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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신입사원들, 첫인상 전쟁

개성있어 |2007.01.10 13:30
조회 1,447 |추천 0

지난 12월 SK커뮤니케이션즈에 입사한 이진(26)씨는 ‘자기 홍보의 달인’이다.


최종 면접시험 때는 주몽의 머리 끈을 질끈 묶고 들어와 “저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주몽이 될 이진입니다”라고 했는가 하면, 그보다 앞선 인턴 사원 면접 때는 ‘S’자가 쓰인 종이를 걸고 들어가 “회사가 어려울 때 회사가 의지해 마지않는 슈퍼맨 같은 사원이 되겠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캐릭터에 자신을 투영시켜 소개하는 방법이 가장 쉬우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니까요.”
현재 용인에서 신입사원 연수 중인 이씨는 제2의 자기 홍보 전략을 구사 중이다.


“1차가 튀는 전략이었다면 2차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스타일로 진지함과 전문성을 구사해볼 생각입니다.”


주몽·슈퍼맨… ‘나’를 브랜드화하라

바야흐로 1~2월은 ‘새내기’들의 계절. 1월엔 직장에 갓 취업한 신입사원들의 오리엔테이션과 연수가, 2월부터는 대학 신입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줄을 잇는다. 일명 ‘오티(OT)’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자기 소개 시간. 그런데 생면부지의 선배들 앞에서, 그것도 짧은 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풍기며 자신을 소개하는 건, 땀나는 일이다. 커뮤니케이션 클리닉의 공문선 원장은 “자신을 상품처럼 브랜드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귀띔한다.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자신만의 슬로건을 만드세요. ‘기획팀 아무개’가 아니라 ‘기획의 달인 아무개’ ‘끝장을 보고야 마는 영업사원 아무개’라는 식으로.”

 

‘유머의 힘’의 저자이자 광고회사 ‘애드라인’의 기획팀장인 최종선씨는 “자기를 소개할 때 유머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지만 그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다”고 충고한다. “일단 웃겨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세요. 두려움만 버리면 훨씬 쉬워집니다. 나를 부각시킬 소재는 많으니까.”

 

내 이름이 ‘욱수’인 까닭… ‘팔굽혀 맨’ … 특이함을 내세워라

최씨는 ㅇ대학 신입생 환영회 때 등장한 ‘팔굽혀 맨’ 이야기를 소개했다. “나는 노래도 못하고 웃기는 재주도 없으니 저의 유일한 능력을 보여주겠다”던 남학생은 갑자기 몸을 엎드린 채 팔굽혀 펴기를 순식간에 100개를 해내 폭소와 함께 박수를 받았다.

 

한 신학대학 신입생은 가수 박진영의 노래 ‘허니’에서 ‘허니’를 죄다 ‘예수님’으로 바꿔 불러 화제를 모았다.

사소하게는 자신의 이름이나 별명도 활용할 수 있다. 대학생 김욱수(26)씨는 독특한 이름으로 승부를 걸었다. “‘수’자 돌림인데 영수·철수 같은 흔한 이름은 싫어 작명소에 갔지요. 그런데 조수, 벽수 같은 이름만 불러댑니다. 결국 할머니가 ‘욱’해서 제 이름이 됐습니다.” 당연 폭소가 터졌다. 최종선씨는 “이야기 자체가 웃긴 것보다는 익살스런 표정, 몸 동작으로 재미있게 포장하는 게 더 강한 인상을 심는다”고 말한다.

 

성대모사는 유명인 대신 ‘OT’ 호랑이 조교를 흉내내라

신입사원의 경우 대학 신입생과는 분위기가 다르니 주의해야 한다. 너무 튀기만 하면 ‘가벼운 사람’으로 오해받는다. 이럴 땐 자신이 몸담게 될 회사의 특성에 유머감각을 절묘히 결합해 자기 소개를 하면 효과적. “농약 제조하는 화학회사에 입사했다면 병충해와 관련된 유머를 수집했다가 써먹는 식이죠.”

 

노래와 춤, 성대모사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미리 치열한 연습을 해둬야 한다. 아주 잘하거나, 아주 못하면 효과가 있지만 평범하거나 어설프면 오히려 불쾌감만 안겨준다. 성대모사는 유명인보다 주변인을 선택하라는 것이 최종선씨 조언. “오리엔테이션, 혹은 연수 기간에 만난 무서운 조교나 엄한 상사의 말투, 제스처, 걸음걸이를 그럴싸하게 흉내내면 백중백발입니다. 당사자를 앞으로 불러내서 하면 더 효과가 크지요.”

 

때로는 ‘침묵’ 작전도 폭소와 감동을 자아낸다

원맨쇼는 도저히 안 되겠다면, 종이 차트나 파워포인트 등 시각 자료를 활용한다. 자기를 소개하는 글과 어린 시절부터 성장해온 사진 파노라마, 그래픽으로 풍부하게 작성한 시각자료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보여주면 이목 집중은 떼놓은 당상. 이때 말은 한마디도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자기가 먼저 키득키득 웃어서도 안 된다.

 

오리엔테이션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신입사원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1년 내내 자기 홍보를 집중할 필요도 있다. 공문선 원장은 회식 자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원 포인트 레슨’ 방식을 일러줬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거나, 반대로 너무 튀는 행동만 하는 것도 그다지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는 않습니다. 직속 상사, 실무 책임자에게 일에 대한 궁금증부터 삶의 지혜에 이르기까지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어느 직장이든 배우려는 열정을 지닌 사원을 신뢰하기 마련이니까요.”

 

어른에 대한 기본 예의도 잊지 말 것! “튀어 보겠다고 회식 자리 상석에 먼저 자리잡고 앉는 신입사원은 창의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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