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철진은 관계가 끝나고 나서 등을 보이고 드러 누웠다.
다른 연인들이나 부부들처럼 사랑해란 말과 달콤한 키스는 없었다.
은우또한 철진의 등뒤로 등을 보이며 드러 누웠고,
그렇게 신혼첫날밤은 악몽으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