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안본다구. 그리고 맹주무가 좀 보자 하시던데?”
“알았어요.”
“이게 뭐야. 지금 나를 놀리고 있는 건 아니지?”
“놀리다니요. 이건 여자들이나 알아야 하는 일이니 모른 체 하세요.”
“알았어. 그럼......”
효연은 금비를 불러 높은 하늘에서 먼 곳까지 바라보며 주변상황을 점검하였으나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자 민강까지 날아가 그곳의 움직임을 알아보려하였다.
민강 쪽에서는 어디에서 온 배인지 수십 척의 배가 나루에 정박하여있었고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데 조금 수상쩍은 생각이 드는 배들이었다.
효연은 인적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지상과 삼십 여장 가까이 내려가 금비위에서 뛰어내려 나루를 향하여 가까이 갔다. 나루와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날카로운 예기가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나루에는 많은 무림의 고수들이 모여 있는 듯 하였다. “음.... 이정도의 살기라면 대단한 인물들이 모여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인물들이기에 이렇게 강한 기를 발산할까?”
효연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신의 기를 갈무리하며 나루에 들어섰다. 나루에는 사공과 장사꾼들까지 뒤섞여 왁자지껄하였다. 서로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아우성이었고 또 물건을 팔려는 사람들이 사람 부르는 소리 흥정인지 싸움인지 고함이 오가니.......
조금 수상쩍다는 느낌을 받았던 배의 근처에 다다르자 아니나 다를까 그 배안에서 날카로운 기운이 뻗쳐 나오고 있었다. 효연이 천시지청지술을 사용하여 배안의 소리를 들어보려 배 쪽으로 신경을 모으는데 배안에서는 쥐죽은 듯 소리하나 들리지 않고 있었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자들인 모양이군.’
효연은 배의 내부상황을 확인하기 위하여 수를 쓰기로 결정 하였다. 그리하여 주먹만한 돌을 세 개 주워들고 이십 여장 떨어진 천막 뒤에서 전신의 공력을 모아 돌 세 개를 가장 날카로운 예기를 발하는 배로 던져내었다. 와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배의 세부분이 부서져 나가고 돌은 배를 관통한 후에 강물 속으로 빠져들었다.
“휘익” 휘파람소리 같은 소리와 함께 배안에서 이십 여명의 인영이 비산하는데 그 동작이 번개 같아 그들의 무공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하나같이 청룡단원과 견줄만한 실력을 지닌 자들로 보였다. “흠... 대단하군.”
그들이 주변을 점검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단서를 찾을 수 없는 일.....우왕좌왕하는 것을 잠시 살펴보니 유혼교의 무리가 분명하였다. 이들 역시 배로 동정까지 이동하여 습격을 감행하려했던 것이 분명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었다.
효연은 즉시 금비를 불러 천무장으로 돌아와 긴급회의를 열고 유혼교의 수로를 이용한 습격에 대비코자 지혜를 모았다. 강안에 배를 대지 못하도록 진천장의 자맥질을 잘하는 수부들을 이용하여 배에 큰 구멍을 뚫어 수장시키는 것이 제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라 판단하여 강변을 청룡 백호단이 방어하고 진천장의 수부들이 배를 공격하며 나머지 궁수는 석뢰와 강궁으로 원거리 공격키로 결정이 되자 즉시 행동에 들어가 군산쪽으로 들어오는 배에 대하여 면밀한 조사를 시작하였다.
보름여 기간동안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으나 보름이 지나자 유혼교도들의 배가 군산을 향하고 있다는 전갈이 들어왔다.
효연은 즉시 원주와 상의하여 최소의 필요인원을 제외하고 모든 인원을 강안에 배치한 후에 진천장의 수부들을 양자강에 투입하였다. 유혼교도들은 선단을 구성하여 밀고 들어오는 중이었다.
효연은 금비에 올라서 신호를 내리고 수부들은 배에 구멍을 뚫기 위한 수중 굉폭뢰를 들고 들어가 뱃바닥에 붙여 폭파시키니 배가 기울기 시작하고 배에서는 사람들이 물속으로 뛰어드는 등 일대의 혼란이 일어나고 강안에서 석뢰와 궁수들의 공격이 시작되자 선단을 이루었던 배들끼리 부딪치는 등 혼란은 사람들의 통제력을 없애버린 것이다. 이때를 노려 효연은 금비를 타고 배위를 날며 유엽비도를 날려 무차별 살상을 시작하고 뱃전에 쏟아지는 석뢰로 날린 바윗덩어리가 배를 부수고 화전에 의하여 불이 붙으니 수전에 능하지 못했던 유혼교도들이 속수무책으로 수장되어 강물이 시신의 피로 붉게 물들기 시작하였다.
강물속의 수부들은 혼란을 일으켜 놓고는 강안으로 빠져나와 전부 피신을 하였지만 일부는 피신하지 못하고 물속에서 생을 달리한 것 같았다.
시간이 흐르며 강안의 강력한 공격으로 유혼교도들의 저항은 점점 약해지고 몇 척의 배들은 물살을 타고 하류로 급속한 후퇴를 하고 있었다. 이번 강에서 기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유혼교도들의 피해는 물론 배안에 실어 옮기던 강시들의 태반이 수장되었으니 유혼교는 막대한 피해만 입은 채 도주하게 된 것이었다.
효연은 전부 천무장으로 철수시켜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성대한 승전기념 잔치를 벌이게 되었다.
저들의 배 사십 여척 중 빠져나간 십여 척을 제외하고는 전부 수장시켰으며 아쉬운 것은 진천장의 수부들 중 네 명이 배를 폭파시키다가 나중에는 한척이라도 더 폭파시키기 위하여 자폭하며 공격을 가했다는 것이었다. 효연은 그들의 충정어린 행동에 그들의 유족에게 충분한 보상이 되도록 지원해주라는 명을 내렸다.
효연은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또 다른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크기에 청룡, 백호단을 이끌고 유혼교의 근거지를 치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다음날 60여명의 인원이 사천을 향하여 길을 떠난다.
효연은 미리 금비를 타고 성도에서 일행을 기다리며 유혼교의 본거지를 정탐하다가 일거에 들이쳐 괴멸시키는 것이 최소한의 피해로 유혼교를 괴멸 시킬 방법이기에 시급하게 움직이게 된 것이다.
효연이 비림에 있는 유혼교의 본거지 상공에서 내부의 움직임을 살피는데 군산으로 떠났던 주력이 거의 괴멸된 사실을 모르는듯하였고 많지 않은 인원이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효연은 일단 자신이 은신하였던 거목에 내려 장원으로 접근하였는데 별다른 경계가 없이 조용하여 오히려 더 긴장하게 되었다. 장원내로 잠입하여 청청이 있었던 전각에 침입하여 내부를 살피니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고 이로 인하여 더욱 궁금해진 효연은 장보를 은닉했었다는 전각으로 가서 그곳의 움직임을 살펴보게 되었다. 그 전각의 내부에서는 많은 인기척이 들리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서서 내부의 사정을 확인해보려는데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강한 예기가 느껴져 함부로 접근하기 어려운 예감이 들었다. ‘유혼교주보다 더 높은 무공의 소유자가 이곳에 있다면 그건 틀림없이 독안마제나 그의 수하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번 모험을 걸어 볼만 하지 않은가?’
효연은 살며시 장원의 으슥한 곳에 숨어서 유엽비도를 빼어들고 전각의 창문으로 적엽비화를 이용하여 느린 속도로 투사하였다. 그리고는 재빨리 장원 밖으로 몸을 날려 피신한 것이다.
와장창 거리는 소리와 함께 대여섯 명이 창문 밖으로 튀어나왔고 이들은 번개 같은 속도로 효연이 유엽도를 날린 곳까지 검기를 쏘아내고 있었다. 거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그들의 무공에 효연은 적지 아니 놀랐다. 미리 예측하여 빠져나왔으니 다행이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즉시 발각되어 고초를 겪게 되었을 것이 틀림없었기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작은 한숨소리도 놓치니 않고 “저쪽이다!” 효연이 은신한 곳을 지목하는 사람이 있었고 이에 놀란 효연이 황급히 피신하자 곧바로 그들의 공격이 그 자리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효연은 그들의 공력과 무공이 대단한 것에 놀랐기도 하고 혼자서는 중과부적임을 잘 알기에 소리 없이 이동하여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감시를 하였는데 그들은 귀신같이 효연이 숨었던 자리를 찾아내며 추적을 하고 있었다.
추적하는 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유혼교도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으며 그들은 하나같이 무공의 수위가 높은 신법을 보이고 있어서 쉽게 상대할 수 없는 자들이었기에 효연은 미리 미리 움직이며 그들의 동정을 살피고 있다가 삼백여장의 거리를 확보하고는 금비를 불러내려 공중에서 감시를 하게 되었다.
효연이 공중에서 감시하는 것을 모르는 추적자들은 효연이 금비를 타고 오른 위치까지 추적을 한 후에 효연의 종적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산개하여 수색을 하는 듯 하였다. 효연은 그 중의 하나를 지목하여 따르게 하다가 제법 멀리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그자에 접근하여 금비의 등에서 내리며 무영장으로 급공 하였다.
갑작스런 효연의 공격에 화들짝 놀라 땅바닥을 뒹굴며 겨우 효연의 공격을 피해내더니 즉시 검을 뽑아들고 반격을 시도 하는데 효연은 반격할 시간을 주지 않고 맹렬한 기세로 섭선을 검 대신하여 소림삼검을 펼치며 압박하여 들어갔다. 막상 검을 빼어들긴 하였으나 효연의 공세에 허둥지둥 물러나며 겨우 겨우 막아내긴 했으나 결국 효연의 현음지에 격중되어 쓰러지고 말았다. 효연은 얼른 그자의 대혈을 제압하여 혼절 시킨 후에 최대한의 경공을 펼쳐 성도외곽까지 피신하였다. 성도 외곽의 당묘를 찾아 당묘의 빈구석에 그자를 내려놓고 몇군데 혈도를 쳐 정신이 들도록 하였다.
“네놈들은 누구의 하수인이더냐?”
“그러는 네놈이 누구이기에 나를 이렇게 하는 것이냐?”
“흠.... 네가 아직 나를 잘 모르는 모양이로구나.” 하며 진운검을 빼어드니 그제서야 놈이 대경실색하며 말을 하였다. “네....네놈이..그 추면유룡인가 하는 놈인가 보구나....”
“이제야 알아보는군...”
“어떻게 이곳까지.....”
“네놈들이 보냈던 선단은 이미 괴멸되어 이곳까지 살아 돌아오는 놈들이 거의 없을 것이다.”
“무엇이라고? 네....놈들이 어찌 그 사실을 알고....”
“이미 전부 수장되어 물귀신이 되었을테니 누가 대답해줄 사람도 없을 것이라 답답하겠지?”
“네가 한말이 정말이더냐?”
“그건 네놈들이 알아봐야 할 일이고 지금은 내 질문에 대답해야지. 네놈들이 누구의 하수인이더냐?” 갑자기 효연의 입에서 얼음이 뚝뚝 떨어지는 듯한 어조가 흘러나왔다. 흠칫 놀라는 기색을 보이더니 입을 꽉 다물고 말을 안 한다.
“흠..... 조금 아파봐야 말을 하려는 모양이구나. 지금부터 내가 네놈의 힘줄을 마구 당겨서 전신이 비틀리고 뼈까지 부러지는 단근참맥과 쇄골수를 쓸 것이다. 견디기 쉽지는 않겠지만 잘 참으면 그냥 죽을 것이고 만약 못 견디겠으면 빨리 눈짓을 해라.” 하더니 놈의 전신혈도를 제압하고 진기를 불어 넣었다. 잠시 후에 놈이 몸을 비틀기 시작하자 몇 군데 혈도를 열어주었다. 그때부터 놈의 눈이 뒤집히더니 거품을 물고 혼절하였다. 생각보다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효연이 몇 군데 혈도를 짚어 금제를 하고 단근참맥수를 풀어주었다. 그러자 숨통이 트이며 한숨을 내쉰다. “흠.... 조금 약했나보군.... 그냥 혼절하면 재미없지.” 하며 인중과 영대혈에 자극을 주어 혼절하지 않도록 해놓고 놈에게 다시 단근참맥수를 펼쳤다. 놈은 금방 숨이 넘어가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를 악물고 있었다. “아직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 조금 더 강도를 높여야 말을 하려나?” 효연은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처럼 하며 쇄골수까지 더하였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거품을 물던 입에서는 침이 흐르고 얼굴의 근육까지 이지러지더니 뼈가 탈골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뼈가 부러지기 시작하였다. 인위적으로 인대가 당기어져 생으로 뼈가 부러지니 그 고통은 인간이 참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소리지를 수만 있다면 그 소리가 하늘에라도 닿을 것이다. 전처럼 금방 죽어버리게 되면 정보를 알아낼 수 없기에 효연은 잠시 풀어 주었다. 이미 팔다리의 경골이 몇 군데 부러져 풀어주어도 운신을 못할 것임을 알고 “이제 조금만 더 진행하면 네놈은 다시 지상을 밟고 설 수 없을 것이야. 그래도 할말이 없느냐?”
“내게 무얼 알아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편할 것이다.” 놈은 이를 악물며 말을 하였다.
“흠.... 제법 강골이군. 하지만 내게 걸린 이상 말 안하곤 못 견딜 터인데.....”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시 계속하니 놈은 혀를 빼어물기 시작하였다. 효연은 얼른 아혈과 결후혈를 제압하여 자살하지 못하도록 금제를 하고 조금더 지켜보는데 놈의 뼈가 “우득...”거리며 이곳저곳에서 부러져 몸의 방향이 이리저리 바뀌기 시작하였다.
효연은 또 중지하고 구석에 일으켜 앉게 하였다. 자신의 팔다리의 방향이 엇갈린 것을 눈으로 보게 된 놈은 완전히 공포에 질려 제정신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할 말이 없느냐?”
“차라리 죽이는 게 편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말을 안 한다면 어짜피 죽어도 말을 안 할 것임이 분명하였다. “음.... 정말 지독한 놈이로구나. 이것은 네가 자초한 화이니 당한 것이라 생각하고 내가 죽이지는 않을것이나 강호의 앞날을 생각하여 네놈의 무공을 폐할 것이니 앞으로 선한 마음으로 살기 바란다.” 하며 놈의 단전을 파괴하여 다시는 무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하고 그냥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옮겨 놓고는 피신하였다.
일요일 분입니다. 써비스로 한편 더...ㅎ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리플도 추천도 많이 많이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