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제학] 역대 황당공약
92년 정주영 "아파트 무상공급" 97년 김대중 "농어촌 부채탕감" 등
"경부고속도로를 2층으로 건설하겠습니다." "홍콩처럼 세금을 폐지하겠습니다."
과거 대선 때 등장한 '공약'(空約)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대선 때면 현실과 동떨어진 공약들이 남발되곤 한다. 거대담론일수록 검증이 어렵고, 유권자들의 관심은 높아진다.
"한반도 종단철도를 중국과 러시아로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하겠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제시한 공약의 하나다. 노 대통령은 당시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하기 위해 '동북아철도공사'를, 동북아 대개발을 위한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약속했지만 관련 계획은 사실상 폐기돼 '공약'(空約)으로 전락했다.
시계추를 돌려 1992년 대선으로 가보자. 당시 정주영 후보는 아파트 무상공급과 경부고속도로 2층 건설 등을 내세우면서 상당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97년에는 김대중 후보가 농촌부채 탕감을 약속해 지지기반을 넓히기도 했다.
2002년 대선 때는 군소후보들의 '공약'(空約) 경쟁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당시 민주공화당 후보로 나선 허경영씨는 당선 즉시 국회의원 전원을 사법처리하고, 상류층으로부터 연간 147조원의 세금을 걷는 대신 소득세와 재산세, 종합토지세, 부가가치세 등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한 후 군복무 기간 6개월로 단축 △불효자 사형 △암행어사제도 부활 △담배 생산 및 판매 금지 △대학명칭 폐지 △백록담에 물을 채워 양수발전소 건설 등의 공약(空約)도 함께 내놓았다.
삼미그룹 부회장에서 웨이터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던 서상록 노년권익보호당 후보도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정치인을 때려죽이기'라는 황당한 공약을 내놨다. 또 사법고시 폐지 및 변호사 수임료 10만원대로 낮추기, 북한에서 살고 싶어하는 노인들의 이민 허용 등도 서 후보의 공약이었다.
하지만 '공약'(空約)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이 실현 가능성 없는 공약으로 꼽았던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은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이미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홍준표 의원의 '반값아파트' 정책도 한나라당 당론으로 채택되기 전까지 92년 정주영 후보의 공약과 비교됐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 중 1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내건 '한반도운하' 건설. 이는 한강과 낙동강, 금강과 영산강을 잇는 '경부운하'와 '호남운하'를 각각 건설해 이를 연결하겠다는 것으로 과거 사업성을 놓고 논란이 많았던 방안이다.
올 17대 대선에도 이색적인, 검증하기 어려운 공약(空約)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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