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연과 유선은 금비의 등위에서 경공을 사용하여 금비가 무게를 느끼지 않도록 하여 최대한 빨리 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자 금비는 무서운 속도로 비행을 하기 시작하는데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따가울 정도로 날고 있었다.
쉬지 않고 날은 덕분인지 오후가 좀 지난 듯싶었는데 멀리 눈에 덮힌 아미산의 주봉이 눈에 들어왔다.
아미산 상공을 선회하며 상황을 보니 난석진이 거의 다 파괴되고 곳곳에서 산벌적인 싸움이 전개되고 있었다, 청룡단원 일부가 완강히 저항을 하며 버티는 것 같았다. 효연은 삼십여 장이 넘는 공중에서 날아 내리며 유엽도를 유성처럼 쏘아내며 전장에 뛰어들었다. 유선도 자신의 애검을 빼어들더니 혼전이 벌어진 가운데에 뛰어내려 청룡단원을 공격하는 자들에게 매서운 살초를 펼치기 시작하였다. 갑자기 전장에는 비명소리가 난무하고 밀리며 저항하던 청룡단원들이 “주공이 오셨다.” 하는 소리가 들리자 힘이 나는지 기세를 올려 역습하기 시작한다.
효연은 미친 듯 진운을 휘두르며 난석진을 헤매고 다녔다. 이에 힘을 받은 청룡단원들이 전부 힘을 내기 시작하니 밀려나던 전세를 역전시켜 유혼교도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콰콰쾅~” 효연의 장력에 정통으로 얻어맞은 유혼교도가 삼장이상을 튕겨나며 나무에 부딪치고 버둥대다가 나무에 걸친 채 절명하는 등 효연의 공세는 마치 태풍처럼 유혼교도를 날려 보냈다.
“흐흐흐...... 드디어 나타나셨군.....” 갑자기 음산한 목소리가 효연의 귀에 들렸다. 효연은 멈추어서 소리 나는 방향으로 천천히 몸을 돌렸다. 효연의 눈에서 갑자기 불꽃이 튄다.
“이놈! 드디어 .......하하하..... 오늘 또 도망칠 수 있는지 보겠다.” 전에 효연의 손에서 도망친 어머니를 죽인 놈이 서있는 것이 아닌가. 유선의 검초는 매섭기 그지없었다. 청룡단원을 해하려던 유혼교도들에게 가해지는 유선의 검초는 한초식 한초식이 전부 치명상을 입히고 있었으니..... 청룡단원들은 유선의 주변으로 모여 들었고 금비가 날아올라 영충을 찾아서 효연이 도착한 것을 알리자 피신하던 단원들을 다시 모아 금비가 향하는 방향으로 급히 몸을 날리며 따라간다.
효연의 앞에는 예닐곱의 사람들이 서있었다. 그중 효연의 눈에는 단 두 사람만이 보였고 나머지는 눈에 들지도 않는다. 그들은 효연을 향하여 무서운 살기를 쏘아내며 다가서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다가서는 기세가 보통이 아님을 감지한 효연은 그제서야 경각심을 높이고 자세히 훑어보았다.
나이가 50대이상으로 보이는 그들은 하나같이 날카로운 예기를 보이고 있었으며 모두가 태양혈이 발달한 것으로 보아 외가의 기공을 전문한 자들로 보였다.
그들은 삼장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더니 일제히 효연을 향하여 살초를 펼쳐내기 시작하였다.
정신 차릴 수 없이 쏟아지는 그들의 초식 속에선 자신의 사문절예를 파해하는 수법이 보이고 효연은 이에 대하여 은하성검을 위주로 현음지와 무영장을 수시로 사용하며 대응하였다. 전 같았으면 잘 보이지 않았을 그들의 검로가 이제는 확연하게 보이니 미리 대처할 수 있어 한결 수월함을 느꼈다. 엄청난 폭발음과 병장기가 교차하며 내는 날카로운 파열음 그리고 장력으로 말려 올라가는 흙모래 등 무시무시한 경기가 이들의 주위에 몰려드니 전부가 약간씩 답답함을 느낄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영충이 전장에 돌아와 보니 유선이 마지막 남은 유혼교도를 베어 버리고 효연이 싸우고 있는 곳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영충은 얼른 유선에게 다가서 “벌써 도착하셨군요?”
“음... 무사하셨군요. 조금 늦어서 걱정했었어요.”
“대단하십니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인 듯하네요. 어서 가요.”
“예.” 모두가 효연이 싸우고 있는 곳으로가 멀리 퍼지며 커다랗게 포위하여 그들의 퇴로를 막아섰다.
“전부 다 처리 했소?”
“예, 전부다....”
“그럼 쉬면서 좀 기다리시오.” 싸움을 하는 와중에도 효연이 여유 있게 이들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효연의 옷에는 몇 군데 검흔이 보였고 그리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지 않았다.
유선이 합세하려는 듯하자 ‘잠시 기다려. 지금 이들의 초식을 보는 중이니까. 그리고 저 덩치 큰 놈하고 이쪽의 비쩍 마른 놈은 절대로 도망치지 못하게 막아줘.’ 하는 것이었다.
유선은 이 말을 듣고 영충에게 전음을 사용하여 깡마른 놈을 감시하여 절대 도망치지 못하게 막으라 하였다. 그리고 자기는 덩치 큰 놈을 경계하며 효연이 대응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효연은 밀리는 듯하였지만 교묘하게 몸을 놀리며 이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들의 검세에 걸릴 듯 빠져나오고 마치 약 올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형세를 유지하며 그들의 검로를 관찰하는 것이었다. 백여초를 그렇게 흘려보낸 효연이 돌연 검세를 변화시키더니 자신의 사문 검초를 펼치기 시작한다. 초식의 변화가 복잡하게 이루어져 그들이 순간 당황하는 빛을 보이자 그대로 밀고 들어가며 우선적으로 덩치가 큰 어머니를 해친 원흉을 베어버렸다. “아악!” 비명소리가 처절하게 울리며 무릎을 꿇은 놈의 가슴이 벌어지며 피분수가 뻗쳐 나왔다. 놈은 자신의 가슴이 열리는 것을 제 눈으로 보며 앞으로 쓰러졌다. 더 이상 볼 것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인지 효연의 몸놀림이 더욱 빨라지고 삼십 여초가 펼쳐진 후에 유혼교도들은 하나같이 가슴을 부여잡으며 쓰러져 버렸다. 지독하게도 가슴만을 노려 그들을 죽여 버린 것이었다.
싸움이 끝나자 갑자기 조용해지고 모두가 효연의 신기에 가까운 검예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유선도 효연의 검세가 돌변한 점에 대하여 의문이 생겼는데 효연이 대뜸 두 사람의 목을 잘라 버리더니 그것을 영충에게 잘 싸매어 달라 하였다. 청룡단원이 나서서 시신의 옷을 벗겨 잘린 머리를 몇 겹으로 잘 싸매었다.
효연은 잠시 처연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문을 모르는 유선은 효연에게 다가가서 “왜 시신의 머리를....?”
“저 놈들이 어머니를 해친 원흉이요.”
“아!........” 효연이 왜 갑자기 처연한 표정을 지었는지 알 것 같았다. 잠시 조용히 서있던 효연이 영충에게 전 청룡단원과 함께 아미의 제자들을 안전하게 호송하여 성도에서 보자 하였다. 그리고는 유선과 함께 금비의 등에 올라 천무장으로 날아올랐다. 금비는 날아오르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두개의 수급을 싼 보따리를 집어 드는 것이었다.
금비는 마치 효연의 마음을 아는 양 쏜살같이 비행을 하고 있었다. 효연은 금비의 등위에서 유선을 안고 유선에게 좀 쉬라하며 어두운 하늘을 날고 있었다.
유선은 마치 구름을 타고 나는 신선이 된 기분이었다. 효연의 품속에 쉬면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 기분을 그 누가 알 것인가? 효연은 강기로 막을 형성하여 유선에게 직접바람이 닿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를 하니 효연의 허리를 꼭 안고 그대로 잠이 들것 같았다. 깜빡 졸았나 하여 눈을 뜨니 동쪽하늘이 환하게 보였다. 그새 날이 밝아오는 모양이었고 효연은 밤새 자신을 안고 잠도 안잔 듯 굳은 표정으로 앞만 보고 있다. 유선은 이런 효연의 모습을 보자 자기가 아무런 말을 안 하는 게 나을 것이라 생각하여 잠이 안 깬 척 하였다.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바람의 느낌에 다시 눈을 뜨니 금비가 연무장에 내려서는 순간이었다.
“어머! 벌써 다 왔어요?” 금방 깨어난 척 놀라며 유선이 말을 하였다.
“음..... 잘 자기나 했나?”
“예, 편안하게 잘 잤어요. 잠을 안자서 피곤하지 않은가요?”
“음.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연무장에 내려서며 효연이 금비의 발에서 보따리를 집어 들더니 막 바로 뒤뜰의 어머니 묘소를 찾았다.
묘소의 석상에 수급을 올려놓고 하늘을 바라보는데 효연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래, 이제 네 엄마 원수를 모두 갚은 것이냐?” 언제부터 였을까? 이모인 원주가 지켜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 이모님..... 효연은 얼른 눈물을 감추려 슬쩍 얼굴을 훔치며 원주에게 고개를 돌렸다.
“벌써 일어나셨어요?” 유선이 원주에게 다가서 인사를 하며 말을 하였다.
“그래, 너도 고생을 했겠구나.”
“아니요. 전 아주 기분이 좋았어요. 금비를 타고 하늘을 나는 기분 누구도 모를 거예요.”
“으음, 그래도 가서 좀 씻고 쉬거라. 지금 네 꼴이 말이 아니란다.”
“예?” 하며 자신을 돌아보니 전신에 핏방울과 흙먼지 그리고 여기 저기 조금씩 찢어진 옷.....
“아유, 언제 이렇게 되었지?” 하며 부지런히 뛰어 들어간다.
“정말 수고 많았구나. 이제 하수인들은 모두 해치웠으니 원흉을 찾아야지.”
“예, 다행히도 이번에 둘 다 해치웠으니.....”
“그래, 너도 어서가 씻고 쉬도록 해라. 이것은 내가 처리할 것이니....”
“알겠습니다. 이모님이 알아서 해 주십시오.” 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사람들이 깨지 않을 시간이었는데 원주는 이미 나와서 움직이고 있었으니......
효연이 방에 들어서자 유선이 안보였고 욕통이 있는 뒷방에서는 물소리가 나고 있었다. 유선이 벌써 씻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효연도 가벼운 마음이 되어 옷을 다 벗고는 살며시 뒷방으로 들어갔다. 유선은 효연이 들어선 줄도 모르고 몸에 물을 뿌리며 닦느라 정신이 없었다. 소리 없이 다가선 효연이 좁은 통속으로 들어서니 깜짝 놀라 어쩔 줄 모른다. “에그... 아휴 간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하며 효연의 가슴을 쥐어박는다.
“어! 이젠 주먹질까지....” 하며 유선의 허리를 꽉 안아버렸다.
유선은 잠시 그대로 있다가 수건으로 효연의 어깨부터 닦아 내리기 시작하였다.
“음...... 정말 좋아.”
“어디 다친 곳은 없는 거지요?”
“그래, 그냥 마음이 조금 울적한 것뿐이야.”
“아까 보니 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가라앉아 보였었는데.....”
“음..... 그렇게 보였나? 내가 너무 과민한 것일까?”
“아니예요.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한번쯤은 옛 생각을 할 것이니까요.”
유선은 효연의 마음이 가라앉은 것을 다시 원래대로 올리기 위하여 자신이 가장 자신 없어하는 교태까지 부리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해서라도 하늘같은 효연의 기분을 되돌려 놓아야 하는 것이 마치 자신의 임무라도 되는 양........
좁은 욕통 안에 두 사람이 들어앉으니 서로 움직임도 만만치 않아서 겨우 허리를 틀을 수 있는 좁은 공간 밖에는 없었다. 유선이 약간은 과장된 표현으로 효연에게 물을 뿌리며 농을 걸자 얼른 유선의 하리를 감아 끌어당기며 마치 어린 아기가 엄마의 젖을 찾듯 유선의 가슴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으음....... 간지럽게......”
“출렁거리던 물의 움직임이 잦아들고 두 사람은 조용하게 굳어버린 듯 유선이 효연의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고는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효연은 그냥 어린아이처럼 아직 젖이 흐르는 유선의 가슴을 빨아대었다.
욕통에서 나서자 유선은 커다란 수건으로 효연의 물기를 닦아주고 나서 자신의 몸을 둘러 감고 같이 방으로 나섰다. 방에 들어선 효연은 유선을 번쩍 안아들고 침상으로 간다.
아무생각도 하지 않으려는 것일까? 효연의 행동이 전에 없이 서두르는 빛이 완연하다. 유선은 그런 효연의 움직임을 살짝 살짝 억제 시키며 효연의 움직임에 서서히 자신을 맞추어 가는 것이었다. 밤은 인간에게 완벽한 시간이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빌며.......*^.^*
회의 때문에 올리는 시간이 늦어졌습니다. 양해 하여 주시길... 후편도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