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하연. 오늘 정신못차리고 푸석푸석할 줄 알았는데 이뿐 걸 꼬맹이.”
오늘은 교생실습 첫째날. 하연은 연두빛 V자 가디건에 검은 플레어 스커트를 입고 아주 연하게 화장도 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단발에서 작년부터 길러왔던 머리는 어깨를 조금 넘어 단정히 드라이되어있었다.
“야! 그 꼬맹이 소리 좀 하지마!”
어제 일이 자꾸만 떠올라 미라의 말에 하연은 소리를 꽥 질렀다.
“아! 깜딱이야. 기집애 왜 이래?”
“자~ 선생님들 교실배정 확인하셨죠? 담임 선생님과 함께 조례 들어가주세요.”
대강당에서 이리저리 담당반을 확인한 80여명의 교생들은 담임교사와 함께 교실로 향했다.
“하아~진짜 오랜만이다. 교정의 저 나무하며, 난간 닳은 거 하며 정말 우리학교다닐 때랑 똑같네.”
“맞다. 현재 너 이학교 출신이었지? 감회가 새롭겠네.”
그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박재희 선생님을 따라 2학년 4반 교실 앞에 섰다.
“제 소개를 아까 간단하게 했습니다만, 실습 기간 중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부담없이 말해주세요. 특히 교과에서도 제가 담당하게 된 이하연선생님과 오현재선생님은 더욱 친근하게 생각하시구요.”
현재와 하연은 박선생님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운이 좋게도 꼼꼼하지만 다정하기로 유명한 박재희선생님 밑에서 실습을 하게 되고, 담임반까지 선생님이시라니. 정말 행운이었다.
“담임인 제가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2학년 4반은 분위기가 좋은 편이예요. 특히 반장인 윤태민이란 학생이 아주 모범적이고 리더쉽이 있죠. 태민이가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많은 것을 도와줄겁니다. 그럼 실습기간 동안 잘 부탁해요.”
설레이는 마음으로 박선생님을 따라 교실로 들어섰다. 생일이 빨라 이 아이들과는 4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좋은 선생님이 되는 첫발걸음으로 삼아야지 하는 들뜬 마음으로 하연의 볼은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38명의 아이들도 일제히 숨을 멈추고 들어선 다섯명의 교생에게로 시선을 집중했다.
“앗!”
교실 뒤편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이어 들려오는 몇 개의 비명소리. 깜짝 놀란 하연은 두리번대다가 처음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얼굴을 돌렸다.
“앗!”
연이어 하연도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앞과 옆으로 두명의 예쁜 여학생들과 덩치 큰 남학생들에게 둘러싸여있는 소년은 바로 어제 까페에서 만난 그 꽃돌이가 아닌가.
그러고 보니 주변에 앉은 아이들도 어제는 멋지게 사복을 차려입고 꾸미고 있어서 몰랐지만 교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고등학생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개인적으로 좀 아는 얼굴이라 놀랐어요.”
멍하니 있던 하연은 정신을 차리고 박선생님에게 사과를 했다. 아이들도 엄청 놀란 얼굴이었다. 하긴 어제 민증을 보여줬는데도 의아해했는데 여기 서있으니 놀랄만도 하지.
“이 분들은 오늘부터 한달동안 우리학교 우리반에서 실습을 하실 K대 교생선생님들이시다. 대학생이시지만 곧 선생님이 되실 분들이니 예의를 갖추어서 대하도록.”
다섯명의 교생이 번갈아가며 차례로 간단한 자기 소개와 함께 인사를 했다. 현재에 이어 하연의 차례가 돌아왔다.
“안녕하세요. K대 국어교육과 이하연이라고 합니다. 나이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서 아주 친근하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고 그 첫걸음을 이 교실에서 떼려고 합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교생들의 인사가 끝나자 박선생님이 그 꽃돌이를 일으켜세웠다. 하연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않던 그는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일어섰다. 그날도 생각했었지만 정말 잘생겼다.
“태민이는 교생선생님들 실습실로 안내해드리고 여러 가지로 많이 도와드려라. 알았지?”
“네.”
그는 대답을 하며 다시 하연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박선생님이 나가시자 그 아이는 교생들에게 살짝 목례를 하며 앞장서 교생실로 걸어갔다. 태민의 뒷모습을 보며 현재가 물었다.
“어떻게 아는 얘들이야? 과외했었니?”
“아니. 그냥 좀 알어.”
하연은 약간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교재연구와 수업준비, 조종례 지도 등 바쁘게 학교생활에 적응하며 1주일이 지나갔다. 그 동안 까페에서 보았던 아이들 중 태민을 제외한 아이들은 하연에게 한두번씩 말을 걸어왔다.
하지만 태민은 하연에게 개인적으로 말을 걸거나 하지는 않았다. 공손하게 대하기는 했지만 무언가 거리를 두고 있는 느낌이었다.
학교에서 본 태민이란 아이는 아이들 사이에서는 거의 우상인 듯 했다. 늘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에게 둘러싸여있었고 특히나 여학생들이 그에게 선물을 가져다주거나 말을 건내기 위해 기다리고 서있기 일쑤였다.
하지만 거만하거나 아이들에게 함부로 대하지도 않았고 남학생들 사이에서도 그는 인기가 무척 좋았다. 게다가 일주일만에 알게 된 바에 따르면 학교의 선생님들도 태민을 극구 칭찬을 했다.
나무랄데가 없는 학생이라는 것이었다. 운동, 공부, 예술 빠지는 것 하나 없고 예의도 바르며 리더쉽도 있고 인간관계도 좋으며 집안까지 일본과 무역업을 크게 하는 기업이라 했다.
“하~진짜 그런 얘가 있구나. 나는 만화나 로맨스소설에서만 나오는 인물인줄 알았다.”
“그러게 말이야. 남자인 내가 봐도 참 괜찮은 놈이더라.”
“나도 수업 때 봤는데 너무 괜찮더라. 실습 때 열심히 찜해서 한번 꼬셔볼까. 요즘 네 살 차이는 연하도 아니라더라. 집안까지 빵빵하다는데 키워볼 만하지.”
심지어는 교생들 사이에서도 태민은 인기인이었다. 그 반에 소속되어있는 하연이나 다른 여자교생들은 엄청난 부러움을 받았다. 하연은 태민의 태도나 그의 지나친 인기에 좀 부담스럽달까 그런 느낌도 들고 까페에서의 일이 꺼림칙하기도 해서 그런 이야기에 끼이지 않았다.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그래, 내일 보자.”
1주일의 끝자락인 금요일.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의 배웅을 받으며 하연은 학교 현관을 나섰다.
오늘따라 일지당번인 미라와 현재를 남겨두고 혼자 걸어나서는 길에 황혼이 깔리자 약간은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바로 교문으로 향하려다 하연은 학교 수목원으로 향했다.
K대 부속고등학교는 시내에서도 시설이 좋기로 유명했는데 특히 학교 내 수목원이 아름답고 규모도 크기로 유명했다.
문을 열자 수목원 특유의 약간은 텁텁한 공기가 얼굴에 확 끼쳐왔다. 얌전히 문을 닿고 수목원 안으로 들어선 하연은 이리저리 걸어다니며 열대 식물들을 보고 있었다. 수목원 한쪽 끝에 나무 의자가 보여 하연은 그쪽으로 건너갔다.
“으악!”
막 나무의자에 앉으려던 하연은 의자 뒤에서 무언가가 바스락대는 소리에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두꺼운 양장본의 책을 얼굴에 덮고 있던 누군가가 일어나앉았다.
“선생님!”
태민이었다.
“너. 너 여기서 뭐하는거야.”
태민은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일어나 옷을 정리했다. 헝클어진 머리가 살짝 눈썹을 덮고 있었고 잠들어 있었는지 눈꼬리가 약간 잠에 취해있었다.
늘 단정했던 교복도 상의와 넥타이는 어디 두었는지 남방의 단추가 두서너개가 풀려져있었다.
“수목원 담당 선생님과 친해서 자주 와요. 오늘은 깜빡 잠이 들어서 들어오신 줄 몰랐어요. 많이 놀라셨어요?”
머리를 정리하려는 듯 헝클이는 길고 하얀 손가락과 치아가 살짝 보이는 수줍은 미소. 하연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내가 미쳤어! 지금 학생을 보고! 4살 차이는 연하도 아냐~하던 수정의 말이 떠올라 하연은 얼굴이 붉어졌다.
“저 먼저 나갈까요? 아님 잠시 같이 있어도 되요?”
이제 완전히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는지 태민은 살짝 웃으며 하연에게 자리까지 권했다. 엉겁결에 나무 의자에 나란히 앉은 하연은 가방을 꽉 쥐고 있다가 깜짝 놀라 일어서려했다. 하지만 태민의 목소리가 들려와 일어서지 못했다.
“선생님 그날 죄송했어요. 너무 어려보였어요. 제 또래이거나 아님 더 어릴꺼라 생각했어요.”
하연은 자신도 모르게 태민을 쳐다보았다. 쑥쓰러운 듯 코끝을 손가락으로 비비며 태민은 말을 이었다.
“저 그날 쌤 왜 도와준줄 아세요? 저 별로 오지랖 넓은 녀석 아니거든요.”
“...................”
“예전에 제 첫사랑이랑 너무 닮아서요. 그 사람도 선생님처럼 하얗고 동그란 눈을 가진 사람이었거든요. 화나면 온몸을 바들바들 떠는 고집센 사람.”
“.......지금은 어디 있는데? 못만나는 사람이야?”
“음... 아주 어렸을 때였는데 그 뒤로 한동안 저희 가족이 일본에 있었거든요. 부모님께 여쭤보니 한국에 있다고는 하는데 큰 뒤로는 만나지 못했어요.”
“그래?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이라.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 좋아, 저번일은 용서해줄게.”
“훗! 선생님 진짜 그 사람이랑 말투까지 너무 닮았어요.”
“선생님~ 좋은 주말 되세요~”
오늘은 기분좋은 토요일. 퇴근하는 길에 저쪽 멀리서 걸어오던 태민이 소리를 질렀다. 토요일의 기분 좋은 태양 아래 환하게 웃고 있는 태민을 보니 앳된 고등학생 분위기가 물씬 나서 하연은 열심히 손을 흔들어주었다.
“요거요거 수상한데~ 분명히 조금 어색했는데 언제 이렇게 사이가 좋아진거야?”
“좋아지긴..”
“조심해. 태민이 전교 아니 이 일대 여학생들 우상인거 알지? 요즘 여고생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너 잘못하면 칼맞는다.”
“으아~ 무서워라!!! 알았어요. 그 여학생들 이전에 수정이 너의 질투로 죽겠다.”
“태민이 제 형이 우리학교 경상대 킹카 태윤이란 소문이 있더라.”
“뭐? 그 밴드부 보컬 윤태윤?”
“그래. 걔도 엄청 유명하잖아. Y대 퀸이 걔 딸랑이라며. 완전히 넘어가서 그 많은 남자가 매달려도 오로지 윤태윤한테만 목을 맨다더라.”
“여튼~너네는 남자얘기만 나오면 목을 매더라. 그게 뭐가 잼있다구 그치 현재야?”
현재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미라와 수정이가 하연이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윤태윤은 일반인이 아니야. 연예인이라구. 너도 빨랑 그런 멋찐 놈 잡아서 연애를 해야지. 맨날 배실배실 웃으며 우리랑만 놀려고 드니. 여튼 언니들이 고민이 태산이다.”
“메에~ 나는 그런거 없이도 잘만 사네요.”
“하연아 일어나봐. 엄마랑 너 지금 미용실 가야돼.”
“움? 미용실? 나 안가. 엄마혼자 가요. 나 피곤해.”
화창한 토요일 오후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자고 있는 하연을 어머니가 흔들어 깨웠다.
“얘 빨리 일어나. 진짜 시간 없다니까.”
하연을 잠시 포기하고 옷장을 열어젖힌 엄마는 ‘왜 이렇게 옷이 없는거야. 이것도 그렇고 이것도 좀 그렇고‘라는 말을 반복하다 자줏빛 꽃무늬 공단으로 된 캡소매의 원피스를 꺼내셨다.
“이하연!!! 진짜 이럴래!!!! 진짜 바쁘단 말야!!!”
“으아~ 엄마 진짜 왜그래.”
하연은 소리를 꽥 지르며 일어나앉았고 비몽사몽간에 옷을 갈아입고 간단한 기초화장을 한 후 같은 소재의 작은 핸드백을 들고 엄마와 함께 미용실로 향했다.
“도대체 어디 가는데 이 난리는 피우냐구요.”
옆 자리에서 드라이를 하고 있는 하연은 자신의 머리가 스트레이트기로 쫙쫙 펴지는 것을 불만스럽게 바라보며 물었다.
“오늘 중요한 모임이 있어. 너도 기억날텐데 어렸을 적에 아빠 친구분들 가족과 함께 자주 만나고 놀고 그랬잖아. 몸도 약하고 맨날 울면서 다녀서 네가 잘 데리고 다녔던 곤주라는 아이 기억나?”
하연은 고개를 갸우뚱갸우뚱하다 머리를 잘래잘래 흔들었다.
“그럼 너보고 맨날 누나누나하며 크면 결혼한다고 쫒아다녔던 민이는 기억나니?”
하연은 또 고개를 흔들었다.
“윤이는 기억하지? 어른들끼리 나중에 크면 너네 둘 결혼시킨다고 했잖아. 너 어렸을 때 넘어지거나 동네에서 얘들이랑 싸우면 윤이가 가서 대신 때려주고 너 업고오고 그랬는데. 너도 크면 윤이한테 시집간다고 그랬잖아.”
“나 아무도 기억안나는데.”
“쯧쯧! 누굴 닮아서 저렇게 기억력이 형편없는지. 어쨌든 거의 10여년만에 세집이 같이 모이는 거니까 조신하게 행동해야해. 알았지?”
하연은 어머니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런 일이 있었던가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새까맣게 까먹고 있는거지?
“오~ 우리 공주님과 왕비님. 오늘은 특별히 더 아름다운데.”
H호텔에 도착하자 깔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하연의 아버지가 활짝 웃으며 하연과 그 어머니를 맞이했다. 하연은 환하게 웃으며 아버지의 팔짱을 꼈다. 작은 기업을 운영하시는 아버지이지만 하연에게는 세상 누구보다도 소중하고 존경스러운 분이셨다. 세 가족은 13층 레스토랑에서 내렸고 안쪽 룸으로 안내를 받았다.
“어서와. 이렇게 세 가족이 함께 모이니 정말 기분이 좋네, 그려.”
룸 안으로 들어서자 키가 크고 풍채가 좋은 아저씨와 곱게 차려입은 아줌마가 하연이네 가족을 맞이했다. 이리저리 인사를 나누고나자 아저씨가 하연을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
“하연이가 이렇게 컸나. 그러고보니 12살 때 보고 못봤으니 완전 아가씨가 다 되었네.”
하연은 낯선 사람의 품에 안기자 깜짝 놀라 뻣뻣해졌다.
“어? 하연이 아저씨 기억안나? 유니아저씨 기억못하는거야? 이거 서운한데.”
아저씨와 덩달아 곱게 차려입은 아주머니도 서운한 표정을 짓자 하연은 당황했다.
“왜 너 어렸을 때 맨날 내 팔에 매달려서 그네 타고 그랬잖아.”
“....아! 유니아저씨? 그 유니아저씨? 그네 태워주던. 수염 까칠까칠하고. 아! 아저씨!”
거짓말처럼 까먹고 있었던 기억이 가물대다 안개가 확 걷히는 것처럼 확연해졌다.
“그래. 난 또 진짜 까먹은줄 알았네. 우리 하연이 며느리삼으려고 다시 만날 날을 내가 여태 기다렸는데.”
“하아~ 아저씨 진짜 죄송해요. 정말 오랜만이라 그런지 잠시 완전히 잊었지 뭐예요.”
“그래 곤주네 집은 아무도 안온거야?”
“안그래도 자네 도착하고 곧 연락이 와서 내 아들놈들이 마중하러 갔으니 곧 올라올게야.”
“그래 그 친구 사업은 잘 되고 있는거야?”
“잘된다한들 뭐가 그리 떳떳하겠나. 재기하는가 싶더니 저렇게 안좋은 일에 빠져서 걱정이야. 안그래도 우리회사 주식까지 넘보고 있어서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아. 그래서 말인데 자네 회사와 통합해서 사업하자는 그 말, 다시 한번 생각해줄 수 없겠나?”
“........자네 심정을 이해못하는건 아니지만....”
하연의 아버지 말이 이어지기 전에 문이 열리며 안내를 받아 아마도 곤주의 부모님일 화려한 정장을 차려입은 아저씨, 아줌마와 세 명이 뒤따라 들어왔다.
“앗!”
하연은 자리에서 일어서다 놀라 핸드백을 떨어뜨렸다.
“선생님!!!!!!”
“넌 그 꼬맹이?”
곤주로 추정되는 늘씬한 미녀와 함께 들어온 두 명의 남자는 다름아닌 태민이와 스포츠카를 탄 싸가지였다.
“그래? 네가 K대에 진학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태민이 학교로 실습을 나간 줄은 몰랐는데. 그럼 태윤이와는 학교에서 알게 된 거니?”
웬걸요. 아파트에서 시비걸다 만났는데요.
입이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느낌에 하연은 연커푸 물을 들이마셨다.
자신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는 태윤과 날카로운 눈빛의 곤주, 그리고 꽃돌이 광선을 마구 내뿜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옆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