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 .
안녕하세요. 파란 모에서 노란 벼가 되어 무겁게 고개를 떨구고 참새가 손님되어 기웃 거리는 계절입니다. "허수아비는 약오르겠다
움직이지 못해서. . ."저는 가을만을 기다리던 사람입니다. 가을엔 전역을 하니까요. 그러나 저에겐 가을이 오지 않더군요. 삶의 자신도 없었고, 2년 2개월 동안만 입고 벗어야 하는 군복도 아깝고 해서 였지요. 그러나 군생활 6년 끝에 전역을 결심 했어요. 대한민국 육군 중사로. . .
이젠 1년도 채 남지 않았답니다. 그토록 태권도를 사랑하면서도 쉽게 군복을 벗을 수 없었던건 군인의 멋도 반, 제 자신의 태권도 실력을 어느 한 곳에 내 놓기가 부끄럽고 그리고 두려워서도 반, 이 두가지를 합쳐 하나님께 문의 하니 저에게 4년이란 시간을 더 군에 복무하게 해주시더라구요. 장기 복무를 할까도 무지하게 고민 했지만, 여기서 태권도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아주 먼 훗날에 너무 큰 아쉬움이 남을 것같아서 단기복무만 마치기로 했답니다. 선택을 하고 나니 후련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두렵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신감도 많이 생겨지고 있습니다. 재미 있는 이야기 해드릴까요? 제가 그 어떤 선배님의 표현을 표절해서 부대에 퍼트려 끊임없이 인기있게 쓰여지는 유행어가 있어요. "X야" 그런데 어떤 저랑 친한 병사가 "X야"+"완전"을 만들어 "완전X야" 라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표현을 하게 됐어요. 여러분들도 한번 써보세요. 상대방에게 뭔가가 못 마땅하다고 느낄 때 "완전 엑스야"라고. . . 저에 앞날에 많은 기원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사범님께
가끔씩 전화 드리고 가끔씩 찾아 뵙는 제자 밖에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4년 전 쯤에 제가 육군 병장 때 그래도 제가 전역하길 기다리시는 눈치셨는데 전역은 안하고 옆에서 모시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기회를 주신다면 항상 사범님 곁에서 보좌하는 제자가 되겠습니다. 02년 6월의 어느 하루 저녁에 5사단 보충대 옥상에서 돌려차기 1000개를 마치고 또 다시 문득 사범님의 얼굴과 저의 배신행위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크게 용기 내어 전화를 드렸던 겁니다. 근 1년이란 시간 동안 고민 하다가요. 그 때 전화를 끊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속이 후련했었습니다.
8월 휴가 때 만나 뵙고 말씀 드렸지만 전 이제 내년에 전역합니다. 사범님 곁을 떠나 5년이란 시간 동안 제자신을 진단 해 본 결과 전 태권도 없이는 살아도 살은게 아닌 사람이고 군대에 계속 남는다면 꿈을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닌 살기 위해 사는 사람으로 남게 될 것같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비록 잘하는 선수도 아니었고, 남들 보다 더 열심히 하는 선수도 아니었습니다. 긴 시간이 지난 지금 너무 많이 후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히딩크 감독이 축구를 지도 하는 모습을 메스컴을 통해 유심히 보기도 하고 책도 읽고, 그 어떤 스포츠를 보던 제 자신의 지난 삶과 접목 시켜 보면서 채찍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58Kg이었던 제가 68Kg이 되니 보기가 흉해서요. 그리고 체중을 빼면서 인내심 테스트도 할까 합니다. 모쪼록 멋진 지도자가 되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멋진 지도자가 되어 사범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10월 교육감기 때 찾아 뵙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웃음 잃치 않는 사범님 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 동안 배신의 배신을 거듭했는데 웃는 얼굴로 대해주시는 사범님께 이 자리를 비로소 정말 감사드립니다. 꼭 보답하겠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요.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