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인데 용서를 구합니까? 아....” 여자가 움직이려다 아미가 찌푸려지며 하복부를 감싸 쥐었다.
“죄송합니다. 당신의 고독을 제거하기 위하여 한사람이 희생하였고 또 당신의 순결이 파괴되었습니다.”
“예? 그럼 이 통증이....” 하며 아래를 보자 침상바닥에 자신이 흘린 것으로 보이는 검붉은 앵화가 점점이 피어있었다.
“휴~” 한숨과 함께 여인의 눈에서는 몇 방울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연아가 다시 여인에게 “한 가지 더 부탁까지 드려야겠습니다. 아직 당신의 대답을 듣지는 못했지만 당신과 함께 하기로 저와 약속한 사람의 고독을 제거하는데 당신이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그 역시 아무런 언질 없이 당신 고독의 중간 숙주 역을 했습니다.”
“그가 누구지요?”
“당신과 마찬가지로 유혼교의 추살령대원이였으나 지금은 제 형제인 이분 사영충입니다.”하며 영충을 앞으로 당겼다.
“먼저 감사드립니다. 미천한 저를 살려 주시려 스스로를 희생하셨다고요?”
“당치 않습니다. 주공의 명이 있었으나 내가 좋아서 스스로 자원한 것입니다.”
“전 당신을 잘 모릅니다. 당신역시 절 모르고 있고요.”
“예, 맞습니다.”
“그런대 저와 일생을 함께 하실 수 있다고 하셨습니까?”
“예, 맞습니다. 전 주공과 같이 천애고아로 어디 정 붙이고 살 곳이 없었습니다만 이제 우리 주공이 저를 형제처럼 대해주고 또 여러분들이 저를 도와주셔서 사람처럼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우리 주공과 여러분을 믿으신다면 제게 일생을 맡겨주시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간청하겠습니다.” 영충은 진실로 원하고 있는 듯 하였다. “아직 일주일의 시간이 우리에게 남아있지요?”
“지금.... 우리라 하셨습니까?”
“어짜피 전 당신에게 여자로서의 모든 것을 잃었고 당신 또한 저에게 모든 것을 걸었으니 우리라 할 만 하지요.” 처연한 표정으로 말을 하는 여인의 두 눈이 전에 없이 투명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연아는 이들에게 시간을 주기 위하여 “그럼 두 분이서 잘 상의 하시고 제게 일러주십시오. 전 언제고 두 분의 의사에 따라 움직이겠습니다.”
“이왕이면 이참에 아예 이곳에서 성례를 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하며 방문을 나섰다. 이제 당사자끼리 어떻게 결정을 하더라도 그것은 연아의 몫이 아니기에.........
“잘 치료 되었습니다. 일주일 정도면 예전처럼 행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 잘 되었네.”
“진짜 잘되려면 이제 일주일 정도 지켜보고 그들이 성례를 하여야 잘된 일입니다.”
“그들이라니?”
“그 여자와 영충 말입니다. 사실은 그 여자의 고독을 영충이 받았습니다.”
“아니?......”
“그 여자도 혼자고 영충도 천애고아이니 서로 의지하면 잘 살수 있을 것 같아서 ....”
“음... 그리 되면 좋겠는데 문제는 그 여자의 마음이구먼.”
“유선에게 가보게 많이 지쳐있어.”
“아직 할 말이 많습니다.”
“내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인가?”
“지하 석실에 있던 제 부모님의 영정이 왜 있었으며 또 제게 이렇게 잘 대해주시는 이유가 무엇이며 또 ...”
“잠깐, 한가지씩만 대답하지.”
“자네 부친의 영정을 내가 왜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먼저 대답하지. 그건 무림인이면 누구나 흠모하고 또 나와는 특별한 관계에 있던 분들이라서 가지고 있는 것이네. 지금은 더 이상 묻지 말고...”
“제가 알면 안 될 이유라도 있습니까?”
“아직은 때가 아니야. 자네가 스스로 알아내면 그때에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이제 자네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으니 알아서 판단을 하게 단, 마지막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에는 반드시 나에게 의견을 구하여야 하네. 왜냐하면 나도 그만한 자격은 있는 사람이니까. 섣부른 판단으로 자네의 일생에 오점을 남겨서는 안 되지. 자네 선친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거야. 내말 알아들었는지 모르겠군.”
“모르겠습니다. 왜 그리 복잡하게 말 하시는 건지....”
“그래, 지금은 복잡할 수 있지.....”
“그럼 제가 어찌해야 하는지요?”
“글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우선은 완벽하게 사실을 밝혀내고 그것을 잘 판단하여 행동하라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네. 왜냐하면 거기에는 개인의 은원도 있고 무림 전체의 안위와도 관련이 있는 중차대한 일이기도 한 때문이야.”
“음....... 모르겠습니다. 제 부모님이나 사부님 그리고 사조님이 모두가 한결같이 무림의 해악을 가져왔는지.....”
“그 분들의 잘못만이 아니야. 문제는 그분들이 하나같이 너무 뛰어났기 때문이지....”
“뛰어난 것이 죄가 된 것입니까?”
“글쎄...... 그것도 일부이긴 하겠지만 뭐랄까.... 그분들의 행적을 되짚어보면 교훈이 될만한 이야기가 있을 것이니까 자네 스스로 판단하여 앞으로 자네가 가야할 길의 지표로 삼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하네.”
“이해가 안 가는군요.”
“그래, 지금 내가 속 시원히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건 혹 자네에게 큰 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그러는 것이고 어느 시기에 닿으면 말하지 말라 해도 내가 먼저 이야기 할 것이네. 이제 그만하고 선아에게 가서 좀 챙겨주고 푹 쉬게 하게. 그리고 다시 이야기 하세나.”
“알겠습니다.”
루주와 같이 유선에게로 가니 침상에 누워 잠을 자는듯하다. 깨우면 더 힘들까봐 살며시 방에서 나왔다. 하긴 소림에서부터 마차에 시달리고 밤에는 꼬빡 간호를 하며 이곳까지 왔으니 강철이라 해도 버틸 수 없는 상태일 것이다. 충분히 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되었다.
“언제 초산으로 가겠나?”
“내일이라도 준비가 되면 출발하겠습니다.”
“한 이틀은 더 쉬었다가 출발하게. 그 사이에 유선의 상태를 지켜보고.....”
“알겠습니다.”
“영충과 그 여자가 꼼짝을 안하고 있네요. 무슨 결정을 하였는지 궁금합니다.”
“그냥 놔두게 그들도 서로 알아야할 것들이 많을 것이야. 서로 안 시간이 너무 짧은데 쉽지는 않겠지....”
“소홍은 어찌되었습니까?”
“왜? 찾으려고? 그만 잊어버리게. 그것이 서로를 위하여 좋아.”
“그래도......”
“이미 떠나버렸어. 그 아이 착하고 상냥하지.... 그래도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게.”
“음....................”
영충이 방에서 나오며 “주공, 아무래도 제가 부족 한가 봅니다.”
“그게 무슨 말이오?”
“확답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냥 저의 고독을 처리하고 나서 다시 이야기 하자고 합니다.” 어두운 안색이 되어 말을 하였다.
“이사람, 그 대답이면 전부를 포함하는 게야. 여자의 마음을 그리 헤아리지 못하는가?”
“루주님, 그게 정말입니까?”
“난 그렇게 생각하네. 여자가 만약 싫다고 생각했다면 이것저것 생각지 않고 떠나버릴 것이야. 그런데 떠나지 않고 자네 치료를 다 하고난 후라 말했다면 그것이 벌써 반승낙한 것이지...” 영충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지며 희망에 찬 표정을 지었다.
“그럼 저도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것이란 말이지요?”
“허어, 참 이거야 원........ 좀 진중하게 사내가... 표정관리도 좀 하고.”
연아도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내가 내일 자네들과 같이 갈 사람들을 부를 것이야. 그때는 자네가 그들의 주군으로서의 위엄을 보여주어서 잘 통솔할 수 있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그리고 진천육룡 그 아이들은 내가 다른 장소에 보내어 수련 시키겠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어짜피 자네가 쓸 인재들이니 내가 좀 투자한다고 아까울 게 뭐있겠나?”
“그리고 전에 준 책자는 다 읽어 보았나?”
“예. 전부 읽었습니다.”
“그럼 그건 내게 주고 다시 이걸 받게.”하며 책 한권을 내 주었다.
받아 들고 내용을 슬쩍 보니 재산의 목록과 그 위치 그리고 사용가능한 모든 영업장과 객점까지 일목요연하게 표시되어있었다.
“이것을 왜 제게 주시는 것입니까?”
“이것이 자네 부모님들이 남겨주어서 내가 관리하던 모든 것이니 이제 자네에게 돌려주는 것이지. 앞으로 강호에서 활동하려면 대충은 알고 있어야 편할 게야. 그래서 알려주는 거니까 잘 활용하도록 해.”
“감사합니다..... 전 그냥 받기만 하는군요.”
“자네가 우뚝 서는 날. 그 날이 되면 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이 될 것이네. 그러면 그것으로 난 만족하네. 더 이상의 바램이 없지......”
오늘 왠지 글쓰기 편한 기분이네요. 독자님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도 한편 더 올려 드려야겠네요. 감사드리구요. 전 서울이라서 서울에 계신 독자님들과 한잔? 빨리 100회를 채워야 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