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나자 마자 우르르 몰려 나가는 남정네들을 붙잡는 확성기 소리..
웨에에에엥~~~
아~ 귀따가워..
선정 : 애들아 잠시만 모였다 가자..오늘 어제 애기했던 연극 주인공 뽑아야지..
아이들은 귀찮게 그런걸 꼭 투표로 해야겠냐고 난리였고...학원 시간에 늦는 다는둥...
오늘 잡아논 미팅에 늦어서 안된다는둥..이런저런 소란 속에서도 꾿꾿히 아이들을 앉히고서는
투표용지를 나눠주는 선정...치밀하다..음~~
칠판에는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고 빈칸에 적어넣도록 되어있었다...
선정 : 우선 주인공 신데렐라와 왕자만 투표를 하겠어..나머지는 내가 대충 짜보았는데...
하며 어머니부터 언니들..그리고 왕과 왕비..시종장까지...반 아이들의 특성에 맞게 모든걸 준비해온 선정...투표는 정말 말뿐인 것이었을까? 선정의 치밀한 계획에 처음엔 투덜거리던 아이들도 모두
집중해서 듣기 시작했다...
세윤 : 머야? 부반장..니가 다 짜온거자나?
찬희 : 그러게 말야..그럴거면 투표는 왜 하자는 건지...원~
차갑게 비꼬는 찬희의 말투에 애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선정 : 그래서 내가 짜온 배역에 불만 있는 사람 나와봐,....더 좋은 안건을 내보라구..
톡 쏘는 선정의 말에 아이들 찔끔...확실히 깔끔하고 잘 어울리는 배역 선정 이었기에...아이들 입을 다물었다..
선정 : 그럼...이의는 더이상 없는것으로 알고...젤 중요한 데렐라 언냐하고 자~알 생긴 왕자님을 뽑도록 할께...그 두배역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사람으로 뽑아줘...
정말 조용히 투표는 진행되었다...
선정은 특유의 비꼼 웃음이 입에 걸린채...투표결과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선정 : 자~ 그럼 투표 결과를 볼까나?
하나하나 이름을 말하는데 보니...데렐라 언냐역에 선정이 압도적이다..
분위기가 술렁술렁...일부 여자애들이 떠드는 아이들 입을 막으려고 하지만 남학생측에서
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세윤 : 머야..이거..선정이가 주인공 하는거야? 나 안해..나안해...
선정 : 어머..세윤아..이건 정당한 투표자나...
찬희 : 글쎄 정당한 것이 맞을까? 나는 오히려 듬직하고 착한 역에는 우리 은우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성깔녀 : 머야? 왜 갑자기 내 애긴 하고 그래? 난 연극 같은거에 관심없어..
찬희 : 은우야..너는 반장으로서 그렇게 책임감 없는 소릴 해서 쓰겠니?
부반장인 선정이도 저렇게 열심히 우리반의 축제 성공을 위해서 애쓰고 있는데..
분명 선정을 두둔하는 말 같은데도 상당히 듣기에 거슬리는 어투의 찬희...
찬희 : 은우 너도 확실히 우리반의 우승을 원한다면 당연....당근...말밥...젤 잘어울리는 니가 데렐라를
해야하지 않겠니?
그리고 나는 음~ 왕자역에 새로 전학온 연우가 했으면 해...
성깔녀 : 우브브...머라고?
찬희 : 애들아 내 생각 어때?
져아져아....난리가 낫다..갑자기 지들끼리 연극 대본을 짜고...키스씬은 물론이요..갑자기 베드신까지
나온다...신데렐라와 왕자가 결혼하고 나서 신혼여행까지 가야한다나 어쨌대나...
갑자기 미팅은 취소가 되고..학원은 땡땡이로 이어졌다..이게 뭔 날벼락이랴~~~
하여간 갑자기 온 아이들의 관심이 반장과 연우에게로 쏠리자 정작 당황스러운것은 선정이다..
이게 아닌데...
선정 : 저기....애들아..그게 아니고.....
압~씨 조용히 쫌 해봐... 주인공 투표는 우리가 하는거자나..
이구동성 선정을 꼬려보며 소리지르는 아이들...비련의 여주인공이 따로엄따...
이케저케해서 우찌저찌 해서..갑자기 주인공이 되어버린...연우와 은우...
찬희 : 야~ 이름도 비슷하다야..둘이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거 아냐?
어렸을 적 헤어졌던 남매라던지....그러고 보니 둘이 분위기도 비슷하고...
아니 조것이 지금 무에라고 혼자 나불나불 대는 것이여...어휴...속터지는 우리의 은우...
이녀석은 날 싫어한다구...
성깔녀 : 찬희야 나좀봐...
찬희 ; 어? 나 짐 바빠....대본좀 손 봐야 하거든..나중에 보자..
하며 줄행랑을 치는 찬희....어휴...내가 왜 이런 수난시대를 겪어야 하냔 말이다..
그런데 정작 웃긴것은 연우 녀석이다..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아니 오히려 즐기고 있다는 듯이...
은우와 주인공이 된것을 그리 기분 나빠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