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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ery Mr.Lee 둘 반 ] 잔혹할매 2

Mr.Lee |2004.12.19 09:48
조회 117 |추천 0

 

[이야기 셋 반 ] 잔혹할매 2

 

1.                    

조형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은사랑: 하이

조형: 안녕. 간만이네.

은사랑: ^^. 오랜만이어요, 형님.

조형: 그래, 그동안 잘 지냈니?

은사랑: 네. 뭐, 덕분에.

조형: 그런데 그 날 일... 어떻게 됐어?

은사랑: 화는 화대로 치밀고 걱정은 걱정대로 돼서, 집 안을 한참 뒤졌는데.. 끝내 못 찾았어요. 물론 여태까지 도요. 대체 어딜 간 건지.

조형: 할머니로써는 다행인 셈이네. 경찰에 신고는 해봤어?

은사랑: 안했어요. 솔직히 그 노인네... 없으니까 살맛이 좀 나거든요. Mr.Lee 형 말을 귀담아 듣길 잘한 것 같더라고요^^.

 

조형: 그나저나 Mr.Lee형 소식은 알고 있나?

은사랑: 알다뇨, 뭘요? 요즘 도통 안 보이는 것 같긴 했는데...

조형: 흠... 말을 해줘야 하나?

은사랑: 무슨 말씀을?

조형: 얼마 전, 회기역 부근에서 났던 강도추정 살인사건... 알아?

은사랑: 물론요. 신문기사에서 그렇게 크게 때렸는데... 우리 집 근처라 너무 무서웠어요.

조형: 우리 집 근처이기도 해.

은사랑: 헉, 그럼 우리 셋 다 같은 동네?!

 

조형: 그런데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은사랑: ?

조형: 그 때 피살된 사람 신상명세를 뽑아봤거든. 혹시 아는 사람일까 하고. 동네사람이라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거니까. 그런데 놀란 것은, Mr.Lee 형님이랑 닮은 점이 너무 많았다는 거야.

은사랑: 형님은 Mr.Lee 형님 만나 본 적 있어요?

조형: 아니, 만난 적은 없지만 여러 가지로 알 수 있는 기회는 있었지. 이를테면...

은사랑: 이를테면?

조형: 흠. 범죄행위라면 범죄일 수도 있겠는데... 사실 내 취미가 해킹이거든.

은사랑: 설마...

 

조형: 오래 전에 Mr.Lee형의 이메일 주소를 해킹해봤어. 물론 재미삼아였을 뿐이지. 주민번호 같은 것들은 나한텐 아무 쓸모없는 것이니까. 그런데 집 주소를 안다는 것은 재미를 좀 보는 편이거든. Lee형은 회기역 근처 골방에 살고 있더라.

은사랑: ...

조형: 그런데 며칠 전 피살되었다던 강만수씨(33)의 신원, 주소 등이 Lee형의 그것들과 똑같다는 말이지. 주민등록번호까지도.

은사랑: 그럴수가...

조형: 물론 나도 아니길 바랬지. 그런데말야... 불행하게도 그런 물증들을 굳히는 뭔가가 내 머릿속에 탁하고 떠올랐어. 살해당한 날짜와 시각이.

은사랑: 자세히 좀...

 

조형: 전에 Lee형이 너에게 할머니 목을 조르라고, 충고를 해 준 그 날 말이지...

은사랑: 네.

조형: 그 시각이 28일 오후 4시쯤이었거든.

은사랑: 네, 맞아요. 저도 기억나네요.

조형: 강만수씨가 살해당한 시각도 그 때야.

은사랑: 그럴수가...

조형: 문제는 그 골방에서 피해자의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여러 개 발견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휴대용 산소호흡기야. 노인들이 주로 쓰는...

은사랑: ...

조형: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진료권이 발견되었다는 거야. 물론 가격 외에, 언제, 어떤 진료를 받았다거나 하는 사실은 알 수 없었지만 중요한 것은...

은사랑: 중요한 것은?

 

조형: 너희 할머니가 다니신다는 xxx 병원의 것이라는 거지.

은사랑: 전 도무지... 그게 왜 중요한 거죠?

조형: 생각을 해봐. 혼자 살았던 Lee 형님 집에서 노인네들이나 쓰는 호흡기와 xxx병원 진료권이 발견되었어. 더욱이 중요한 것은 그 시각 할머니는 어디에도 안 계셨다는 점이지. Lee 형님이 컴퓨터 대가라는 사실쯤은 너도 알고 있을테구. 네 집 주소쯤은 진작 알아냈을 걸?

은사랑: ...

조형: 즉, 모든 것을 종합해 추리해 볼 때... Lee 형님과 네 할머니는 -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 이미 알고 지내는 사이였던 게 분명해. 그렇기 때문에, Lee 형님이 살해당한 그 시각, 너희 할머니가 그 집에 있을 수 있었던 거고.. 형님을 죽인 인물 또한 네 할머니가..

...

조형 : 확실하다는 거야.

은사랑: 그런 말도 안 되는... 할머니가 괴팍스럽긴 하지만 사람을 죽일 만큼은... 힘도 없고... 설마 그렇게... 잔인하게... 이런...

조형: 힘? 날이 시퍼렇게 선 칼에 찔렸을 뿐인데 무슨 힘이 필요해.

은사랑: ...

조형: 사람을 함부로 지레 평가할 수는 없는 거야. 얼마든지 잔인해 질 수 있는 것이 인간이거든. 열길 물 속은 알아도...

 

...

...

 

은사랑: 형... 조형...

조형: 그래 사랑아.

은사랑: 사실 저도 말씀드릴 것이 한 가지 있어요.

조형: 말해봐.

 

은사랑: Lee 형님은 제가 죽였어요.

조형: 헉... 뭐?

...

조형: 다, 다시 말해봐... 뭐?

...

은사랑: 제가 죽였습니다, Lee 형님은. 전 그걸 조형에게 이해시켜 드리고 싶네요.

조형: 말도 안돼.

은사랑: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

은사랑: Lee 형님과 조형은, 둘 다 해킹에 능숙한 사람이지요. 그렇다면 진짜 해킹의 달인은 누구일까요?

...

 

은사랑: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

은사랑: 알고 보니 조형도, Mr.Lee 형님도 모두 회기역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었더군요. 참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오늘 대화 도중에 실수를 하긴 했지만 말이에요. Lee 형님의 주소 따위는 모르고 있던 걸로 되어있는데 말이죠.

...

은사랑: Mr.Lee 형님이 할머니에게 접근했다는 것을, 할머니께 직접 들은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충분히 눈치 챌 수 있었죠. Lee형 집 부근에서 자주 봤거든요. 물론 의도적으로, 할머니가 외출하실 때에만 찾아간 것이지만.

...

은사랑: 뭐 목적은 돈이었겠죠. 하지만 전 잠자코 있었어요. 얼마 살지 못할 할머니인데, 그래도 젊은이의 사랑을 - 가식의 사랑이긴 하지만 - 받고 돌아가신다는 것이 본인에겐 커다란 복이었을 테니. 그 날 역시 할머니가 Lee형 집에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체 하려했죠. 오히려 할머니를 걱정해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어요.

...

은사랑: 하지만 할머니의 목을 조르라고 하면서, 저와 할머니를 이간질하려 했을 때... 그 파렴치한 놈의 심중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

은사랑: 아.. 물론 채팅 도중 할머니를 죽이겠다고 자리를 비운 것은, Lee형 집으로 달려가기 위한 트릭이었어요. 상상도 못하더군요. 뒤에서 목에 칼을 꽂았을 때... 그 감흥이 얼마나 새롭던지.

...

은사랑: 하지만 이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물론 당신도 알면 안 되죠. 조금만 기다리세요. 당신 목에도 곧 칼이 꽂힐 거예요. 어떻게 아냐고요? 좀 전 당신이 모든 것을 추리해 내는 순간, 서슬 퍼런 칼날이 당신 집을 향해 돌진했으니까요.

...

은사랑: 왜 이렇게 말씀이 없어요. 이미 쓰러진 거예요? 불쌍도 하셔라. 그러게 왜 남의 일에 그리 깊이 관여해 화를 자초하나요, 젊은이.  

...

 

은사랑: 사랑하는 손자야, 거기 있니? 어서 돌아오너라. 할미 병원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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