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醜面游龍 (76)

솔아 |2004.09.30 09:16
조회 591 |추천 0

  두어 식경이 지나 다시 한번 기습을 하고난 효연은 완전히 철수하여 흑옥곡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유혼교의 장원에서는 난리가 나서 전부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되었다. 죽은 자들의 상처를 보니 나뭇잎도 있고 나뭇가지도 있다. 아무리 절정고수라 하더라도 이렇게 흔적도 안남기고 어떻게 사람을 해칠 수 있겠는가? 낮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삼일동안을 그렇게 볶아대었으니 유혼교 내부에는 모두들 잠에 취하여 비실거리는 인원이 늘어갔고 이를 깨우려는 자들마저 어쩔 수 없는 상태가 되자 결국 제법 직급이 높은 자들이 암중에 경계를 하고 모두들에게 쉬게 조치를 취한 듯 하였다. 효연이 노리던 바대로 이들의 경계가 허술해지자 본격적으로 침투하게 되었다.  목표로 한 유혼서전에 침투하여 보니 벌써 어디론가 빼돌렸는지 금은보화커녕 먼지한점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쓸어가 버렸다. 그럼 이들이 그 많은 보화를 어디로 옮겼으며 어떻게 옮길 수 있었을까? 아무리 궁리를 해보아도 그 해답을 찾을 수 없었기에 효연은 아주 대담한 결정을 하게 되었다. ‘그래 고위층의 한 놈을 잡아 문초를 해보아야겠다.’ 일단 결정을 하고나자 효연은 좀 화려해 보이는 전각을 골라 침입하였다. 복도의 천정에 매달려 몸을 붙이고 동정을 살폈으나 조용하기만 하다.

구석진 곳까지 가니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제일 안쪽의 방에서 신음소리가 들리는데 문틈으로 보니 가관이 아니었다. 두 남녀가 엉켜 붙어 내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침입자가 있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서로를 탐하고 있었다. 효연은 살며시 다가서 위에서 헐떡이는 남자의 네 곳 대혈을 동시에 점하였다. 그러자 그대로 멈추어서고 뒤늦게야 여자가 눈치를 챘으나 효연의 재빠른 손길에 아혈을 제압당하니 무서워 떨 뿐이었다.

“조용하면 아무런 일이 없을 것이요.” 하며 여자의 마혈까지 제압하여 꼼짝을 못하도록 이불로 둘둘 말아 침상 한구석에 밀어놓았다. 효연은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한창 기분 낼 때에 정신없이 당했으니....

엎드려있던 남자를 제켜놓으니 눈만 굴리며 효연을 바라보는데 두려움에 약간은 질려있는 것 같았다.

“자, 이제 조용히 이야기 해 봅시다. 우선 내말을 듣고 내가하는 말에 대답을 잘 해주기 바랍니다. 참고로 알려드릴 것은 내 마음은 약해서 독한 벌을 못주지만 내 손속은 꽤 매울 것이니 거짓 없이 정직하게 대답하셔야 합니다.” 나직한 어조로 아무 감정도 없이 농담조로 말하는 효연의 태도는 무섭게 윽박지르는 것보다 더 큰 공포를 일으켰다.

효연은 남자의 아혈을 풀어주며 “당신의 직책과 이름을 밝히시오.”

“당신...은  혹시 추면유룡이 아니오?”

“내 질문에 대답하라 하였소.”

“음..... 난 제약당을 맡고있는 당주로 위진우라 합니다.”

“제약당? 그럼 고독이나 독장 등을 취급하는 곳이오?”

“그렇습니다.”

‘흠... 제대로 잡았군’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그럼 당연히 알고 있겠군요. 철혈강시 제련하는 곳을....”

“헉..... 그건.... 저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놀라시나? 뭐 좀 쓴맛을 보고 싶다면야 얼마든지..”하며 우선 아혈을 눌러 소리를 못 치게 하고는 혈맥을 역순으로 막아가며 쇄골수를 펼쳤다. 그러자 온몸에 경련이 이는 것 같더니 눈이 뒤집어지며 힘줄이 울근불근하는 것이 고통의 극을 맛보는 것 같았다. 효연은 잠시 혈도를 막아 고통을 줄여준 후 다시 아혈을 풀어주었다. “어때요, 그래도 견딜 만 한가요?”

“으..으.....으.... 차라리 죽여주시오.”

“난 독하지 못해서 사로잡고 죽이진 못하고.... 그냥 대답을 하면 아무 고통없이 다시 볼일도 볼수 있을 것인데... 어쩌시겠소?”

“난...난... 모르오.”

“그래요 그럼 쇄골수가 좀 약했나? 그럼 이번에는 단근절맥수를 써볼까?” 억양조차 변치 않고 말을 하는 효연의 태도는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분했다. 먼저 아혈을 점하려 손을 뻗자 “잠깐... 잠깐만 기다리시오.”

“왜? 말씀하시려고?”

“나는 정말 모릅니다. 그러니 제발 그냥 죽여주시오.”

“허어, 그것참 그런다고 내가 그냥 죽이기야 하겠소.” 효연은 아혈을 점하고 단근절맥수를 펼쳤다. 이번에는 아예 오줌까지 흐르며 혼절해버렸다. 효연은 침대보로 덮어버리고 아혈을 풀어주었으나 혼절하여 정신을 못차리고 있어 강제로 통혈해주니 정신을 차리는 것이었다.

“내가 실수를 했소. 그냥 혼절해버리면 안되는데 혼절하게 하여 아픔의 극치를 맛보지 못하게 했으니 이번에는 실수 안하고 잘 할 것이오.” 몇곳의 혈도를 통혈하여 혼절하지 않도록 조치를 한후 다시 아혈을 점하려하자 놈은 “제발....제발...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러니 제발 그냥 죽여주시오.” 

“내 그리 악독한 사람이 아니라 죽이지 못한다 하지 않았소.” 하며 아혈을 점하고 다시 단근참맥수를 시전하였다. 그러자 놈의 온몸 근육이 마구 뒤틀리고 뼈에서는 우드득하는 소리가 들리며 놈은 눈으 뒤집고 거품까지 흘려내기 시작하였다. 효연도 좀 지나쳤나 하는 생각이 들어 슬며시 손을 멈추었다. 그러자 겨우 숨을 쉬게 된 놈은 눈물까지 흘리기 시작하였다. 이미 뒤틀려버린 사지는 따로 놀고 가만히 있으려 해도 마구 떨려 움직이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효연이 아혈을 풀어주며 “어때요? 이번에는 좀 그럴 듯 했나요?”

“으...으....으.....”

“대답을 안 하시려나 본데 좋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용조수로 혈맥을 전부 꺼내야 겠군요. 아! 내가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혈맥을 꺼내어 묶어 드리기는 하겠소. 그럼 피는 안 흘리게 되지요.” 라고하며 다시 아혈을 점하려하자 “아...아.....니....말...하겠소.”

“그래요? 진작 그러셨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철혈강시를 제련하는 곳은 남만의 투롱이란 곳으로 나도 직접 가보진 못하였소.” 아주 힘들게 말하였다.

“흠.... 투롱이라. 그런 곳이 있긴 있나요?”

“삼림이 울창하고 독충들이 우글거려 아무나 갈 수는 없는 곳이라 들었소.”

“그럼 그 강시를 어떻게 데려오지요?”

“이미 완성되어 운송마차들이 출발하였소.”

“언제 여기까지 오게 됩니까?”

“한달여는 걸릴 것이라 하였소.”

“음.... 이제 장보를 어디로 운반하였는지?”

“보물들은 아직 여기에 있소.”

“내가 다 뒤집었는데...?”

“지하 밀실에 보관하고 있소.”

“흠.... 지하 밀실이라면 유혼서전의 지하가 있소이다.”

“음..... 그랬으니 움직이는 것을 확인 못했는데 없어졌군.”

“마지막 한가지인데 철혈강시의 취약한점이 무엇이오.”

“그건 나도 모르겠소. 하지만 철혈강시가 싫어하는 것이 있다고 들었소이다.”

“그것이 무엇이요?”

“청강수인데 제일 무서워한다고 했습니다.”

“청강수라면 뭐든지 녹여 버리는 독한 것이니 누구나 무서워 할 밖에...”

“아닙니다. 그 냄새도 싫어한다고 했으니.....”

“이제부터 내말 잘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나의 독문 수법인 단근절맥수에 의하여 상해를 입었소. 늦어도 삼개월 안에는 나의 치료를 받아야 무사할 수 있소. 만약 기일 내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모든 근육이 이완되고 혈맥이 동강나 꼼짝없이 누워서 죽을 수밖에는 없소. 지금 치료해드리고 싶으나 내게 시간이 없으니 그냥 갈 수밖에 없고 나는 천무관에 있으니 천무관으로 와 나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섣부르게 치료하려다가는 그 즉시 발병할 것이요. 지금부터 일개월은 어느 정도 움직이거나 무공을 사용할 수도 있으나 일개월 이후에는 무공을 사용하지 마시오. 내말 알아들으셨소?”

“잘 알겠소이다.”

“그럼 이 여자가 토설할 수도 있으니 알아서 처리하시고 나는 이만 가겠소.”

효연은 다행히도 유혼교의 제약당주를 만나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였다. 그리고 그에게 약간의 금제를 가하여 꼼짝 못하도록 손을 써 놓았으니 망외의 성과를 올리고 장원을 빠져나와 흑옥곡으로 돌아왔다.

영충이 이미 주변을 정리하고 천무장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여 놓고 있었다.

“어찌 떠날 준비를 다하였소?”

“왠지 돌아오시면 귀환하리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허.... 이제는 말  안 해도 척척 맞아 들어가는군요. 이번에 아주 중요한 정보를 입수했으니 이만 돌아가서 준비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가시지요.”

“그런데 빙 누이는 어디 있습니까?”

“지금 옷을 갈아입고 있을 것입니다.” 그때에 문이 열리며 빙 청청이 들어왔다. 옅은 비취색의 경장차림에 이마에는 영웅건을 두르고 머리카락을 질끈 동여맨 모습을 보니 촌부의 옷을 입고 있을 때와는 딴판이었다. 유선이 해당 같은 미모라면 빙 청청은 마치 진달래같이 가련한 미모를 지녀 누군가 보호해 주어야 할 의무감이 생길 그런 얼굴이었다. “빙 누이도 그렇게 차리니 완전히 딴사람이 되는군요.”

“흠... 그러지 말아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목덜미까지 발그래 물이 들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효연은 청청의 얼굴을 역용하여 다른 모습으로 분장하게 한 후에 천무장으로 출발하였다. 한편 천무장에서는 효연이 떠나고 난 후에 원주의 지휘아래 철기대를 조직하여 마치 군병처럼 움직이도록 병력을 조련하며 유혼교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선의 배가 불러와 이제는 제법 임산부의 태를 보이고 있었으며 그렇게 기다리던 영충의 아내도 아기가 들어섰다는 신의의 말에 눈물까지 흘리며 기뻐하였다.

효연과 영충이 돌아오면 누구보다도 가장 좋아해야할 일이 천무관에 생긴 것이다. 그렇게 기다리던 추정의 임신 소식이 있으니....

영충이 청룡단원을 전부 뒤따르도록 곳곳에 암호를 표시하며 연락하여 놓았고 청룡단원들도 부지런히 마차의 방향을 잡고 따라오게 하였다.

돌아오는 여정에서 효연은 이상하게도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철혈강시의 출현이 걱정되는 상황이었으니 그런 걱정보다는 빙 청청이 같이 여행하는 때부터 즐거운 기분이었으니... 유선이 알게 된다면 거품을 물고 덤벼들 일이다.     

 

독자님들 모두 추석 잘 보내셨지요? 저도 님들이 걱정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잘보내고 돌어와서 지금 사무실입니다. 미리 써 놓았던것을 올리니 즐겁게 보아주시고 연휴 피로를 쫙풀어버리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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