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날깨우는자 누구인가 ? -3
한 시간 전 뉴욕 맨하탄 미드 타운의 록펠러센타.
59번가부터 시작되는 미드 타운은 항상 많은 사람이들 북적거린다.
이곳은 맨하탄에서 유명한 브로드웨이와 맨하탄을 동서로 나누는
5번가(5 Avenue)등이 몰려 있어 뉴욕의 관광지로 유명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록펠러센타는 헐리우드 영화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유명한 건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록펠러센타 앞에 있는 분수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분수대 앞은 겨울에
보통 스케이트장으로 사용하는데 많은 영화에 나오는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조용한 한 때를 즐기고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들려오는 시끄러운 헬기소리에 놀라
하늘을 쳐다보고는 모두 놀랐다.
누군가가 놀라 소리쳤다.
“세상에! 무슨 일이지?”
하늘에 검은색의 헬기 4대가 다가오는게 보였다. 헬기들은 건물 앞까지 다가와 낮은
높이로 고도를 낮추었는데 헬기에서 검은 복장의 사람들이 줄을 타고 빠르게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헬기 옆에 하얀색으로 ‘HRT'라고 써있는 것을 보고 놀라서 슬금슬금
옆으로 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헬기에서 내린 사람들의 검은색 옷 뒤에도 헬기에
써있는 것과 똑같은 글씨가 보였다.
HRT는 FBI내의 테러작전 전문팀이다.
그 내용을 아는 사람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급하게 도망갔지만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슨 구경이라도 난 듯이 멀리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사분란하게 내린 사람들은 어림잡아도 20여명이 넘었다.
그들 중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금발의 사내가 HRT요원들을 보고 지시를 내렸다.
“알빈은 1팀을 지휘해서 시민들을 대피 시킨다. 로버트는 2팀을 이끌고 주위에
또 다른 폭발물이 없는지 탐지하고, 제임스는 3팀을 지휘하여 악마의 심장을 찾아
제거해라. 나머지 로즈는 지휘 본부에 상황을 알리고 모두 알겠나? 움직여라!“
대원들이 힘차게 대답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옛설!”
그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멀리서 싸이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싸이렌 소리를 들은 금발의 사내는 남아 있는 대원에게 말했다.
“경찰들이 오면 외부 통제 시키고 건물 내에 있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대피 시키도록
하게. 알겠나?“
“알겠습니다.”
금발의 사내는 대원들이 신속하게 움직이자 거대한 록펠러센타를 보며 중얼거렸다.
“무슨 속셈으로 이곳에 악마의 심장을 설치한거지? 그리고 그 위치까지 알려주다니...”
30분전에 한통의 전화가 왔다.
그는 CIA로부터 정보를 받아 쫒고 있던 ‘빛과 그림자’의 간부 필립스였다.
CIA의 첩보를 통해 미국 내에서 ‘빛과 그림자’가 테러를 감행 할 것을 알고 있던
HRT는 필립스라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찾고 있었다. 그를 찾는 와중에 몇 명의
대원을 잃었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그가 숨어있는 곳을 알아내고 덮친 것이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의 신도들과의 치열한 총격전 중에 필립스는 도망가고 그곳에서
악마의 심장에 관한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악마의 심장을 뉴욕 한 복판에서 터트릴 것을 알아낸 HRT는 다각도로 필립스를
찾았지만 그의 행적은 자취를 남기지 않았다. 그런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그들이 찾고 있던 필립스였다. 그는 자신이 록펠러센타에 있고 그곳 분수대에
악마의 심장을 설치했다고 알리고 전화를 끊었다. HRT의 작전대장 칼슨은 곧 바로
테러 팀을 발동했고 지금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금발의 사내가 바로 작전대장 칼슨이었다.
2팀의 로버트로부터 연락이 왔다.
“대장님 악마의 심장을 찾았습니다. 타이머에 시간은 10분 남았습니다.”
로버트로부터 연락을 받은 칼슨은 곧바로 2팀에게로 가며 다른 팀에게 상황을
보고 받았다. 1팀은 안전거리 밖으로 사람을 대피 시키고 있는 중이고 3팀은
다른 폭탄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를 해왔다.
칼슨이 2팀에게 도착했을 때는 폭탄해체 전문담당인 마틴이 검은 상자를 해부해
놓고 있었다.
수많은 선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 보였고 중앙에 붉은색의 상자가 선들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위쪽으로 타이머가 작동되고 있었는데
시간은 이미 8분밖에 남지 않았다.
칼슨이 심각한 얼굴로 마틴에게 물었다.
“어떤가? 해체 가능한가?”
그의 물음에 마틴이 긴장된 얼굴로 말했다.
“가능 할 것 같습니다. 얼핏 보면 단순한 기폭장치로 보입니다. 일반적인 폭발물은
아닙니다. 이것이 터져도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겁니다. 단지, 저 붉은 상자 안에
어떤 물질이 들어있는지 그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칼슨이 무겁게 말했다.
“저 악마의 심장은 일반 폭탄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자세한 것은 아직 조사 중에
있으나 생화학 무기일 가능성이 많다. 그것도 치사율 99%에 달하는 치명적인...“
그의 물에 마틴은 마른침을 삼키며 말했다.
“그럼 작업 하겠습니다.”
칼슨은 그의 손이 약간 떨리는 듯이 보였다.
“자넨 해 낼 수 있을 거네. 긴장하지 말고...부탁하네.”
마틴은 HRT 내에서도 알아주는 폭탄 해체 전문가였다. 그는 수없는 폭탄을 해체하며
가끔은 스릴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은 이상하게 불안했다. 그가 볼 때 이것은
단순한 장치에 불과 했다. 그래서 더욱 이상한 것이다.
‘왜 이런 단순한 장치를 해 놓고....우리를 불렀을까?’
그는 혹시나 함정이 없나 두 번 세 번 살폈다. 그러나 함정은 보이지 않는다.
그는 크게 숨을 들이 키고 절단기를 가져갔다.
‘첫 번째는 붉은 선....이것이 기폭장치에 신호를 주는 장치 일 것이다. 일단, 이것을
차단 한 후 두 번째 파란 선을 잘라 타이머와 연결 된 또 다른 기폭장치를 끊는다.
그러나...너무 쉽다.‘
마틴은 붉은 선에 절단기를 대고서는 망설였다. 자신도 모르게 이마에서 땀방울이 맺혔다.
‘잠깐! 저 안쪽의 흰색 선은 뭐지?’
붉은 선을 자르려던 그의 손이 멈추며 안쪽의 흰색 선을 살폈다. 흰선은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며 이중으로 타이머에 장착이 되어있었다.
‘큰일 날 뻔 했군. 너무 쉬워서 뒤 쪽으로 이중 연결된 선을 보지 못했어.’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시 한번 선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긴장된 순간이라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폭탄을 해체하는 마틴의 철칙은 절대 타이머를
보지 않는 것이다. 만약 타이머의 시간에 신경을 쓰게 되면 집중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만은 자꾸 시간이 궁금해진다. 얼마나....남았을까?
마틴은 다시 복잡하게 얽혀있는 선들에 집중을 했다.
‘흰색선과 파란선을 동시에 잘라야 한다. 붉은 선 먼저 자르면 바로 폭발할 것이다.’
옆에서 더욱 긴장된 얼굴로 보던 칼슨은 답답했다. 타이머의 시간이 이미 2분 밖에
남지 않았던 것이다.
결심이 선 마틴이 흰색선과 파란선에 절단기를 가져가고 동시에 잘랐다.
툭!
선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마틴은 긴장된 눈으로 타이머를 보았다.
“성공이다! 하하하”
그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뒤에서 숨죽이며 보던 칼슨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의 어깨를 다독 거렸다.
“수고 했네.”
칼슨은 악마의 심장이 해체 된 것을 보고 각 팀에게 지시를 내렸다.
“모든 팀은 상황이 종료되었으니 철수하라!”
그의 명령에 대원들이 일사 분란하게 철수준비를 했다.
칼슨이 마틴을 보고 말했다.
“악마의 심장을 챙겨서 실험실로 보내게. 어떤 화학무기인지 밝혀야 하니.”
그의 말에 밝게 대답한 마틴이 악마의 심장을 들어올렸다.
순간,
팅!
무엇인가 가는 선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갑자기 타이머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경악한 마틴이 소리쳤다.
“뭐야? 타이머가 다시 작동했습니다.”
그의 외침에 놀란 칼슨이 소리쳤다.
“어떻게 된 거야?”
덜덜 떨며 마틴이 중얼거렸다.
“상자 바닥에 사람 눈에 보이지 않은 가는 은사를 기폭장치에 연결해서 상자를 들어올리면
작동하도록 해놓은 겁니다. 어떻게 기본적인 것을....놓쳤을까.....아...“
넋 놓고 있는 마틴을 흔들며 칼슨이 소리쳤다.
“다시 해체해봐!”
그러나 마틴은 상자를 안고 바닥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늦었습니다.”
그의 말에 타이머를 본 칼슨은 소리쳤다.
“모두 피해!!!”
타이머는 3초.....2초....1초......
푹! 피슈슈슈슈......
놀란 사람들이 바닥에 엎드렸으나 상상한 거대한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이 본 것은 상장 안에서 푸른 연기가 자욱하게 공기 중으로 퍼져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그 것을 본 칼슨이 소리쳤다.
“모두 숨을 쉬지 말고 대피해!!”
칼슨은 크게 소리쳤지만 이미 늦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생화학무기에 대한
준비 없이 급한 마음에 달려온 것을 후회했다.
푸른 연기는 넓게 퍼지듯 흩어지더니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사려져갔다.
긴장된 얼굴로 그 모양을 쳐다보던 사람들은 멍하니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들이 거품을 물며 쓰러지는 현상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람들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이다.
대원들은 이 이상스런 상황에 한 동안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혹시라도 동료에게 어떤 증상이라도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분이 지나고 5분여가 지났는데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마틴은 그런 상황을 보고 안도의 한 숨을 쉬며 말했다.
“대장님! 이거 누군가의 장난 같은데요. 대원들이나 가까이 있었던 저도 멀쩡한 것이...”
칼슨 또한 자신의 몸에 아무런 증후가 없자 긴장된 얼굴이 풀리며 말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생화학무기 처리반을 부르도록 그리고 대원들은 모두
처리반이 올 때까지 외부로 나가지 말고 대기 하도록! 증세가 나중에 나타는 무기 일
수도 있다. 함부로 움직여서 외부로 유출되면 않된다.“
그의 명령에 대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그 모습을 보던 마틴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헤헤...설마 아무런 느낌도 없는데....”
웃으며 말을 하던 마틴은 갑자기 머리가 짜릿하게 절여오는 것을 느꼈다.
마틴이 약간 휘청거리자 칼슨이 놀라서 그를 부축하며 말했다.
“자네 괜찮나?”
고개를 숙이고 있던 마틴이 머리를 들어 칼슨을 보았다.
그의 얼굴을 본 칼슨은 순간 온 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이....봐! 자..네!”
그러나 더 이상 그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마틴이 총을 그의 가슴에 쐈기 때문이다.
탕!!
칼슨이 마지막 본 것은 마틴의 차가운 푸른색 눈동자였다.
총소리에 놀란 대원들이 쳐다봤을 때는 이미 칼슨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
뒤였다.
그 모습을 보고 놀란 로버트가 총을 마틴에게 겨냥하며 소리쳤다.
“무슨 짓이야! 마틴! 총 내려놔!”
그의 말에 마틴이 푸른 눈동자를 들어 쳐다봤다.
로버트는 그의 이상한 눈동자를 보고 놀라 자신도 모르게 총을 쏘려했다. 그러나
그는 방아쇠를 끝까지 당기지 못하고 의문에 찬 눈으로 뒤를 돌아봤다.
그곳엔 동료인 테리가 자신의 등에 칼을 꽂고 차갑게 웃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
역시 푸른색이 일렁거렸다.
푹! 푹! 푹!
테리의 칼은 로버트의 등을 찍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대로 가슴과 목, 배를
계속 해서 찔렀다. 테리의 칼이 깊숙이 박힐 때마다 붉은 핏물이 사방에 튀었다.
바닥에 쓰러진 로버트의 눈에 자신의 동료들이 서로를 죽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타타타탕!! 타타탕!!
사방에서 서로를 향해 총을 쏟아대고 칼로 자신의 동료를 무참하게 살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로버트는 점점 의식을 잃어갔다.
그의 마지막 생각은 ‘왜?’였다.
1시간 후 영국의 런던 트라팔가 광장(Trafalga Square)
트라팔가 해전에서 승리한 영국의 넬슨제독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은
많은 런던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장소이다. 광장의 북쪽에는 국립미술관이 동쪽에는
사우스 아프리카 하우스가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광장 중앙에게는 거대한 분수가
아름다운 포말을 일으키며 솟아올라 가운데 높게 세워진 기둥을 더욱 장엄하게 만들어
주어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릴 이곳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이곳뿐만 아니라 광장을
따라 어어 진 다른 길들에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주위의 건물들도 죽은 듯 조용했다.
그때 광장 한 쪽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아아아악!!”
텅 빈 광장에 날카롭게 울리는 비명 소리는 무척이나 괴기스러웠다.
비명 소리와 함께 금발의 젊은 여인이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광장을 가로 질러 달려왔다.
그리고 그 뒤로 검은 복장의 사내 한 명이 그녀를 쫒아 달려왔다. 사내의 복장에는
하얀 글씨로 선명하게 'SAS'라고 찍혀있었다. SAS라면 영국 테러진압 특수부대를 말한다.
얼핏 보면 특수부대원이 용의자를 쫒는 듯 보였으나 금발의 여인은 두려움에 찬 얼굴에
피투성이의 옷을 입고 있어서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 할 수없었다.
금발의 여인은 달려가다 그만 무엇인가에 부딪히며 넘어지고 말았다.
“아흑!”
그녀가 넘어지자 바로 사내가 다가왔다.
금발의 여인은 다가온 사내를 보고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사....살..려주세요.”
그러나 그녀는 그의 푸른 눈빛을 마주보자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크크크크....”
사내는 괴상한 웃음을 흘리며 금발의 여인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악!!”
처참한 여인의 비명소리가 다시 광장에 울려 퍼졌다.
그때,
탕!
총성이 울리며 여인을 덮치던 사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덜덜 떨며 여인이 일어나 보니 사내와 같은 복장의 흑인이 총을 겨누며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두려움에 떨며 뒷걸음질 쳤다.
다가온 흑인 그녀를 보고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을 구하려는 것이니까.”
다가온 흑인은 쓰러진 자신의 동료를 보고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SAS의 베타랑 요원인 버클리는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폭탄 테러가 있을 것으로 보고를 받고 대원들과 출동했었다. 폭탄은 광장 북쪽의
국립박물관 전시장에 설치되어있었다. 그러나 SAS 대원들이 도착해서 폭탄을 발견 했을
때는 이미 타이머가 30여초 밖에 남지 않았을 때였다.
놀란 대원들이 피했으나 이미 짧은 시간에 대피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그들이 생각했던 큰 폭발은 일어나지 않고 푸른 연기만 박물관 안에 가득 차 올랐다.
그리고....
대원들은 미치기 시작했다. 푸른색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동료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고, 놀란 시민들이 도망가자 그들에게도 무차별 적으로 총을 쏴댔다.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은 몇 사람 없었다. 대부분이 서로를 향해 총을 쏘기도 하고 칼을 들고 죽이기도
했다. 끔찍하고도 무서운 광경이었다.
버클리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바르르 떨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가 금발의 여인을
부축하려 할 때 무엇인가 싸늘한 느낌이 아랫배에 전해져 왔다. 이상한 느낌에 손을
가져가 만져보니 끈적끈적한 무엇인가가 손에 묻었다. 기분 나쁜 감촉에 손을 들어
확인 한 그의 눈이 점점 동그랗게 변해갔다.
“어...떻게...피가?”
그의 손에 묻은 것은 자신의 아랫배에서 흘러내리는 피였다.
놀란 그가 금발의 여인을 보고는 이내 상황을 알 수 있었다. 금발의 여인이 그의 아랫배
깊숙이 칼을 찔러 넣고 있었던 것이다.
“왜...왜?”
그의 의문에 찬 말에 금발의 여인이 고개를 들며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
그녀를 본 버클리는 순간 경악에 찬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 순간에 하고 싶었던 말은....‘악마’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