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국(炫國)의 황도 인성(因城).
지금 인성에서는 봉국의 사자가 현국의 황제 이치우(李治右)를 알현하고 있었다. 그는 현국에게 봉국 황제 유달(柳達)의 뜻을 전하고 있었다.
“작금에 현국이 놓인 상황은 서(西)로는 봉국 북(北)으로는 천위국 그리고 동(東)으로는 연국과 국경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현국한 처한 가장 우려할 만한 현실은 이 3국의 군세가 매우 강대 하다는 사실 입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국이 약하다고 만은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비옥한 연주평야의 5할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백성은 풍요롭고 평화로우며, 군병은 배불리 먹고 그 임무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작은 현국을 주변의 열강이 침범하지 못하는 이유 입니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군사의 수는 적으나 그 강력한 군세와 백성 사랑하는 나라의 힘을 가벼이 볼 수 없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좀더 깊이 들어가 현, 천위, 연의 사정을 살펴보면 사실은 평화롭다기 보다는 극도의 긴장감에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범과 같습니다. 그 이유는 연주평야의 3할을 차지하는 연국이나 2할을 차지하고 있는 천위국은 상대적으로 대국임에도 비옥한 평야지대가 적기 때문 입니다. 이 양국은 언제라도 현을 복속하면 5할의 힘을 얻게 되므로, 현의 약점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실정 입니다.
그러한 때에 봉이 현을 침범하지 않는 이유는 그 이해관계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강을 건너야 하며 또 이미 풍양평야의 3할을 차지하고 있는 봉이 현의 연주평야의 5할을 차지하는 것을 천위나 연이 용납할 리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러한 일이 현실이 된다면 현은 졸지에 삼면에서 봉, 천위, 연 3국의 침략을 받는 형세가 되어 결국 견딜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지금 봉은 자주 무진주를 넘어 봉을 넘보고 있는 천위국을 치려 군사를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천위의 힘을 약화시키려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현국의 황제께서 저희 봉과 연합하여 힘을 빌려주신 다면 봉은 천양을 얻고, 현은 연주평야의 2할을 더 얻게 될 것입니다.”
봉의 사신은 주변 정세를 들어서 현의 황제가 봉과 협력하지 않으면 오히려 3국의 침략을 받을 것이라 겁박하고 있는 형세였다.
“그대의 뜻을 잘 알았소. 그만 물러가 있으시오.”
“알겠습니다. 전하…”
봉국의 사자는 황제를 알현하고 나오다가 천위국의 사자와 대면했다.
“…”
“…”
두 사신은 서로를 외면했고, 곧 천위국의 사자는 현국의 황제를 알현하기 위해 내관에게 안내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어전을 물러나온 봉의 사자도 내관이 안내한 곳에서 황제의 뜻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전에 들어선 천위국의 사자는 현국의 황제에게 천위국 황제의 뜻을 전하고 있었다.
“지금 천위와 현은 국가의 존망이 걸린 큰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봉은 겉으로는 우리가 자신의 영토를 자주 침범하여 궁극적으로는 풍양 평야를 차지하려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명분으로 우리의 영토를 이미 침범해서 지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신을 현국에 보내어 연합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하께서는 이러한 책략을 멀리하셔야 합니다. 작금의 봉은 자신들이 지강을 넘어 현을 침범하면 천위와 연도 군사를 일으켜 현을 3분할 할 것이라 전하께 진언 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협박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자신들에게 군사를 빌려주지 않으면 주변의 다를 나라와 연합하여 현국을 도모하겠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연합을 하는 듯 하면서도 겁박하여 애매한 언변으로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며 힘으로 타국을 지배하려는 불손하고 의(義)를 모르는 무리와 연합을 한다는 것은 언제 배신을 당할지 모르는 자와 손을 잡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한 자들은 반드시 잡았던 손을 잘라갈 자들 입니다.
전하! 지금의 천위와 현국이 연합을 할 때 입니다. 천위와 현이 연합하면 연도 감히 국경을 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한 연후에 현국이 힘을 빌려주신다면 천위는 봉을 막을 수 있으며, 이는 양국에 큰 이득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현과 천위가 연합을 하지 않고, 천위가 전쟁에 패하기라도 한다면 봉은 곧바로 군사를 몰아 천위의 천양을 함락시킬 것입니다. 이것은 실로 양국에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천위는 황도를 잃고 천도를 하게 될 것이며, 이리 되면 천양 주변의 제후들은 모두 봉국의 신하가 될 것입니다. 만약 사태가 이리 된다면, 봉은 천산과 연주평야의 길목에 이르는 육로를 얻게 되어 곧 현국과 강이 아닌 육지로 영토를 마주하게 되는 것 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전하께서도 잘 아실 것입니다. 저들은 현국을 복속할 수 있는 육로를 얻는 것입니다. 그리고 곧 연주평야를 얻기 위해 이리떼처럼 달려들 것입니다. 이것은 곧 봉에 연주평야를 내어주는 꼴이 되는 것 입니다.”
“그대의 뜻을 잘 알았소. 그만 물러가 있으시오.”
“알겠습니다. 전하…”
천위의 사신이 나가자 황제는 문, 무 대신들과 이 일에 대해 숙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
며칠 후.
봉국의 진영에 현국에서 보낸 선물이 도착했다. 그것은 놀랍게도 현국으로 간 사신의 목이었다 그리고 이 사실은 황도로 전해졌고 봉은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되었다.
날은 어두웠다. 상인으로 변장하여 은밀히 남하를 하고 있는 묘령 일행에게 어느 산길에서 한 사내가 접근했다.
“누구냐?”
“소인 입니다.”
“…집사?”
“네… 아씨…”
“무슨 일이죠?”
“나리의 전갈 입니다.”
묘령은 전갈을 받아 읽어보고는 곧 집사에게 다시 하나의 글을 써서 건 내 주었다. 그리고 집사가 묘령이 글을 받아간 지도 며칠이 지나고 있었다.
제상 위의 집.
지금 제상 위와 대장군 호령은 딸의 서신을 수심 가득한 얼굴로 마주하고 있었다.
“어찌하면 좋겠소?”
“그 아이를 믿어보는 수 밖에요…”
“내가 내일 전하를 알현해서 윤허를 받겠소…”
“그 아이가… 잘 해야 할 텐데…”
한편, 계속 중림을 향해 남하를 하던 도중에 장군 요서위가 묘령에게 물었다.
“장군님. 반드시 9할이 살아 태산을 넘어야 한다면 어찌해서… 1천의 모두 보내고 새로이 무해진(舞海津)에서 1백의 병사를 받지 않는 것입니까?”
“이번 일이 그 대답이 될 것입니다.”
“…”
마침 그들은 지강을 따라 남으로 이어진 육로의 봉국 검문소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리고 예상한 대로 자국의 신분증을 내어 보이지 않은 그들은 곧 제지를 받게 되었다.
‘어찌하시려고…’
요서위가 이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적령은 곧 칼을 빼어 들어 병사를 주살했다. 이 행동은 아주 빠르고 단호한 것이었으며, 이 광경을 본 다른 병사들이 놀라 창을 세우고 뛰어나왔다.
“이런”
곧 그들은 검문소의 20여명의 병사를 모두 주살하고 남으로 도주했다. 밤길을 달리며 묘령을 따르던 병사들은 상당히 흥분되어 있었다. 요서위가 물었다.
“장군?”
“다른 소대도 이같이 해서 목적지에 도달할 것입니다.”
“어째서…”
“우린 지금 상인 입니다.”
“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움직임은 원정군의 사령관인 허조위 대장군 조차 모르는 일 입니다.”
“장군…?”
“제가 왜 태산까지 1천 군사를 끌고 가서 다시 1백을 되돌린 줄 모르겠습니까? 무해에서 군사를 받는 것 또한 불가 합니다. 이것은 아군마저 속이는 일급 첩보전 입니다. 오직 황제만이 아는 이번 전략이 이런 검문소에 숨어들었을지 모를 적국의 첩자에게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요서위는 지금 사실 심히 불안했다. 지금 자신의 눈에 비친 묘령은 이미 자신의 한계를 넘고 있었다.
‘이러다가… 마음이 다치지 않을지 걱정이군…’
열 개의 소대로 나누어서 이동하는 묘령 휘하의 정예병은 계속 봉국의 수군이 있는 무해진(霧海陣)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 후, 묘령의 이끄는 상인그룹은 무해진을 거쳐 다시 중림부(中林富)에 모두 모여 들었다. 그리고 각 그룹을 이끄는 무리들의 소대장 만이 한 주막에서 묘령을 만났다. 묘령은 중림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차가운 냉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모두 잘 당도한 것이냐?”
“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
“우리는 지금부터 중림부를 벗어나 현국으로 향할 것이다. 그리고 모두 현국의 용병이 되거라!”
“네?”
“틀림없이… 그들은 천위국에 대한 군사원조를 약속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정예 병이 아닌… 돈으로 산 용병을 보낼 것이다. 반드시 그 군에 편입 되어야 한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작은 전쟁에서 우리 봉국의 군사를 죽여야 할 것이다. 그때는 절대로 망설이지 말도록 해라.”
“명심하겠습니다.”
그녀의 단호한 명에 모두 결연하게 말했다. 오직 요서위만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장군… 도대체 당신은… 이 전쟁에서 무엇을 시험하려 하는 것입니까?’
며칠 후.
봉국의 병사들조차 속이고 중림에 들어섰다가 다기 명을 받고 현국에 들어선 100명의 정예병은 모두 용병을 모집하는 현국의 공고를 보고, 미리 계획된 명 대로 용병으로 현국의 군사에 편입 되었다. 그리고 묘령의 예측대로 그들은 모두 천위국으로 파병 되고 있었다. 그렇게 모여 천위국으로 원정을 떠나는 현국의 병사들은 대부분 군인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군기가 문란한 자들 이었다. 전란의 시대에 생계유지나 돈을 벌기 위해 모여든 자들이었고, 그 중에는 대륙인이 아닌 자들도 다수가 섞여 있었다. 부대의 기강이 너무나 문란한 것을 본 원정군의 장수가 불만을 털어 놓으며 말했다.
“젠장… 이런 쓰레기 들로 전쟁을 하라니…”
“우리는 전쟁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저자들을 방패막이로 천위국으로부터 우리의 이익을 취하면 되는 일입니다.”
“이거 원… 군사께서는 도대체 뭘 생각하시는지…”
그렇게 현군의 원병이 원정 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