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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우짜면 좋노..

아로하 |2004.10.14 07:24
조회 207 |추천 0

미국 온지 어언 일년이 넘었습니다. 더불어 혼자 산지도 일년이 넘었네요.

늘 글만 읽다가 막상 글을 올리려니 제대로 말이나 다 쓰고 갈지..걱정입니다.

글솜씨가 없긴 하지만 그냥 제가 사는 이야기 솔직 담백하게 써내려 갈터이니

어여쁘게 봐주시어요.

저는 비글을 한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혼자 산다고 친구 한명이 선물을 해주더군요.

너무너 고마웠습니다. 먼 이국에서 의지할 곳 없이 혼자 산다는게 그리 쉬운일은

아니더라구요. 고맙게 잘 받아서 열심히 키우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러나..이 녀석이

저희 집으로 온지 어언..5개월..지금 저희집 화장실엔..벽에 구멍이 세개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옆집이 보일 듯 합니다. 너무 말썽이 심해서 저 학교 갈때는 화장실에

두고 문을 살짝만 열어놓고 갑니다. 못나오게 했더니만 이 녀석이 글쎄 몰래 몰래

벽을 살살 긁어 놓은 것입니다. 처음하나 생겼을땐 휴지통으로 가렸는데 이젠 더이상

가릴 휴지통도 없습니다. 휴지는 또 발기 발기다 찢어놓고..그래서 결단을 내렸습니다.

베란다 밖으로 내쫓기로..그랬더니...이 녀석..어떻게 그 철조망 쳐있는 문을 열고

들어왔는지 저 학교 갔다 온사이에 집으로 들어와 카펫을 다 뜯어놨습니다. 여긴 거의

바닥이 까펫으로 깔려져 있거든요. 너무 화가나 많이 혼냈습니다. 신문지둘둘 말아서

코와 입부분을 때렸지요. 개들은 거기 때리는걸 제일 싫어한다고 해서요. 오늘도 잠시

마켓 다녀온 사이 일을 냈네요. 갔다 와보니 또 집에 들어와 있습니다. 정말 의지의

한국인 아니 개입니다. 어떻게 여나 싶었더니 계속 문을 박박 긁고 하다가 옆으로

밀더군요. 거짓말 같이 문이 열리더이다.휴..오늘은 대형 사고를 냈네요. 카페을 뜯고도

모자라 까펫 아래 나무며 못이 다 뽑아져 올라와 있었습니다. 저..눈이 돌아가는 줄

알았습니다.방엔 런져리 룸에서 가지고 온 속옷(것도 죄다 팬티만..)들로 어지럽혀져

있고..손을 부들부들 떨며 신문지를 돌돌 말아 테입을 돌돌 감았습니다. 강도 높은 매를

위하야..그리고 막 혼냈습니다. 팬티 보여주며..니가 변태냐..왜 허구헌날 팬티만

가져다가 물고 뜯냐..왜 바닥을 다 뜯냐..너 나 이아파트서 쫓겨나며 니가 책임질래 등등..

아..지금도 베라단 밖에서 들어오려고 온갖 힘을 다 씁니다. 저러다 발톱에 피나 나지

않을까..걱정도 됩니다. 그런 말썽들만 아니면 참 귀여운 놈인데..애교가 너무 많아 혼나도

눈치 살짝 보며 낮은 포복으로 기어와 슬슬 얼굴 무릎으로 들이댑니다. 저리 가라고 해도

 다시 슬슬 들이대고..정 안되겠다 싶으면 다시 발라당 뒤집어집니다.그리곤 뒤로 포복자세

나오져.혼자 픽 웃고 맙니다. 그럴땐..그런데..이렇게 이렇게 말썽을 부릴땐 정말 속이

부글부글 끓다 못해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원래 장난이 무지 심하고 호기심이 강하며

말도 무지 안듣는 개로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설마..했었는데 설마가

사람잡네요.이 아파트 나갈때 물어줄 돈을 생각하니 앞이 깜깜합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하나밖에 없는 내 가족이니..오늘부터 무조건 베란다에서 재우고

먹이고 하기로 결정 봤습니다. 집에도 아예 못들어오도록 하구요. 그치만..자신없네요.

얼마나 이 결심이 갈지..일교차가 큰 곳이라 밤엔 무지 추운데..에이..나쁜 놈..

그냥 애꿎은 제 가슴만 쳐댑니다.

방금도 아파트 매니져 지나가는거 봤습니다. 그냥..찔립니다.휴..우리 미르가 언제 좀

철이 들고 의젓해질까요..화장실 갈때마다, 마루에 앉을때마다 한숨만 납니다.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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