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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게 바다는 일부지만 바다에게 하늘은 전부입니다

이미은 |2004.08.26 09:46
조회 1,090 |추천 0

잘 들어갔어요?

 

 

당신의 말이 자꾸 걸려요.

 

 

내가 어리다구요, 밀물 때 바닷가에 내 놓은 아이같다구요.

 

 

당신은 그런 사람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

 

 

생각하면 걱정스럽고 그래서 마음 한 구석에 늘 부담이 되는 사람.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하면 날 좀 다르게 봐 줄 수 있을까요?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고

 

 

마음이 아늑해지는, 당신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당신을 만날수록 당신 앞에 서는 나는 너무 작습니다.

 

 

당신은 내게 너무 과분한 사람이네요.

 

 

뭇 사람들 사이에서

 

 

나에게는 점점

 

 

당신만큼 크고 푸른 하늘을 품은 사람,

 

 

당신만큼 나를 잘 헤아리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데 

 

 

당신만큼 한결같이 마음을 쓰는 사람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데

 

 

당신에게 나는 점점 평범하게 묻혀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되요.

 

 

작은 일에 웃고 우는 사람.

 

 

끈기가 없어서 조금만 기다리게 하면

 

 

지쳤다고 투덜거리는 사람.

 

 

주위의 시선에 너무 의식을 두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는 사람.

 

 

이런 나를 알면 알수록

 

 

당신의 눈이 나를 피하고 싶어지는 게 아닌지요.

 

 

 

 

 

 

하늘에게 바다는 일부입니다.

 

 

당신에게는 바다도 있지만 육지도 있고

 

 

지구 바깥의 우주마저 있지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바다에 소홀한 날이 있다는 것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어요.

 

 

그래서 바다에게 일어나는 모든 슬픈 일과 기쁜 일을

 

 

함께 슬퍼하고 기뻐해 줄 수 없다는 것도,

 

 

그래서 바다의 심사가 영 틀린 날에도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당신은 그 위에 여전히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 뿐이라는 것도 알죠.

 

 

 

 

 

 

그런데 불행인지 행복인지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분명히 당신을 불편하게 할 것 같은 사실은,

 

 

바다에게는 하늘이 전부입니다.  

 

 

내가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게 아니라

 

 

태어나서 첫 울음을 그치고 세상 구경을 좀 하려니까

 

 

내게 보이는 세상이 당신 밖에 없었어요.

 

 

당신도 당신의 의지로 그 위에 있도록 정해진 게 아니듯이

 

 

나도 나의 의지로 여기에 있도록 정해진 게 아니거든요.

 

 

내게도 당신이 그저 일부였으면 좋겠어요.

 

 

이곳 저곳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가끔씩 머무는 것으로

 

 

당신에게 더할 나위없는 기쁨을 줄 수 있는

 

 

그런 존재였으면 하고 조물주를 원망하죠.

 

 

그래서 일부러 내 안을 돌보는 일에 열중해요.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는 없는지

 

 

흑진주를 품고 있던 조개가

 

 

불가사리 놈에게 붙잡혀 먹히는 건 아닌지.

 

 

하지만 아무리 관심을 다른 데 쏟으려 해도

 

 

나를 완전히 품고 있는 당신에게서 헤어나오기란 참 어려워요.

 

 

일부러 깊숙히 해저를 돌보다가도 문득, 

 

 

당신의 푸름이 딱 한 조각만 보고싶어져서 

 

 

그 숨막히는 조류를 뚫고 나와 몇분쯤을 맥없이 바라보면

 

 

이렇게,

 

 

좋거든요. 

 

 

 

 

 

 

내가 당신의 하늘이 되어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지만

 

 

그건 감히 꿈도 꾸지 못해요.

 

 

하늘이 되기에 나는 너무

 

 

낮고,

 

 

좁고,

 

 

얼룩졌거든요.

 

 

 

그래서 언젠가 당신이 해 준 말을 기억하고 있어요.

 

 

하늘에게 바다는 일부인지 모르지만,

 

 

그 일부가 없는 하늘은 상상도 할 수 없다구요.

 

 

 

 

 

 

넓이는 재지 않아도 좋겠죠.

 

 

누구의 푸름이 더 짙은지도 헤아리지 않는게 좋겠어요. 

 

 

그냥 우리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

 

 

떨어뜨려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으면

 

 

우리는 이미 천생의 연분으로 닿았으니까요.

 

 

 

 

 

 

바라보면 볼수록 이렇게 크나큰 당신을

 

 

내가 정말,

 

 

사랑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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