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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물에 빠진 생쥐와 고양이 동업자
“이야... 그림 좋더라?”
옥상에 올라온 가은은 평상에 앉아있는 원수를 발견했다.
“너!!! 남의집에 허락도 없이 막 찾아와도 돼?”
“너네집 아니잖아. 돈도 안냈으니까.”
“왜 또 찾아와서 염장인데...!”
“내 친구는 왜 만났어?”
“내가 니 친구를 왜 만나냐?”
“만났잖아! 방금 봤는데!”
“찾아왔던걸?”
“락이가...? 에이, 설마.”
“못 믿겠으면 물어봐라? 돈 빌려준다고 찾아왔던데 뭐.”
“뭐? 너 내 친구한테 사기쳤구나!”
“사기는 니가 치지, 내가 치니? 친구들한테 내 이야기는 왜 하고다녀?”
“그건...”
“얼마나 떠벌이고 다녔는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래서, 락이한테 돈 빌렸어?”
“아니-”
웬일인지 원수는 안심이 됐다.
“이야... 그래도 너 양심은 있구나? 그렇지~ 이유도 없이 남의 돈을 왜 받어.”
“시끄러...”
가은이가 갑자기 조용해지자 원수는 불안해졌다.
“왜 아무말도 안해?”
“있잖아... 방금 떠오른 생각인데...”
가은이 표정은 전에 못보게 진지했다.
“너, 나랑 동업할래?”
“뭐? 무슨 업?”
“동업 말야- 사실은, 우리 엄마가 그동안 돈 빌려준 사람들 장부가 있거든. 나 혼자는 좀 무리일거 같고, 너랑 같이 받으러 가면 빠르고 좋을거 같애. 일당 쳐줄께.”
“얼씨구, 됐네 이 사람아. 내가 미쳤냐? 세상에서 제일 더럽고 치사한일이 돈 받으러 다니는일인데.”
“일당 많이 쳐줄께~!”
“그렇게 쉬운일이면 넌 그동안 뭐했는데?”
가은은 혼자 받으러 다녀봤다고 말하지 않았다.
실패한걸 말해봤자 더 안한다고 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럼 할 수 없지 뭐. 니 친구한테 돈 받아서 확 튀어 버린다?”
그런게 무슨 협박이냐고 비웃으려던 원수는 순간 말이 막혔다.
가은이가 현락이 돈을 받는다는게 이상하게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다.
“그건...”
“됐다. 너한테 이런 부탁을 한 내가 멍청한년이지. 참 근데 너 오늘은 왜 또 온거야? 오빠가 또 밥 사주랬어?”
“어? 어, 그게 아니... 응.”
“바보같이 무슨 대답이 그러니?”
“바, 밥이나 먹으러 가자.”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가은은 벌써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저 기집애, 진짜 먹을거하고 돈이라면 환장한다니까. 말 꺼내기 무섭네.”
원수는 안쪽 포켓을 가만히 만졌다.
오토바이 맡기고 받은 돈 팔십만원이 느껴졌다.
“그래~ 지가 해결해 본다는데, 굳이 줄 필요 없지. 거기다 나도 일당 쳐준다니까 좋은게 좋은거지.”
“야, 뭐해! 빨리 안 내려와?”
원수는 돈을 주지 않기로 했다.
대신 촌닭이랑 자주 만나야겠지만...
“야 최원수-”
현락이 아침부터 교실을 찾아왔다.
“왜-”
“오늘 시간 있지? 선영이 누나랑 만나기로 했는데, 누나가 너 꼭 데리고 나오래.”
“없어.”
“없긴- 이따 수업 끝나고 대학로로 와.”
“진짜 없어. 갈데있어.”
“어쭈... 누나가 보자는데 왜 튕기고 그래?”
“아어... 나 인제 걔 안봐- 보기 싫다니까!”
“좋다고 만날땐 언제고 그렇게 확 바뀌냐? 너 그러는거 아니다. 누난 아직도 마음정리 못했던데.”
“마음정리건 짐정리건 혼자 하라고 해~”
예의 원수 버릇이 어김없이 나온다.
흥미 없는것에는 심드렁해지고 무시하는 태도.
현락은 이런 원수를 오랫동안 봐왔지만 선영이 누나에 대해서만큼은 화가 치미는걸 어쩔 수가 없다.
“참, 그나저나 너 어제 가은이 만나서 돈 빌려준다고 했다면서.”
자식이 그걸 어떻게... 그새 원수 이 자식, 가은이를 만났단 말야? 내가 말한거 어디까지 알고 있는걸까?
“야! 덕분에 나만 이상한 놈 됐잖아.”
“왜? 사정이 안좋은거 같아서 빌려주려고 한건데...”
“친구들한테 자기 사정 말하고 다녔다고 잡아 먹을라구 하더라. 하여튼 너한테 돈은 안 빌리기로 했다.”
아니, 자식이 뭔데...
“그럼. 니가 주려구?”
둘 사이에 묘한 스파크가 일었다.
“너한테 안 빌리기로 했다면 끝인거지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냐?”
“너말야... 가은이, 다른 여자애들처럼 멋대로 대하지 마.”
현락의 싸늘한 말에 원수는 순간 당황했다.
뭐라고 하는거야 저 자식? 잘 알지도 못하는 촌닭 때문에 왜 저렇게 심각해? 녀석, 혹시...?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닐거 같은데...
“야, 락아... 너... 혹시 말야... 이런거 정말 미안해서 못 물어보겠는데...”
“뭔데? 뜸 들이지 말고 말해-”
“혹시말야... 천에 하나, 만에 하나~ 진짜 이건, 니가 그럴거라고 생각해서 묻는건 아니지만~”
“뭐~!!!”
“음... 설마 아닐거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말이지. 혹시... 촌닭, 아니 가은이한테 관심있니?”
물으면서도 원수는 현락이에게 정말 정말 미안했다.
참지 못하고 현락이 주먹을 날릴지도 모른단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래. 관심있어.”
예상밖의 대답은 원수를 잠시 멍하게 만들었다.
머릿속에 촌닭과 현락의 얼굴이 나란히 떠올랐다.
원수는 터지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푸하하하하하! 아아... 나 배아퍼!”
현락도 원수의 반응에 당황했다.
‘뭐야, 이 자식...’
한참 생각하던 현락은 갑자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짜식이, 지는 차였다 이거지? 나한테 존심상하니까 쑈하는거 봐라~ 이 정도로 오바할 정도면... 속도 무지 쓰리겠네~’
“너 그거 농담이지? 그치?”
“글쎄... 농담 아니라고 하면?”
“락아. 내가 널 본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니가 그런 농담을 하니까, 순간 가은이가 더 불쌍해 뵈잖냐~ 웃기긴 무지 웃겼다만 그만해라. 짜식이, 이젠 별걸갖고 다 사람을 웃기네.”
현락은 선영이 누나를 떠올렸다.
누나는 이 자식이 이런줄도 모르고 오늘 만날 기대에 설레어하고 있겠지....
현락은 원수어깨에 손을 올리고 진지한 어조로 대답했다.
“최원수. 남의 진심을 그렇게 갖고놀 듯 이야기하는거 아냐. 가은이가 어디가 어때서 그래? 니가 좋다고 만난 골빈 여자애들보다 백배는 낫지. 난 걔 솔직하고 꾸밈없는 모습, 거기다 잘 먹는것도 예뻐.”
“......!”
“니가 하는것처럼 만나서 놀다 질리면 버리는... 그래도 되는 애 아냐. 조강지처는 자고로 가은이 같아야 한다구. 니가 내 진심을 알았다면 도와줄거라고 믿는다.”
현락이 자기네 교실로 가버리고난 후, 원수는 머리를 싸매고 생각에 골몰했다.
저게 미쳤나?
가은의 무식함을 솔직하다고? 안 꾸미는게 아니라, 그 바탕에 꾸며봤자 엽기밖에 더 되겠냐고.
거기다 잘먹는 수준이 아니잖아- 퍼먹는 수준이지.
뭐? 조강지처?
앗... 그렇다!
외모 엄청 딸리고 멍청한 애를 조강지처로 두면 바람피기 쉬울거 아냐-
그말인가?
......
그말인갑다...
원수는 원수대로, 현락은 현락이대로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가은인 평소대로 머리를 양갈래로 꼭꼭 땋고, 무릎나온 청바지에 촌스런 색깔의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거기다...
“너 그거 뭐냐?”
시장 아주머니들이 허리춤에 차는 돈 가방... 일명 전대.
칙칙한 파란 바탕에 노란색이 들어가있어 색상은 더할나위없이 촌스러웠고, 앞에는 [대박회 제13차 정기야유회]란 글자가 선명하게 박혀 있는 것을 떡하니 차고 있는 것이다.
“뭐긴 뭐야, 사업기밀이 들어있는 가방이지. 오늘 만나야할 사람들 명단 적어왔어. 돈도 받으면 넣어야지.”
“그렇다고 그걸 허리에 차냐...”
가은은 가방을 툭툭 치며 자신감있는 어조로 대꾸했다.
“이렇게 해야 절대 도둑맞거나 잃어 버리지 않는다구.”
가은의 꼴을 보고나니 더욱 현락이 얼굴이 떠올랐다.
“문제는 뻔뻔스럽기까지한 촌스러움이 아니지. 드러운 성질이지.”
“응? 무슨 말이야?”
“깊은 철학이 숨어있는 말인데, 뜻은 알거 없고.”
“헛소리 좀 그만하구- 가자!”
------------------------------------------------------------11부에서 계속
겨울나그네님, 음. 70년대 정취가 배어있는 이름입니다. ^^; 詩 적이기도 하고...
굵은테 안경을 쓰고, 버버리코트를 입고 시집 한권을 옆에 끼고
다니시는 거 아녜요? ^,.^ 그리구 손가락이 긴~~
이놈의 버릇 또 나온다... 멋대로 상상하기. ㅎㅎㅎ
너무 억울해 하지 마셔요~ ^,.^b 가끔 전혀 다른 사람의 이미지로
남는것도 재밌잖아요~ '-^
애이불비님, 월욜이에요. 왠지 무척 바빠야 할 것 같은 한 주의 시작일!
월요일마다 하는 다짐, 또 해야지. 이번주는 열심히, 할 일 미루지 말고
바쁘게 살아야지... ^,.^;; 보나마나 점점 느려지겠지만.
ㅇ ㅏ... 누가 더도 말고 천만원만 주면 좋겠어요. 히히...
(너무 많은가. -,.-; 어차피 일어나지도 않을일, 꿈이라도 꾸게요...)
닐니리님, 공주엄마. 무척 무척 바쁘게 사시는구낭 ㅠㅠ
너무 팽팽하게 살면 안되는데... 그러다 끊어져요~ -0-
지금 공주가 한참 손이 많이 필요할때죠? 결혼해서 애기있는 친구들 보면
하루 5분 짬이 안나서 전화도 못한대요. ㅠㅠ 엄마들은 위대해...
원더우먼 닐니리님 (/^ 0^)/ 홧팅 홧팅!! 오늘도, 많이 웃기~!
미니맘님, ㅎㅎ 귀여운 미니님~ mini ^^a 안녕하셔요~ 바쁘신중에도 격려 글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 그 맛에 글 올린다니깐여~ (끔찍이버젼)
그러고보니까 이 글이 끔찍이 버전인가... -0-;;; 끔찍이로 설정되었지만
전혀 끔찍하지 않은... ^^;; 앞에서 말씀해주신분처럼 가은이가 끝까지
끔찍하지만은 않으리란거... 짐작하시죠? ^^ 지켜봐주셔요~
막내님, 앗, 한발 늦은거 있죠. 글 올리려고 들어와보니까 조금전에 9편에
리플을 다셨네요.
얼굴은 못보지만, 그래도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 있다는 느낌- 신기하고
재밌거든요. ^^;; 매일 10시에서 11시 사이에 글을 올렸는데 갈수록 늦어져요.
그게... 식구가 늘어나면서 리플다는 시간이 길어져서 그래요~ (행복행복)
글 올리고 나면 팔 걷어부치고 베란다 청소하면서 햇볕도 좀 쐬고~
그리구 열심히 일도 하고~ ^,.^ 월요일, 씩씩하게 보내BOA요~!
빠워님, 돼랑이님, 손님3님, 아오이님, 짱마님, sisi님, 공방아씨님,
한참 안 보이시는 수정님, 특별한 인연 카엔님, 모두 잘 계시죠?
참 그리구 돼랑이님은 주말에 愛인님 잘 만나셨을래나..
^0^ 모두모두 특별히 행복해지셔요~ 제 주문 아시는 분들은 아시죠?
행복해져라~ 떡볶이,김치찌개,만두,불고기,케잌,오뎅,튀김 야압~!!!
행복하세요?
예전에는 친구들만나서 쇼핑하고, 차 마시고, 수다떨고...
그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하루가 멀다하고 시내로 출근...
집에 있으면 좀이 쑤셔서 火병이 날 정도였거든요.
그랬던 내가...
지금은 탈탈 털어 빨래를 널면서 '아아, 좋다... 오늘 햇볕 너무 좋다...
참 행복하다...' 라고 중얼거리고 있어요.
행복이 뭐라고 꼬집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그리고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자기 자신을 잘 알고 남들 눈 의식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편하게 살아가는게 아닐까... 란 생각이 들어요.
누구나 기준과 가치는 다르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