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회식이 있다던 신랑을 기다리다 기다리다 새벽 두시에 잠이 들었습니다
신랑이 들어와서 부시부시 눈을 뜨니 새벽 다섯시.
신랑이 뭐라뭐라 종알거리는데 다시 침대에 대짜로 뻗어서 잠들어버렸죠.
그리곤 아침에 일어나 화장하면서 몰래 신랑의 지갑을 뒤졌습니다.
거기엔...거기엔...무려 95만원짜리 단라니의 영수증이 들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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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12시 전에 끊은...
...그럼 단라니가 12시 이전에 끝난거야? 새벽5시에 들어온건 모고?
도대체 다섯시간동안 뭐를 했을까?
혼자 곰곰히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 이거시 나몰래 뻘짓거리를?
흥흥!!
영수증을 펴보며 뽀시락거리는 내 소리에 신랑은 일어나자마자 핀잔을 줍니다.
신랑 : 너 오빠 지갑은 왜 뒤지니?
(나보다 생일도 늦으면서 꼬박꼬박 오빠래네...)
라쿨 : 95만원짜리 단라니 갔었어?
신랑 : 10만원 깎아서 85만원으로 다시 끊었어. 그리고 그거는 회사 경비로 처리하는거야.
라쿨 : 그럼 왜 끊은 시간이 11시 53분이야? 들어오긴 다섯시에 들어왔는데?![]()
신랑 : 우리는 단골이라서 미리 가격 흥정하고 먹는다. 누가 단라니가서 12시도 안되서 나오냐.
돈아깝게...
라쿨 : 치이...믿을 수 없어.
신랑 : 그럼 너 오빠를 의심하는거야?
라쿨 : 그렇지는 않지만 어떤 여자가 이 상황에서 좋은 생각을 하겠어?
입장바꿔서 생각해봐. 안그래?
신랑 :
.........아...그래 미안해...
하지만 나 의심하는거 아니지?
라쿨 : 몰라!!
왜 의심하지않냐구요? 그 사람 성격을 알고 있고 무엇보다 제 신랑을 믿기 때문이죠.
아무튼 그렇게 어영부영 출근을 했고 퇴근후에는 함께 외식을 하고 피곤했는지 들어와서
씻자마자 잠이 들더군요.
저는 잠이 오지 않아 신랑 핸드폰을 열었습니다.
거기엔 우리 두비의 사랑스러운 사진들이 많이 들어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이라는 여자의 이름이 부재중전화로 떠있는겁니다.
신랑 친구중에는 유난히 여자이름같은 친구들이 많아놔서 저는 혹시나..하고 기억을 더듬었죠.
그런데 그런 이름을 한 친구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겁니다.
그 때부터 신랑의 핸드폰 탐색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세상에...단란주점을 간날 12시 넘어서 신랑이 그녀에게 두통의 전화를 했더군요.
비록 통화는 못했지만요. 그럼 그 여자는 왜 오늘 저녁에 이 사람에게 전화를 했을까...
곰곰...곰곰....
혼자 또 심장이 뻐근해져오는 것을 마사지해가며 생각하다가 새벽 1시에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신랑에게 넌즈시 물었습니다.
라쿨 : 자기야, 어제 우리 만나서 오는 시간에 어떤 여자 전화가 부재중전화로 찍혔더라.
신랑 : 그래? 누군데?
라쿨 : ###......걔 누구야?
신랑 : 아....###가 아니고 ***겠지. ***.
라쿨 : 아 맞다!! ***![]()
신랑 : 누구긴. 단라니 아가씨지.
라쿨 :
!!
신랑 : 근데 얘 왜 전화했냐. 웃기네.
라쿨 : !!! 너!! 니가 먼저 단란주점 간 날 걔한테 전화했더라!! 통화는 못했지만!!
신랑 : 아아...그랬었어. 나가서 안들어오길래 전화해서 들어오라고 할려구 했었지.
라쿨 : 웃겨!!
신랑 : 야..내가 찔리는게 있으면 이렇게 술술 다 말하냐?
얘는 왜 전화를 해서 분란을 일으키냐...참나..나 원래 내명함 술집에 잘 안주는데
내 카드로 결재해서 명함을 주고 나왔지.
아마 또 놀러오라는 전화한거 아닐까?
라쿨 : 암튼 자기 나뻐!! 어머니하고 아버지한테 소상히 아뢰어서 자기 작살내놓을거야!!
신랑 : 아웅...애기야~~ (절대 박신양버젼 아님. 우리 신랑이 먼저했음)
라쿨 : 오늘은 나한테 말걸지마. 생각을 좀 정리해야겠다.
신랑 : ![]()
한 30분 생각을 해보니 뭐 의심을 하려면 수상한 구석이 한두군데겠습니까마는 워낙에 신랑의
성품을 알고 있고 신랑을 믿고 살다보니 이런문제로 속 끓여봐야 좋을게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경계의 끈은 놓지 않고 있지만 말입니다.
이번기회에 신랑에게 자숙의 시간을 갖게 하려고 오늘은 아침부터 계획을 짰습니다.
저녁에 신랑이 들어오면 앞에 앉혀놓고 조근조근 얘기해야지...지금 자기가 얼마나 큰 잘못을
하고 있는지 깨닫게 해줘야지...만약 불미스러울 일이 발생했을 시에 내가 어떻게 처리할지
협박해서 겁줘야지...하고요.
그런데 우리 신랑 아까 전화하니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습니다.
그 동안 공들이고 공들였던 업무가 도루묵이 되어버렸답니다. 이미 상부에는 보고를 다했는데
말이죠. 굉장히 큰 타격을 입은 것같았습니다.
저는 신랑의 눈치를 살피며 '점심 맛있게 먹어...'라고 말해버렸습니다.![]()
'뎅장~! 저녁에 주리를 틀려고 했더니 더 큰일이 터져버렸네'
여러분! 새끼늑대같은 우리 신랑들을 이 험난한 사회에 그냥 방치해둬도 되겠습니까?
오늘 저녁에 머리끄댕이를 잡고 '니가 죽고잡냐잉~!'하고 휘둘러 내쳤어야하는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