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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랑 애주가랑 숨바꼭질..!!

전망 |2004.08.13 08:37
조회 489 |추천 0

 

 

미식가랑 애주가랑 숨바꼭질..!!

 

얼마전 진해 바닷가로 드라이브를 하다 아름다운 선박 모양으로 된 고급 음식점을

지나며 큰아이는 "저기는 음식점인가요?"라고 물었다. 나는 알지만 모른척 그냥 있고

남편이 음식점이라는 대답을 했다.

 

그곳은 전망이 좋을 뿐더러 시설도 아주 고급스러운 만큼 언젠가 드라마에도 나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정말 멋스러운 곳인데 내가 가끔 나를 위하여나 아니면 특별한

손님을 접대하는 곳이지만 우리가족은 아무도 모른다.

 

우리부부는 나는 미식가 남편은 애주가이다.

내가 미식가가 된 것은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거의 매일 저녁을 동료들과 시내 고급

요리집을 전전하며 저녁 먹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곤 했는데 그때 부터였다.

 

직장생활 동안 내가 받는 한달 월급보다 먹는데 사용하는 비용이 더 많을 정도로 우리는

맛난집을 찾아 다니며 저녁 식사를 했는데 지금도 그때 직장 동료들을 만나며 우리가

열심히 먹고 다녔던 추억을 얘기하며 웃음꽃을 피우곤 한다.

 

신혼초 나는 식탁에 빨간 식탁보를 깔아 마치 고급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가 나게 하여

어슬픈 솜씨지만 푸짐하게 음식을 차려 먹는 재미에 외식은 별로 하지 않았다.

 

매일 직장에서 외식을 했던 나는 집에서 내가 정성들여 만든 콩나물이며 자반고등어

구이가 정말 맛이 있었으며 남편도 혼자 살며 늘 밖에서 먹는 음식에 질려 집에서 먹는

밥이 맛있다며 맛나게 먹어줬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부터 힘이 부쳐 요리에 실증을 느끼며 예전 직장 생활때 즐겨

먹었던 음식이 그리워지기 시작했지만 남편은 밖에서 먹는 외식을 싫어했다. 그것이

차츰 부부 갈등의 원인이 되곤 했는데 나는 남편이 즐기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밖에서 먹고 싶은 음식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친구들이랑 먹으러

다니거나 남편은 대부분 저녁을 직장 동료들이랑 밖에서 먹기 때문에 남편이 저녁

약속이 있는날을 이용해 꼬맹이들과 외식을 하곤 한다.

 

친구들이랑 먹는 점심은 시내나 가까운 시외 맛난 음식점에서 여유롭게 먹고 아이들과

저녁에 외식하는 것은 시간 부족으로 동네 고기집이나 횟집 아니면 분식집에서 주로

한다. 특별히 맛난 곳엔 아주 가끔 남편과 함께 온 가족이 가기도 하지만..

 

그런데 남편은 내가 그렇게 맛난 음식을 즐기고 자주 먹는 것을 모른다. 물론 나도

남편이 동료들과 어떤 음식을 먹으며 어떤 술집으로 다니는지 관심이 없다.

며칠전 남편과 볼일이 있어 시내 한식당 앞을 지나며 남편은 내게.."이집 음식맛 괜찮아"

라고 했는데 나는 속으로 "이집은 내 단골집이네요.."라고 독백했다.

 

부부가 살며 서로에 대해 다 안다고 말할수 없으며 굳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술을 나는 남편과 같이 마시지 않으며 또한 남편이 싫어하는 외식을 같이 하자며 피곤하게

하며 살고 싶지않다.

 

서로 좋아하는 부분은 공유하고 싫어하는 부분은 각자 해결해 갈등을 피하고 사는 것이 서로에게 상처가 덜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 남편이 저녁 약속이 있어 나는 꼬맹이들이랑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고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포도 한상자를 사와 씻어 줬더니 아이들이 얼마나 잘 먹는지..

 

나는 꼬맹이들이 아빠 닮은 애주가가 되기보다 나를 닮은 미식가가 되길 바란다.

나중에 좋은 직장에 다닐수 있어 이 엄마가 그랬듯이 맛난 요리집을 전전하며..

우리부부는 꼭 숨바꼭질 하는 것 같다. 남편은 호프집에 숨고 나는 요리집에 숨고..!!

 

 

 

You Needed Me - Anne Mur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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