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여름 아버지와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다.
시골 큰아버지 댁에 가자는 것이었다.
큰아버지댁은 경남산청에 있었고, 그 곳에는 지리산이 있고, 내가 무척 좋아하던
할아버지 산소도 있었다. 그리고 워낙 시골이라서 신기함도 있고, 도심에서
벗어난다는 즐거움도 무척이나 솔솔한 기쁨이었다.
평상시 아빠는 그다지 가정적이지 않았고, 사업에 무척이나 신경을 썼고,
항상 일에 몰두해 있으셨다. 그래서 같이 여행을 갔던 기억도 거의 없었다.
그런 아빠가 같이 큰집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가자고하니...
<우와~ 울 아빠가 진짜 왠일이야? ㅇ-ㅇ?>
하는 생각에 기쁜 마음도 들고, 잘생긴 친척오빠와 삼촌들 얼굴도 자꾸만
떠올랐다.
이상하게 큰아버지댁 물?이 무척 좋아서 그쪽 집안 남자들이 정말 빼어난
꽃미남파였다.
그 물이 울아빠까지는 다행히 내려왔는데...그 이후로 중단이 되서..
울 친척들도 울 오빠도 모두들 별루~의 얼굴이었다.
그러니 간만에 만나는 친척도 신수가 훤하니 이쁘면 거 기분도 좋지않은가..ㅋㅋ
그래서 난 아빠와의 여행에 흔쾌히 수락을 했고, 오빠도 같이 가냐고 하니
오빠는 공부해야한다고(그때 고3) 안된다고 햇다.
물론 오빠는 가고싶어했지만 그냥 공부하기로 맘을 먹었다며 나보고 큰집가서
아빠 술 마시면 안되니까 아빠 단속 잘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나역시 아빠가 술마시면 완전 180도 변하는 사람이라서....
<술마시기 전 아빠는 무척 미남얼굴에 인상도 좋아서 사람좋은 얼굴과 마음이
넓다. 그러나 술을 마시고, 취하면 아무도 못말림..난폭,잔혹,귀여움..등등
모든것을 다 가추게됨..그래서 무진장 두려움>
" 아빠 큰집가서 술마시면 안돼 알았지 응? 진짜지? 약속해!! 정말이다~"
하면서 아빠와 굳게굳게 약속을 했고, 술도 안마셨는데 자꾸 그런말을 하니까
아빠는 기분 나빠하며 결국엔 화를 내고 그 약속은 하는둥 마는둥 하며 끝이났다.
그러나.....내가 심하게 약속을 하자고 했던 내가 바보였다.
아빠는 큰집에서 술을 마시지 않았다.
큰집이 아니라 ......ㅜㅠ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그 사이에 잠깐
앉아서 오뎅을 안주삼아 우동을 안주삼아 술을 마신것이다...ㅜㅠ
결국 술에 취해서 비틀비틀 거리는 아빠와 버스를 타야하나 망설이는 순간
아빠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 야이씨 상삘리리 가스나야~ 빨리안와~!!"
울아빠는 술에 취하면 엄청난 베테랑 욕쟁이가 된다.ㅜㅠ
결국 나를 손가락으로 지목하며 불러대는 통에......
난 끌려가듯 아빠 곁에 있었고, 결국 그런상태로 버스에 타게 되었다.
술에 취한 채 아빠는 버스안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계속 했던 말을
또하고, 또하고....반복되었고, 그 말속엔 욕이 반이었다.
그리고 아빠가 술마시면 잘못하는게 있냐 왜자꾸 술얘기해서 성질돋구냐~
그리고 공부할래? 안할래?하면서 했던 말을 또하고 또하고 반복하셨다.
내가 너무 심하게 아빠한테 술마시지말라고 말했었나보다...
그냥 가만히 있을것을 하는 후회와 주변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대한
쪽팔림때문에 눈물이 마구마구 떨어졌다.ㅜㅠ
아~ 달리는 버스에서 뛰어내릴수도 없고......에혀...
난 계속 잘못했어요. 공부할께요....하면서 빌다시피 대답하고 있었다.
결국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조용히 하라고 뭐라고했고, 그런다고 조용히 있을
술취한 내 아빠가 아니었다.
난 가슴이 콩닥콩닥 조마조마....
제발 사람들이 가만히 나처럼 있어주었으면 하고 믿지도 않는 하나님께 빌고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그속에 순한 사람만 있는게 아니라......
결국 그 속에 싸나운 아줌마 한분이 계셔서 .....
아빠한테 조용안하냐면서 소리지르고, 화내고 삿대질하며 싸움이 벌어졌다.
결국........ㅜㅠ
아빠와 그 아줌마는 엉겨붙어서 달리는 차안에서 머리끄댕이를 잡고 쓰러졌다.ㅜㅠ
아~ 도망도 칠수도 없고, 그렇다고 같이 머리끄댕이 잡을 수도 없고....
결국 중간에 휴게실에서 아빠와 나는 쫒겨났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왜냐면.....경찰서로 가지 않은것만해도 어딘가......
으아~ 난 술만 마시면 변해버린 아빠덕분에 경찰서도 종종 갔었다.ㅠ,.ㅠ
그렇게 일이 잘풀리나싶어서 무척 기뻤다.
그러나......울아빠는 그걸로 끝내지 않았다.ㅜㅠ
다시 버스를 갈아탔고, 이제 슬슬 취기가 끝나가는 지 살살 졸린 눈으로 졸고계신것이다.
그러나.....
버스를 갈아타기 전에 또한잔 마신 술때문에....오바이트가 쏠렸는지....
결국 아빠는 버스에서 오바이트를 했고....
내 옷에 아빠옷에 오바이트가 모두 묻었다.
정말 중간에 뛰어내리거나 아까 버스 갈아타기 전에 도망치고 싶었다.ㅜㅠ
그치만 취한 아빠를 내버려두고, 그렇게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화장지를 빌려 버스안에서 대충 닦고 내려서 큰집에 가게되었고, 큰집 식구들은
시큼한 냄새와함께 온몸이 오물투성이에 옷까지 뜯겨진 아빠를 보며 아무 말씀없으셨다.
그리고 아빠는 한숨자고 일어나 아주 말짱하고 깔끔한.....
그리고 물좋은 큰집 식구들과 어울리는 얼굴로 무슨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 버스안에서의 추억은 나만의 기억이 된것이다.ㅠㅠ 정말 억울하게...
그 이후로 다시는 아빠와 함께 여행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특히 고속버스같은건
절대로 타지 않는다.
그때 벌어졌던 일들이 한순간 악몽처럼 가끔 기억에서 떠오를때면....
오오..ㅜㅠ 지금도 감당안되는 부끄러움에 눈부터 질끈 감기게된다.
아직도 아빠는 내가 왜 아빠랑 여행을 안가는지...특히 고속버스는 왜 안타는지...
전혀 모르고 계신다.
단지 내가 멀미가 심해서 버스를 안타는 줄로만 알고계신것이다.
아빠~ 나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