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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별과 바다 그리고 사랑

whji |2004.11.27 23:28
조회 186 |추천 0

"죽어버릴꺼야!"

나는 그를 돌아보았다. 먼 풍경의 운치를 감상하던 나의 절친한 친구 J.

몇일전 오랜 방황을 마치고 돌아와서인지 더욱 초췌한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나서 미소를 지어보이던 J.  그리고 쉬게된 다음날 그와 같이 내려온 이곳은 전에 같이 왔었던 덕유산 정상이었다. 힘들게 땀을 흘리며 올라선 그곳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속에서 그는 그런 말을 풍경속에 내뱉은 말인지 아니면 나에게 내뱉은 말인지 아무튼 그런 말을 했다.

'죽다.'

나는 속으로 그의 그런 말을 되씹어 보았다.

같이 내려오면서 피곤하다는 말만을 남긴체 눈을 감고 그렇게 몇시간을 내려온 이곳.

근처의 숙박업소에 짐을 풀고 잠깐의 휴식도 없이 그렇게 올라선 산 정상의 운치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새벽에 떠나 도착했을때의 시간은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그리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그와 같이 이곳에 올라선 것이다.

그의 모습속에선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언제나 어정쩡한 미소만을 머금을뿐 그런데 왜 그런 끔찍한 말을 했을까?

지금 이곳 풍경속에선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나는 그런 그를 돌아보았다.

"죽어버린다?"

나는 그에게 다시금 그 말을 되물었다. 끝의 억양이 솟은 문장의 표현은 또다른 궁금증을 내포하는 하나의 형식으로 문장이 이루어졌고 그런 뜻을 아는지 그는 그냥 그의 특유인 어정쩡한 미소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동안 힘든일이 있었니? 죽음이란 단어를 네가 한적은 내 기억상 한번도 없었던것 같은데!"

그렇게 묻는 나역시 어리석다. 힘들어 하는 표현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그런 문장을 듣고 다시 되물어 무얼하겠는가. 그는 그렇게 말을 함으로써 시원함을 갖으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고 아니면 다른 뜻의 어원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도 모르는데.

나의 당황스러운 행동이 오히려 그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금연인 이곳에서 그는 끝내 그의 기호식품은 담배를 한가치 꺼내어 입에물었다.

"힘든일이라!"

그는 솟아오른 바위 위에 걸터앉아 어딘가 모를 먼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시작되는 침묵 그는 그렇게 모든것을 담아버린 추억의 앨범을 어딘가 모를 기억의 저장소에서 찾는것일까!

그렇게 몇분간 그는 담배만을 빨고 있었다.

"나 결혼했다."

그의 그런 엉뚱한 대답에 나는 무척이나 놀랐다.

"결혼?"

"그래. 벌써 한 2년은 더 됐지."

"그런데 와이프는? 왜 너 혼자 그런 거지같은 모습으로 돌아온거야?"

그말을 끝으로 다시 시작되는 침묵은 무언가 모를 심상치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실감하게 했다.

"글쎄.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박살난 1년 반동안의 추억이라고 해야하나?!"

그의 그 말 뜻은 무엇일까? 박살이란 단어는 모든것이 으깨어 더이상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를 표현할때 쓰는 말이 아닌가. 그런 그의 가정도 그런식으로 박살이 났다는 뜻이 되는건가!

"사고였어."

그의 말은 결국 임신이란 일로 인하여 결혼을 하게되었단 뜻을 표현하는것 같았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된건데? 몇년만에 나타나서는 결혼이다. 사고다. 그런 말만 하고있으니 궁금해 미치겠다. 도대체 어떤일이 어떻게 전개된건데?"

평소의 나의 성격이다. 언제나 급한 성격. 혈액형은 O형인데 성격은 B형을 쏙 닮았다. 그래서 나는 혈액형과 사람의 이상을 믿지 않는 편이다.

"여기서 그것을 이야기 하라고? 아마도 여기서 해 두번정도 저물때 까지 한숨도 안자고 이야기 해야지 될것같은데."

결국 그는 이야기를 하고 싶단 뜻이다.

"그럼 내려갈까? 아니 하고 싶지 않은 말이면 그렇게 억지로 하지 않아도 돼!"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천천히 내려가자. 정상을 찾았으니 다시 밑바닥을 찾으러 내려가야지."

그는 뒤돌아 걸어가며 그런 말을 내게 했다. 그리고 난 그런 그의 행동을 몇초동안 멍청히 쳐다보고 곧이어 그를 따라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솔직히 난 처음 그를 만났을때 난 그가 철학을 공부한 사람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던 과거가 생각났다.

그렇지만 아니었다. 그는 우리나라 명문대학교중 하나인 K대 의예과 출신이었다. 그런 그는 그의 학과에서 비롯되는 최고의 직업을 갖지 않았다. 학부 3학년때 그는 학업을 포기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 학교를 떠난 것이다. 그런 그를 내가 알게된것은 그가 떠나기 전 학부 2학년때 동아리에서였다. 동아리의 연대속에서 사람을 알게되었을때 그도 알게 되었다. 언제나 활기차고 활동적인 표현으로 자신을 나타냈던 그가 왠지 친구로서 너무나도 편했기에 그리고 솔직히 그가 말을 하는 하나 하나의 표현에 왠지 모를 카리스마가 느껴졌기에 난 그런 그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어고, 그렇게 1년동안 그와의 우정을 돈독히 쌓아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는 아무런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결국 이렇게 나타난 것인가!'

난 그가 떠난 이후에도 그를 잊지 않았다. 오히려 언젠가 내 곁에 반드시 나타날 것을 믿었고 그가 꼭 다른 그 무엇으로서 성공해서 나에게 나타나리라 소망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결국 내 앞에 모습을 보인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허탈한 마음을 갖기에 그지없는 그림자 같은 형상이었다.

두시간이 조금넘는 시간까지 산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그 흐름속의 시간동안 그는 일절 한마디의 말, 아니 숨가파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는 정말로 말 한마디 하지 않은체, 거짓말처럼 내려왔다. 난 그런 그의 뒤를 쫒아가는 것이 엄청난 일이었다.

한참동안 말없이 걸어가던 그는 어느 음식점앞에 멈춰섰고 뒤에서 숨가프게 따라오는 나를 뒤돌아 보았다.

"출출한데 뭐라도 먹자. 배가 고파."

정말로 배가 고프기라도 한건지.

 

한참동안 음식먹는 소음만을 남기던 그가 수저를 놓았을쯤 난 동동주 한사발을 시켰고 뒤이어 몇몇 안주와 같이 동동주가 우리들 앞에 놓였다.

"솔직히 불라는 고문인가?"

그는 빙긋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많은것이 궁금해."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술값 많이 나올꺼야."

나는 그런 그의 대답에 미소만을 지어보였다.

"나 아이가 있어. 벌써 지금쯤 3살이 되었겠다."

사고였다고 했으니 벌써 그렇게 되었겠네. 2년전에 결혼했다고 했으니.

"떠돌아 다니다 알게된 여자야. 처음에 너무나도 사랑했지. 그녀 역시도 나없이 살수 없다고 말했었고 언제나 그렇게 살아가자고 궂게 약속하고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지. 또한 그 전에 이미 그녀가 임신 2개월이 조금 지났다는것을 알게되었고. 그래서 나는 이제 방황을 그만두고 그녀와 같이 인생의 이야기를 나누자 결심하고 결혼까지 하게된거야. 비록 초라한 결혼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 나름대로 추억을 아름답게 만들자고 그동안 여러가지 일을 하며 모아온 돈을 가지고 신혼여행같지 않은 여행도 다녀왔지. 그리고 얼마후 아이를 낳았고 난 정말로 나의 모든것을 다 버리고 오로지 일에만 매달렸어. 별별일 다했지. 그래도 의학도 출신이라고 이력서를 내면 왠만한 곳은 다 취업시켜줬으니까. 비록 중퇴이긴 했지만."

그는 말을 잠깐 끊고는 다시금 동동주를 빙글 빙글 돌렸다.

"그런데 일을 시작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생각과 일과의 관계는 너무나도 다른 모순 그 자체였어. 어떻게든 바꿀수 없는 인생의 시작이었기에 난 어떻게든 일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고 사회는 그런 나를 열심히 발로 짓이기고 있었지. 시작자체가 어설펐기에 모순이랄까. 난 너무나도 힘들었지. 그렇지만 그렇게 몇개월이란 시간이 흘렀고 난 조금씩 변해져 가는 내 자신을 알게되었어. 그런데 웃긴것은 그런 나의 변함속에서 내 아내도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한거야. 모든것의 일부분이 사랑과 돈의 비례관계를 두고 생각하고 시작하고 끝마무리를 하곤 했지. 그렇지만 난 이해할 수 밖에 없었어. 그것이 내 운명이라 받아들이고 그렇게 살아가자 결심하고 결심했지. 그런데 어느날 와이프가 내게 말을 하더라고 일을 하겠다고. 솔직히 내가 벌어오는 돈으론 가정생활이 너무나도 힘들었지. 아무리 쪼개도 박봉인 월급으론 살아갈 수 없다는것을 알게된 또다른 지식이랄까."

"그래서?"

"그래서 난 내 자존심을 굽히고 일을 하라고 했지. 알잖아. 난 여성이 일하는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사회의 모순이 너무나도 많고 그만큼 유혹도 많기에. 그리고 우리에겐 사랑 그 이상의 힘든 가정 생활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불안했지. 이렇게 살아갈 순 없다는것을 알면서도 허락하기엔 너무나도 힘든 그 마음. 어떻게 보면 넌 여자니까 내 와이프를 편들겠지. 다 그런것이 아니다. 그런 여성보다 아닌 여성이 더 많다. 아니 오히려 불순한 생각을 갖는 여성은 극소수에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등등 말이야. 아무튼 난 불안했어. 이러다가 난 몸도 마음도 모두 이곳 저곳에 빼앗겨 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 그렇지만 허락할 수 밖에 없었지. 안된다고 해도 했을거고 그럴 바엔 속 시원하게 하라는 허락을 하는게 나을거 같아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시작된 와이프의 일은 택배회사의 경리 일이었어. 상고를 나와서 컴퓨터엔 모르는게 없었거든. 그리고 전문대까지 나왔고. 성적도 우수한 엘리트였지. 시간은 흘렀어도 실력은 사라지지 않았나봐. 와이프가 벌어온 돈이 내가 벌어온 돈의 배는 되었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수입이 생기니까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데 수입이 많아지는 만큼 변해져 가는 와이프의 행동이 왠지 내 생각속에 의심으로 가득차게 하더라고. 어느 순간의 일이었지. 언제부터인지는 모를 그런 일 말이야."

"그래?"

"응. 아이는 근처에 사시는 노인분에게 약간의 수고비를 주고 맡기고 우리 둘은 아무튼 일을 했어. 그런데 어느날인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멀리서 내 와이프가 어느 고급 차에서 내리는거야. 그것도 어느 남자가 열어다 주는 문에서 말이야. 난 순간 본능적으로 옆에 있던 전봇대 옆에 숨어서 그 장면을 지켜보았지. 서로가 웃으며 잠시 껴안더니 입맞춤을 하더라고. 결국 나는 그 순간 집에 돌아갈 수 없었지. 그렇게 내려왔어. 그리고 주머니에 있는 돈을 다 털어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지."

"와이프에겐 아무말도 안하고?"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와이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화를 했지. 오래동안 통화하지 않았어. 그냥 있었던 일과 난 떠난다는 말만을 남긴체 왔지. 오랜 이야기는 결국 타협으로 변해져 가는거 같아서."

"아이가 있다며."

"데리러 가야지. 와이프는 아무래도 아이를 키울것 같진 않더라고. 우선적으로 노인분에게 전화를 걸어서 몇일만 봐달라고 했지. 내 자신의 결정이 필요할거 같아서."

"앞으론 어떡할려고? 생각은 해봤니?"

"앞으로의 행동? 글쎄! 난 솔직히 내가 어떻게 널 찾아왔나 그것 자체가 수수께끼인걸!"

하긴 그럴만도 했다.

그와 난 학부시절에 헤어졌고, 결국은 난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해서 다니고 있었다. 어떻게 내가 일하는 곳을 알았을까!

"학교에 갔었어. 거기서 박사학위를 밟고 있는 선배를 찾게되었고 너의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네가 그곳에서 일한다는것을 알았지. 솔직히 들어가려고 했는데 경비 아저씨가 막더라고. 하긴 내 옷차림이 노숙자 뺨치는 옷차림이지."

그는 자신의 옷차림을 돌아보며 그렇게 말하였다.

"난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아. 난 너 역시 정당해야한다고 생각해. 그게 언제나 네가 나에게 강요하던 말이었으니까. 정당성을 갖기 위해선 날 찾아선 안되는거 였어. 난 여자잖아. 네 와이프가 다른 남자와 그런 장면을 갖고 있었다는것을 목격했다면 당당히 와이프에게 가서 이런 이런 사실을 솔직히 말하고 와이프와 이혼을 하던지 아니면 그런 와이프를 용서하고 다시금 새 인생을 살던지 그랬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의 네 행동은 너 역시 정당하지 못한 행동으로서 네 와이프에게 당당해 질 수 없음을 만드는것은 아닌가 몰라.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

J는 멀치감치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그런 내 이야기를 듣고는 있는건지.

"그래 알아. 나도 그 생각을 했으니까. 그런데 지금 내가 찾을 수 있는곳은 뭐가 있을까. 말처럼 하나의 해설집에 적혀있는 이야기는 나도 알아. 당연히 그렇게 했어야지. 그런데 내가 다가설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누가 있을까? 내가 이런 모습으로 찾아 갈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솔직히 너에게도 가지 않으려고 했어. 그런데 알아? 우리 과거의 모습. 넌 나의 말을 앞서서 말하곤 했지. 그만큼 나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이야기야. 남과 여. 그런 성별의 차이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넌 언제나 남자의 마음으로 나를 이해하곤 했지. 그래서 너에게 다가오게 된거야. 솔직히 네가 날 받아주지 않았다면 난 아무런 항변도 없이 뒤돌아 섰을꺼야. 그렇지만 넌 나의 그런 모습속에서도 미소를 받아주었지."

그런 그의 말에 난 할말이 없었다.

정말로 J가 그런 일을 겪고서 나에게 왔다면 지금의 나의 말이 그 어떤 현실을 겪지 않은 사람의 생각만을 가르쳐 주는 이야기가 됐을지 모른다. 어떻게 보면 당사자는 우스운 그런 이야기 말이다.

정작 본인은 핵폭탄이 옆에 떨어진 그런 기분이었을텐데 난 그냥 몇마디의 말로써 그를 가르치려 했다는 말이 된다는 것이다. 솔직히 미안한 마음은 든다. 그렇다면 난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그런 그의 상황을 모르는 척 할 수는 없을것 같다. 어떻게든 둘의 일을 해결하게끔은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집 연락처가 어떻게 되니?"

나의 말에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았다.

"그것이 모순이다. 네가 연락하면 나 역시도 결국 내 와이프와 다를게 없게되는 꼴이 되는데. 비록 우리가 아무일도 없었고 그럴 생각도 없는 사이라 하더라고 상대방은 다르지 않을까?"

"내가 바보냐? 내가 연락을 하게. 내 회사 동료중에 절친한 사람이 있어. 그 사람에게 부탁하려고."

"그냥 하지마! 내가 부담이 된다면 난 언제든지 네 곁을 떠날 수 있어. 그런 나를 네가 잘 알고 있다고 난 생각하는데!"

"그래도 이건 아니란 생각이 들어. 넌 결국 패배자의 길을 걷고 있는거야. 넌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상대방이 보기엔 넌 패배한것과 다를게 없어. 둘의 사이를 어서 정리하고 새 인생을 시작하는게 나아. 비록 난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지만 어떻게든 이건 아니란 생각이 들어.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꿈꿔온 너의 모습도 이런 모습이 절대 아니야. 넌 언제나 당당했어. 남들에게나 나에게나. 그런데 이제와서 이런 꼴이라니. 솔직히 실망도 들어. 그렇지만 나에게 만이라도 실망을 주지 않으려면 앞으로 실망이란 단어를 잊게하려면 네가 연락을 해서 상황을 정리하던지 아니면 다시 시작하던지.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야하지 않을까. 더더군다나 너의 2세도 있는데 안그래? 네가 연락하겠다면 지금 여기 이 핸드폰으로 연락을 해. 그리고 그렇게 못하겠다면 나에게 연락처를 알려주던지.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 어서. 난 여기 이 자리에서 기다릴테니까. 어서 결정해."

그렇게 시작되는 침묵.

그리고 결국 그는 내가 앞에 놓은 핸드폰을 천천히 집었다.

난 그런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밧데리는 또하나 있어. 그러니까 충분할꺼야."

그는 그런 나를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알았어."

그리고 걸게된 통화. 이야기. 그렇게 십몇분이 흘렀고 이십몇분이 흘렀다. 그는 결국 눈가의 이슬을 맺었고 잠시후 전화를 끊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있던 나 역시 가슴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그는 결국 와이프와의 이별을 선택했기에.

 

그와 오랜 이야기를 나눈후 어두운 밤이 되었다.

"오늘이 마지막 밤일꺼야. 너와 나의 시간속에서 말이야."

모텔 앞에 놓인 벤취에 앉아 그가 나에게 한말을 그랬다.

'마지막의 밤이라...'

"솔직히 난 말하지 않으려고 했어. 내가 어떻게 널 찾아왔는지 왜 나의 발이 그런 너에게 다가가게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되진 않아. 그렇지만 결국 그렇게 난 널 찾아왔고 너에게 어정쩡한 미소로 내 자신을 표현했지. 난 실패했다고 말이야. 어떻게 보면 하나의 충고였는지도 몰라. 사람의 모습은 아니 미래는 어떻게 보면 바꿀수 없는 하나의 현실로 다가온다고 말이야. 결국엔 이렇게 되어버렸듯이."

난 조용히 있었다.

"내가 전에 이런 말을 했었지. 하늘과 별과 바다의 표현은 사랑을 담게하는 하나의 소재와 형상으로서 존재한다고. 그런데 난 오늘 산을 찾았지. 왠줄아니?"

"!?"

"하늘 속에선 아름다운 별들이 빛을 머금고 있고 그 속에서 보이는 다가섬은 바로 산 그 위에 존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조용히 바다를 찾고 사랑을 버리고 다시금 사랑을 주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결국 마음속의 거울인 셈이 되는거지. 난 그런 사람이다라는 것을 광활한 파도 속에서 보고 느끼고 그리고 다시금 돌아오는 파도처럼 그 강한 이미지 속에서의 내 자신의 사랑을 얻으려 했음인지도 몰라. 난 널 찾은것이 아니라 네가 전에 말했던 전의 보이지 않는 마음의 꿈과 같은 포근한 사랑을 느끼려 했음인지도 몰라."

"앞으론 어떻게 할꺼니. 정말로 바다로 갈꺼야?"

"바다? 아니, 난 내 자신의 꿈을 다시금 이루려 노력할꺼야. 좀머씨의 이야기처럼 방황하는 꿈이 아닌 어딘가 정착되어 이루게 되는 정직한 나무처럼의 마음으로 말이야. 그 속에 누군가 필요할지도 아닐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그 단계가 아니니 뭐라고 할말은 없다."

 

그렇게 저물어가는 둥근 달빛속에서의 두 사람의 형상은 멀리 보이는 고목의 울창한 잎사귀의 엮음과 비슷해 보이는 사물의 형상으로서 내일을 꿈꾸게 하는 이야기로 펼쳐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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