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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7> - 불행의 연속

산들바람 |2004.10.01 22:42
조회 457 |추천 0

며칠이나 기다렸을까....

지금 돌이켜보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무척이나 떨면서 기다렸던 시간들...

이틀이었는지 삼일이었는지... 일주일이었는지 몰라도...

나에겐 하루하루가 너무나 길게만 느껴지는 시간들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난 수안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수술이 아주 잘 된거 같다며 웃는 수안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기쁠수가 없었다.

하늘도 양심에 찔렸는지 수안이의 상태는 날이갈수록 빨리 완케되어갔다.

하지만 일단 한번 이별이란 말을 나누었던 우리 사이에는

알수없는 거리감과 어색함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안이는 혜령이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 하고 있었기에

내 맘은 더욱 아프기만 했다.

 

어느날 수안이가 말했다.

 

"은영아.. 너랑 통화하고 있을땐 괜찮은데....

혼자 있음.... 너무.. 외로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만날수 조차 없었던 우리...

몸이 건강해져서 퇴원을 한 후에도 수안이는 마음을 못잡고 방황하고 있었다.

물론 성현이를 통해 들은 말이지만...

한번은 수안이가 거실에 멍하니 앉아있더니 울면서 뛰쳐 나가더란다.

몰래 쫓아가 봤더니 자기 집 마당에 어떤 나무 아래 땅을 파고

'엽기적인 그녀'에서 나왔던 그 타임캡슐을 꺼내더란다.

고등학교때 혜령이와 수안이 둘이서 묻었던 소원이 담긴 유리병...

그걸 꺼내 한참동안이나 바라보고 만지작 거리더니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길래

몰래 가서 봤다고 한다.

거기에 적혀있던 수안이의 작은 소망...

 

 

"나중에 혜령이랑 결혼해야지..."

 

 

어찌보면 단순한 이 소원....

내가 알기로는 수안이와 혜령이는 인생을 즐길줄 아는 애들이었다.

작은일로 기뻐하고 작은것으로 남을 기쁘게 만들고...

남들이 보면 유치하다 생각되는 것들도 그들이하면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런 매력을 지닌 소유자들이었다고나 할까...

잠시 후 혜령이와의 사진.. 등을 모두 가져오더니 그 쪽지들도 함께

다 태워버렸다고 한다....

그것들을 태우는 동안에도 내내 수안이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고....

 

 

그 후로 점점 수안이는 짜증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수안이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무척이나 아팠지만...

내가 어떻게 할수있는 일이 없었기에....

그저 지켜보는게 전부였다.

 

성현이는 얼마후 공부하러 미국으로 유학을 가버렸고,

그나마 성현이로 위로삼던 수안이는 점점 더 짜증내고, 작은일에 화내고

그렇게 변해갔다.

 

 

"짜증나니까 전화하지마!!" 하며 화를 낼때도 있었고...

어쩔때는 먼저 전화를 하기도 했다.

 

"은영아... 어젯밤 꿈에... 그애가 나왔어....

나보구.. 잘 지내냐구... 이제 아픈곳은 없냐구... 물어보더라...

혜령이.. 나.. 기다리고 있는건 아닐까??

혹시.. 지켜주지 못해서 날 원망하고 있으면 어쩌지....

나때문이야... 내가 옆에있었으면.. 그런일 없었을텐데....

내가 지켜주지 못했어...... 나때문이야...."

 

그렇게 자책하는 수안이를 위로한다는게 쉽지만은 않았다.

나는 위로를 하기는 커녕... 수안이의 말에 너무나 마음이 아파와서

그저 눈물만 흘리는 나약한 사람이었다.

이럴때 혜령이라면 수안이에게 힘을 줬을텐데...

죽을고비까지 넘기면서 잘 참고 견뎌냈는데....

삶에대한 모든 의욕을 잃어가고 있는 수안이의 모습에 너무나 안타까웠다.

 

"오늘.. 길가다가 어떤 사람이 나를 붙잡더라...

나보구.. 일찍 죽을거래.... 하하.. 웃기지.....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려는데...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더라..

저승에서 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그사람이.. 자꾸만 날 데려가고 싶어 한다고....."

 

난... 누군지 몰라도 수안이한테 그런말을 한 그넘을 어케든 찾아내서

박살을 내고 싶었다...

 

슬퍼하고, 화내고, 짜증내고....

난 그런 수안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채...

그저.. 맘아파하며 지켜볼 뿐이었다.

그렇게 수안이와 나의 사이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던 어느날

성현이가 유학을 떠난지 2주?만에 한국으로 수안이를 보러 놀러왔다.

그때가... 6월~7월달?? 쯤으로 기억한다.

수안이와 잼있게 놀고... 가기전에 다른 친구들 만난다고 나간 성현이..

그날 밤 나와 수안이는 채팅방에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수안이는 아직도 몸이 완전히 완케된건 아니라 잠을 많이 잤었다.

 

 

"은영아.. 나 좀아까 꿈을 꿨는데... 영 기분이 이상하다...."

 

'왜? 무슨 꿈 꿨는데...??'

 

"응.. 성현이가.. 나를 붙들고 막.. 우는거야.....

그렇게 서글프게 우는 성현이는 처음봤어..... 너무 슬퍼보여서..

나도 같이 막 울었어..... 근데.. 깼는데도 기분이 영 안좋아...

전화해도 받지두 않구... 나쁜넘..ㅠ.ㅜ"

 

'그래..?? 에이... 너무 걱정하지마...'

 

"괜찮겠지?^^ 근데 이자식 넘 늦네..."

 

 

그렇게 밤늦게 까지 놀고 담날 아무렇지 않게 학교갔다 집에 오려고

나오는데.. 수안이한테 문자가 왔다.

 

 

'은영아... 성현이 교통사고로 죽었어... 나 짐 병원이야...

한동안... 전화안받을거야..... 잘지내'

 

 

어쩜 그런일이 그렇게 연속적으로 터질수가 있을까....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수안이의 마음이..

얼마나 충격적일지... 난.. 느낄수도 없겠지.....

그 문자를 확인한 순간...

난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렸었다.

 

이제.. 좀 괜찮은가 싶었는데.....

이제야 좀 수안이가 안정되나 했는데....

어째서 이런일들이 한꺼번에 겹치는 건지.....

아무리 운이 나빠도... 아무리 불행한 운이라도 이정도는 아닐거다...

성현이의 일까지 겹치면서 수안이는 내게서 더욱 멀어져갔고..

그렇게 한동안 잠수를 타던 수안이가 다시 정팅방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동안.. 여행을 다녔다고 했다 한 한달정도...

몸도 성치 않으면서... 그냥 무작정 여행을 떠났었다고 했다.

이제... 괜찮다고....

다 정리 되었노라고 어렵게 마음잡고 돌아온 수안이인데...

막상 카페애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 없었다.

나중에 들었지만.... 애들 사이에 이런 소문이 돌고 있었다.

 

 

'수안이와 혜령이와 성현이가 동일인물이다...' 라는....

내가 듣기에 참으로 어이없는 그런 소문....

쉬쉬하며 애들끼리 도는 소문을 듣고 어떤 싸가지 없는 넘이 수안이한테

쪽지로 뭐라했나보다...

 

 

'니가 성현이지? 처리하기 힘드니까 다 죽이냐??'

 


내가 봐도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없는 말들......

수안이가 충분히 상처받을만한 말들이었다.

안그래도 힘든 수안이였는데.....

결국 수안이는 화를 내며 카페를 탈퇴하기까지 이르렀다.

내가 아니라고 해명하자 애들은 날 바보취급했다.

 

거짓말에 속는 바보.....

 

카페 애들 심정이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었다..

나라도....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본다면... 도저히 믿기 어려웠을테니까..

한꺼번에 그런일들이 닥친다는거... 생각해 본적도 없으니까...

 

하지만...

수안이, 혜령이, 성현이.. 이 세사람과 얘기를 자주해본 나는

카페 애들이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수 있었다.

 

혜령이.... 내가 아는 혜령이는

임신해서 수안이가 바람피거나 날 버리면 어쩌나 걱정하는 보통 여자애였고,

여자만이 알수있는 것들도 많이 얘기했었기에...

난 수안이를 믿으며 바보가 되었다.

나 외에도 카페에서 은정이라는 친구가 수안이를 믿어주었다.

은정이는 처음 내가 정팅방에 들어가기 전부터 수안이를 알고 지냈으나

성격이 소극적이라 말두 많이 안했던 조용한 아이이다.

그러나 그 아이는 질투심이 대단했다.

수안이와 내가 친한걸.. 항상 질투하는 사람이 은정이었다.

은정이는 언제나 수안이한테 관심이 많았고 이것저것을 내게 물어보고,

내가 해주는 답을 들으며 날 부러워 했었다.

은정이는 서울에 살고 난 인천에 살아서 은정이와 나는 꽤 친한 편이었다.

그리하여 세이에 다른 동회에 수안이의 소개로 은정이와 내가 같이 들어가게 되었고,

수안이와 계속 연락하며 지낼 수 있었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흘러 8월달...

왠만큼 수안이도 마음의 안정을 찾아갈쯤이었다.

여름방학을 맞은 나는 여행을 간다며 부산에 가기로 계획을했고,

은정이와 같이갈까 했지만 은정이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나만가게 되었다.

하지만 은정이도 수안이가 거짓말을 한걸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지..

나보고 부산에 가도 수안이 못볼거란 말을 했었다.

수안이 또한 못나올지도 모르니 나보러 오는 거라면 오지 말라고 했다.

 

 

'치.. 나 부산까지 가는데 안나올거야??'

 

"글쎄.. 나 할머니 댁에 갈지도 몰라서.. 나보러 오는거면 오지 말라니까.."

 

'췌.. 너보러 가는거 아니야~~~ 엄연히 여행이라구~~

내 인생 최초의 혼자 떠나는 여행... 쿠쿡..'

 

"그래? 음... 너가 뽀뽀해 준다고 하면 나가지롱...ㅋㅋ"

 

'허거..ㅡ.ㅡ 치사하게스리.. 조건을 달다뉘....'

 

"나.. 나가?? 말어?? ㅋㅋㅋ"

 

'그래.. 까짓거 나와라.. 내가 뽀뽀해주께..ㅡ.ㅡ'

 

"헉..... 정말???????"

 

 

이제까지 남자친구 한번도 안사귀어 봤다는 내말에 그런부탁을 듣고

거절하거나 무척이나 고민할 줄 알았던 수안이는 내 대답에 상당히 놀랬나보다.

어디까지나 나두 장난삼아 대답한 거였눈데...ㅡ.ㅡ

 

 

"훔... 땡기는데...ㅋㅋ 어쨋든 시간 내도록 노력은 해볼게..

하지만 기대는 하지마...^^;;"

 

 

그리하여 난 내 고집대로 부산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워낙에 수안이를 잘 아는 나로서는...

수안이의 저런 태도에 만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걸 알고있었다.

수안이의 대답중에....

"약속할게..." 라는 말이 들어가면 거의 반드시 지켰지만...

"노력해볼게..." 라는 말이 들어갈때면 안지킬때가 더 많았으므로...

수안이를 만날거란 기대는 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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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바람

 

다들 추석연휴 잘 보내셨나요?^^

제가 너무 늦게 글을 올리나봐요..ㅠ_ㅠ;;

너무 띄엄띄엄 인사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기다려주신 분들 있으시려나 모르겠지만.. 반가운 마음으로 맞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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