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친구들과 술을 늦게까지 마셨다
별로 내키지 않는 술이었지만, 여자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서 학교 앞 고기집에서 술을 마셨다.
그날따라 주량이 얼마 안되는 나였지만, 친구를 위로한답시고 열심히 잔을 부딪쳤다.
시간은 어느덧 새벽 3시를 넘어섰다. 그 날의 주인공은 이미 여러번 피자를 길거리에 만든 후였다.
친구를 자취방에 데려다 주고, 외박은 절대 안된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흐릿한 기억으로 되새기며 택시를 탔다.
집에 들어가는 일이 걱정이다. 부모님께서는 술에 쪄들어 있는 아들이 달갑지는 않으실 것이다.
현관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갔다.
아직 주무시는 모양이다. 다행이다.
이렇게 늦게까지 술먹고 들어온 줄 아시면, 바로 죽음이다.
밤 늦게까지는 공부라고는 해본 적 없는 내가, 조금이라도 잠이 모자라면 큰일나는 줄 아는 내가,
새벽까지 못 먹는 술에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셨다면, 아마 학교를 때려치우라고 하실런지도 모른다.
조용히 내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는, 어기적어기적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갈증이 나서 거실로 살금살금 나가서는 냉장고 문을 열고는 물을 들이켰다.
역시 술에는 물이 가장 좋은 안주인 것 같다.
시계는 4시를 가키리고 있다.
"아침 8시까지는 자유다. 어서 자야지!!"
...
...
누가 날 흔들어 깨운다.
울집에 제일 대빵. 어무이다.
"도대체 몇 시에 들어온겨? 아구 술냄새. 아에 술독에 빠졌다 나온겨?"
식탁에는 이미 밥상이 차려져 있고, 아버님은 조용히, 무섭게, 눈을 부라리시면서 나를 째려보신다.
에구, "안녕히 주무셨어요?" 얼른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먹자마자 고양이 세수에 머리에 물 묻히고, 어제 입었던 옷 다시 걸치고 부리나케 집에서 도망쳐 나온다.
그나마 무사하게 넘어갔다.
버스를 탔다. 후끈하게 달아오른 버스에 사람도 많다.
에구, 어제 먹은 술기운에 아직도 몸이 달아오른다.
그런데, 갑자기 저 아래쪽에서 무언가가 끓기 시작한다.
허걱~~~!!!
이 일을 어쩐다냐.
학교 까지는 10여분은 더가야 한다.
택시비?
내가 무슨 갑부아들도 아니고, 택시타고 다닐 형편은 안된다. 더우기 비상금은 어제 다 썼다.
방법은 한가지. 참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아니면 신문에 날껴....
버스안에서 바지에 똥싼 대학생...
ㅠ.ㅠ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한다.
이일을 어쩐다.
짧은 치마의 아가씨도, 화장을 이쁘게 한 아가씨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버스정류장에 세워진 쓰레기통에라도 응아를 하고 싶다.
젠장,
식은 땀이 나기 시작한다.
배는 더욱 출렁인다.
미쳐미쳐...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학교 앞에 도착했다.
조심조심 걸었다. 조금씩 무언가 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설마 ^&^;;
아직은 아니겠지... ㅜ.ㅜ
학교 정문에서 가까운 곳에 공대 건물이 있었다.
유난히 멀게 느껴졌다.
천신만고 끝에 화장실에 도착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변을 제대로 보는 일이라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문을 열자마자 거칠게 뚜껑을 올리고, 바지를 내리고 앉았다.
힘을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가 줄~~줄 세어 나왔다.
아무래도 어제 먹은 것들이 죄다 흘러나온 모양이다.
"고진감래 :고생 끝에 낙이 온다더니" 그래 이 느낌이야.
홀가분하게 룰루랄라 뒤를 닦고 일어났다.
그 순간, 무언가가 풍덩하고 빠졌다.
엥? 무신소리? 설마?
눈이 커졌다. 이런 난리났다. 내 보물 1호.
카메라 달리 내 보물 1호 휴대폰이 주머니에서 사라지고 없다.
어제 먹은 것들이 일부는 소화되고, 일부는 소화액에 둘어싸인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 변기안에...ㅠ.ㅠ
보물 1호가 빠진 것이다. 부모님이 아시면 죽음이다.
어떡하지?
'더러운데 우선 물을 내릴까?'
'그러다가 깊숙이 빨려들어가면 낭패다.'
'어떡하지?'
하지만, 곧 결정을 내렸다.
팔을 걷어부쳤다. 한 손으로는 코를 막고 고개를 돌렸다.
변기 안을 나의 오른팔로 더듬었다.
정말 죽고 싶다. 어제 먹은 것들이 나의 팔을 감싸는 느낌은 .... 표현할 수 없다.
상상하시길 .... ㅠ.ㅠ (우~~~웩 !!!, 토하고 싶다 ㅠ.ㅠ)
다행히(?) 휴대폰을 건져냈다.
건더기가 잔뜩 묻은 나의 보물 1호를 건져낸 것이다.
그런데 왜 이리 가슴이 답답하고 울고싶은건지....
에고,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휴대폰을 세면기에서 간단히 씻고 화장지에 둘둘 말아서는, 학교근처에 있는 서비스센터로 갔습니다.
그 다음에 있었던 일은 추천 많으면 올릴께요.
서비스센터의 도우미 아가씨와 생긴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