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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변기에 빠진 날 2

aidine |2004.12.20 11:35
조회 2,627 |추천 0

<휴대폰 변기에 빠진 날 1의 주요내용>

 

어제 저녁 친구들과 술을 늦게까지 마셨다

별로 내키지 않는 술이었지만, 여자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서 학교 앞 고기집에서 술을 마셨다.

그날따라 주량이 얼마 안되는 나였지만, 친구를 위로한답시고 열심히 잔을 부딪쳤다.

시간은 어느덧 새벽 3시를 넘어섰다. 그 날의 주인공은 이미 여러번 피자를 길거리에 만든 후였다.

친구를 자취방에 데려다 주고, 외박은 절대 안된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흐릿한 기억으로 되새기며 택시를 탔다.

집에 들어가는 일이 걱정이다. 부모님께서는 술에 쪄들어 있는 아들이 달갑지는 않으실 것이다.

현관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갔다.

아직 주무시는 모양이다. 다행이다.

이렇게 늦게까지 술먹고 들어온 줄 아시면, 바로 죽음이다.

밤 늦게까지는 공부라고는 해본 적 없는 내가, 조금이라도 잠이 모자라면 큰일나는 줄 아는 내가,

새벽까지 못 먹는 술에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셨다면, 아마 학교를 때려치우라고 하실런지도 모른다.

조용히 내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는, 어기적어기적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갈증이 나서 거실로 살금살금 나가서는 냉장고 문을 열고는 물을 들이켰다.

역시 술에는 물이 가장 좋은 안주인 것 같다.

시계는 4시를 가키리고 있다.

"아침 8시까지는 자유다. 어서 자야지!!"

...

...

누가 날 흔들어 깨운다.

울집에 제일 대빵. 어무이다.

"도대체 몇 시에 들어온겨? 아구 술냄새. 아에 술독에 빠졌다 나온겨?"

식탁에는 이미 밥상이 차려져 있고, 아버님은 조용히, 무섭게, 눈을 부라리시면서 나를 째려보신다.

에구, "안녕히 주무셨어요?" 얼른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먹자마자 고양이 세수에 머리에 물 묻히고, 어제 입었던 옷 다시 걸치고 부리나케 집에서 도망쳐 나온다.

그나마 무사하게 넘어갔다.

버스를 탔다. 후끈하게 달아오른 버스에 사람도 많다.

에구, 어제 먹은 술기운에 아직도 몸이 달아오른다.

그런데, 갑자기 저 아래쪽에서 무언가가 끓기 시작한다.

허걱~~~!!!

이 일을 어쩐다냐.

학교 까지는 10여분은 더가야 한다.

택시비?

내가 무슨 갑부아들도 아니고, 택시타고 다닐 형편은 안된다. 더우기 비상금은 어제 다 썼다.

방법은 한가지. 참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아니면 신문에 날껴....

버스안에서 바지에 똥싼 대학생...

ㅠ.ㅠ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한다.

이일을 어쩐다.

짧은 치마의 아가씨도, 화장을 이쁘게 한 아가씨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버스정류장에 세워진 쓰레기통에라도 응아를 하고 싶다.

젠장,

식은 땀이 나기 시작한다.

배는 더욱 출렁인다.

미쳐미쳐...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학교 앞에 도착했다.

조심조심 걸었다. 조금씩 무언가 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설마 ^&^;;

아직은 아니겠지... ㅜ.ㅜ

학교 정문에서 가까운 곳에 공대 건물이 있었다.

유난히 멀게 느껴졌다.

천신만고 끝에 화장실에 도착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변을 제대로 보는 일이라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문을 열자마자 거칠게 뚜껑을 올리고, 바지를 내리고 앉았다.

힘을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가 줄~~줄 세어 나왔다.

아무래도 어제 먹은 것들이 죄다 흘러나온 모양이다.

"고진감래 :고생 끝에 낙이 온다더니" 그래 이 느낌이야.

홀가분하게 룰루랄라 뒤를 닦고 일어났다.

그 순간, 무언가가 풍덩하고 빠졌다.

엥?  무신소리? 설마?

눈이 커졌다. 이런 난리났다. 내 보물 1호.

카메라 달리 내 보물 1호 휴대폰이 주머니에서 사라지고 없다.

어제 먹은 것들이 일부는 소화되고, 일부는 소화액에 둘어싸인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  변기안에...ㅠ.ㅠ

보물 1호가 빠진 것이다. 부모님이 아시면 죽음이다.

어떡하지?

'더러운데 우선 물을 내릴까?'

'그러다가 깊숙이 빨려들어가면 낭패다.'

'어떡하지?'

하지만, 곧 결정을 내렸다.

팔을 걷어부쳤다. 한 손으로는 코를 막고 고개를 돌렸다.

변기 안을 나의 오른팔로 더듬었다.

정말 죽고 싶다. 어제 먹은 것들이 나의 팔을 감싸는 느낌은 ....  표현할 수 없다.

상상하시길 .... ㅠ.ㅠ (우~~~웩 !!!, 토하고 싶다 ㅠ.ㅠ)

다행히(?) 휴대폰을 건져냈다.

건더기가 잔뜩 묻은 나의 보물 1호를 건져낸 것이다.

그런데 왜 이리 가슴이 답답하고 울고싶은건지....

에고,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휴대폰을 세면기에서 간단히 씻고 화장지에 둘둘 말아두었습니다. 

 

그 다음에 있었던 일은 추천 많으면 올릴께요.

서비스센터의 도우미 아가씨와 생긴일.

ㅠ.ㅠ 

 

 

 

<휴대폰 변기에 빠진 날 2>

 

드뎌,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입니다.

남들은 점심시간에 무슨 메뉴를 먹을지 상의합니다.

비싸지만 반찬이 좋은 카페테리아를 먹을지, 교직원 식당에서 눈치보며 좋은 반찬에 포식을 할건지, 기냥 일반 학생들처럼 먹을지, 아니면 가장 싼 음식을 먹을지.... 에라 모르겠다. 기냥 굶을지....쩝..

저는 늘상 먹던대로 일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먹기로 했습니다.

한끼에 1500원 하는 식사.

맛 ...  가격이 오른 직후에는 그나마 좀 좋아지더니,

이제 그런것은 신경도 안씁니다.

다시 예전 가격인상 전하고 똑같은 메뉴가 판을 칩니다.

문딩이 자슥들~~~!!!

밥 가지고 장난치지 마셈.... ㅠ.ㅠ. 돈 없는 학생들 영양실조 걸리겠어요.

여하튼, 쓰러지지 않을 정도의 영양분을 몸에 저장한 채 학교 앞에 있는 대리점으로 갔습니다.

다들 아시죠?   KxF (016-xxx-xxxx : 제 전화번호 임다)

시간을 얼핏 보니 1시를 넘어섰더군요.

문을 열자마자 카운터의 아가씨가 상냥하게 웃으면서 인사하더군요.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이 아가씨, 학교에서는 남자들 입에서 입으로 가끔 오르내리는 아가씨랍니다.

예쁘기도 하지만, 무척 상냥하고 친절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주머니에 휴지로 둘러싸인 휴대폰을 한 손으로 꼭 움켜쥐고는 망설이다가....

어쩔 수 없이 슬그머니 휴대폰을 내어놓으며, 얘기했습니다.

"휴대폰을 실수로 세면대에 빠뜨렸는데요, TV에서 보니깐 켜지말고 대리점에서 서비스를 받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해서요, 본인이 분리하거나 말리거나 하려다가는 더 큰일이 난다고 하던데요?"

조금은 아는 체를 해가면서 휴대폰을 건넸다.

"네, 고객님! 잘 하셨어요. 괜히 물에 빠진 핸드폰을 억지로 켰다가는, 못 쓰는 경우가 발생하거든요"

얼굴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얘기하던 도우미 아가씨, 갑자기 인상을 구긴다.

휴지를 다 풀고 핸드폰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제일 안쪽 휴지에 묻어있던 찌꺼기들을 발견한 모양이다.

그리고 은은하게 풍겨오는 향기 ...

내가 세면대에서 씻기는 씻었는데 ... ㅠ.ㅠ

휴대폰으로 스며들어간 변기속의 이물질들이 나중에 다시 휴지에 흡수되어서 나온 모양이다.

허걱 !!!

 이 일을 우짠다냐 ... ^&^;;

도우미 아가씨의 인상과 말투가 바뀐다.

"아까, 어디에 빠뜨렸다고 했죠? 세면대 아니었나요?"

순간 등줄기로 싸~~하게 무언가가 지나친다.

사실대로 얘기를 할 건지, 아니면 우기기 작전으로 나갈건지 고민을 하다가...

도우미 아가씨의 눈을 보고서는 ...

"찔끔!!, 에휴~~~"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사실은 변기에 빠뜨렸어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도우미 아가씨는 화들짝 놀라며 얼른 손 위에 놓여있던 휴대폰을 카운터 위로 떨쳐버렸다.

'에구, 내 휴대폰 망가지겠네... ㅠ.ㅠ'

그리고는 변기에 빠졌던 휴대폰을 만진 사실이 무척이나 더러웠던지 ...

입안에서 무언가를 "웩?" 하는 것 같기도 하더니만,

대리점 홀의 한쪽 구석에 있는 세면대에 가서는 손을 씻는 것이었다.

비누칠을 "빡!!! 빡!!!" 시게도 하더구만 ...

'에구, 저러다 손바닥 까지겠네.. 쳇...'

손을 씻고 난 도우미 아가씨, 시간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우리들 사이에는 잠시 정적이 맴돌았다.

난 도우미 아가씨의 눈을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찔끔, 찔끔...' 눈치만 보았다.

도대체 내가 무신 잘 못을 한겨...

'조금 잘못한 건 사실이다, 이래서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는 모양이다'

나의 사랑스런 핸드폰은 여전히 카운터 위에서 외로움에 몸부림치고 있을 때...

드디어 도우미 아가씨가 차갑게 말문을 열었다.

"지금 당장 어떻게 해드릴 수는 없으니까요. 여기에 연락처 남기고 가세요. 수리가 끝나는데로 연락드릴께요."

눈을 희떡하게 뜬다.. '젠장.. 나아쁜....x'

'고객은 왕이라는데, 휴대폰에 떵찌꺼기 묻었기로서니, 이럴수가 있는 겨?'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폰을 위험지역에 남겨둔 채 그렇게 돌아설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무능함에 너무나 가슴이 아파왔다.

꼭 깨끗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빌었다.

" KxF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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