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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 결혼>제20회-당신이 내마음속에...-

쟈스민 |2004.09.04 01:02
조회 4,790 |추천 0

그녀가 며칠째 계속 반복적으로 했던 행동들은 바깥경치가 훤히 보이는

좌석쪽으로가 한쪽손으로는 턱을 괴고는 성큼성큼 다가오는 겨울의 풍경을

초점없는 눈으로 지켜보는  것이었다.

핏기 하나 없어보이는 얼굴에는 사색이 가득했고,그녀의 그런모습을 모를리

없는 형우는 곁에서 지켜보기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뭘,그렇게 열심히 보는 거예요?"

 

은우는 추운지 스웨터소매끝을  손끝으로 잡아다니고는  형우를 올려다본다.

 

"나무들을 보고 있었어요
이제 나무에 있는 잎사귀도 얼마 안있으면 금방 떨어지겠죠?

추울것 같아요...."

 

형우는 팔짱을 끼고는 미소를 내보이며 은우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몰랐어요?나무들도 옷을 입어요..짚으로 만든 옷이요.."

 

은우의 눈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얼마나 힘들까요?일년 열두달 늘 그자리에서서 있다는건 엄청 쉬운일이

아닐텐데...사람이라면 저 나무처럼 꿋꿋이 한자리에만 그대로 서있을수

있었을까요...계절이 바뀌더라두요..."

 

형우는 그녀의 말이 뼛속 깊이 와닿고 있었다.

쉽게 잊혀지지 않을거라 생각 했지만,형우자신이 생각했던것처럼  그녀는

너무도 힘들게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나무처럼 꿋꿋이 한자리만 지키고 있는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거 알아요?

오히려 나무처럼 그렇게 서있지 않는사람들이 얼마 없다는 걸요..."

 

말끝을 흐린 형우는 그녀가 금새 어디라도 가버릴것만 같은 충동에 휩싸였다.

그동안 철진이 자신의 가계앞에서 그녀를 지키고 바라보고있다는걸  알고 있었다.

그런 형우가 철진이 자신들을 보고 있다는걸 알았기에,그녀에게 코믹스런 맨트를

보란듯이 했었다.

그가 없어도 그녀가 행복하다는걸 보여주기 위해서.....

 

"집에 다녀와야 겠어요"

 

그녀의 갑작스런 말에 형우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집에는 왜요?"

 

"가져 올게 있어요

그리구....부모님께도..인사를 드려야 도리일것 같구요.

강회장님은 저를 딸처럼 지켜 주셨던 분인데...이런모습을  보고는 굉장히

실망하셨을 거예요..."

 

은우는 두손을 가지런히 깍지를 끼고는 테이블위에 올려 놨다.

 

"가지말아요..

신발이며,옷이며 그런건 제가 다사드릴께요..

그러니 가지 말아요.."

 

"신발이며 옷가지를 가지러 가는거 아니예요..

품에 없으니 그립네요..."

 

형우는 그녀의 말에 머리를 갸우뚱 거렸다.

그런 형우의 모습을 본 은우가 웃음을 띄웠다.

 

"사진을 가지러 가는 거예요

어머니와아버지와 찍은 유일한 사진이요

이세상에 딱 한장 있네요...

셋이 찍은 사진이...

있을땐 몰랐는데...없으니까...그분들이 그리워 죽겠어요"


그러더니,그녀의 눈에 갑자기 이슬이 맺혔다.

그 이슬은 쉽사리 떨어지진 않았지만,그녀가  내면적으로 괴로워하고 있음을

 절실히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

 

 

 

혜린은 매우 초조한 모습으로  가계안을 서성 거리고 있었다.

마담은 그런 혜린을 보고는 가만히 있을수 없는지 그녀에게 다급히 부탁했다.

 

"그만해..이제...

너..이런애 아니잖아..."

 

혜린의 눈은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되있었다.

 

"그 두사람 서로가 좋아하고 있다며..

넌 얼마든지 좋은사람 만날수 있어..."

 

혜린의 목소리는 거의 쉬어버렸다.

 

"아니..난 그럴수 없어..."

 

"그러면 어쩔건데...너가 그집에 안방이라도 차고 들어가겠다는거야?

그집사람들 너 보면 얼쑤 좋다 받아 들일것 같니?

아니면 베지도 않는 아일 임신했다고 너의 그런 거짓말이 오래 갈거라

생각하는거야?어리석은 생각은 하지마 다치는건 너야 그누구도 아닌

바로 혜린이 너라구...왜 자꾸 불구덩속으로만 빠지려고만  하는거니 응?"

 

"불구덩이가 될수 있고,찬란한 빛이 되는 태양이 될수도 있어

난 희망이 없는게 아니잖아...그 사람과 며칠만 지내면 난 충분히 아일 가질수

있다구...언니..제발...부탁이야..언니까지 날 힘들게 하지 말아줘"

 

마담은 그런 혜린을 두고 근심어린 표정으로 쳐다봤다.

 

"내가 널 도대체 어떻게 해야겠니?불쌍한 널....."

 

혜린은 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는 마담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엄마처럼은 아니지만 늘 친언니 이상으로 자신을 대해준 마담이 옆에 있어

혜린에게는 그누구보다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은우는  어두워 보이는 성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그 성은 항상 은우를 주눅들게 만들었었고,무엇보다도 그웅장함이 은우를 금방이

라도덮쳐버릴것 같다는 생각으로 늘 사로 잡혔었다.

하지만,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은우자신이 결심은 한건 아니지만 언젠가는 스스로가 들어가 해결을 하고

 나와야될집이었기에 그어느때보다도 당당하게 들어갈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는 해질녘의 정원이 너무도 아름답게 보였다.

가을에 봤을때보다의 아치는 뼈만 앙상하게 남았지만 그래도 멋있었다.

한발짝 한발짝 발을 떼는데는 시간이 엄청 걸린듯했다.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들이었다.

현관에 도착했을때는 심호흡을 한번 크게하고는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다행히도 거실안에서의 인기척은 들리지 않았다.

분명 철진도 이시간에 집에 있을사람도 아니었다.

은우는 중엄하게 뽐내는 계단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계단을 밞고 올라가는 은우의 발은 굉장히 무거웠다.

어느때보다도 계단이 더 높아보이는것 같았고,그계단은 은우의 현기증을 잡아

주지는 못했다.

 

"왜이렇게 어지럽지?"

 

은우는 이마를 짚은다음  중간쯤정도의 계단에서 발을 멈췄다.

식은땀이 흘렀고,몸을 지탱할수가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너무도 무서웠다.

아무도 없는 이 큰집이 갑자기 무섭게 느껴 지기 시작했다.

두려움이 엄습해 오자 은우는 발빠르게 계단을 거의 뛰다시피 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자신의 방까지 걸어오는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줄은

오늘에서야 새삼 다시 느끼게 됐다.

숨을 고르게 내쉬고는 은우는 철진과 자신이 묵었던 방문앞에 당도 했을때,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 짓누르고는 문을  살며시 열었다.

언제나,깔끔하고 정돈된방,은우가 며칠 살지 않았어도 예전하고 변한건 하나도

없었다.

침대 맡에는 여전히 그들의 결혼식 사진이 놓여 있었고,이불도 은우와 덮었던흔적

그대로 가지런히 접어져 있었다.

은우는 침대언저리에 앉아 결혼식 사진을 집어들어 손으로 슬어 내렸다.

철진의 무표정한 얼굴을 다시한번 손으로 어루만져 보고는 그들의 결혼식 사진을

거꾸로 뒤집어  놓는다.

그러고는 그녀는 옷가지와,기본적인 것들을 짐가방에다 하나하나 넣기 시작했고,

비스듬히 놓여 있었던 은우가족사진도 가방 한켠에 가지런히  넣어 뒀다.

은우는 짐가방을 들어 방문을 열고는 방안을 다시 둘러 보았다.

그와 얼마 살지 않았는데...몇년은 살았었던 느낌은 무얼까?.....

이방이 그새 정든 걸까?

은우는 씁쓸한 표정으로 방문을 닫고는 아랫층으로 내려 왔다.

그녀가 현관문에 당도하고는 문을 열려고 하던 순간에 먼저 밖에서 문을 연건

김여사와 진경이었다.

김여사와 진경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 졌고,그런 은우도 들고 있던 짐가방을

떨어뜨렸다.

 

"아니,이게 누구야?"

 

진경은 위아래로 그녀를 훓어봤다.

 

"너,지금 무슨짓이야?!!"

 

김여사의  모습은 예전보다는 더 세련되지고 우아해 졌지만,매서운 얼굴만큼은

그대로 였다.

 

"너 이제는 도둑질 까지 하니?"

 

"어머니..그게 아니라...열쇠가 제게 있어서 제 짐을 가지러 왔었어요..

연락 드리고 오지 못한점은 사과드려요"

 

"뻔뻔한 기집이구나 너!

며칠동안 얼굴 비추지도 않더니 뭐?!! 몰래 도둑 고양이 처럼 들어와서

짐을 가지러 왔다구?못된것!"

 

김여사는 자신이 말하는 사이 은우의 뺨을 사정없이 가했다.

진경은 놀란 눈으로 은우와 김여사를 번갈아 볼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는

모르는듯 했다.

 

"뒤져봐!"

 

"녜?"

 

진경은 김여사를 보며 무슨 말을 하냐는 얼굴이었다.

 

"가방 뒤져 보라구!"

 

"어?..어..."


진경은 할수 없이 바닥에 떨어진 은우의 짐가방을 천천히 뒤지기 시작했다.

은우의 얼굴은 어느새 눈물로 범벅이 되있었고,독기가 오를때로 오른 김여사는

진경의 답답한 행동에 그녀가 나서서 가방을 뒤집어 바닥에 모두 쏟아버렸다.

그러자,가방안에 있던,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바닥에 흩어졌고,은우가 아끼던

가족 사진은 두동강이로 갈라졌다.

은우는 바닥에 떨어진 사진을 가슴으로 안고 부둥켜 울었다.

소리없는 울음이었지만,그녀는 너무도 슬프고 힘들었다.

그녀의 몸은  식은땀으로 축축히 젖어 있었고.....결혼 예물을 발견한 김여사가

목걸이와 반지를 보고는 은우의 머리채를 잡아 끌기 시작했다.

진경은 갑작스런 어머니의 행동에 발을 동동 굴렀고,은우는 들고 있던 사진 만

큼은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럼 그렇치 니가 그냥나가?!!무일푼 주제에 뭐라도 들고 나가려 했겠지!

흥!,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그따위 못된 손버릇을 하고 다니는게야?!!"

 

김여사는 그녀의 머리채를 계속 잡아 다녔고,아무저항도 하지 못하는 은우를

점점 거쎄게 행하고 있었다.

진경도 거의 놀라 어쩔줄 몰라 했고,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진경이 등골이

오싹하다는걸 느끼고는 뒤를 돌아봤다.

뒤를 돌아본 진경은 그를보더니 당황했고, 그를 보자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그녀의 말보다,그의 행동이 더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김여사는 정신을 거의 잃어가는 은우를  손으로 다시한번 때리려하다 철진의 손에

잡히고 말았다.

 

"뭐하는 짓입니까?!!"

 

김여사는 자신의 팔을 잡고 있던 철진을 쳐다보더니,되려 하소연을 해댄다.

 

"아,글쎄 세상에 얘가 우리집에 와서 도둑질을 해가지 뭐냐..그래서 내가"

 

"그만하십시요!"

 

철진은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었다.

 

"아니..너!지금 얘 편드는 거냐?"

 

철진은 힘없이 앉아 있는 그녀를 애처로운 눈으로 쳐다봤다.

그러고는 그는 어머니를 분노에 찬눈으로 쳐다보고는  이를 악물었다.

 

"다시는 이여자한테 손 대는 날엔 제가 가만 두지 않겠습니다!!"

 

철진은 쓰러져 가는  은우를 번쩍 들어 올려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가 그녀를 안전하게 데리고 간데는 그의 차안이었고,

그를본,은우는  끝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남편 되십니까?"

 

하얀 까운을 입은 의사는 누워 있는 은우 앞에 앉아 있는 철진에게로 다가가

조심스레 얘기했다.

의사는 너무도 조심스러웠기에 철진은 바짝 마른 입술을 침으로 대신 했다.

 

"축하합니다"

 

철진은 어리둥절했고,의사의 한말을 다시 되물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4주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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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었습니다...^^

양해해 주시리라 믿구요...담편은 되도록이면 빨리 올려 드리도록 할께요..

전편에 댓글 달아주시는 님들...너무나 고맙습니다..

오늘에서야 컴퓨터 앞에 앉게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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