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들, 딸, 풍으로 몸이 불편하신 장모님을 모시고 사는 40대 가장입니다
불편하신 장모님을 다소 운동도하고 살기 편한 파주 통일동산 노인복지주택으로 이사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원인모를 화재로 집이 전소되었습니다
남은것이 하나도 없더군요...
천만다행으로 장모님을 비롯한 우리 식구는 모두 무사했습니다..
우선 살집을 구하고 식구들의 정신적 안정을 찾아야 겠다는
마음으로 월세방을 찾았지만 쉽지만 않더군요...
결혼 후 번번히 해준것도 없고 변변한 살림한번 못해봤던 우리 아내...
화재가 있던 날 지방일로 뒤늦게 도착해서 보니 간신히 몸을 피해 옆집에서 장모님과 애들하고
벌벌 떨면서 눈이 퉁퉁 부은채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 우리 이제 어떻게...."
몸이 성한데 뭐가 어떠냐고 큰소리쳤지만 앞이 캄캄했습니다...
우선 동서집에 기거하면서 살궁리를 찾아 보기로 하고
다음날 불탄집에 가서 뭐 하나 건질까 싶어 뒤적거렸습니다...
아내는 그릇하나 혹시 쓸모있나 이곳저곳 숫검정 묻히면서 금새 광부처럼 변해 있었습니다
몇 시간을 보내면서 저도 속으로는 참담했습니다...
"이렇게 깨긋히 탈 수도 있나...." 싶어서요
이곳저곳 헤메던 아내가 보이지않길래 찾아보니...
방구석에 무언가를 보면서 어깨 들먹임을 알수가 있었습니다....
타다남은 아내의 일기장... 연애시절 추억이 될꺼라 모으던 기차표.....
우리 애기들 베넷저고리와 사진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선물들이 꺼멓게 일부만 남아 있었습니다....
더이상 있으면 아내가 이상하게 될까봐
또 큰소리치며 서둘러 데리고 나왔습니다....
너무나 소박하고 착했던 아내에게 추억이란 재산은 너무나 크게 보였을 겁니다...
주위에서 하는 얘기가
화재당시 스프링쿨러, 소화전, 경보기 모두 작동이 안되었다고 하더군요...
1년도 안된 집이라 그럴수있나 싶었지만 불탄정도를 봐도 그렇겠다 싶었습니다..
잘잘못은 나중에 가리고
우선 장모님과 가족의 정신적 안정이 최우선일것 같아 대응을 않했습니다...
그런데 관리사와 시공사에서는 몇주가 자난 후 잘못이 없다며
어떠한 보상도 못하겠다 하더군요....
아무리 건설쪽이 거칠고 드세다 싶었지만 그렇게 나올줄은 몰랐습니다....
직장일로 시간이 별로 없어 응대를 제대로 못하지만
아내의 눈물과 들썩이던 어깨...우리의 소중한 추억의 재산을
모두 지워버린 무방비한 회사에 반드시 댓가를 치르게 하고 싶습니다...
새로 장만한 월세집에 들어가면서
"와~ 집 넓다~~~" 하던 아이들.....
지난번 집보다 한참 작은 집이었으나 가구가 없어 그렇게 보였을 겁니다...
그래도 주부로써, 엄마로써, 아내로써, 딸로써
다시 평상심을 잃지 않고 살려는 우리 아내.....
이제 더이상의 눈물과 들먹임이 없이 살아야 하는데....
미소가 제일 이쁜 우리 아내...
그런 아내가 있어....
나도 예전처럼 밖에서 큰소리 좀 칠날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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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격려와 염려에 대해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할지.....
사람들이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 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물질보다는 사랑과 따뜻한 마음이 훨씬 위대함을....
어제는 제 아내의 생일이었습니다.
작년에는 전날 늦게 들어와서 미역국 끓이다 졸아서 미역찌게 되었었는데...
올해는 작은 케익 사서 촛불을 밝혀 주었습니다.
화재에 대한 놀램으로 촛불을 보고 아이들이 놀라서 무척 당황했지만
아주 예쁘게 축하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물론 좋은 이웃이 있어서
마트에 가서 식사도 했구요.....
다음에 소식 다시 올릴께요...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