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실화... 초등학교 4학년때로 기억나는데,
그때 도림동 어떤 성당 근처에 살았죠.
옆으로는 OB 맥주 공장의 담벼락이 있었던 걸로 기억나는데,
그 조그마한 한지붕 아래 세집안이 모여 살았드랩니다...(분위기 좋다)
오늘 주인공인 나보다 두살 많은 형이 옆집 살았는데..
그 형은 나이만 많은게 아니라 하는 짓도 상당히 엽기적이었죠..
세 집이 하나의 변소를 같이 사용했었는데, 가끔 저녁에 쉬하러 나갔다가
그형이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똥을 싸는 모습을 보고 흠칫 놀라기도 했죠..
화장실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눈빛이 얼마나 무서웠던지,
순간 귀신인줄 알고 깜짝 놀랐었던 기억이... -_-;
이제 오늘의 주인공에 대한 설명은 끝내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10월 무렵이었나 11월이었나....
그 형은 똥은 화장실에서 싸고 오줌은 마당 한가운데 있는 하수구에사다가 싸는 버릇
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형의 곧츄를 본의아니게 보기도 했는데.. 굉장히 컸다
는.... -_-;; (본능적인 위축감이 들 정도로...)
주인집 아주머니에게 혼나면서도 꼭 오줌은 하수구에다가 쌌었죠..
참 이상한 버릇...
어느날인가 하수구 옆에 빨간 다라이가있었는데 그 안에 물이 가득 담겨져 있었고..
그 형은 무심코 그 다라이에다가 쉬를 했습니다...
왜 어렸을때 그런거 있지 않습니까...
오줌 싸면서도 괜히 이상한데도 누고,
담벼락에다가 찌~익 갈겨대는 그 알 수 없는 행동.
그런겁니다...
마치 "왜 산을 올라갔습니까?", "산이 거기 있어서 올라갔습니다." 와 똑같이
별다른 의미도 의도도 없이 "다라이에 물이 담겨 있어서 싼다" 일 뿐...
그런데 다라이에 있던 물은 그냥 물이 아니였습니다.
주인집 아줌마가 김장을 담그려고 소금을 풀어놓은 물이었더랩니다..
얼마 후 배추 포기가 들어오고 소금물에다가 배추를 씻었는지
담궈서 재웠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아무튼 그 물을 이용했었습니다... -_-;
더 큰 문제는 그 김치가 한지붕 세가족이
겨울을 날 동안 먹어야할 김치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형은 6학년의 강력한 포스로 어린 나를 압박해서 입을 막아버렸습니다...
그렇게 오줌물에 김장을 담궈서 한지붕 세가족은 사이좋게 김장을 나눠 가졌더랩니다.
그이후 저는 김치를 먹지 않았습니다. 당연하죠....
가족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차마 오줌물에 담근 김치라고 말할 수는 없었고.. -_-;;
하지만 어머니가 김치를 먹지 않는 아들놈을 가만 둘리 없습니다.
그것도 예전에는 꼬박꼬박 라면에 김치를 넣어 끓여먹던 놈이
어느날 갑자기 김치에 입도 안대니 가만 둘리가 있겠습니까?
너 왜 김치 안먹냐고 막 혼냈죠...
그래도 저는 먹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오줌김치였으니까...
어느날은 어머니가 라면을 끓이시는데 김치를 넣으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외쳤습니다.
"엄마! 김치 넣지마! 김치 넣으면 나 안먹을거야!!"
마치 영화 초록물고기에서 막둥이가 사람을 죽이고
형에게 전화를 하면서 전화 끊지 말라고 울먹이며 애원하듯이...
정말 처절하게 외쳤지만 어머니는 오줌 김치를 넣고야 말더군요...
-_-;; 씨뷁...
그래서 라면도 안먹었습니다.
어머니한테 뒈지게 맞았습니다..
왜 안하던 반찬 투정을 하냐고.....
ㅡ.ㅜ
그형도 김치를 안먹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저한테 말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했었죠.. ㅋㅋㅋㅋ
그 형도 그때일로 꽤나 불안, 초조, 긴장... 그런 심리상태였나 봅니다.
한번도 저한테 죽인다는 말은 한적이 없었거든요..
며칠동안은 그럭저럭 버틸만 했는데, 결국 어머니가 날을 잡았습니다.
반찬투정 하는 자식놈 버르장머리를 고치기 위해서 완전히 개잡듯이 몰아쳐댔습니다.
억울했습니다... ㅡ.ㅜ
형과의 의리를 지킬 것인가, 매에 굴복해서 오줌 김치의 진실을 폭로할 것인가..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김치를 먹는다.. 였습니다..
지린내가 날 것 같은 김치...
옆집 형의 오줌으로 담궈진 김장 김치를 먹으면
비밀도 지키고 엄마한테 매도 안맞을 수 있다..
먹자.. 먹자....
얼마전 드라메에서 보니까 최재성이 뱀도 먹드라...
(여명의 눈동자였나.. -_-a)
먹을 수 있다.. 먹을 수 있다...
그렇게 뒈지게 맞고나서 밖에 나갔다가 그 형을 봤습니다.
그 형이 말했냐고 묻더군요...
사실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옆집에서 애 잡으면
그 소리가 다 들립니다... -_-;;;
제가 뒈지게 맞으면서 나오던 비명소리를 그 형도 들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 형은 말했는지부터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보고 야속하더군요..
사나이의 의리가 배신당하는 느낌....
그리고 그날 저녁 밥상머리에 앉아서 지린내나는 김치와 마주앉게 되었습니다.
김치에 불을 지를까.. 생뚱맞은 상상을 하고 있는 순간,
엄마가 작심이라도 한듯이 쌀밥 위에 김치를 올려놓더군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드디에 올게 왔구나...
땀 삐질... -_-;
문득 그날, 형이 오줌을 싸던 그 뒷모습이 fade-in 되면서
쪼로록~ 오줌 떨어지는 환청이 귀에 들려오면서
서서히 숟가락을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숟가락이 입에 가까워 질수록 머리가 어지럽고 오줌 누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면서..
눈을 질끈감고 입을 열어서 지린내 나는 김치를 덥썩 물어서
숟가락을 빼냈습니다..
토할 것 같은 그 느낌을 꼭꼭 참으면서 몇번 씹지도 않고 꿀떡 삼켰다가
김치가 너무 컸던 까닭에 목에 걸려서 켁켁!
거리니까 엄마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더군요.. -_-;;
그렇게 결국은 오줌 김치를 먹고야 말았습니다.
다음날 형에게 김치를 먹었다고 비밀을 말해줬습니다.
그 형이 막 놀려대더군요..
그리고 그다음날인가... 동네 애들한테 소문을 낸겁니다.
씨뷀럼... -_-;;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한 "얼레리 꼴레리~" 놀림이 어찌나 분하고 창피하던지..
그 형을, 아니 그새끼를 졸라 패주고 싶었지만 나는 힘이 딸렸습니다... ㅡ.ㅜ
그래서 이 분한 맘을 어찌 풀꼬, 이 원통함을 어찌 풀꼬... 고민하다가
오줌 김치의 진상을 폭로해 버려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날 저녁에 엄마한테 말해버렸습니다.
" 옆집 형이 .... 어쩌구 저쩌구..김치에 오줌을.. 어쩌구.. 그래서 내가 "라면에 김
치 넣지마!!!" .... 그래서 안먹었는데.. 쫑알 종알..."
다 불어버렸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크게 크게 말해버렸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머니가 날 때리시면서 "이 씨뿌랄 놈의 새끼가 그런 일이 있는데 숨기다가
이제 말하냐고... 짝 찢어죽일 놈의 새끼... 문딩이가 간을 빼먹을 호로 새끼..."
이러면서 저를 막 때리더군요..
원래 전라도 욕이 옵션이 다양하고 죽여줍니다...
문딩이가 씹어먹을 놈....
지 에미랑 붙어먹다 좇도 못빼고 뒤질 놈....
똥물에 튀겨 죽을 놈...
호랭이가 짝짝 찢어 죽을 년이라든가..
호랭이가 물어갔다가 칵 뱉어낼 놈이라든가... 기타 등등...
저희 어머니도 전라도 분이시라
화나면 자식이고 남편이고 그냥 막 다 찢어 죽입니다..-_-;;;
몽둥이로 얻어맞고 욕은 옵션으로 얻어먹고..
진실을 폭로한 대가가 이런 것인가... 어린 마음에 또 억울 하더군요...
오줌 싼 새끼나 그걸 감춘 새끼나 똑같이 처벌하다니...
충격적이면서도 그날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배신자의 말로는 비참하다... -_-;;;
결국 이렇게해서 모든 진실이 폭로되고
그날밤 그 형네 집에서 개잡는 소리가 아주 크게 들리더군요.. -_-;;
통쾌했습니다... 씨언~허게..
속으로 "아줌마 더 세게 때리세요" 응원을 했더랩니다.. ^^
12월 무렵에 다시 김장을 하지는 못했는데 그때 그 김치를 다 어떻게 했는지는 잘 모
르겠습니다. 다 버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먹은 것 같지도 않고....
요즘이야 김장을 담그는 집이 없어서 이런 일은 없겠지만,
오줌 묻은 김치 먹어보니 맛은 괜찮았던 듯...
아, 하지만 다시 먹으라면 절대로 안먹죠...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