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 남자들이란.......이런 중에도 내외를 구분해야 하나요?”
“내가 성인군자는 아닌 가 봅니다. 이런 중에도 약간의 충동을 보이니까.....”
“음....... 그래도 이들은 엄격히 말하면 연랑의 처제들입니다.”
“알고 있으니 더 어렵다는 것이지요. 벌거벗은 처제들을 보는 내 심정을 아시기나 합니까?”
“후후후..... 그랬군요.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이해하겠네요.” 이야기 하는 중 아이가 보채기 시작하자 청청은 돌아 앉아서 아이에게 젖을 먹이기 시작했다. 젖을 먹이는 청청의 모습은 정말 성결해보이고 어쩐지 신비로운 분위기를 보였다. 어쩐지 광휘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한동안 말없이 지켜보던 효연은 살며시 돌아가 앞에서 보았다.
청청은 젖을 빨리며 아주 평온한 모습이었다. 특히나 지그시 눈을 감고 젖을 먹이는 청청의 모습에서는 자애로움이 흘러넘치는 모습이었으니.......
‘정말 아름답구나......’
“뭘 그렇게 뚫어지게 보는 거예요?”
“음.....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요.”
“그래요? 흉하지 않아요?”
“흉하다니, 그런 말이 어디 있소? 정말 지금 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기만 한데....”
“애가 점점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 같아요.”
“그래요? 어디 한번 봅시다.” 하며 다가서 바라보니 정말 자신의 모습이 많이 들어있는 듯 하였다.
보채던 얼굴이 아주 평안하게 엄마의 품에 안겨있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강한 느낌이 뭐라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주고 있었다.
아이의 짙은 눈썹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는 듯 하기도하고 하여튼 효연에게는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가슴까지 찡해오는 그런 느낌......
본전의 작은 방안에 화롯불이 이글거리며 이른 봄의 기운을 녹여 주고 있는 아주 평화로운 밤이었다.
하지만 할 일이 많은 효연에게는 이런 평안함이 주는 순간이 짧았고 다시 환자의 경락을 추나하고 약간의 본신 진력까지 소모하여야 하는 치료를 하다보니 조금씩 지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침을 시술하게되면 자신의 기를 조금씩이라도 빼앗기게 되지만 금속 침이 아닌 본신진력에 의한 내가 침이니 더욱 기를 빼앗기게 마련이었다.
다행히 청청이 일찍 와서 도와주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본신의 진력을 일할이상은 소모했어야했을 정도였다. 힘들게 치료하였지만 겨우 황달기운을 잡았을 뿐 아직 완전한 치료는 안 되어 있었고 이렇게 열흘이 지나가자 외상의 상흔만이 보이게 되었다. 이젠 옷을 입혀놓아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가 되어 가벼운 속옷을 입혀놓았다.
“연랑 너무 고생이 많아요.”
“내가 무슨 고생이라고 하겠소. 청청이 수발드는 게 더 고생이지.....”
“이 아이들 언제나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요?”
“글세...... 신의께서 와 보셔야 알 수 있을 것 같소. 난 이런 분야에는 문외한이라......” 대답을 하며 그녀들을 자세히 살피기 시작하니 둘 다 백회와 옥침 그리고 미심과 천령개에 하나같이 피부색과는 다른 약간 푸른기가 돌고 있었다.
“음...... 이상한 일이군? 언제 이렇게 되었지?”
“무슨 일이 있어요?”
“이들의 대혈에 변화가 있소. 어쩐지 푸른빛이 도는 것 같은데....”
“그래요? 그럼 그건 안 좋은 징조인 듯한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너무 걱정 말아요. 오히려 해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지도 모르니까.”
“제 눈에는 안 보이는데 연랑의 눈에 그렇게 보인다는 말인가요?”
“정말 천령개와 미심 옥침 백회에서 볼 수 없는 게요?”
“어디 한번 자세히 보아야겠군요.” 뚫어지게 바라보며 머릿속까지 헤집어가며 보려하였지만 보이질 않았다.
“제게는 전혀 보이질 않는데 어떻게 연랑의 눈에는 보일까요?”
“음...... 난 머릿속을 헤집어 본 것이 아닌데도 보였는데.......”
“이상한 일이군요.”
“글쎄, 어떻게 된 것일까?”
“신의께서 오시면 알게 되겠지요.”
“그래요, 내일은 천무장으로 돌아가서 신의를 이곳으로 보내주시오.”
“알겠어요. 저도 빨리 돌아가야 하니까요.”
“아니? 나랑 있는 게 벌써 싫어진 건가? 빨리 돌아가야 하다니.....”
“그게 아니고, 이모님이 빨리 오라 하셔서 그러지요. 어린애를 데리고 먼 곳에서 오래있으면 아이에게 나쁘다고 하셨으니까 그러지요.”
“흠........” 하긴 청빈이가 아직은 다니기에 너무 어린아이였기에 할 말이 없다.
그날 저녁 몇 개월 만에 청청을 안게 되었다.
청청도 만삭에 가까워지면서부터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았었기에 금방 달아올랐고 둘은 서로 많은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는 듯 뜨거운 밤을 불사르게 되었다.
이젠 완숙한 여인의 모습을 지니게 된 청청에게서 마치 엄마품속에 안긴 것처럼 따뜻한 기운을 느끼게 된 효연이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고 청청은 효연이 잠든 것을 보며 따뜻한 손길로 얼굴을 쓸어주고는 자신도 잠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귀도에도 어김없이 아침은 찾아왔고 청청은 아이가 칭얼대는 소리에 일어나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을 때 효연이 깨어났고 그때부터 청청에게 귀도를 전체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군요.”
“그렇지요? 기후도 온화하여 살기에 적합하고 이곳에는 엄청난 재물이 감춰져있기도 하니까.”
“이모님에게서 이야기 들었어요.”
“모두가 정 총대님 덕분이란 것도 들었소?”
“이모님이 우리에게 뭐 하나 숨기는 게 있어요? 우리 세 사람에게는 사소한 것까지 알려 주시는데.”
“청청도 정 총대의 솜씨를 보면 정말 놀랄 때가 많을 것이요.”
“천무장은 지금 온통 사람들이 늘어나 정신없을 거예요. 나만 지금 이렇게 편하게 있으니 불안하군요.”
“편하긴...... 환자 돌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귀도를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한낮이 되어 따뜻해졌다. 이때를 기다려 금비를 불러 천무장으로 청청과 청빈이를 보내며 금비 편으로 신의가 같이 올 수 있도록 해 달라 하였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항상 조심해야 해요.”
“알겠소. 난 걱정 말고 모두들 잘 지내고 있으라고 전해 주시오.”
“알았어요.” 금비는 지면을 박차고 날아올라 금방 까만 점이 되어 사라져 버렸다.
무철이 다가와서 꾸뻑 인사를 하며 “주공께서 요즘 너무 힘드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이오?”
“얼굴에서 피곤한 기색이 완연합니다.”
“음..... 조금 피곤한건 사실이지만 얼굴에까지 보이다니......”
“좀 쉬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글쎄요..... 오늘 하루는 좀 쉬면서 지내볼까?”
“오늘 청룡단원 두 명을 사천성내로 보내어 동정을 살피도록 했습니다.”
“음...... 두 명이 가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람으로 보내었으니 안심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럼 조금 후에 나도 한번 사천에 나가 봐야겠소.”
“그러십시오. 주공께서 가신다면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그래요. 같이 가십시다.” 효연은 본전으로 와 환자들의 상태를 살펴보고는 운기조식을 하기 시작하였다.
천부무서를 읽고난 후에 자신의 운공에서 달라진 점이 많았지만 가장 크게 변한 것이 운공중이라도 외부의 상황을 전부 알 수 있었고 자신의 진기의 흐름이 거침없이 사지백해를 흐르는데 전에는 약간의 반향이 있었지만 이제는 전혀 반향이 없어 그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고 운공중의 좌불 형태가 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는 완전히 안으로 갈무리되어 자신의 몸이 천인합일 되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운공을 끝내고나자 전신이 개운하고 조금 느끼던 피로감도 모두 사라져 그간의 피로를 모두 풀어버린 것 같았다. 두 여자를 치료하느라 자신은 운공을 소홀히 하였다는 것을 반성하면서.......
무철과 사천성으로 들어가는데 그 많던 유혼교도들이 보이질 않으니 오히려 이상한 감이 든다.
“이상하군요.”
“그렇습니다. 이들이 왜 여기에서 안 보이는지.......오히려 불안한 생각이 듭니다.”
“음...... 어쨌든 조심해서 대처하면 별일 없을 것이니 가 봅시다.”
오후의 한가한 시간이라서 그런지 꽤나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무철과 같이 주점에 들어가 약간의 음식과 술을 시켜 놓고 기다리는데.......
몇몇 좌석에서는 낮부터 술이 취한 사람들까지 보였고 이들이 하는 이야기가 그대로 들려왔다.
“한동안 다니기도 겁이 날 정도였는데 이상하네.”
“그러게나 말일세...... 우리 애들도 요즘은 나다닐 수 있다고 할 정도야.”
“세상 어찌되려고 이러는지......”
“그래도 요즘 그 무서운 놈들이 안보이니 우선은 살 것 같은데.....”
“언제 또 올지 모르니 이거야 원...... 사람이 살 수 있어야 말이지.....벌써 얼마나 떠났나?”
“글쎄 말이야.......떠난 사람들이 다시 올 리도 만무고.......그나저나 거북섬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못 들어간다며?”
“이젠 아예 못 들어갈 것 같다고 이야기 하더군...... 관병 기찰이 좀 심해야지......”
“하긴 어부들이 잠시 쉬러나 갔지 누가 그 섬에 가려는 사람이 있었나?”
“그래도 한동안 장사하는 사람들이 거북섬에 가려고 많이 몰렸었다고들 하던데.....”
“그 섬에 도대체 뭐가 있다고 그러는지......”
“ 전해오는 옛말에는 그 섬에 커다란 묘도 있었다고 하더군......”
“어디엔들 묘가 없는 곳이 있겠어?”
“하긴 그렇지...... 하여간 그놈들이 안보이니 정말 다행이긴 한데....... 언제 또 올 런지 걱정이네.”
“음...... 이곳 사람들도 유혼교도에 치를 떨고 있는 모양입니다.” 나직한 소리로 무철에게 이야기 하니
“그들이 하는 것을 봐서는 아주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흠..... 언제나 평화로운 시절이 될는지......”
“그나저나 그 두 여자는 어떤 인물인지요?”
“음..... 사실은 전 유혼교주의 수양딸들인데 유혼교주가 죽고 나서 그 딸들이 아주 곤욕을 치르고 있기에 구해준 것이오. 또 지금 내 안사람인 청청의 의동생들이기도 하구요.”
“그렇습니까?”
“아주 지독한 놈들이요. 그동안 얼마나 심하게 다루었는지 전신에 상처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니까요.”
“여자들에게 그 정도였다면.....”
“그들의 아주 악랄한 점은 자신들의 교도들이라도 쓸모가 없어지면 강시로 만들어 재활용한다는데 있지요. 더구나 무공이 좀 뛰어나고 자신들에게 충성을 보이지 않으면 철혈강시로 만들어 버리니.......”
“음......그럴 수가......?”
“이미 밝혀진 사실입니다. 의문의 실종이 되었던 많은 무림 인사들도 그들이 철혈강시로 만들었소.”
“음.........”
“그나저나 이들이 꼼짝을 안하고 있는 건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으니......”
둘이 앉아서 이야기하며 마시다보니 어느새 두병이나 비워내 무철의 얼굴에는 약간의 주기가 돌았다.
아직 어두워지기 전이라서인지 그다지 춥지 않아서 둘이 나와 거리를 걸으며 좀더 분위기를 파악하려하였지만 사람들의 경계심이 대단하여 낯선 사람들이 보이기라도 하면 종종걸음으로 몸을 피하여 성내는 아직도 어두운 기운이 완연했다.
초겨울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아직 겨울기분이 나지않는군요.
하지만 일교차가 심하니 감기 조심하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셔야겠어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