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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으로 닮은 일란성쌍둥이-한국보수꼴통들과 일본극우단체

동색 |2004.10.08 16:02
조회 75 |추천 0
한-일 우익 역사왜곡 ‘닮은 꼴’


△ 지난 4일 오후 국가보안법수호 국민대회에 참가한 북핵저지시민연대 박찬성 대표가 인공기를 태우며 북핵반대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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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우익교과서 채택 조직적 활동

■ 일본 단체 ‘새역모’ 회의록 뜯어보니
“반성은 회피하면서‥불리한 사실은 감추려는‥”
 

일본 우익단체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은 한국사회의 ‘반면 교사’가 돼 가고 있다. 금성출판사가 펴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보수세력의 색깔 공세가 일본 우익의 역사왜곡 논리를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교육과 역사서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수준’을 여실히 드러낸 이번 사건은 이제 역사학계의 현안이 일본 등 외국의 역사왜곡과 동시에 ‘우리 안의 극우적 역사왜곡’에 대응하는 것으로 옮겨가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새역모 기관지인 <사(史)>지 7월호 특집기사 ‘이것이 새로운 교과서다’를 보면, 일본 우익의 역사관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새로운 역사 교과서> 집필자이기도 한 후지오카 노부카츠 교수(타쿠쇼쿠 대학)는 이 글에서 기존의 일본 역사교과서에 대해 “옛 적국의 선전을 사실처럼 그대로 기술하는 자학적 경향”이 있고 “파시즘의 해악만 기술하고 공산주의를 오히려 미화”했으며 “교과서 채택의 현장에 아직도 교원조합 교사가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내 우익 세력이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해 “남한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북한에 대해서는 우호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거나 “남한의 역사가 독재와 탄압으로 점철된 부정적 역사임을 암시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논리 구성상 비슷한 점이 적지 않다.

 

신주백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책임연구원(한국사 전공)은 “스스로에 대한 반성적 성찰은 회피하면서 상대방의 잘못을 들추고, 특정 역사관에 비춰 불리한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극히 꺼리거나 이를 역사서술에서 감추려는 자세는 한국과 일본 우익의 공통점”이라고 꼬집었다.

 


△ 일본 우익인사들이 ‘종전기념일’을 맞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모습.

천황제에 대한 비판적 접근에 분노하는 일본 우익과 이승만·박정희 체제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못하는 국내 우익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다. 신 연구원은 “두 나라의 우익 모두 동아시아 긴장관계의 확대재생산을 통해 자기영향력 확보를 노리고 있고, 이때문에 최대의 경멸·적대 대상으로 북한을 상정하고 있다”며 “지금 두 나라의 우익은 생존전략차원의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익적 역사관은 ‘사실의 왜곡 또는 배제’로 곧잘 등장한다. 후지오카 교수는 위의 글에서 “(<새로운 역사교과서>에는) 날조된 난징대학살, 조선인 강제연행, 종군위안부 강제연행 등의 거짓말은 전혀 써있지 않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특정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서술 자체를 배제하는 것이야말로 ‘편향’이라고 지적한다.

 

주진오 상명대 교수(인문사회과학부 사학전공)는 “일본 우익은 ‘종군위안부가 사실이라 해도 굳이 서술할 필요도 없고, 쓰고 안 쓰고는 저자의 마음’이라는 논리를 편다”며 “한국전쟁 전후의 남북의 군사적 충돌, 건국준비위원회의 활동 등을 ‘굳이 서술할 필요 없는 사실’로 보는 것도 비슷한 관점”이라고 짚었다. 주 교수는 “우익세력들은 최근 논란의 핵심이 마치 특정 역사관의 대립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서술해야 한다는 입장과 이를 참을 수 없어하는 입장이 맞부딪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결과는 두 우익세력의 ‘적대적 공범관계’의 형성이다. 일부 민족적 쟁점에 대해 서로를 적대시하면서도, 사실은 같은 토양에 발 딛고 선 이들이 두 나라의 역사를 왜곡하는 한, 동아시아 평화는 아직도 먼 미래의 일이다.

 

■ ‘새역모’란?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란 우익단체

1997년 1월 결성된 일본 우익단체. 주역인 후지오카 노부카쓰 교수는 91년부터 우익성향의 <산케이신문> 등을 통해 일본의 전후 개혁을 ‘자학사관’으로 규정하고, 독자적 관점에서 자유롭게 역사를 서술할 것을 주장해 왔다. 이들은 자학사관을 제거한 새로운 교과서 집필을 추진해, 일제의 중국과 조선 침략을 아시아 독립을 위한 정당한 지배로 설명하는 이른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지난 2002년 문부성 검정을 처음으로 신청했다. 현재 집권 자민당의 유력 의원 및 대기업 간부, <산케이신문> 등의 후원을 업고 세력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지난 9월 총회에 등록된 회원은 모두 7800여명이다.

 

“역사교육은 자기자신도 비판할 능력 길러주기 위한 것”
■ 정신문화연구원 ‘아시아-유렵 교과서 세미나’

기억을 제도화하는 역사 교과서는 결국 이념·민족·집단의 쟁투장인가. 역사 교과서가 공존·공영·평화의 발판이 될 수는 없는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국제한국문화홍보센터(소장 이길상)가 ‘아시아·유럽 교과서 세미나’를 통해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모색하고 있다. 7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성남시 정문연 대강당 2층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학술대회는 동아시아와 유럽 각국의 식민지 역사 서술을 살피는 작업을 중심에 놓았다. 이웃 국가와 교과서 공동연구를 펼쳐온 독일 게오르크 에케르트 국제교과서연구소(소장 볼프강 회프켄)와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준비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국내외 학자 20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한운석 상지대 연구교수는 역사 교과서를 평화를 위한 기획으로 삼기 위한 전제 조건을 짚었다. 그것은 “역사교육을 민족적 정체성을 강화하고 민족국가를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과거 역사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있는 자기성찰적이고 다중관점적 사고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는 성숙한 역사의식”이며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적어도 이 점에서 보자면 한·일 역사갈등의 근본적 원인은 일본 우익의 역사왜곡를 주로 하고, 한국 우익의 과거사청산 반대를 종으로 하는 ‘자기성찰적 역사의식의 결여’인 셈이다.

 

클라우스 짐머 폴란드 바르샤바독일연구소장은 성찰적 역사인식이 평화공존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증언한다. 서독 수상 빌리 브란트는 나치에 대한 역사적 반성 위에 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 게토에서 무릎을 꿇어 폴란드에 사죄했다. 뒤이어 폴란드도 과거 독일패전 직후 자국내 독일인의 강제 추방을 반성했고, 이는 양국의 공동역사교과서 서술로 이어졌다.

 

볼프강 회프켄 소장은 “(역사교육에 대한 관점이) 과거에 대한 단순한 지식을 얻는 데서, 과거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옮겨갔으며, 역사교육과 교과서가 예전의 적들과 화해하도록 하고 평화를 유지시키는 도구로 여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독일·폴란드의 경험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신주백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리 배포한 논문에서 “반성 없이 자기 정당화를 유지하는 일본의 역사인식과 상대방을 공격하며 자기정체성을 유지하는 한국의 역사인식이 상극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알랭 델리상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원 교수는 발표 논문 서두에서 프랑스 역사교과서의 체계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델리상 교수에 따르면, △프랑스 고등학교의 경우, 현재 5종의 역사교과서가 있고 △60년대 이후부터 당대사를 역사교과에 포함시켰으며 △국가통제 없이 교과서 제작과 채택을 시장에 맡기되 △대학의 (최신) 연구성과를 교과서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교수와 남성 중심에서 교사와 여성 중심으로 교과서 집필진이 바뀌고 △역사서술 위주에서 자료위주로 교과서 구성을 변화시키며 △이 가운데서도 당대사가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유럽사 내지 세계사의 틀에서 바라본 역사를 강조하고 있다는 최근 추세도 전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사진 박승화 김태형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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